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찐하게끊어낸곰탕💦 🍁이들과 무등산 함께했다.＜후기＞

[여유]

호남정맥 10차(유둔재-어림고개)

◾️산행구간 :
호남정맥 10차 (유둔재-어림고개)

■개요 : 지명(고도m 시간')
유둔재(260m 4:50')→저삼봉(▲450m 3:30')→백남정재(370m)→북산(▲778m 5:12)→신선대(5:17')→누에봉(1072m 6:16')→군부대입구삼거리→목교→서석대(▲1100m 7:21')→무등산 천왕봉 (▲1187m 6:35')→인왕봉(▲1185m 7:30')→서석대(1100m 7:40')→입석대(1017m 7:55')→장불재(900m 8:08')→낙타봉(▲930m 8:40')→안양산(▲853m 9:11')→둔병재(413m 9:50')→625.1봉→어림고개(417m 11:20')

◾️산행거리 : 약 21.1k(트랭글)
- 02:50~11:19(8:29분)


며칠 전부터 전국적으로 비 온다는 예보가 있지만... 예보된 시간이 계속 늦춰지고... 광주 무등산 비탐방 구간이 서석대까지만 오갔던 곳이 무려 57년 만에 인왕봉까지 종상이 계방되어 미루던 호남정맥의 중심인 무등산 구간을 11월의 가을과 함께 풍경 속으로 달린다.

요번 산행은 호남정맥 21구간 중 두 번째로 이벤트 팀과 함께 한다.
버스에 오르니 평소와 따르게 차 안이 꽉 차 보인다. 누워서 양다리 뻗고 들머리까지 4시간을 숙면을 취하며 자곤 했는데 오늘은 많이 불편해서 뒤척이다가 잠이 든다.

유둔재(260m 2:50') 도착.
버스가 도착하고 나는 산행 준비가 안 된 탓에 대충 챙겨 버스에서 내려 분주하게 움직여 겨우 준비를 마치고 배낭을 짊어지고...

들머리에 인적 없이 수북이 쌓인 낙엽을 밟으며 유둔재(260)에서 02:50분 산행을 시작한다.

무명봉을 급하게 올라 곧바로 그만큼의 고도를 반납한다.
올라왔다 내려갑니다 다시 제자리로... 호남정맥이 특히 어렵다는 말이 이것 때문이 아닌가 싶다.

깜깜한 어둠과 찐하게 끊어낸 곰탕 같은 안갯속에서 내려온 길을 저삼봉을 향해 다시 올라간다.

저삼봉(▲450 03:30') 도착.
올라 잠시 쉬어 간다.
두껍게 입은 옷을 벗고 반팔 차림을 하니 시원하다. 몸살 때문에 조금 어지럽고 열감이 있는데 옷을 벗어 더 아픈 건 아닌지 모르겠다.
나는 더우면 벗고, 추우면 껴 입고 그게 안된다. 어려서부터 집안 살림이 어려워지는 것을 알고부터는 엄마가 주면 주는 대로 입고 먹고 하며 살아와서 그런지...
가진 것 없이 자라서 몸으로 치장하고 갈아입고 하는 일에 아직도 익숙하지 않다.

다시 그만큼의 고도를 반납하며 내려선 백남정재(370)...
들머리에서 여기까지 3.7km 걸어왔다.

여기서부터 북산(▲778)까지 1.9km 거리의 급경사 오르막길을 따라 서서히 고도를 높여간다.

산행 내내 곰탕으로 멋진 조망은 전혀 볼 수 없으나 오르고 또 오르고 거칠고 미끄러운 낙엽에 쌓여 보이지 않는 길을 조심히 내딛는다.

북산 아래 억새 군락지 가 있다고 하는데 찐한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한참을 좌로 갔다 우로 갔다 ZigZag로 무척 힘들게 오르고...
앞에 가시는 서나 대간 총무님께서 힘이 빠진 것인지 길을 못 찾고 우왕좌왕하신다.

예전 장미단추님께 짐승 길과 사람 길이 다르다고 수차례 교육을 시켜놓아서 그런지 요즘은 잘 찾는다.
산행할 때 선두에 서서 걸어봐야 훈련이 된다. 맨날 맨날 따라다니다 보면 혼자 산행하기 어렵다.

컨디션이 바닥을 치더니 몸살감기 탓에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 뒷에 따라오시는 분이 제대로 걷지도 못할 거 같아 조금 뒤처져 느리게 걸어본다.
젊을 때는 저 산을 달려서 오르곤 했는데 '내가 나이를 먹는구나'...
이렇게 받아들이지...

