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30년 야학 진주향토시민학교 폐교 위기-경남일보 | 만학도에게 배움의 쉼터였던 진주향토시민학교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31일 학교관계자에 따르면 지방재정법 개정에 따라 그동안 보조금을 지원해 온 경남도교육청이 보조금 지원 중단을 통보했다. 1986년 문을 연 진주향토시민학교는 29년동안 주·야간 시설로 운영돼왔다. 상평공단이나 인근 하동, 산청, 사천 등에서 가정형편 때문에 학업을 중도 포기한 근로청소년과 50~60대 장년층들이 이곳에서 교육을 받았다. 지금까지 1000여 명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 학교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중 초·중·고 검정고시에 600여 명이 합격을 했고 100여명이 대학까지 마쳤다. 현재도 20여 명이 등록해 매일 수업을 들으면서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진주향토시민학교는 진주시와 도교육청으로부터 연간 보조를 받아 교재나 학습 기자재 구입비 등을 해결해 왔다. 하지만 진주시가 2007년부터 이미 지원을 중단했고, 지난해 지방재정법 개정에 따라 교육청의 지원도 내년부터 끊긴다. 도교육청은 지방재정법 개정으로 내년부터 학력미인증시설에 대한 보조금을 집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법 개정으로 학력미인증 평생교육시설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집행할 근거가 없어지게 됐다. 안타깝지만 내년부터는 지원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진주시 역시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학교측에 통보했다. 이에 학교측은 평생교육이라는 가치를 고려해 진주향토시민학교가 계속 운영될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을 호소하고 있다. 김민창 교장은 “내년이 개교 30주년인데, 절박한 심정이다. 지금껏 이곳을 거쳐간 제자들에게 배우고자 하는 이들이 있다면 언제까지라도 문을 활짝 열어놓겠다고 약속했는데 지킬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곳이 교육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에게 희망의 장소가 계속될 수 있도록 배려해 주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 진주시 성북동에 위치한 진주향토시민학교 강의실. 내년부터 지방재정법 개정으로 경남도교육청의 지원이 끊기게 돼 폐교위기에 처해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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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진주시 의회 남정만 부의장,김홍규 의원
9.3 진주 KBS 라디오 아침의 편지 안녕하십니까? 저는 진주향토시민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김민창이라고 합니다. 꿈 많은 젊은 시절을 이곳 학교에서 보냈습니다. 88년 대학 1학년 때 처음으로 야학과의 인연을 맺게 되었고 1995년 대학 졸업 이후 폐교 직전인 이곳을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회사에 들어가고자 하는 생각을 접고 배우지 못한 학우들과 함께 학교를 운영해보자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때로는 경제적 어려움에 부딪히기도 했고 수업의 어려움, 자원봉사 교사와 학생 모집의 어려움 속에서도 학교를 폐교하지 않고 달려올 수 있었던 것은 배우지 못한 지역주민들이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분들의 한을 누군가는 꼭 풀어주어야 했으니까요. 10대부터 70대 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학우들이 쉴 새 없이 배우기 위해 땀을 흘리는 모습은 참으로 감동적이었습니다. 진주향토학교는 야학만이 아니라 오전에도 지역주민들을 위한 교육의 장을 마련하고 오후에는 함께 점심도시락을 먹어가며 공부 하였습니다. 배운 사람들은 배우지 못한 사람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때로는 상처를 주기도 하고 무시하기도 하지요.. 그래서 배우지 못한 사람들의 한은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깊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게 된 저로서는 이 학교가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생명과도 같은 존재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향토학교를 운영해 왔지만 지난 해 지방재정법 제 32조 2항의 개정으로 도교육청으로부터 보조금을 교부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듣게 되었습니다. 