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중 15기, 졸업 55주년 기념 여행기
예전엔 울진의 남쪽 멀리에 있다 하여 원남면(遠南面)이라 했던 곳, 그곳 남수산 아래에 매화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있었다.
60여 년 전, 원남면의 매화 금매 기양 신흥리에서 나고 자란 어린이들은 거의 모두가 이곳 학교를 다녔다. 매화중 15기 졸
업생들인 우리들도 또한 마찬가지였다. 중학교는 오산 덕신에 이어 이웃 기성면 망양과 근남면 진복리까지 이 학군에 포
함 되어 같이 다녔었다. 그런 우리들이 중학교를 졸업한 지 벌써 55주년이 되었다 한다.
지난 7월 2일, 올해부터 기수 회장을 맡아오는 도석현 회장이 경향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 동기생들을 고향 앞바다로
불러 모아 2박 3일 일정의 친목 모임을 가졌었다. 물론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일부 동기들의 모임은 20여 년 전부터 있어
왔지만, 이번엔 아예 동기들 전부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였다.
7월 2일 일요일 밤, 명사십리와 백 년 곰솔숲으로 유명한 울진 기성면 망양리의 어촌체험 휴양마을의 밤은 숯불 바비큐의
연기 속에 깊어 갔다. 더러는 일 년이, 한 달이 멀다 하고 자주 만남을 이어오기도 했지만, 일부는 졸업 후 55년 만에 처음
만나는 경우도 있었다. 홍안에 미소 짓던 초립둥이들은 누구라 할 것 없이 어느새 그 밝고 곱던 얼굴마다에 작은 검버섯
이 하나 둘 피고, 술잔을 부딪치며 마주 보는 얼굴들엔 저마다 반백 년의 인생사가 잔주름 속에서 묻어나고 있었다. 건네
고, 건네받는 술잔에는 솔숲사이로 내린 별빛들이 잠겨 빛나고, 밤바다의 잔잔한 파도 소리는 소라들의 밀어들을 담아
와 귓바퀴에 맴돌고 있었다. 까만 밤은 그렇게 하얗게 깊어만 가고, 서먹서먹해 미쳐 말을 놓지 못하던 목소리들은 어느
새 55년 전으로 되돌아가 너와 내가 되었다. 하긴, 반백 년의 곰삭은 우정이 어디갔으랴!
다음 날 이른 아침, 설친 잠에 눈을 비비며 해파랑길을 따라 일출맞이 산책을 나섰다. 현종산(顯鍾山) 자락의 옛 망양정지
(望洋亭址)는 동해 일출 맞이 명소다. 이곳은 관동팔경 제1루인 망양정의 옛터다. 지금은 근남면 산포리로 옮겨가 지어졌
지만, 몇 해 전에 이곳에 다시 3칸 정자를 지어 옛 터를 기념하고 있는 곳이다. 발치에 이웃해 있는 해변에는 바다에 잠긴
수중 기암(奇巖)들이 또 다른 승경(勝景)을 이룬다. 마치 작은 규모의 해금강(海金剛)을 보는 듯한 풍취를 그려낸다. 다락
에 올라서 보는 망양정지의 일출은 장관이었다. 조선 조의 숙종대왕이 순수(巡狩)한 까닭이기도 하다.
55주년 졸업 기념 여행을 마치며, 이 여행을 준비한 도석현 회장과 향우들께 감사드리고, 서울을 비롯한 부산 대구 경주
안동과 삼척에서 온 친구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저마다 환한 얼굴에 다정(多情)을 가득히 담고, 힘껏 잡아준 그 손끝에
서 전해오는 사랑과 우정은 진하고 따뜻했었다. 함께한 보람이 아직도 새록하니 앞으로도 긴 여운으로 남을 것 같다.
촬영, 2023, 07, 02~3.
▼ 울진 기성면 망양리 해변 캠핑장, '햇빛들 어촌체험 휴양마을'
▼망양정휴게소에서 본 기성 망앵 해변
▼ 기성 망양 해변
▼ 해빛들 마을 캠핑장 이용 안내
▼여명 때의 망양 해변 - 1 / 지난 해 까지는 해수욕장으로 이용했음.
▼여명 때의 망양 해변 - 2
▼ 망양 해변 일출 - 1
▼ 망양 해변 일출 - 2
▼망양정지 일출 - 1
▼ 망양정지 일출 - 2
▼망양정지 일출 - 3
▼ 망양정지 비
▼망양 선착장 일출 - 1
▼ 망양 선착장 일출 - 2
▼ 망양리 기암 해변 - 1
▼망양리 기암 해변 - 2
▼망양리 기암 해변 - 3
▼망양 해변 쉼터
▼쉼터에서 본 망양 해변
▼ 매화면 덕신리, 망양휴게소
▼망양 휴게소에서 본 기성 망양 해변
▼ 망양휴게소 해변
▼망양휴게소에서 본 오산항 풍경
▼함께한 동기들의 앨범들 / 좌로부터 필자, 김진석,최중경
▼이동욱 교수
▼김진석, 최중경, 장상기
▼숙소 앞 기념
첫댓글 심임회장이 참 휼륭한 분이로군요.
망양해변이 그전보다 더 다채로워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