북산 올라가는 길은...
오르면 오를수록 안개는 깊어져 가고
안개가 자욱한 쓸쓸한 길은
내 마음 같다.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앞사람 뒤 끔 치만 쳐다보며 무념무상으로 오른다.

북산(▲778m 6:16') 도착.
태양열전지판과 통신시설이 있는
북산입니다.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아 그나마 천만다행입니다.
바람은 거세게 불어오고...

어렴풋이 억새 수풀을 지나고 잘 보이지 않는 길을 따라갑니다.

신선대 도착.
희미하게 사각형 모양의 주상절리가 자리 잡고 있는 신선대에 도착합니다. 안개 때문에 볼 것도 없어 바로 내려갑니다

신선대 억새평전 갈림길 도착.
(장불재/ 누에봉)

억새 평전을 지나 우측으로 꼬막재 좌측으로 장불재 방향입니다.
누에봉 방향으로 직진합니다.

누에봉이 금지구역이었을 때는 장불재 방향으로 우회하면서 규봉암을 경유하여 진행하였지만 지금은 누에봉 방향으로 진행이 가능합니다.

급경사를 올라 나무계단과 돌계단 구간을 오르면 송신탑이 위치한 중계소가 나오고 왼쪽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누에봉(1072m 6:16')
누에봉은 능선길이라 봉우리 느낌조차 없고 능선에서 제일 높은 위치한 곳입니다.
트랭글 배치를 알람이 울려서 그제야 누에봉(1072m)이라는 것을 알았다.

안개와 바람 때문에...
사방분간이 어렵습니다.
억새가 한창일 텐데...
낭만은커녕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죽으라 걷기만 합니다.

군부대 입구 삼거리에서..
천왕봉 방향은 군부대 지역이라 출입할 수 없어 우회하여 서석대 들머리 지점까지 1.4km 도로를 따라 '목교안전쉼터'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목교 안전쉼터 도착.
도착하여 허기짐을 느끼고...
지나온 길과 달리 여기는 안개가 없네요.
바람을 피할 곳이 없어 여기서 아침 식사를 한다.
빵 한 조각을 꺼내어 삼키는데 장군 단추님이 따뜻한 커피를 주신다...
조선 놈이 밥이랑 김치를 먹어야 하는데 빵으로 데우려니...
뭔가 부족하다.
부족함이 야...
늘 세상 살며 더불어 살아야 한다...
형편대로...

목교 안전 쉼터에서 식사를 마치고 출발 전 추억을 남겨봅니다.

목교 안전 쉼터에서 서석대 500여 m 돌계단을 오르다 보니 주상절리가 있어 주천골 형님 사진을 찍어 드리고 간다.

바람이 너무 많이 불고 비까지 조금씩 내린다. 포토존이고... 전망도... 가시거리가 얼마 되지 않고 안개가 점점 더 짙어집니다. 서석대에서 조망은 기대하기 어렵겠네요.

서석대(▲1100m 7:21') 정상.
어느덧 서석대 도착하고
새 찬 바람과 찐한 안갯속에서 인증 사진 몇 장 찍고 배낭을 두고 무등산 인왕봉까지 800여 m 인왕봉 정상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천왕봉(▲1187m 6:35') 도착.
은빛 억새 산을 지날 때 트랭글에서 무등산 천왕봉(▲1187m 6:35') 배지가 울립니다.
주위를 돌아보니 짙은 안개 때문에 모든 게 희미하게 보입니다.

인왕봉 탐방객 검침기 앞을 지나고...

인왕봉 정상에 오르는 길은 나무계단으로 되어 있고 군부대 쪽은 바라볼 수 없게 차광막으로 가려 놓았고 반대쪽은 찐한 곰탕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인왕봉(▲1185m 7:30') 도착.
정상은 장벽으로 막혀있고 인왕봉으로 쓰인 돌 두 개가 나란히 있어 여기가 인왕봉 임을 알려준다.
여기까지만 개방되어 있고 정상은 온통 안갯속에 있습니다.

가림막에 가려 인왕봉은 볼 수가 없다.
번듯한 정상석이 있었으면 좋겠지만 형편 대는 대로 저렇게라도 정상석을 만들어 놓은 분에게 감사드립니다.

내려오는 길은...
억새며... 멋진 풍경이며...
아무것도 없다.