서부경남의 주간.야간 학교인 진주향토시민학교는 30주년을 맞는 내년부터 보조금을 교부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지금도 글을 읽지 못 하는 시민, 영어 단어를 읽을 수 없는 시민들이 많습니다.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 해 늘 노심초사하며 소외감으로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분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여러분, 부디 진주향토시민학교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9.3 이대로 폐교할 수는 없습니다.-경남도민일보
배움은 남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학우들이 쉴 새 없이 배우기 위해 땀을 흘리는 모습은 참으로 감동적입니다. 진주향토학교는 야학만이 아니라 오전에도 지역주민들을 위한 교육의 장을 마련하였습니다. 오후에는 함께 점심도시락을 먹어가며 공부를 하였습니다. 배운 사람들은 배우지 못한 사람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때로는 상처를 주기도 하고 무시하기도 합니다. 배우지 못한 사람들의 한은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깊었습니다. 4시간에 가까운 시간을 진지하게 수강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얼마나 한이 되었을까요? 이런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게 된 저로서는 포기할 수 없는 생명과도 같은 학교였습니다. 1998년도부터 주간과 야간 수업을 운영하면서 30명이 넘는 학생들이 검정고시 합격을 하였습니다. 60년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많은 학생들이 검정고시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학교의 유일한 지원금은 진주시청에서 1년 한 번 나오는 비정규학교 보조금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이것마저도 2007년에 중단되었습니다. 90년대 말까지 진주시청에서 받은 보조금은 매년 250만 원 정도였고, 2000년대 들어오면서 보조금이 증가하여 2006년에는 분기별로 165만 원의 보조금을 받았으며 도서구입비로 100만 원을 받아 학교를 운영하였습니다. 2006년에 학생들에게 소속감을 증대시키고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경상남도교육청에 학교형태의 평생교육시설로 등록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도교육청으로부터 1년에 500만 원의 보조금을 교부받아 학교를 운영했고, 진주시의 보조금이 2007년부터 중단됨으로써 도교육청 보조금만으로 학교를 운영해 왔습니다. 그런데 2014년 지방재정법 제32조 2항의 개정으로 도교육청에서도 보조금을 교부할 수 없다는 통지를 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30년 가까이 서부경남의 주간·야간 학교인 진주향토시민학교는 2016년부터 보조금을 교부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1000여 명의 시민들이 교육의 혜택을 받았던 평생교육의 장을 이대로 끝낼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평생학습도시로서 배움의 기회를 놓친 시민들에게 배울 수 있는 공간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평생교육은 태어날 때부터 생을 마감할 때까지 필요한 것입니다. 누군가가 글을 읽지 못하고 힘들어할 때 도움을 주지 않는 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많이 배워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가르쳐서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영혼을 치유하는 거룩한 교육이 평생교육일 것입니다. 진주향토시민학교를 찾는 학생들은 다름 아닌 진주시의 시민입니다. 30년의 세월이 흘러가는 동안 진주향토시민학교는 평생교육의 장을 열어가기 위해 발버둥 쳤습니다. 지방재정법이 개정된 것은 이해하겠지만 그것으로 인해 많은 시설들이 예산을 받지 못해 운영의 어려움을 겪는다면 그것은 본래 목적에는 위배되는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불필요한 예산을 줄이고 필요한 예산을 집행하기 위한 것이라면 진주향토시민학교는 지방재정법의 수혜자가 아니라 피해자가 될 것입니다.
