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추석의 풍성함은 배고픈 우리 민족에게 참 고마운 날이었습니다. 어린이는 일년 365일이 어린이날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지요. 어린이가 행복하고 즐거운 날이 어린이날입니다. 그런데 스승의 날은 선생님들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조금은 어색하고 불편합니다. '연진이' 때문일까요... 그래도 이른 아침부터 등굣길에 레드카펫을 깔고 꽃으로 환대하는 아이들과 학부모님, 참 고마웠습니다.
오늘은 스승의 날입니다. 아이들은 옛 담임선생님께 드리는 편지를 썼습니다. 국어시간에 편지의 형식에 대해 바르게 배웠고 어버이날 편지도 썼기에 제법 사연(?)있는 편지가 완성됐어요. 1, 2학년 때 선생님이 웃터골초에 안 계시면 3학년 친구들의 편지를 모아서 다른 학교로 전근가신 선생님께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강원도 연곡초에 잠시 머물다 온 우리 반 **의 편지는 스캔해서 그 학교에 아직 계신 선생님과 연락하여 문자로 전달했습니다. 저마다 고마운 사연은 아이들마다 다 다릅니다. 선생님에 대한 존경은 아이에게 귀한 선물로 남아있기를 바랍니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 수업 마치고 4~6학년이 된 제자들이 편지를 들고 옵니다. 오후엔 중학생이 된 여학생이 6학년 담임선생님을 뵙고 슬쩍 우리 교실에 들렀다 갑니다. 이렇게 스승의 날엔 '나 잘 살고 있어요'라며 소식 전하는 게 고마운 일인 듯합니다. 학교폭력, 아동학대, 교권 추락, 교실 붕괴 같은 무시무시한 말들 말고, 사랑과 온기가 넘치는 행복한 교실, 더불어 웃으며 평화롭게 잘 자라는교실을 꿈꿉니다.
생각 없이 살면 사는 대로 살게 된다고 합니다. 더 나은 생각은 더 나은 환경을 만듭니다. 선생님이 내민 따뜻한 손이 한 아이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기에 오늘도 무덤덤히 교실을 지킵니다. 번데기가 된 애벌레는 나비를 꿈꿉니다. 앞으로도 아이들의 꿈을 가꾸고 키우는 선생님이 되기를 바라며 소심하게 가슴에 손을 얹습니다. 나를 키워주신 많은 선생님들, 감사해요.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