서석대(1100 7:40') 다시 도착
아까 놓아둔 배낭을 챙기고 입석대를 향해 출발합니다.
세찬 바람이 불어와 모자가 날아가 버리고...

옷깃을 여미어 보지만 이내 매서운 바람이 얼굴을 때리며 마구 때리고...

입석대(1017m 7:55') 도착.
넓이가 3m 정도 돼 보이는 사각형 돌기둥이 줄지어 서 있고...
보이지 않아 끝을 알 수 없습니다.
입석대 전망대에 올라보니 여기도 곰탕~~

안개와 바람 때문에 조망도 못 보고 간신히 인증만 하고 서둘러 장불재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보이는 것은 안개뿐이라..
달리 뭐라 쓸 말이 없습니다.

장불재(900m 8:08') 도착.
내려서니 희뿌연 안개에 가려져 사방이 희미하게 보인다.
여기서 다들 간식을 먹고 갑니다.

억새 물결 반짝일 텐데...
하얀 안개 숨었어 바람의 일념이며 날 찾아보라 한다...

잠시 파란 하늘과 마을이 내려다 보여 방가 왔는데...
짙은 안개가 삼켜버린다.

낙타봉(▲930m 8:40') 도착.
짙은 안개만 가득하다.
안갯속에서...
무심한 세월은 안개 바람 따라 쏜살같이 흘러가고 같은 자리는 지난 추억만 아른거린다.
그렇게 추억을 만들며 지나간다.

안양산 오르는 길에 때 아닌 진달래가 피었다. 이상 기온 때문에 봄에 필 꽃이 가을에 피니 계절을 망각하고 방황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이처럼 계절 잊은 꽃이 반갑기도 합니다.

안양산(▲853m 9:11') 도착.
도착하여 잠시 숨을 고르고 단체 사진도 찍고 물 한 모금 마시며 쉼을 더해봅니다.

대장은 뭐가 그리 급한지?
빨리 가라 합니다.

안양산을 뒤로하고...
고도를 낮추니 조망이 시원합니다

내리막길은 경사로가 급하고 낙엽 때문에 무척이나 미끄러워고...

다 내려올 무렵, 노랗게 물들여가는 은행나무 단풍이 깊어가는 가을의 물결을 이루고...
참 아름답다.

그 길을 따라 걷습니다.

언제나 반가운 서나 님!
저기 걸어가신다.
이기서 이벤트 팀은 날머리로 선행이 종료하는데...
중탈 안 하냐고? 자꾸 자극해 보지만...
대답이 없다.
이쯤 되면 중탈~ 할 만도 한데...
재미 삼아 골여보지만 대답이 없다.

둔병재(413m 9:50') 도착.
쉼터에 이르니 이벤트 팀이 반겨주신다. 거기에서 물 한 모금 마시며 잠시 쉬며 가려고 했는데 남의 속도 모르고...

비유하자면...
마라톤 선수가 질주를 하고 있을 때 옆에서 손뼉 치고 응원하듯 열렬하게 응원해 주는 바람에 개선장군이 된 듯 마냥.. 어깨 뽕을 달고 출렁다리를 넘는다.

호정길 찾아주셨어 감사~

얼마 못 가 가파른 오름이 시작되고 여기서 잠시 쉬고 있는데 산적 대장이 빨리 가라고 또 난리다.

성화에 못 이겨 다들 일어서고 쭉 뻗은 편백숲길을 가파르게 오르면 2층 전망대가 있고...

에이스 님은 전망대로 올라가시고 나는 뺑이 치며 죽을힘을 다해 올라가는데 힘이 남아도는 모양이다. 역시 1대 간만 하니 에너지가 남는 모양이다.

철쭉길 군락지와 편백숲...
쭉 뻗은 편백나무를 보니 저 나무로 대골 같은 집을 지었으면 좋겠다 란 생각도 해봅니다.

625.1m 봉 도착.
산죽 길을 지루하게 오르고 625.1m 봉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배낭 터리하며 쉬었다...
이제 마지막 내리막길을 내려갑니다.

임도 갈림길이 나오고...
하산길은 맥길로 가면 1km, 임도길로 우회하면 1.4km로 편하게 임도길로 내려갑니다.

저 멀리 안심제(저수지)와 안심 마을이 평화롭게 보입니다.
꾸불꾸불한 임도를 일곱 번 돌아...