500만 원이라는 예산이 별것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진주향토시민학교에는 너무나 소중한 예산입니다. 꿈을 꾸는 사람은 이루어진다고 하죠. 진주처럼 아름다운 진주에서 진주 같은 시민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아직까지 진주향토시민학교가 있어야 합니다. 배우지 못한 시민들의 배움터가 계속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9.4 서경방송 뉴스 in 타임 우리 이웃 이야기 배고픈 고통도 참을 수 없지만, 배우지 못한 한은 평생을 간다고 합니다. 진주에는 이러한 사람들의 한을 풀어주는 학교인 향토시민학교가 있는데요. 29년의 세월을 진주향토시민학교와 함께한 김민창 선생님을 김길연 아나운서가 만나고 왔습니다. 【 기자 】 "내 나이 마흔아홉 저물어가는 시기에 시작한 늦깎이 중학생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해 봅니다." 벽에 걸린 액자 속 글귀에서 배움에 대한 간절함이 느껴집니다. 학생은 단 1명 뿐이지만, 선생님은 열정이 넘치는 수업을 진행합니다. 오늘의 우리이웃 김민창 선생님입니다. ▶ 인터뷰 : 김민창 / 진주향토시민학교 선생님 - "진주향토학교의 사정을 들었습니다. 학교 운영도 어렵고 학생도 오 지 않고 교사도 없는 그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 걸 알고," ▶ 인터뷰 : 김민창 / 진주향토시민학교 선생님 - "나름대로 학교를 다시 재건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 대학 졸업 후, 가진 것 하나 없이 맨몸으로 시작한 시민학교 생활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결혼 후 신혼 살림이 없어, 학교에서 살았고, 13시간이 넘는 강의를 하면서 목이 쉬기 일쑤였다는데요. 그를 지탱했던 것은 역시 수십, 수 백명의 제자들입니다. ▶ 인터뷰 : 김민창 / 진주향토시민학교 선생님 - "암을 이기고 고등학교까지 졸업을 하신 분도 제 마음속에 기억이 나고, 저 하나만 보고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하셔서 " ▶ 인터뷰 : 김민창 / 진주향토시민학교 선생님 - "졸업했던 그런 많은 제자들도 제 기억 속에 남아 있습니다. " 김씨가 학교와 인연 맺은 지 29년. 600 여명의 늦깎이 학생들이 학교를 거쳐 갔습니다. 가난해서, 학교를 다니지 못했던 그들에게 진주향토시민학교는 중학교, 고등학교가 되어주었습니다. 김씨는 어떤 선생님으로 살았고, 기억되고 싶을까요? ▶ 인터뷰 : 김민창 / 진주향토시민학교 선생님 - "사실 저는 한 명이 있을 때나 스무 명이 있을 때나 똑같은 목소리로 강의를 합니다. 이 분들이 그런 마음을 아시고, " ▶ 인터뷰 : 김민창 / 진주향토시민학교 선생님 - "거기에 맞춰서 열심히 공부하셔서 목표를 이룰 수 있다면, 열정 있는 선생님 그런 선생님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김씨의 진주향토시민학교는 더 이상 국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뜻하지 않은 거대한 벽 앞에서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배움의 한을 풀어주고 싶은 김씨의 마음은 간절합니다. ▶ 인터뷰 : 김민창 / 진주향토시민학교 선생님 - "제가 학교를 폐교할 순 없지 않겠습니까. 제 생각은 2016년 아니라 2020년, 2030년까지 정말 아직도 배우고자 " ▶ 인터뷰 : 김민창 / 진주향토시민학교 선생님
- "하신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 그 본연의 의무와 책임을 지역사회 에서 하지 못한다고 한다면 이분들이 갈 데가 어디 있겠습니까."2015년 9월 12일. 12명의 학생들은 진주향토시민학교에서 졸업식을 가집니다. 그들의 늦깎이 학교 졸업을 축하하면서,앞으로도 더 많은 졸업생이 생기길 바랍니다. 9.7 진주 KBS 9시 뉴스 [앵커멘트] 1986년부터 30년 가까이 야학을 이어온 ''''진주향토시민학교''''가 있습니다. 하지만 폐교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합니다. 바뀐 법 때문에 당장 내년부터 경남도교육청의 보조금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운영이 힘들게 됐기 때문입니다. 송금한 기자입니다. [리포트] 어둑어둑 해가 진 시간, 어르신 학생들이 수업에 귀를 기울입니다. 1986년 문을 열어 내년 꼭 만으로 30년이 되는 ''''진주향토시민학교''''. 20여 명의 만학도가 야학으로 공부하는 곳인데, 내년에는 문을 닫아야 할 형편입니다. 경상남도 교육청에서 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방재정법에 ''''법령에 명시된 경우 ??