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진 3구간(여원재 - 복성이재)
- 산행일시 : 2012.12.2(일)
- 구간거리 : 약 20키로
- 소요시간 : 6시간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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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원재 출발(02:42) - 고남산(04:13) - 유치재 - 매요휴게소(05:23, 조식 겸 휴식) - 사치재 - (88고속도로 건너 산 중턱- 지리산휴게소가 바라다 보이는 곳 07:05) -새맥이재 - 시리봉 - 아막성터(09:00) - 복성이재(09:20)>
![](https://t1.daumcdn.net/cfile/blog/1717D74C50BDD0D42A)
지난 북진2구간을 처음으로 접하고 난 후 한동안 백두대간 종주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면서 계속 해야하는 이유를 찾기 위해 애를 썼지만 아직 산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수준의 나로서는 답이 나올리가 만무....
"이왕 시작했으니 하다 보면 답이 나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계속하기로 결정하고 나니 다음 대간일이 무척이나 기다려져 이번 한 달이 그렇게 길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부족한 체력을 기르기 위해 주말엔 가능한 많은 시간을 산을 오르는데 할애했고 주중엔 시간나는 대로 헬스장에서 하체단련에 힘을 쏟다보니 대간길에 처음 나섰던 북진2구간 때의 두려움은 많이 사라지고 대간날말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일상이 되었다
드디어 대간일.... 공교롭게 당일날 집안에 급한 일이 생겨 대간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ㅠㅠ
일단 새벽바람부터 분주하게 뛰어보고 그래도 안되면 할수없지 하는 마음으로 하루종일 동동거리다 다행히 오후 늦게 빠져 나올 수 있는 상황이 되어 차를 몰고 탑승지인 상록수역으로 출발~
상록운동장앞에서 같은 탑승자 분들을 만나 11시쯤 한달동안 그토록 오매불망하던 대간행 버스에 탑승... 맘은 들떠 있는데 하루의 피곤이 몰려와 잠을 청하다 보니 오늘의 들머리인 여원재에 도착~
지난번 첫 대간 때 아무것도 모르고 선두그룹에서 출발하면서 고생한 생각을 하면서 이번엔 늦게 출발할까도 생각했지만 그래도 앞에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앞부분에 합류하여 출발한 시간이 02: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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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원재 출발 02:42)
절대로 초반에 무리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시작을 했는데 다행이 이번 구간은 초반에 완만한 구간이 계속되고 또 선두에서도 그다지 빨리 가지 않아 주변은 어두워 잘 안보이지만 고개를 돌려가며 해드랜턴 불빛에 비치는 주변도 살피면서 여유를 부리며 진행할 수 있었다
첫번째 관문인 고남산에 오르는 오르막길을 걱정하며 선두를 좇아 가는데 어? 벌써 고남산에 도착했다. 지난번 초반에 힘겨웠던 생각에 너무 걱정을 했었나? 아님 한달새 내 다리가 튼튼해진건가? 암튼 큰 무리없이 첫째 관문을 통과하고 나니 한결 맘이 편해진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23FD04A50BDCECE0F)
(고남산 04:13)
고남산 표지석은 정상 조금 아래에 있는데 그곳에 도착하니 맨 선두에 계시던 분들이 잠깐의 휴식후 내려가기 시작한다. 우선 길을 모르니 선행자를 따라가야 된다는 생각에 조금의 시차를 두고 같이 출발... 정상부터는 계속 내리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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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요마을 입구 05:17)
드디어 이 구간의 명물로 알려진(인터넷 대간정보) 매요휴게소에 도착.. 이 시간이 05:23분이니 여기까지 2시간 40분이 걸렸다. 출발때 선두는 7시간 정도를 예상했으니 앞으로 4시간 20분 정도 남은 것인데...
시간이 이르긴 했으나 휴게소에서 조식을 하기로 한다. 휴게소 할머니가 창문을 열어 깨어있음을 표시하고 이에 막걸리를 주문하니 묵은 김치를 한사발 내주신다. 시원한 막걸리 한잔에 묵은김치 맛~ 왠지 앞으로 중독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
예전 20대 초반에 산에 놀러다닐때는 산에서 식음이 가능하여 산에 갈때는 버너와 코펠등이 필수였기 때문에 그런 장비가 다 있었는데.. 산에서의 식음이 금지되면서 덩달아 산에 가는 것도 굿바이~ 그렇게 30년 가까이 지나다 보니 취사도구를 아직 장만하지 못하고 있다.