쑥부쟁이는 부지깽이라 불리며 자줏빛 도는 국화과 속하는 야생화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귀한 것보다 늘 내 주위에 있어준 것에 더 소중함을 알게 됩니다

어림고개 (375m) 11:20' 날머리 도착.

산행도, 인생도 오늘 내가 걷는 꾸불꾸불한 임도길처럼 굴곡이 있는 부분도 있고 쭉 뻗은 길도 있고 오르막도 내리막도 있다 힘들기도 하지만 한 고개 넘고 나면 느껴지는 행복함이 있다.

오늘도 한 고개를 넘었다.

하산식 (나주곰탕)

대장이 산행 시작부터 곰탕을 먹이더니..
산행하는 동안 골탕을 먹이고 산행 끝날 때까지 진하게 우려낸 곰탕집에서 마무리합니다

낙타봉(▲930m 8:40') 오름길에서

전남 화순군 화순 읍내에서 깨끗이 씻고 금번에 다녀간 그 집에서 육개장, 갈비탕으로 각자 한 그릇씩 받아 배불리 먹고 안주로 나온 부추 수육 무침이 복분자주에 안성맞춤입니다.

시밀레 대장님이 복분자주를 한 병 주시는데 가지고 있다가는 혼자 다 마실 것 같아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한 잔씩 따라 드린다.
인삼주도 한 잔 얻어 마시고 조용히 내 자리로 돌아와 남은 복분자주를 홀짝홀짝 마시니...

이 순간...
세상 그 무엇도...
그 누구도 부럽지 않다.
내 삶 한구석의 여유 속에서
내가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만족감과 행복감을 누렸다.

감사합니다.


#호남정맥
#유둔재-어림고개
#유둔재
#저삼봉
#북산
#신선대
#누에봉
#군부대입구삼거리
#목교
#서석대
#무등산천왕봉
#인왕봉
#서석대
#입석대
#장불재
#낙타봉
#안양산
#둔병재
#어림고개

[킴스님]

여유님 띠지 보면 찬찬이 재미있게 쫒아갔습니다.

앞에 길잡이 감사합니다.

잼있는 산행기 수고하셨습니다 ^^

[여유]

네. 사진를 찍어 오셨군요. 호남 참석 감사합니다

[서나]

여유님 덕분에 나의 하루 무등산 산행이 잘 정리 되었네요.
참 멋진 날이었네요.
고마워요~
오늘도 멋진날 되세요.

[여유]

중탈 안하시고 체력이 많이 올라온듯합니다.

[에파타]

군부대가 모두 철수했나 했는데 일부가 남아 있군요.

아쉽군요.

무등산에 주상절리 바위는 규봉암과 입석대에서 멋지게 보이는데
정맥길을 따라 걸으면

이젠 규봉암을 못 보네요.

규봉암 바위가 참으로 멋있는데

하나를 얻으니
하나를 잃는군요.

이전 11월 초 날씨는 예전에 비해 너무 높아
11월에 안개산행을 했네요.

수고했어요.
이제 3번이면 그 먼 호남정맥도 마침니다.

[여유]

이제 따왔다 갑니다.
소중한 댓글과 관심 감사드립니다.

[하늘마음]

본진을 따라가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느낄만큼 잘 쓰셨어요. 멋져유.

[여유]

회장님, 호남 참석 감사하고요.
이벤트 참석으로 시끌벅적했었던 것 같습니다.
안개 산행은 했지만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생겼어요.
소중한 댓글과 응원에 감사드립니다.

[산적]

산적이가 보채고 서둘러서 죄송합니다 ㅋㅋㅋ
11시부터 비가 온다고 예보가 있어서요,
그리고 날씨가 곰탕이라 이벤트팀이 너무 일찍 하산 하셨어요 ㅋㅋㅋ
기대하고 기대했던 무등산 구간이 날씨가 후져서 아쉽기만 합니다.....
형님 동영상은 언제 올리셔요 ㅋㅋㅋㅋ
항상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여유]

미루고 미루던 산행이었는데 대장이 산행 시작부터 안개 곰탕을 먹이더니..
산행하는 내내 골탕을 먹이고 산행 끝날 때까지 진하게 우려낸 곰탕집에서 마무리하니... 하루 종일 곰탕만 배불리 먹었네요.

이벤트 팀에서 많이 올 줄 알았는데 어묵을 준비를 안 해서 그런가 봅니다.
하산 후 바로 소주 한 잔과 어묵 참 맛있었는데...
요번 산행도 무진장 대장이 애를 많이 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