에는운영비를 줄 수 없다''''는 조항이 최근 신설됐는데, 평생교육법에는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만 명시돼 있기 때문입니다. ''''진주향토시민학교''''는 학력이 인정되지 않는 시설인데 지원금을 받기 위한 근거 조항이 어디에도 없습니다. 경상남도 교육청 평생교육담당 "내년부터 법령이 없으면 지원을 못 받는 거죠. 향토시민학교뿐만이 아니라 다른데도 법령에 근거가 없는 데는 지원을 할 수 없는 거죠." 늦깎이 학생들에게 매달 5만 원 정도를 받아 이어온 진주 향토시민학교. 2006년부터 1년에 500여만 원을 도교육청에서 지원받아 교재비와 시설 운영비에 보태왔는데 당장 내년 운영 방안이 깜깜합니다. [인터뷰]김민창 / 진주향토시민학교 교장 "여러 번 폐교 위기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이렇게 실제로 몸에 와 닿는 것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이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 해답을 찾지 못하고... "
이곳에서 젊은 시절 못다 한 학업을 이어간 사람만 천 여 명. 이 가운데 검정고시 합격자가 609명인 진주의 유일한 야학 시설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9.15-21 MBC경남 라디오 캠페인 안녕하세요? 진주향토시민학교 김민창입니다. 진주향토시민학교가 내년에 개교 30주년을 맞이합니다. 그동안 이곳을 거쳐간 늦깎이 학생들이 천 여 명에 이릅니다. 지금도 스물 다섯 분이 매일 수업을 들으면서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내년부터는 지원이 끊어져 향토시민학교가 문을 닫을 처지에 놓였습니다. 배움의 기회를 놓친 만학도들에게 희망의 끈이 사라지는 것만 같아 안타깝고 절박한 심정으로 후원회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배움에는 늦음이 없다고 합니다. 머리 위에 흰 눈이 소복이 내려앉은 학생들이 이제라도 배움의 등불을 밝힐 수 있도록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9.17 진주시청. 진주시 의회 공문 발송 9.18 진주향토시민학교를 지켜 주여야 하는 까닭(기자의 시각)-경남도민신문 | | | |
진주시 봉곡동에 위치한 진주향토시민학교는 학교라기엔 작은 교실이지만 30년 세월 동안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꿈을 키웠고 김민창 선생님은 20년 청춘의 열정을 바쳐왔다. 밖에서는 선뜻 내비치지 못한 앎의 고픔이라는 고민을 이곳 학교에서는 공통분모를 가진 사람들과 털어놓고 배움의 기쁨을 알아 갔다. 이곳에서는 어려운 시절 공부를 마치지 못한 미련이 마음 속 한으로 남아있는 분들이 늦깎이 배움의 행복을 느끼며 공부할 수 있다. 한국으로 귀화했지만 중국에서 공부한 학력을 인정 받지 못한 사람들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검정고시 시험을 통해 한국에서 당당히 학력을 인정받고 사회에 나설 수 있다. 청년층에서도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거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등 여러가지 이유로 학업을 중단한 채 시간이 흘러 미련을 가진 젊은이들도 있다. 이들 중에서도 주경야독으로 치른 검정고시를 디딤돌 삼아 대학에 들어가 번듯한 자리를 잡은 이들도 있다. 학생들은 저마다 나이와 직업이 다르지만 공부에 대한 일념 하나로 모일 수 있는 곳이 이 학교이다. 학교는 해가 갈수록 학생 수는 들쑥날쑥하고 스스로 나서는 교사도 부족해 20년 전부터 김민창 선생님이 교사이자 교장, 행정사무까지 맡아 1인 3역을 맡으며 운영해오고 있다. 2007년 부터는 진주시의 지원이 끊어졌고 그 뒤 도교육청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왔지만 올해 들어 관련법 개정으로 학력미인증 교육기관에는 지원이 되지 않으면서 그 마저도 적용받지 못하게 되어 학교의 운명이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다. 사실 학교는 올해가 아니더라도 그 이전부터도 위태로운 상황이었지만 김민창 선생님은 학교를 찾아오는 학생들을 위해, 그리고 청춘을 바쳐온 일이기에 포기하지 않고 운영을 지속해 왔다. 무엇보다 초·중·고 전과목을 혼자서 가르치기 위해 밤낮으로 공부하고 학생이 많든 적든 목청 내어 가르치는 김 선생님의 모습은 학생들에게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자선가의 모습 같았다. 20년간 이만큼 해 내었으면 그것도 대단한 것이지만 그는 앞으로 2030년까지 15년은 더 운영해나갈 것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지금 아직도 중장년층에는 한글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기에 그분들이 공부를 마칠 수 있을 때까지는 운영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사회에는 지자체, 대학교 등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 등 평생교육시설들이 있다. 