안녕하십니까?
이번 제2대 북경대 한국연구생회 회장에 입후보한
사회학과 박사과정에 있는 박경철입니다.
이렇게 출마의 변이라는 것을 쓰려고 하니 참 쑥스럽군요.
이 글을 쓰기까지 참 망설임도 많았고 이렇게 나서는 것이 옳은 일이 지에 대해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형식이라도 갖춰 우리 연구생 여러분께
출마의 경위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알리는 게 예의인 것 같아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전 그러니까 재작년 여름 고급진수생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북경대에 왔습니다. 한국에서
일을 하다가 급작스레 온 유학이라 북경대 대학원에는 아는 사람 한 명도 없어 참 막막
하더군요. 그래서 처음엔 학부생들과 교류를 하면서 나름 많은 정보를 얻었고 그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러던 중 법학원(법학, 경제학, 사회학과 건물) 건물 앞에서 우연히 허욱 학형을 만났고
얘기를 하다보니 동갑이고 해서 동병상련의 심정에서 친하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함께 얘기하다 보니 이러저런 공통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구요.
특히, 북경대 대학원에 학생회가 없다는 것에 많은 문제의식을 느끼고 할 수 있다면
우리끼리라도 힘을 모아 학생회를 만들어 보자는 데 저도 의견을 함께 했습니다.
물론 허욱 학형과 같은 과 박민정 후배님 등이 대부분의 일들을 도맡아 했구요.
그리고 전 카페만드는 게 취미라서 우리 연구생카페를 만들어 온라인에서 학생들이
모여 서로간 정보의 교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많은 노력 끝에 2007월 11월 어설프게나마 투표를 통해 허욱 학형이 학생회장에 당선됐고
그후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 연구생회를 오늘날까지 이끌어왔습니다. 허욱 회장님이 학생회를
이끌고 제가 온라인 카페지기를 하면서 암묵적인 동의는 우리의 역할은 학생회가 출범하고
카페가 원할하게 돌아가는 데까지이고 그 이후에는 우리 후배님께 넘겨주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작년 12월에 카페를 중문과 하두진 후배님께 넘겨주고 나왔고 허욱 회장님은 수명이
길었던지(원래 초대는 좀 길게 하잖아요) 회장 선거가 미뤄지다가 이제야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다시 제가 학생회에 나서니 저도 참 당황스럽고 쑥스럽습니다. 정말 생각지도 못했구요.
속사정은 세세하게 말씀드리기 힘드나, 세속적인 정치언사를 빌리자면 주변의 강력한 권유가 없었으면
절대 나서지 않았을 겁니다. 어떤 조직이든 조직이 만들어지고 4-5년이 지나면 안정적인 궤도를
갈 수 있는데 우리 학생회 조직이 만들어진 지도 얼마 안되는데 두 번째 회장에서부터 인선에
어려움이 있다며 조직을 처음부터 함께 한 사람으로서 한 해 수고를 해달라는 부탁에 결국은
흔들리고 말았습니다. 전 극구 후배님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계속 거절했는데도 말입니다.
한 사회든 한 조직이든 그 집단과 개인이 합리성만을 추구한다면 그 사회든 그 조직이든 유지하기 힘들다는 게
뒤리켐을 비롯한 여러 학자들의 주장입니다. 더욱이 현대와 같은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시대에
개인들이 고도의 합리성만을 추구할 때 결국 그 사회가 어떻게 붕괴되고 있는 지 게임이론이나 사회이론 등을
통하지 않아도 우리는 주변의 많은 경우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북경대 연구생회가 존속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조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합리적인 판단에 의한
행동보다는 우리라는 공통된 의식하에 작은 희생을 통해 참여할 때 가능할 겁니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합리적
행동은 비합리적 행동을 이기지 못합니다. 그래서 제 자신도 이렇게 나서는 것이 개인적으로 보면 손해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 학생회 조직을 통해 저뿐만 아니라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기에 나섰습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지지와 성원 부탁드리며 함께 참여하는 학생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학생회장이 되면 앞으로 이런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1. 기존에 해왔던 신입생 환영 개강모임을 신입생 환영 개강 총회로 확대해 신입생 환영회 및 일년간의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2. 졸업생 환송회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졸업생들의 그동안의 노고와 앞으로 발전을 축하하는 자리를 만들어보겠습니다.
한데, 졸업생들을 그냥 보내기는 아쉽기 때문에 졸업논문을 발표하는 자리도 함께 만들어 보겠습니다. 이번에 졸업하시는
분들 먼저 준비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함께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이것만은 꼭 해보고 싶습니다. 발표된 논문은 졸업생
논문 집으로의 발간을 추진해 보겠습니다.
3. 현 회장님께서 추진하고 있는 학술세미나를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공부하는 사람들의 기본인 것 같습니다.
4. 학생회 조직을 부회장, 미래기획부, 대외협력부, 교육학술부, 총무부, 여성분과 등으로 구성할 것이며 업무분장을 통해
각 분과장에게 최대한 권한을 위임해 자발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습니다. 전 보조역할만 하겠습니다. 혹시 앞의
분과에서 일하길 희망하시는 분은 사전에 지원을 하시면 참고하겠습니다.
무슨 일을 많이 하겠다고 하기 보단 우리 연구생들 개인과 학생회라는 조직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해 보겠습니다.
많은 조언과 협력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번 선거를 준비해주신 허욱 회장님과 후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간단히 개인 이력을 올립니다.
이것도 형식이라면 형식인데 막상올리려니 좀 쑥스럽군요.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1970년 전북 고창 출생.
전주 상산고를 거쳐 소위 '삼농'문제에 관심을 갖고 건국대 농학과(현 응용생명과학부) 입학.
육군 만기제대(90.5-92.11 강원 고성)
대산농촌문화재단(교보생명 설립) 장학생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해외봉사단원. 중국 대련, 청도 활동(95.7-97.7)
국제농업개발원 월간 상업농경영 기자(1999.1-2000.1)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지역사회개발 전공 석사, 박사과정 수료(2000-2006)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원 근무(2003-2007)
북경대학 사회학과 고급진수과정 1년후 박사과정 진학(2008.9)
첫댓글 아는 사람 한 명도 없어 참 막막하더군요.... 참 공감되는 부분입니다. ㅠ.ㅠ; 아직 한국연구생회가 안정된 것이 아니니 처음에 의기투합 하셨던 분이 바통을 이어받아 좀더 굳건하게 만드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잘 만들어서 후배들에게 물려주시면 더 좋잖아요. 글을 읽는 동안 입후보자님의 고민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전해옵니다. 앞으로의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아자아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