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2024.04.04.(목)
▶ 장소: 대전교구 충남 보령 갈매못 성지
▶ 대상: 성인 예비신자 교리교사회(박홍기F.하비에르 주임신부님 인솔, 강신 베네딕토 사목협의회 기획분과장 운전 봉사)
▶ 성지순례의 정의: 하느님과 예수 그리스도와 관련된 성스러운 땅. 즉, 성지와 순교자들의 유해가 안치된 곳이거나 성인들의 유적지인 성역을 방문하여 경배를 드리는 신심 행위
- 성지순례는 하느님을 향하여 걸어가는 기도 행위입니다.
- 성지순례는 가장 적극적인 신심 행위입니다.
▶ 성지순례의 목적: 궁극적으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에 동참하고 또한 그리스도를 증거했던 성인들의 삶을 본받으려는 구체적인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성지순례를 통해 우리는 오늘날의 그리스도 증거자가 될 다짐을 해야 하고, 그로 인해 이제는 우리가 사는 삶의 자리를 성지로 변화시키려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 갈매못 성지 [대전교구 충남 보령시 오천면 오천해안로 610 ☎(041)932-1311] ☞ 출처: Goodnews
○갈매못 성지 미사 시간 안내 및 홈페이지
- 주일: 오전 8시(본당 교중미사), 오전 11시 30분(순례미사)
- 평일: 오전 11시 30분(월요일 제외)
- 홈페이지: www.galmaemot.or.kr
○갈매못 지명의 유래
갈매못 성지는 충남 보령시 오천면 영보리에 소재해 있으며, 보령시의 북서쪽에 있다. ‘오천’이라는 명칭은 오천을 비롯한 천수만(淺水灣) 일대의 지형이 마치 자라와도 같다고 하여 유래되었으며, 영보리의 ‘영보(永寶)’는 말 그대로 영원한 보물이 있다는 뜻이다.
갈매못은 예로부터 성지가 속해 있는 영보리 마을 뒷산의 산세가 ‘목마른 말이 물을 먹는 모습’과도 같은 ‘갈마음수형(渴馬飮水形)의 명당이라 하여 ‘갈마무시’, ‘갈마연’, ‘갈마연동(渴馬淵洞)’이라 불렸던 곳이다. 그러므로 갈매못은 갈마연(渴馬淵)에서 온 이름이다. 그 이름만으로도 영적인 곳이다. 이제 목마른 말이 아니라 지친 현대인들이 생명의 물을 마시는 생명의 땅이기 때문이다.
○갈매못이 형장(刑場)이 된 이유
첫째, 외연도(外烟島)와의 연관성 : 외연도는 보령시에 속해 있는 70여 개의 섬들 중 가장 멀리 있는 섬으로써 1846년(현종 12년) 6월에 프랑스 함대 세실 사령관이 3척의 군함을 이끌고 외연도에 정박해서 기해박해 때(1839년)에 앵배르, 모방, 샤스탕 신부 등 3명의 프랑스 선교사를 살해한 책임을 묻는 편지를 상자에 남겨 놓고 돌아간 적이 있었다.
이 사건을 조정에서는 조선 영해 침입 사건으로 간주하여 당시 옥중에 있던 김대건 신부의 처형이 앞당겨졌고, 1866년 3월 30일에는 흥선 대원군이 서양 오랑캐를 내치겠다는 의지에서 세실 함장이 침범했던 외연도에서 가까운 오천의 수영을 택하여 다블뤼 안 안토니오 주교를 비롯하여 오메트르 오 베드로 신부, 위앵 민 마르티노 루카 신부, 황석두 루카, 장주기 요셉 등 5명을 끌고 와 외연도를 바라보고 목을 쳐서 처형하게 하였다.
둘째, 고종의 국혼(병인년 3월)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았었다. 당시 궁중에서는 무당들을 불러 점을 친 결과 국혼을 앞두고 한양에서 사람의 피를 흘리게 하는 것은 국가의 장래에 이롭지 못하니, 사형수들을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250리 밖으로 내보내어 형을 집행하게 하라는 무당의 예언에 따라, 오천의 충청수영으로 보내어 군문 효수하라는 명이 내려졌다.
○성지의 첫 발견
갈매못 성지는 충남 부여군 금사리 쇠양리 본당 주임이었던 정규랑(레오) 신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순교 현장을 발굴하게 된다. 1925년 정규량 신부는 공주 본당 최말구 신부와 괴산군 높은 다랑이 주임 윤 바오로 신부와 함께 갈매못 순교 현장을 발견한다. 정규량 신부는 처형된 다섯 성인의 시신을 몰래 파서 홍삼 지방 석죽골로 이장한 이 바오로와 그 조부 이바오로, 중백부 지수 씨, 부친 힐라리오 씨가 공소에 생존해 있었기 때문에 이들의 도움과, 같은 목격 증인으로서 고증해 준 편옹택 씨, 이조용 씨, 그리고 김순경 씨와 함께 성인들의 머리가 걸렸던 장깃대가 세워졌던 자리와 참수하던 자리, 임시로 매장했던 세 구덩이를 확인한다.
정규랑 신부는 서둘러 그 땅 20평을 10원(일화)에 사들여 등기하고(1926년 9월 14일) 1929년 1월에 서울 천주교 재단 법인에 기증하게 된다. 오기선 신부의 “곡예사 같은 인생”에서는 정규량(레오 1883-1953) 신부가 이곳 갈매못을 발견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성지 지킴이. 황영준 시몬 신부님 말씀
갈매못 성지는 우리나라의 마지막 박해인 병인박해(1866) 때 5백여 명의 신앙 선조들이 목숨을 내던진 곳입니다. 목이 잘려 걸려 있던 곳이고, 묻혔던 곳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분들 대부분의 이름을 모릅니다. 이름조차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신원이 밝혀진 열 분 중 다섯 분이 성인품에 오르십니다.