또 지자체가 노인회관 등에 강사를 파견해 레크레이션과 한글공부 교육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장년층과 검정고시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교육은 부족한 현실이다. 김 선생님은 사회에서 꼭 필요한 역할을 개인이 혼자만의 힘으로 어렵게 실천해오고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사회 곳곳의 힘을 모아 학습권의 사각지대에 밝은 빛이 되어온 진주향토시민학교를 지켜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10.1 서부경남 유일 야학 진주향토시민학교(기획 특집)-경남도민신문
| | ▲ 진주향토시민학교를 이끌어가고 있는 김민창 선생님. |
진주향토시민학교를 찾아갔을 때 김민창(47) 선생은 한창 열렬히 강의 중이었다. 비록 그 시간 교실에는 두 명의 학생이 있었지만 김 선생은 늘 큰 목소리로 강의하고 기억하기 쉽게 설명한다. 지금까지 이렇게 1000여명의 사람들이 이 교실에서 배움의 기쁨을 알았고, 650명이 검정고시 합격증을 품에 안고 그것을 발판으로 사회에 당당하게 나섰다. 30년을 이어온 열린 배움터 ‘진주향토시민학교’가 지난해 법 개정으로 도교육청의 지원이 끊기면서 재정위기에 놓였다.“이 학교가 나의 젊음이고 꿈이고 희망인데 끝낼 수가 없다” 학교에 20년 청춘을 바쳐온 그는 앞으로 15년 더, 2030년까지 학교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지금 50, 60대 한글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2030년까지는 가르치겠다는 그의 마음이다. 배움이 고픈 사람들이 없을 때까지. 진주향토시민학교의 폐교를 막고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사회에서 당당히 꿈을 펼칠 수 있게 할 수 있기 위해 지금 시민들의 관심과 후원이 절실하다. 진주향토시민학교 (660-040) 경남 진주시 봉곡동 471-10 3층 전화 : 055-748-4022/010-8248-4014 후원회 계좌 : 농협 355-0038-2025-33
다음은 김민창 선생과의 일문일답. -진주향토시민학교 어떤 상황에 있나 ▲진주지역 뿐만 아니라 서부경남의 많은 늦깍이 학우,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와서 배우는 학교인데 지원해 줄 수가 없다고 한다. 교육의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을 위해 젊은 청춘을 바쳐 이 학교를 이끌어왔는데 여기서 그만둘 순 없다는 마음에 고민이 많다.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지만 지역사회에서 공감대 형성이 안 되고 이 시설의 소중함을 의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지금 20여명의 학생들이 내년 4월 시험을 위해서 공부하고 있어서 당장 폐교하거나 할 수가 없다. -‘진주향토시민학교’ 언제 설립됐나 ▲1986년 3월에 설립돼 내년 3월에 30주년을 맞는다. 1996년부터 제가 맡아 운영을 했고 2001년 이후로는 자원봉사자 분들이 없어서 혼자서 전 과목을 맡아 가르치고 학교 행정까지 오전부터 저녁까지 일한다. 이 학교가 저의 젊음이고 저의 꿈이고 희망인데 끝낼 수가 없다. -선생님께서 학교와 함께 걸어오신 길은 ▲처음 향토시민학교와의 인연은 1988년 학생모집봉사를 하게 되면서 알게 됐다. 1995년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한문강의 봉사를 했는데 1996년 5월에 학교를 운영할 사람이 없고 학생 수가 부족하다고 해서 그때부터 제가 학교를 살리자는 생각에 운영을 맡았다. -지금까지 운영이 힘드실 때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나 ▲운영이 힘들 때 다른 직장을 찾겠다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배우지 못한 분들의 한을 풀어드린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달려왔다. 2005년도에 교육부장관상을 받아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생각하고 10년을 이어왔다. -‘진주향토시민학교’에서는 무엇을 가르치나 ▲검정고시를 중점으로 하고 있지만, 한글 간판을 못 읽는 사람들, 한글을 몰라 불편을 갖는 사람들이 찾아와 공부할 수 있는 곳이다. 검정고시는 초졸, 중졸, 고졸 검정고시 각각 국어, 영어, 사회, 과학, 도덕, 미술, 역사, 가정 등 10여과목을 모두 혼자 가르친다. 