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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이야기 중간점검입니다.
저도 정리를 하지 않으면 무슨 이야기하다 여기까지 왔나,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했지?
잊어버리는 경지로 와서...^^;;
쓰는 저도 잊어버리는데 읽는 여러분은 어쩌나 싶은 마음에^^;;
에혀...
본인 걱정이나 하라구요..
아....
네.....
이젠 무슨 말을 할려고 했는지 혼자 중얼거려봐야하는 지경으로 왔다네...
에혀라디여...
수애 닮았다는 얘기 곧 듣겠네요.^^
어찌나 장하게 서론을 빼놨던지..
저도 헷갈려서^^;;
중간점검을 하고 가기로 하지요....
미드 시작할 때 그런거 있잖아요.
지난 줄거리 같은거^^
옷 시리즈1,2,3,4 지난 줄거리.....
(크리미널 마인드 나레이션 분위기로 읽어주삼^^ 그분 목소리 멋짐...
영어로?
네^^
번역은?
각자 알아서들 하시압^^)
-이건 여러분들 영어 나레이션에 따라붙는 자막임^^-
우리가 옷을 아예 안사고 살 수는 없습니다.
옷이 안사고 살 수 있는 물건이었다면 간단합니다.
어디서 구매하는지를 분석하고 거기 안가면 됩니다.
홈쇼핑으로 자꾸 물건 지르니까 홈쇼핑채널 지워버리는 것처럼요.
홈쇼핑에서 뭘 팔고 있는지 몰라도 행복하게 알콩달콩 오래오래 잘 살 수 있으니까요.
근데..
옷을 사지 않고는 살수가 없습니다.
평생 옷을 안사는건 불가능합니다.
그럼 어떻게 할건가...
일단
내 옷장을 열어 안입는 옷들을 정리하면서
실패한 옷을 구매했던 패턴을 분석해보는 겁니다.
그리고 실패한 옷을 분석하고 그것을 다시는 사들이지 않는겁니다.
여기서 실패한 옷, 이 옷을 ‘왜’ 샀는지 고민해보고 연구해보는 대상은
‘사다놓고 안입고 옷장에서 홀로 늙어가고 있는 옷’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살 때는 꿈과 환상에 젖어서 샀는데 안입는 옷.
잘입는 아이템이긴 하지만 계속 중복되게 구입하는 옷 등
원인을 찾아내는 거지요.
그리고 그 옷들을 내다팔거나 남주거나 버리시고..
다시는 그런 옷은 사지 마시기 바랍니다.
돈 내고 배웠으면 써먹어야지요.
그 옷값으로 수업료 톡톡히 냈으니 다음에는 실수하시면 안됩니다.
-나레이션 끝^^-
우리가 절약을 괴롭게 생각하는건 무조건 줄여야한다고 생각해서 괴로운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쓰는 많은 돈이, 충동적으로 사들이는 것, 결국 안쓰고 쌓아놓는 물건을 사는것, 그리고 그것을 보관하는 비용입니다.
꼭 사야하는 것, 잘 쓰는 것, 잡동사니까지 다 섞어서 절약의 대상으로 보니까
절약하는게 힘들고 괴롭고 불가능한 일이 되는거지요.
일단 쓸데없는 잡동사니에 들어가는 돈을 줄이고 나면 절약하는게 훨씬 쉬워집니다.
절약의 일차 목표는 사놓고 안쓰는 거, 사놓고 안입는 옷, 안먹고 버리는 음식이 뭔지 분석해보고 그걸 안사는 게 1차입니다.
그래야 다음 진도 나갑니다.
우리가 다이어트를 할 때 단계가 있는 것처럼 어떤 분야의 돈 씀씀이를 줄이는데도 그 단계가 있습니다.
100키로에서 10키로씩 빼서 나중에 50키로까지 가려면...