갈매못은 우리의 장한 순교성인들과 이름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진 무명 순교자들의 그 우직한 신앙과 주님을 향한 사랑이 한곳에 모여 맑은 샘이 되어 있는 곳입니다.
꼭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이곳 성지가 아름다운 바닷가이기 때문에 잘못하면 성지 관광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눈으로 보면 관광이고 마음으로 보는 것은 순례라고요.
성인들과 순교자들의 삶에 깊이 머무르면 머무를수록 성인들의 전구와 통공을 누리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어떻게든 성인들의 삶의 영의 눈으로, 마음으로 바라보십시오. 오늘의 순례가 영적 여정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 갈매못 성지순례 후기
"예수님을 가진 자가 모든 것을 가진 자다."라는 좌우명을 짧은 평생 마음에 두고 사셨던 성 다블뤼 안토니오 주교님께서는 1866년 '주님 수난 성 금요일'에 순교로 그 열매를 맺게 됩니다. 1866년 누나 수녀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가엾은 영혼들이 먼 나라에서 떼를 지어 길을 잃고 헤매고 있습니다. 이들은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도와주어야 합니다."라고 선교 열정이 가득 차 있던 성인의 마음을 보여줍니다.
주교님께서는 순교하시기 전, 고개를 천천히 들어 갈매못과 형장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고 두분 신부님께 시선을 보내시며, "신부님들, 영원한 세상에서 다시 만납시다." 하시고는 두 분 회장님께 따뜻한 미소를 보낸 뒤, "주님께서 주신 은혜 입어 오늘 새로운 생명을 얻는 날, 구원을 주신 당신 앞에 정성되이 바치나이다. 새 생명, 환희 넘치는 영광될 이 날에 하늘에 계신 아버지, 찬미와 감사 받으소서."라고 간절한 기도를 드리셨습니다. 기도가 끝나자마자 망나니는 주교님의 목을 내리쳤습니다.
주교님을 비롯한 오메트르 오 베드로 신부, 위앵 민 마르티노 루카 신부, 황석두 루카, 장주기 요셉 다섯 분의 머리가 장깃대 위에 걸렸을 때 은빛 무지개 다섯 개가 하늘을 뚫고 내려와 하늘을 놀라게 하였다고 합니다.
8~9년 전 자매들과 전국 성지순례를 두 차례로 나누어 하던 중, 처음 서울대교구 '도림동 성당' 미사로 시작하여 마지막으로 도착한 성지에서 20분 후에 있었던 미사로 마침표를 찍었던 인연이 있는 성지가 이곳 '갈매못 성지'입니다.
다섯 분의 성인과 다섯 분의 순교자 외 무명순교자 500여 명의 치명 터인 역사에 비해 크지 않고 경건하며 순교자들의 넋을 하나하나 기리는 듯한 아름다운 이곳이 다시 가고 싶은 1순위 성지여서 우리 교리교사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었던 성지입니다. 주임신부님께서도 꼭 가보고 싶다고 하신 성지였습니다.
이곳 성지의 대성당인 승리의 성모 성당 제대는 순교비가 세워진 장소인 순교터(주차장 뒤 십자가의 길 제2처는 무덤 위라고 들었습니다.)와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낮은 언덕배기였고, 이곳에서 순교 장면을 교우들이 숨어서 몰래 내려다봤던 곳이라고 합니다. 얼마 안되어 바로 그 바다가 노비, 천민 출신이라 이름 없던 500여 명의 무명순교자가 관도 없고, 무덤도 없이 치명한 '무명 순교자들의 무덤'이 됩니다. 순교성인과 순교복자, 무명순교자들의 순교 열정을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제대의 스테인드글라스 뒤로 유리통창을 내어 치명 터인 바다를 바라볼 수 있게 설계되었습니다.
이곳 성당에서 성지의 '황영준 시몬'신부님과 우리 주임신부님이신 '박홍기F.하비에르'신부님의 공동집전 미사와 교리교사 '문점례 가타리나'의 독서가 있었고, '황영준 시몬' 신부님의 자작곡 '당신은 하느님의 선물'을 듣고 모두들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갈매못 성지'가 순교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부활의 장소이기도 하다는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승리의 성모 성당으로 올라가는 길목 계단 옆에는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 그림이 앞에 있고, 스테인드글라스 창이 있는 소박한 '성체조배실'이 있어 주님께 깊이 젖어들 수 있게 합니다. 우리 순례팀은 각자 묵상 후에 주임신부님의 제의에 따라 함께 주모경을 합송한 뒤, 가톨릭성가 61번 '주 예수와 바꿀 수는 없네'를 함께 불렀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성가이기도 하고, 가족 기일에 항상 불렀던 성가이기도 해서 감정이 많이 올라왔던 은총의 시간이었습니다.
부활 팔일 축제 기간 우리에게 주어진 '엠마오'의 은총에 감사드립니다.
♣에피소드 하나.
'갈매못 성지' '황영준 시몬' 신부님의 자작곡. '예수님을 가진 자가 모든 것을 가진 자다.'('성 다블뤼 안토니오' 주교님의 좌우명)
https://youtu.be/-lEJPXZmWUQ?si=6xxl3yMd5zNf233C
♣에피소드 둘.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교황청으로부터 준대성전( Basilica Minor )으로 지정된 '가톨릭목포성지' 역사박물관 1층 전시실에도 '성 다블뤼 안토니오' 주교님과 '성 김대건 안드레아'신부님의 유해가 모셔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