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경전(經典)에 빠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 ‘이야기’와 그 속에 등장하는 ‘어린이’다. 과연 어린이의 특징이 뭘까? 순수성, 대담성, 용기, 정직... 기타 등등이지 않을까. 이번 캠프에도 어김없이 아이들을 통해 느끼고 배울 수 있어서 흐믓했다. 지금 여기에서의 느낌과 감각, 기분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출하는데, 때론 천둥같은 거침없는 몸짓과 자유로운 행동^^ 때문에 놀라기도 했지만, 모두가 행복할 수밖에 없는, 마치 경전(經典) 속 이야기의 주인공같은 시간이랄까. 총21명의 어린이들... 개인적으로 특히 9명의 3-4학년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나의 배움을 더욱 몸과 가슴에 깊이 새기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사과 속에 씨앗이 있고, 씨앗 안에 사과나무가 있듯, 이미 아이들 내면에 자신의 본질이 있고, 그 중심에 존재의 근원이 있다. 그러니 ‘자신’ 아닌 것이 될 수 없고, ‘자신’ 아닌 것이 나올 수 없음이다. 아이들은 자신이 자신을 지금 자신으로서 만나고 느끼며, 경험하고 표현하며, 성장하며 진화하게 되어 있다. 교사 또한 마찬가지다. 그 길에 우린 때론 햇빛으로, 구름으로, 비로, 땅으로 서로 돕는 관계이다. 아이는 교사를 통하여, 교사는 아이를 통하여 배우는 사랑 밖에 없는 역할이랄까. 둘째날 캠프 도중, 불현듯 내면에서 “잊지마라. 너희가 자신이 배워야 할 것을 가르치는 법이다”(신과 나눈 이야기3권. p.17)는 말씀을 들었다. 배움이 가르침이자, 가르침이 곧 배움임을 다시 한 번 기억하는 금번 캠프를 통한 소중한 체험이었다.
매번 캠프 때마다 느끼는 공통점이 있다. 아이들은 “지금 순간을 산다”는 것이다. 그런데 단순한 “반응”(RE-ACTION)을 넘어 어떤 식으로든 자신을 표현하며, 또 무엇인가를 “창조”(CREATION)함에 있어 몰입할 뿐만 아니라 또 그것에 모든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영어 철자 “C” 한 자만 옮기면, 의미가 이렇게 달라지다니 놀랄 수밖에 없다.(신과 나눈 이야기 2권 p.399-401/ 생의 2% p.196) 어쩌면, 녹슨 칼처럼 무뎌져 있던 내 삶에 경종을 울리는 크신 스승의 말씀임에 틀림없다. 다시 한번 “반응”하는 삶이 아닌 “창조”하는 삶의 패턴으로 전환하게 해준 아이들에게 감사할 뿐이다.
금번 캠프를 통해서도 인정하는 것은, 교사가 아이들의 스승이 아니라 아이들이야말로 교사의 참된 스승이라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어린이야말로 이 땅의 축복이며, 선물임에 틀림없는 사실이자, 진실이 아닐까 생각된다. 2박3일 동안 특히 3-4학년 9명의 아이들에게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신’으로 마음껏 놀고, 마음껏 묻고, 또 마음껏 표현하는 시간이 되어서 무엇보다 내게 밀물처럼 차오르는 기쁨이었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김채린, 김민정, 신지민, 김가빈, 윤수혜, 이진영, 변 준, 이정목, 김승현!!^^
보고 있어도 늘~그리운
채린, 민정, 지민, 가빈, 수혜, 진영, 변 준, 정목, 승현아~~
2박3일 동안 매일 "오늘"이라는 경전(經典) 속의 바탕인 <삼무곡어린이마을-헤이리어린이예술캠프>에서
경전(經典)의 내용을 쓰고 이끌어가는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진실을 표현하며 살아내줘서
고맙고 고맙고 고맙고, 사랑하고 사랑하며 사랑한다.
삼무곡어린이마을 대표교사 백한 김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