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표를 떼다가
최은지
더듬던 오솔길에 스며드는 물안개
가다가 머무는 곳 끝인가 숨 돌릴 때
아득한 벼랑 끝에서 흔들리던 발걸음
모롱이 돌다 보니 먹구름만 들레고
어느 순간 달게 된 무거운 이름표들
하나둘 떼어버리니 먹빛 적막 쌓인다
눈비가 내리는 날 다가오는 느린 햇살
어깨 위 쌓인 눈은 빗물로 내보내고
떠나간 이름표 하나 가슴 깊이 울린다
-2024《부산시조》상반기 통권 5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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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지
이름표를 떼다가/최은지
연두빛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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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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