새벽까지 교재연구를 하기도 한다. -어떻게 폐교위기에 놓이게 되었나 ▲2007년부터는 진주시의 지원이 안됐고, 2006년부터는 도교육청에 등록이 돼서 평생교육시설로서 1년에 500만원 정도 지원을 해주셨는데 2014년 법 개정에 의해서 학력미인증기관에 대해서 지원이 안 되게 됐다. -학교의 운영 상황이 어떻게 되고 있나 ▲학교운영비가 월세 등 매월 5~60만원 들어가는데 도교육청에서 연 500만원 주는 것으로 운영이 어려워 위태로운 상황으로 이어왔다. 주, 야간으로 운영하다 보니 지난 20년 간 다른 직장 없이 달려왔다. 가족의 기본적인 생계는 유지돼야 하는데 2008년도 딸아이가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병원비도 들어가고, 학생 분들이 월 5~6만원 정도 수업료로 내고 있지만 인원이 부족해 수업료로 충당이 어렵다. 여러 가지로 열악한 상황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 지자체에서 지원이 안 된다고 하니 제 스스로 버티기 위해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지역의 교육에 대한 공감대가 부족하니까 고민이 많다. 최근에 주변에서 후원회를 조직해보면 어떠냐고 제안해 SNS를 통해 알리고 있다. | | | ▲ 진주향토시민학교 강의실 모습. |
-지금까지 학교에서 공부하신 분들은 몇 분 정도 되나 ▲학교를 거쳐 간 학생들이 1000여명, 검정고시합격자가 약 700명, 졸업생(1년을 마친 학생들)이 650명 정도다. 향토시민학교의 30년 역사가 그냥 이루어진 게 아니다. 이분들의 한을 풀어왔다. 지금도 재학생 분들 중에 아픔을 가진 분들이 많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늘 고민한다. -학생들의 연령대는 ▲주 연령층은 50~60대이고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20대는 근로청소년, 학교부적응학생들도 여기서 공부했다. 사천의 한 학생이 여기서 고교 검정고시를 마치고 실용음악과로 진학했고, 초, 중 검정고시를 여기서 마치고 진주여고를 거쳐 진주보건대로 진학해 현재 경상대학 병원에 일하는 스물일곱 된 두 딸아이가 생각난다. -검정고시의 역할, 향토시민학교의 역할 ▲검정고시가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된다. 꿈이 있는 학생들이 학교적응은 안되고 또 다시 학교에 들어가자니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유일한 통로라는 게 검정고시 제도다. 정치인들 중에도 검정고시 출신자들이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다.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람들의 배움에 대한 갈망과 열망, 누구에게도 말 못하는 눈물, 아픔을 이해를 못하지만 이곳에 와서는 말한다. 저는 그것을 보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그 아픔을 완전히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 분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주간, 야간학교를 운영하는 곳은 서부경남에도 우리 학교가 유일하고 전국에서 몇 곳이 없다. 배우고자하는 마음이 있는 분이라면 연령에 관계없이 올 수 있는 곳도 흔치 않다. | | | ▲ 지난 9월 12일 올해 진주향토시민학교 졸업생들이 졸업식을 가졌다. |
-평생교육에 대한 생각 ▲면면촌촌 한글 모르는 분들 70대 노인 분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배움의 혜택을 주는 게 평생교육이다. 이미 배운 분들을 위한 교양활동, 서예나 요가반도 필요하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을 위한 평생교육이 병행되어야 함께 가는 사회가 된다. 그러면 예산이 엄청나게 필요하긴 하겠지만 그런 관심을 좀 가져주면 좋겠다. -검정고시를 가르치는 기간과 졸업에 걸리는 기간은 ▲학생들마다 더 빨리 합격하는 분들도 있지만 주 3일 1년 공부해서 중학교 과정 합격, 1년 공부해서 고등학교 과정 합격 이렇게 목표로 하고 가르치고 있다. 검정고시 시험은 1년에 4월과 8월 두 번의 시험이 있다. 졸업은 8월 말에 검정고시 합격 발표가 나고 9월에 졸업식을 갖는다. 작년에 20여 명이 졸업했고 9월 12일에 올해 12명의 졸업생을 위해 간소하게 졸업식을 열어 드렸다. -자원봉사 하실 분을 모집하고 있나 ▲우선 학교를 안정권으로 유지되도록 해 놓고 자원봉사 하실 분을 모집 할 생각이다. -학생은 언제 모집하나. 학생 분들은 어떻게 학교를 알고 찾아오시나 ▲학생은 연초에 2, 3, 4월 그리고 검정고시 끝나고 8월 중순 9월 15일까지 모집 중이다. 지역신문이나 방송에 나간 것을 보고 오거나 졸업생들의 소개로 오신다. 이런 시설이 있다는 것을 모르거나 용기가 부족해서 망설이는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까지 다 학교에 나오게 해서 공부의 기쁨을 알게 해드리는 것이 저의 꿈이다. | | | ▲ 지난 30년 동안 진주향토시민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이 700명에 이른다. |