그 단계 단계를 잘 지켜야 무사히 목표까지 가고
요요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옷이야기 1,2,3,4,는
내가 사놓고 안입는 옷을 중심으로
내 소비 패턴의 문제점을 짚어보는겁니다.
일단 10키로를 여기서 빼는 거지요.
어쩌면 이 단계에서 3-40키로 빠질 수도 잇습니다.
모든 문제는 다 서로 연결되어 있고 실마리 하나를 잡으면 문제가 다 풀릴 수도 있으니까요.
이제 5편 시작!!
색깔 맞고 체형맞고 자주 입는 옷..
여기까지 진도 나갔습니다.
또 있냐고요?
도대체 언제 끝나냐구요?
아..
말이 너무 많지요?
읽는 여러분이 지겨운데 쓰는 저는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근데...
우리 지금 뭐하고 있습니까?
왜 서로 고문하고 있지요?
수능봐야하는 학생들도 아닌디....
뭘 이리 열심히...^^
이글은 옷이야기 서론 끝내면서 번외편 같은겁니다.^^
1. 자주 입는 장르의 옷이 아닌 다른 장르의 옷이 필요할 때는?
2. 색도 맞고 체형도 맞고 자주 입는 장르의 옷만 사는데도 입을 옷이 없다면 뭥미?
일단 1번: 자주 입는 장르의 옷이 아닌 다른 장르의 옷이 필요할 때는?
저는 대부분의 옷이 정장이었습니다.
정장입는 일을 했고 그 옷이 저한테 잘 어울렸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옷이기도 하고..
거기까지 아주 좋았지요.
근데 이 정장이 나쁜게....
아무 데나 다 입고 다닐 수가 없다는 겁니다.
슈퍼갈 때 정장 차려입고 갈 수 없고
가족들과 놀이공원갈 때 정장 입고 갈 수 없고
친구들 만나서 노는데, 여행가는데 정장입고 못가지요... ㅠㅠ
캐쥬얼은 잘 사보지를 않았고
잠바도 없고 어울리지도 않고
청바지는 하나 있지만...
하이힐만 신다보니 운동화를 신으면 땅으로 푹 꺼진거같고...
하이힐 자주 신는 사람들이 빠지는 함정입니다.
하이힐 신은 키가 자기 키인줄 안다는... ㅠㅠ;;
그것보다 더 낮아진 자기 원래 키를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운동화 못삽니다.
키높이 운동화...
아...
넘 촌스럽습니다.
하이힐로 다져진 내 미감에 도저히 용서가 안되는 실루엣 나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행도 가야하고 가족들이랑 공원도 가야하고 애들 체육대회에도 가야하고 친구들 모임도 가야합니다.
그래서 꼭 필요해서 캐쥬얼 옷을 사러 나갑니다.
어디서 어떤 메이커를 사야할지 몰라서 백화점 갑니다.
캐쥬얼 매장은 정장 매장보다 위쪽에 있습니다.
에스컬레이터 타고 올라가는데...
내가 자주 가는 2층 그리운 그곳, 낯익은 그곳이 보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캐쥬얼 사러 나왔습니다.
씩씩하게 위로 올라갑니다.
면티하고 잠바하고 면바지 정도 사면 될거 같습니다.
몇 군데 돌아봅니다.
아...
촌스럽습니다.
이상합니다.
어떻게 맞춰야할지도 모르겠고..
몇 군데 입어봅니다.
라인이 이게 뭡니까?
가격도 뭐 이리 비쌉니까?
면티 하나 사고...
아..
힘듭니다.
이거 잘 샀는지 어쩐지 잘 모르겠습니다.
잠깐 숨을 돌리기로 합니다.
그러다가 쉬는 막간을 이용해 내가 자주 가는 옷가게 그냥 구경 한번 가볍게 가봅니다.
그리고....
새로 나왔다는 옷을 입어나 봅니다.
살 생각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새로 나왔다고 입어보라고 하니까...
그냥 입어나보자...그런 생각으로....
