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계 백패킹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설산 위에서의 하룻밤을 도전하고 싶은 분들께 도움이 되실까 싶어 생각나는 대로 써 봅니다.
1. 출발 전 준비 리스트를 정리하고 출발시에 한번 더 체크합니다. 가스 잔량 체크는 정말 중요합니다. 저울을 활용하세요
2. 운행시에는 좀 쌀쌀하다 싶은 정도로 옷을 입습니다. 극동계에는 땀이 나면 나중에 위험해질 수도 있습니다.
3. 야영지 도착 전 30분 전에 핫팩을 흔들어 발열시켜 둡니다. 텐트나 쉘터를 피칭할 때 맨손으로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데 이때 손을 녹이기 위해서입니다.
4. 야영지 도착 후 제일 먼저 우모복을 입습니다. 우모 바지는 극동계에 필수라고 할 수 있죠. (저는 중국산 거위털 바지를 입는데, 그리 따뜻하지는 않습니다. 그 다음에, 그라운드 시트나 타프를 펼치고 그 위에 배낭 안의 장비를 펼칩니다. 가뜩이나 추운데 복잡한 배낭 안을 뒤져서 장비 찾는 것도 고역입니다.
5. 텐트나 쉘터를 피칭할 때 펙은 꼭 박아야 합니다. 극동계는 바람이 강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6. 펙으로는 콘크리트못 펙을 추천합니다. 알루미늄, 티타늄 펙 등은 언땅에서 부러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콘크리트 못 펙 만드는 방법은 인터넷에 많습니다.
7. 펙을 박고 빼기 위해서는 노루귀 (빠루)가 달려 있는 망치가 필수적입니다. 노루귀가 없으면 펙을 뽑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언땅에 펙을 박는 것보다 빼내는 것이 몇배는 더 힘이 듭니다. 아무리 힘이 들더라도 펙은 완벽하게 회수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쓰는 망치를 예전에 카페에서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8. 텐트나 쉘터를 피칭할 때 좀 힘이 들더라도 제대로 짱짱하게 하는 게 좋습니다. 한밤중에 강풍이 불 때 바로잡으려면몇 배는 더 힘이 들기 때문입니다.
9. 잠들기 전에 코펠에 물을 담아놓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모든 액체는 다 얼어붙어 있습니다. (심지어는 소주가 얼었던경우도 겪어 봤습니다.) 아침에 움직이려면 따뜻한 물이나 커피라도 한 잔 마셔야 하는데 물이 다 얼어 있으면 난감합니다. 그래서 코펠에 물을 담아 놓고 스토브로 녹여 마시는 것입니다.
10. 이소부탄의 능력을 너무 믿지 마세요. 영하 10도 밑으로 떨어지면 이소부탄도 맥을 못 춥니다. 저는 호스가 달려 있는 액출식 스토브를 선호하는데 가스통이 차가와질 때 가스통을 스토브 불 위에 가져가서 녹히면서 화력을 키웁니다. 자칫 방심하면 큰 사고로 이어지니 이때는 조심 또 조심합니다.
11. MSR의 리액터는 동계 백패킹의 신세계를 열어줬습니다. 극동계에 리액터 하나만 있으면 쉘터 안이 춥지 않기 때문이죠. 저는 리액터 스타일의, 호스가 달린 국산 제품을 더 선호합니다. 왜냐하면..
첫째, 물을 쏟아도 괜찮습니다. (아시는 분은 잘 아시겠지만 MSR 리액터는 물을 쏟으면 고장이 납니다.)
둘째, 호스형이라 가스통을 데울 수 있습니다.
셋째,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넷째, 고장이 날 일도 없지만 고장이 났을 때 AS가 간편합니다.
12. 극동계에는 가스통의 가스가 액화되어 있기 때문에 점화를 했을 때 불꽃이 위로 솟구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50cm 정도로 솟구치기도 합니다. 이때 놀라서 허둥대다 보면 화재가 날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은 텐트를 다 태워버렸다고 하더군요. 이런 경우 놀라지 말고 침착하게 대응하세요 / 그리고, 충분한 여유 거리와 높이가 있는 상태에서 점화를 하세요.
13. 라이터나 토치 같은 점화 장치는 꼭 여분의 것을 챙겨 두세요. 극동계에는 작동이 안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14. 물건이나 장비를 정해진 장소에다 두세요. 가뜩이나 추운데 좁은 공간 안에서 물건 찾는다고 움직이면 짜증이 납니다.
15. 극동계는 동작을 천천히 해야 합니다. 급하게 움직이다간 다칠 위험이 있습니다.
16. 핫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세요. 제가 25년 된 싸구려 거위털 침낭으로 영하 20도 추위를 견딜 수 있는 것은 순전히 핫팩 덕입니다.
17. 바닥 공사에 공을 기울이세요. 냉기는 바닥으로부터 올라오니까요. 저는 인테그랄디자인 그라운드 시트(비상시에는타프로도 쓸 수 있어서 좋아요.), 써마레스트 지라이트 솔, 써마레스트 네오에어, 이렇게 세 겹으로 깝니다.
18. 아무리 무겁더라도 쓰레기는 모두 가지고 내려옵니다. BPL은 못하더라도 LNT는 실천 해야죠.
19. 귀찮더라도 산행 후 정비를 꼼꼼히 하세요. 그래야 다음 산행이 편해집니다.
자료출처 : https://cafe.naver.com/windstopper/72171
첫댓글 잘 숙지 하겠습니다
넵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