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좋은 책을 찾아서- 들어가는 말 “수많은 책을 택할 수 있는 특권의 이면에 큰 책임이 있다. 읽을 책을 주의깊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골라야 한다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평생을 두고 읽고 또 읽으면서 교훈을 받을 수 있는 책과 읽지 말았으면 더 좋을 책을 선택하는 것은 우리의 마음에 달려 있다”(A.T. 피어선).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우리의 정서적 영적 건강을 고려해 본다면 책 선정은 좀 더 신중해야 한다. 지도자와 교사 그리고 부모의 입장에서도 책을 골라서 권해 주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현대는 출판물의 홍수시대이다. 종로서적 신간 안내(’95년 2월호)를 보면, 기독교도서 145종을 볼 수 있다. 또한 우리 주변에는 많은 잡지와 신문이 있다. 이러한 일시적 간행물들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때로는 건전한 재미와 유익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의 정신적 건강을 지키는 데 있어서 좋은 책의 위치는 확고하다. 좋은 책은 우리의 영혼을 살찌우는 양식이다. 책은 친구와 같아서 좋은 책은 가장 진실한 벗이 될 수 있다. 역사에 흔적을 남긴 사람들의 일생을 살펴보면 그에게 영향을 미친 책들을 발견하게 된다. 대부분의 위인들은 자신의 삶에 사명을 주고 희망과 도전을 준 책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그 책들은 진정한 의미에서 <좋은 책>이었다. “우리는 주로 책을 통해서 위인들과 대화한다. 위인들은 양서들을 통해서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그들의 대부분의 귀중한 사상들을 우리에게 전해주며 그들의 정신을 우리에게 쏟아부어 준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책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라”(윌리암 E. 채닝). 1. 출판상황과 독서실태 (1) 출판상황 1988년 현재 국내출판사는 4,397개사에 이르고 있다. 유네스코 연감에 의하면 이것은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수이다. 한국의 출판량은 전세계 발행량의 5% 정도이다. 국내 연간 출판량은 1980년대에 2만종대였고, 1983년도 이후 3만 5천종 내외이다. 1984년 이후의 전국출판사 추이는 다음과 같다.
1989년도 한국출판연감에 의하면, 일반도서 발행종수 종별현황은 다음과 같다.
번역서적은 3,155종으로 다음과 같은 통계를 볼 수 있다(1988년도).
(2) 독서 실태 우리나라 성인들의 1개월 독서량 (93년 조사)
<한국출판연구소 제공> 독서새물결운동 추진위원회가 지난 2월 3일 발표한 제2회 <국민독서실태조사> 에 의하면, 지난 해 우리나라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은 9.5권이고 월평균 도서구입비는 1만원이며, 1년간 1권의 책도 읽지 않은 성인은 13.2%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전국 20세 이상 성인 남녀 1,200명과 초-중-고교생 2,7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 실시한 것으로, 조사결과 독서량은 <책의 해>였던 93년의 11.3권에 비해 오히려 후퇴한 것으로 분석됐다. 독서경향을 보면 성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독서분야는 소설류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으며(국내 소설 29.6%,외국소설 10%),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김진명씨의 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로 나타났다. 그러나 성인의 경우, 93년에 비해 소설류에 대한 선호도는 약간 감소한 반면 비소설 분야에 대한 선호도가 다소 높아지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도서대여점 이용률은 7.9%로 나타났고, 학급문고 마을문고 등의 도서대여기관까지 합하면 20-30%에 달하고 있다. 도서구입 정보원으로는 대부분 신문이나 TV 등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31.5%). 서점 이용률의 경우 성인들이 1년에 5회, 3개월에 평균 1.3회 정도로 나타났고 주로 이용하는 서점은 동네서점(36.9%), 중심가 대형서점(21.3%), 직장근처 서점(9.4%) 순이다. 현재 성인들이 이용하는 서점의 문제점으로 ‘정보제공,상담,안내가 빈약하다’(36.5%)는 지적을 가장 많이 하고 있으며, ‘사고자 하는 책이 없다’(16.2%), ‘진열이 무질서,찾기가 어렵다’(15.0%)는 지적이다. 학생들의 1년 평균 독서량은 다음과 같다(1994년).