그래서 걸쳐봅니다.
새로 나온 쟈켓 라인이 예슐입니다.
집에 있는 블라우스에 검은 스커트에 걸칠게 마땅하지 않았는데..
그리고...
지지지지
화면이 바뀌고...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집에 와서 쇼핑백을 열어보니 있어야할 캐주얼 잠바나 바지는 없고
정장쟈켓 딱 들어있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잘하는 것을 계속 하려는 속성이 있고
그길로 나도 모르게 갑니다.
나도 모르게 정장을 사게 되고
그 정장 사놓으면 입기는 할겁니다.
자주 입는 옷이니까요.
그러니 환불하고 캐쥬얼을 사러가는 일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국 저는 캐쥬얼이 없습니다.
그리고 케쥬얼이 없어서, 그걸 입어야할 자리에 대충 이상하게 꿰어맞춰 입고 가고...
그것은 내 패션미감을 상당히 손상시키고 아주 불쾌한 기억으로 남습니다.
그래서 세일할 때 지나가다가 캐쥬얼 아무거나 주워옵니다.
싸니까..
필요할거 같으니까...
내가 이걸 사러 다시 나올거 같지 않으니까...
나중에 입으려고 보면 다 서로 짝도 안맞고 재질도 안맞고 계절도 안맞습니다.
아주 신중하게 서로 짝을 지어 입어봐도, 그렇게 사도 익숙하지 않은 옷이어서 성공하기가 힘든데
그런 식으로 사들이니....
당연히 입을만하게 없지요.
그래서 계속 캐주얼은 마음의 짐이 되고 계속 이상한걸 사들입니다.
캐쥬얼을 주로 입는 분들이 정장 입을 자리 때문에 이런 일을 반대로 반복합니다.
돈은 돈대로 깨지고 옷은 없고..
점점 위축되고 잘하는 것은 더욱 강화되고...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이렇게 입어야할 옷을 짝을 제대로 맞추어서 한벌 장만해놓는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짝을 맞추어서’입니다.
그렇게 교복을 한 벌 장만해서 그 옷이 썩 맘에 들지 않더라도 꾹 참고 그날만 입는겁니다.
한 분야를 개발한 분들, 패션에 대한 눈이 높아져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분야의 옷을 입어야할 때, 눈에 안차서 괴롭습니다.
그런데.....
포기할건 포기해야합니다.
내 돈은 한정되어있는데 모든 분야를 다 패셔너블하게 입을 수는 없습니다.
캐주얼 잘 입는 분은 정장을 짝 맞추어서 구두까지 적당한 가격으로 구입하고, 입어야할 그날 교복삼아 입고 다녀오면 됩니다.
정장 입는 분도 마찬가지로 캐쥬얼 입을 자리에 교복 마련해서 그날만 꾹 참으면 됩니다.
교복을 잘못 샀다...
너무너무 맘에 안든다...
당연히 맘에 안들지요.
내 분야도 아니고 내가 잘 샀을리 없는게 당연하지요.
하지만 그냥 참으셔야합니다.
그거 만회하려면 다시 실수의 반복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맘에 드는거 고르려면 그 분야 전문가가 될 때까지 계속 사야합니다.
안입고 쟁여놓는 옷 늘어날 확률 높아지고
내가 자주 입는 옷 살 돈 점점 줄어듭니다.
이런 날은 일년 365일 중 15일? 많아야 20일입니다.
350:15의 비율로 옷값과 옷 가짓수의 비중을 맞추는게 당연하지요.
그냥 그날 하루 눈 꾹 감는겁니다.
아무도 남의 옷 관심없습니다.
그날 하루 좀 촌스러워도 아무 일 일어나지 않습니다.
경찰출동 안해요.
쇠고랑 차지 않습니다.
하객으로 사진을 찍힐지도 모른다구요?