좀 따라 다니면서 대간에 알맞은 것으로 구입하려고 맘은 먹고 있는데 취사도구를 갖고 다니려면 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김밥이나 컵라면 등 간편식으로 준비해 오다보니 이렇게 모여서 식사를 할 때는 좀 미안하다. 그래도 지난번 경험도 있어 라면2개에 김치 1봉을 내어놓고 다른 분이 추운데 고생해서 끓인 라면을 맛있게 먹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칠 즈음에 중간부대가 도착... 식사를 할 때가지 휴식을 취하다가 후미가 오기전에 일부는 먼저 출발을 하기로 하고 출발~ (이때 시간을 확인하지 못했는데 아마 30분 이상은 휴식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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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요휴게소 05:23)
출발 후 한시간 정도 되었을까? 88고속도로가 보인다. 이전엔 지하통로로 다녔다고 했는데 요즘 공사때문에 통로가 막혀서 고속도로를 횡단해야 한다니....... 대간길이 아니면 어느 누가 고속도로를 횡단할까... 여기도 이화령처럼 대간을 이어줘야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조심스럽게 고속도로를 통과... 조금 오르면 다른 산행기에서 본 88고속도로 휴게소가 조망되는 지점이 나오겠지 하면서 오르다 보니 드디어 그곳에 도착... 기념으로 한 컷~ 7시가 지났는데도 아직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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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고속도로 건너 산 중턱- 지리산휴게소가 바라다 보이는 곳 07:05)
이 산도 은근히 힘들다고 생각을 하면서 올라 정상에 있는 헬기장에 도착하니 싸래기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예정시간대로라면 앞으로 2시간 반정도 남은 건데... 많은 눈은 안오겠지 하면서도 혹시 멋진 눈꽃을 볼 수 있을까 기대도 하면서 서둘러 산행을 계속한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84D124950BDCF6711)
( 00산 정상 07:10)
그때 부터 내린 눈이 한시간 정도 지났을 즈음엔 제법 쌓이기 시작한다. 신발로 눈이 들어가 스패치를 하고 싶긴 한데 종착지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그대로 진행하는데 내려막 길에선 제법 미끌어지기도 하고 ~ 이때부터 좀 힘들어지기 시작한다. 아침식사후 같이 출발했던 몇몇중에 세분이 앞서 갔는데 힘들다 보니 내가 점점 처지는 것 같다. 다행히 날이 밝은 상황이라 알바걱정은 크게 없었던지라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뒤따른다.
아침식사한지가 두어시간 밖에 되지 않았을텐데~ 시원하게 들이킨 막걸리 때문인가? 오르막길에선 더욱 힘들다. 체력이 고갈된 것 같아 행동식으로 준비한 쵸콜렛을 꺼내 먹으면서 한걸음 한걸음 작은 종종걸음으로 오르막길을 쉬지 않고 오르다보니 다시 힘이 솟는다
다시 기운을 차려 나아가다 보니 앞서가는 분들의 뒷모습이 보였다 사라졌다 한다... 그리 처지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025BC4F50BDCF8F09)
(?? 08:23)
![](https://t1.daumcdn.net/cfile/blog/0217864B50BDCFB127)
(아막성터 부근 08:56)
오다보니 아막성에 도착~~ 이제 얼마 안 남은 건가? 눈은 점점 쌓여가고.... 아이젠을 할까 말까 다시 고민하다 그대로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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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막성 09:00)
드디어 종착지인 복성이재가 1.2키로 남았다는 표시가 나오고..... 마지막 힘을 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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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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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성이재 바로전 09:12)
드디어 날머리인 복성이재에 도착~ 앞선 가신 3명도 바로 전에 도착한 모양이다.
소요시간 6시간 40분.... 7시간 예정이었는데~ 식사시간 한번밖에 쉬지 않아 좀 빨리 도착한 모양이다.
도로에 발자욱 하나 없이 신세계에 다다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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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복성이재 09:20)
산행이 끝나 뿌듯했던 성취감도 잠시.... 버스가 없다... 눈이 와서 올라오지 못하고 밑에서 대기하고 있을가 싶어 먼저 도착한 4명이 마을 방향으로 내려갔다. 한참을 내려가도 안보인다. 멀리 버스가 있는 것이 보여 가보니 우리 버스가 아니다~ ㅠㅠ 웬지 갑자가 다리가 무거워진다. 지난번에도 버스때문에 뭔가 유쾌하지 못했는데 계속 말썽이다. 다시 원위치로 터덜터덜 돌아오니 그사이 몇분이 도착해 있다. 그렇게 그곳에서 추위에 떨면서 한시간 이상을 기다려서야 버스가 왔다.... 기분좋게 산행했는데 버스때문에 또 ㅠㅠ
역시 이번에도 지난번과 같이 산악대장님이 앞장서서 따뜻하게 먹을 음식을 준비한다. 난 산행에서 젖은 땀이 그동안 식어서 몸이 덜덜 떨리는데....
차안에서 젖은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와 고생스럽게 준비하신 김치찌게와 한잔의 소주를 염치불구하고 또 맛있게 먹었다.
그것으로 끝이 아녔던게다. 안산에 도착해서 또 송년식사자리까지 초대받아 신세를 졌다. 차량 때문에 마시고 싶은 술을 못마신게 좀 아쉬웠지만~
이렇게 두번째의 대간도 끝이 났다. 아직 산행의 기본상식도, 체력도 부족하기 때문에 대간종주라는 거대한 의미를 찾을 여유는 없다. 우선은 그때 그때 낙오되지 않고 사고없이 무사히 마치는 것이 목표이다. 이렇게 계속 하다보면 언젠간 홀로서기가 가능한 날이 오겠지~
벌써부터 다음 산행이 기다려진다~
대간 산행을 위해 항상 수고하시는 수리산산악회 운영진님들께 감사드립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0161254D50BDD09330)
(10:49 출발전 차량옆에서 김치찌게와 소주 한잔)
첫댓글 ㅎㅎㅎ 수고 많았습니다..인내가 필요합니다.대간종주에서 많은것을 얻기를 바랍니다...^_^***
산행즐거웠읍니다.
88고속도로 확장공사구간 감독하는 도로공사현장사무소직원분하고 통화했는데 고속도로무단휭단안하고 대간할수있도록 조치취한답니다..~!!
수고 많이하셨습니다. ^^* .....함께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좋은산행길 좋은추억 되시기 바람니다. ^^*
이렇게 눈이 내리는 겨울이면 어떤때 보다도 산에 즐거움을 더 많이 알게 되는것 같아요
우리 눈내리는 겨울 산을 맘껏 즐겨요~~~
이번 산행에 같이하지 못했지만 산행후기를 보니 같다온 느낌이네요. 너무 부럽고 죄송합니다.다음 산행때는 꼭 참석하겠습니다. 산행후기 즐독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