2. 일반적인 독서자료 선정기준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 가운데 가장 쉬우면서도 탁월한 것은 역시 서점에 자주 가 보는 것이다. 서점에 들러서 이 책 저 책 뒤져보는 동안에 책을 고르는 안목이 자연스럽게 생겨나기 때문이다... 최소한 한달에 한번 정도는 서점에 들르는 생활을 연습할 필요가 있다... 우선 신간 코너에 가서 지난 한달 사이에 어떤 책들이 새로 나왔는지를 훑어보는 일부터 시작하자. 한 시간 안팎 정도면 맘에 드는 책들을 고를 수 있고, 이렇게 책방나들이를 거듭하는 동안에 기독교 출판의 흐름과 문제점에 대해서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서재석/IVP 편집장). Franklin B. Walter는 다음과 같은 선정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1) 종합적 목적성 2) 학생들의 욕구 3) 교사들의 필요 4) 다원적이고 성의 차별을 두지 않는 대표성 5) 권위 6) 출처의 명확성 7) 범위 8) 체제와 기술적인 질 9) 내용상의 논리와 형식의 정제성 10) 미학적 고려 11) 구입비용 12) 논의의 공정성이 있는 내용 13) 자료원의 공유 14) 지향성 (참고) 신헌재 외, 독서교육의 이론과 실제,서광학술자료사, 1993 48,49쪽
3. 베스트셀러는 꼭 읽어야 하는가? “대개의 경우 문화와 독서의 수준이 높은 사회에 있어서는 베스트셀러는 읽어서 좋은 책들이다. 그러나 우리와 같이 독서수준이 낮은 사회에서는 베스트셀러의 내용을 가려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만일 우리 주변에서도 일시에 많이 팔리기 보다는 꾸준히 높은 부수가 팔리는 책이라면 읽어서 좋은 책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책이 고전적인 위치에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역사적으로 고전이라고 인정되는 책들은 대개가 베스트셀러로는 치부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적어도 고전에 해당되는 책은 1세기 쯤의 생명은 유지해야 하는 까닭이다... 이러한 고전적 의미를 지닌 책 이외에는 각자가 자신의 정신적 성장을 위하며 지성적 활동과 기여를 위해 스스로 선정해 나감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기술적 편의나 정보위주의 독서는 삼가는 편이 좋을 것이다. 그것은 정신적 독서라기보다는 편의적 지식에 치중되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김형석 교수). 4. 고전은 살아있다 “모든 지성인은 독서를 해야하고 어떤 책이 좋으며 꼭 읽어서 도움이 되는가 함은 독서인 자신이 선별해야 할 일이다. 오직 우리가 추천할 수 있는 것은 인류의 대부분이나 한 사회의 대다수가 그로부터 선한 교훈과 사상적 유산을 얻고 있는 인류의 고전에 속하는 책들은 읽어서 좋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책들은 고전의 어의에 걸맞게 대개는 오래 전에 씌어진 책들이다. 지나치게 현대적인 것은 그 뿌리가 없는 경우가 많다”(김형석 교수). 이화여대 유종호 교수(영문학)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책>이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좋은 책을 만난다는 것은 훌륭한 스승이나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세상에서 가장 복된 일의 하나이다. 삶을 바꿔 놓을 수 있는 커다란 사건이 되기도 한다... 꼭 읽어야 할 책으로 고전이 꼽히는 것은 당연하다. 세월의 마모에서 초연한 고전은 그것 자체로써 벌써 무게와 기품을 가지고 있지만 대체로 이론보다 사상의 힘으로 버텨오는 지혜의 책들이다. 그런데 동서의 고전에 관한 한 일단 읽어야 할 책으로 목록작성이 완료되어 있는 상태이다. 수량을 어디까지로 한정시킬 것인가 하는 점에 차이가 있을 뿐 대체로 비평적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인 것이다.” 5. 어린이를 위한 책 고르기 이동태 선생님(아동문학가/예일국교 교사)은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 있다: 1) 자기 수준에 알맞는 책을 골라야 한다 나이와 학년에 알맞아야 한다. 또 이해력이 부조간 어린이가 어려운 책을 골라 읽는다면 혼동이 오고 독서에 흥미를 잃게 된다. 이해력이 부족한 어린이는 이솝 우화나 전래동화 들 흥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책을 골라 읽는 것이 좋다. 