-배우고 싶지만 용기가 없다고 하시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 ▲서부 경남 최고령 대학 합격자인 현재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원예학과 야간반 4학년에 재학 중인 조덕림(75) 학생이 우리 학교에서 공부하셨다. 그 분을 보면 나이가 많아서 되겠느냐 하는 걱정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것이다. 수업시간에 조금 졸더라도, 젊은이들의 도움을 받더라도 공부를 해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기적이 아니라 누구든지 해낼 수 있다. 입학 오리엔테이션에서도 얘기한다. “나이 많다고 생각하지 마라. 여러분들은 나이가 16살이다. 그런 생각으로 공부를 하셔야 된다” (벽에 걸린 ‘滴水穿石’액자를 가르키며) “적수천석 ‘물방울이 떨어져도 바위를 뚫을 수 있다’는 말처럼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수업 중간중간에 얘기한다. 이게 올해 졸업하시는 분들 졸업증서인데 검정고시 합격증과 졸업증서를 이렇게 파란 표지에 넣어서 졸업식 때 드린다. 검정고시합격증은 도교육청에서 종이 한 장으로만 보내주는데 이왕이면 이렇게 증서를 만들어 넣어주면 얼마나 좋나. 이게 얼마나 눈물의 졸업장인가.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오시나 ▲경남 유일 검정고시를 주간, 야간으로 공부할 수 있는 곳이라 삼천포, 함양, 의령, 산청 등에서 오신다. 수업 마치면 막차를 놓칠까봐 급히 뛰어가시고는 한다. 남해에서 왔다 갔다 하시다가 올해 졸업하시는 분도 있다. 왜 그분들이 여기까지 와서 수업을 듣느냐. 지자체에서 조금만 공간을 활용해서 하면 지역사회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해 강의를 하면 검정고시 시험에 합격할 수 있는데 여기까지 와야 하는 그분들의 불편을 지자체에서 조금만 관심을 주면 좋겠다. -‘야학’이 꼭 필요한 사람들. 타 교육시설과 차이점 ▲지난해 진주에 방송통신 중학교가 생겨 (60대 이상 대상) 60명을 모집했다. 서부경남에 유일하게 생겼는데 60명만 모집해서는 부족하고 그분들 연령대에 맞게 교사들이 강의를 하느냐, 아니다. 검정고시를 쳐야하는 분들은 60~70대 노인시설에서는 배울 수가 없다. 40~60대이지만 한글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그분들이 올 수 있는 곳이 야학이다. 다른 교육기관이 담당 못하는 것을 야학이 담당하고 있다. 내일부터 탈북자 학생도 한 명 온다. 탈북자 학생이 두 번째인데 탈북 후 학력 인증이 되지 않아서 초등학교 검정고시부터 쳐야 사회생활을 할 수가 있다. 작년에 고성, 통영에서 온 조선족 학생이 귀화를 했음에도 중국에서 다닌 학교의 학력 인증이 안돼 우리 학교에 와 초등검정고시부터 쳤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탈북자도, 조선족, 늦깍이 학생도, 학교부적응 학생도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공부할 수 있는 곳이 여기 뿐이다. -언제까지 진주향토시민학교를 이끌어 가실 생각이신가 ▲적어도 2030년까지는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전국의 야학들이 절실한 상황에서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 야학의 역사가 1905년부터 110년 정도 된다. 그러는 동안 얼마나 많은 정치, 경제인들이 만들어졌는가. 고등학교 못나온 사람도 야학을 나와서 석사도 받고 성공한다. 그 기반을 닦아주는 것이 야학이다. 야학의 존재는 130년은 가야 한다. 그래야 지금 50, 60대 되는 분들이 그 교육을 받고 인생길을 마치고 가실 때는 웃으면서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 ▲법이 개정이 됨에 따라서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없는지 사전에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사 없이 효율성을 따져 국회에서 통과시키지만, 혜택을 받고 있는 사람들 중 그것이 불필요한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필요한 것이었다면, 그런 것을 감안했느냐 싶다. 이번 학교 지원을 볼 때 전혀 감안되지 않은 것 같다. 실제로 모든 예산이 중요하지만 불필요한 예산이 정말 많다. 500만원을 1년으로 나누면 한 달에 40몇 만원인데 예산에서 얼마 안 되지만 우리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위해 책도 사고, 교재 복사도 할 수 있다. 배움에 열망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황지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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