고학년은 장편명랑소설이나 창작동화 그리고 역사에 관련된 책을 읽어 독해력을 기르는 것이 좋다. 2) 책은 골고루 읽어야 한다. 동화집, 동시집, 위인전이나, 역사,환경,종교에 관한 책, 외국문학 작품 등 다양하게 읽어야 한다. 3)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서점에 들러 구입한다. 일단 서점에서 어린이 코너 전체를 훑어본 다음에, 어린이와 의견을 나누어 구입하는 것이 좋다. 한꺼번에 많은 책을 구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2-3권 정도 구입하여 다 읽으면 또 구입하여 읽는다. 책을 구입할 때 어린이가 직접 돈을 지불하게 한다. 4) 한번 읽기 시작한 책은 끝까지 읽는다. 조용한 장소에서 책을 읽어야 한다. 좋은 책은 반복하여 읽는다. 5) 책을 다 읽은 후에는 뒷정리를 꼭해야 한다. 독서감상문 쓰기와 발표를 한다. 가족 독서발표회를 갖는다. 6) 독서 메모를 한다. 독서 기록장을 만들어 느낌,줄거리,나오는 사람들의 이름을 써가며 책을 읽으며 감상문을 쓰고 발표하는데 도움이 된다. 7) 독서할 때는 목표를 정하는 것이 좋다. 한 달에 몇 권을 읽겠다고 목표를 정해 놓으면 책임감이 뒤따르게 된다. 6. 책 고르기 치침 (좋은 책 선별법) 한국기독학생회 출판부(IVP)의 서재석씨는 다음과 같이 ‘책 고르기 치침’을 제시하였다: 1) 누가 그 책을 번역했는가? 영어와 우리말 실력이 공히 탄탄한 번역자들을 알아 두면 책 고르는 일이 그리 어렵지는 않다. 2) 그 책을 어떤 출판사가 만들었는가? 3) 요즘 책들은 제목과 내용이 겉도는 경우가 많이 있으므로 제목만 보고 책을 사는 일은 약간의 주의가 요구된다. 우리는 내용을 사서 읽는 것이다. 4) 목차와 뒷표지를 꼼꼼이 살펴보라. 가급적이면 상세하고 일목 요연한 목차를 갖춘 책이 좋다. 5) 잘 읽혀져 나가게끔 편안한 배열과 눈을 끄는 세련미를 갖추고 있느냐? 그러면 책 한 권을 고를 때 어떤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는가? 1) 저자/역자/출판사 2) 제목/목차/표지 3) 스타일/편집디자인 “나는 서점에 들르는 시간과 정력으로 정보지들을 읽는다. 손에 들어오는 대여섯종의 책 정보지에 소개된 신간 안내를 통해 내가 필요한 책들을 주문구입하는 것이 마음이 덜 아프기 때문이다. 정보의 정당성을 놓고 여러 비판을 한다 해도 그 정보지들은 아주 귀중하며 정보를 종합하고 판단하는 것은 역시 독자인 나의 몫일 수밖에 없다.(최윤/소설가,서강대 교수) 최 교수는 책정보 전문인의 수적 증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책정보 전문인이란 “오랫동안 책 속에서 살아 책이름만 대도 출판 연도와 저자는 물론 판형까지 기억해내는” 사람이다 (책정보 전문인 아쉽다/동아일보 1994.5.24).
<맺는 말> “독서를 통하여 미지의 것을 탐색하고 자아를 발견해가는 과정은 삶의 가장 큰 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삶을 하나의 나무로 비유한다면 책읽기야말로 절대조건의 밑걸음이라는 말에 나는 유감없이 동조한다.... 독서는 그 자체가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 책읽기의 목적이 삶을 고양시키는 것에 있다면,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불행한 한 이웃을 생각하는 것과 버금가게 한다”(양귀자/소설가) “독서는 지성과 감성의 갈증을 승화하여 새로운 세계를 맛보게 하는 지름길이다”(박동규) “책은 힘(기술)을 얻는 길이며, 기쁨(영혼)을 얻는 길이다”(조병화). “우리는 책에서 세계를 읽는다... 날마다 서점으로 쏟아져 나오는 책들은 하늘과 땅 그리고 인간으로 이루어진 이 세계를 말하며 우리는 이를 읽는다. 책의 표지를 닫아놓으면 이 세계도 우리에게 닫혀진다. 그리고 남는 것은 어둠뿐이다... 책에서 세계가 드러난다고 할 때 그 저자와 독자는 대화를 나누는 것이 되며 말과 말의 이어짐에서 하늘과 땅 그리고 인간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이 배움이야말로 우리가 살아 나가는 길을 비춰줄 것이다” “인간의 배움은 우선 가정과 이웃을 통해서 시작되지만 참 배움은 책을 통해서 비롯된다” (차인석 교수,“새대학인의 독서론” 중에서/동아일보 ’91.2.19)
참고도서
신헌재 외, 독서교육의 이론과 실제,서광학술자료사, 1993 윤형두,책의 길 나의 길, 범우사,1990 책을 읽는 즐거움,국립중앙도서관,1994 어린이 도서연구회 지음, 나의 책달력(5,6학년용 첫째 권), 사계절,1994 통계로 본 우리문화,한국문화예술진흥원,198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