남의 결혼식, 회갑연에 내가 좀 촌스럽게 찍히면 어떻습니까?그 사진 주인공들, 본인 얼굴 보느라 손님들 뭐 입고 왔는지 신경쓰는 사람 한명도 없습니다.
내가 앞으로 연예인 될거 아니니까, 그 사진 캡쳐돼서 돌아다닐 일도 없습니다.
2번:색도 맞고 체형도 맞고 자주 입는 장르의 옷만 사는데도 입을 옷이 없다면 뭥미?
저는 정장이 잘 어울리고 정장을 자주 입고 옷 잘입는다는 이야기도 듣습니다.
네.
네.
들었었습니다. ㅠㅠ;;
저는 정장 중에서도 각잡힌 코트나 쟈켓이 좋습니다.
저에게 옷 지름신이 내리고, 구매 후 가장 만족도가 높은 것이 쟈켓과 코트입니다.
이 쟈켓과 코트가 얻어걸리는대로 막 사들이기에는 비싼 아이템이고 핏이 중요하니까 잘못사면 실패의 타격이 큽니다
그래서 지나가다가 예뻐보인다고 아무데사나 막 사지는 않습니다.
이미 좋아하는 옷이고 자주 입으니 충분히 많습니다.
해가 바뀐다고 뭐 별다르게 다르지 않는 아이템입니다.
문제는 코트나 쟈켓만 입고 나갈 수는 없다는 겁니다.
바바리맨도 아니고 말입니다.
바지나 치마를 입어야지요.
그러니까 당연히 바지나 치마도 사야합니다.
그래서 바지나 치마를 사러갑니다.
가게에 가서 바지나 치마를 고르고...
어떤 옷에 어울리는지 봐야하니까 매장에 있는 쟈켓을 하나 걸쳐봅니다.
어머나..
깜짝이야... .
거울속의 저 여인은 누구져?^^;;
올해 자켓은 참으로 독특하고 유니크하며 댄디하고 쉬크한 라인으로 출시되었으며
이 디테일한 소매 끝 마감은 예술혼이 깃들듯하고
뒷태의 자크르르함은 차도녀의 시크함을 장인 정신으로 승화시켜놨다는,
그래서 전국매장에서 난리가 났으며 곧 완판을 앞두고 있다는
매장 매니져 언니의 말이 전부다 뻥은 아닌거 같습니다.
예술작품으로 불리워도 별로 손색이 없을 이 쟈켓의 가격을 보니 바지가격하고 얼마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 차액만 주면 이 퐌타스틱한 자켓을 살 수 있는데 이 돈으로 바지를 사는건 어쩐지 아깝게 느껴집니다.
치마나 바지는 좀 쌈지막한 메이커나 보세에서 오늘 입어본 것과 비슷한거 사면 될거 같습니다.
그래서...
쟈켓을 사가지고 나옵니다.
그럼 다른 가게에 가서 싼 치마나 바지라도 사느냐.
안삽니다.
다른 데서 안사봐서 잘 못사겠고...
오늘은 돈도 많이 썼고 이미 만족스러운 쇼핑이 되었으니 다음에 사러가기로 합니다.
물건이 없냐?
돈이 없어서 못사지.
언제든지 살 수있어...
그렇게 생각하며 다음으로 미룹니다.
그리고는 안삽니다.
그동안 몇 번 다른 곳에서 샀더니 색깔 어울리지 않고 어쩐지 재질도 안맞고 그래서 못입고 버렸던 기억이 강해서 사러가기가 부담스럽습니다.
그럼 어떻게 되느냐?
짝 못맞추는 쟈켓만 하나 더 늘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는 그 사실을 모릅니다.
이번 달에도 나는 옷값이 상당히 나갔는데...
왜 입고 나가려면 입을 옷이 없는지 참으로 이상합니다.
그러다 다시 깨닫습니다.
바지가 없구나..
바지를 사야해.
그걸 통감하고 다시 바지를 사러갑니다.
또 쟈켓 사옵니다.
'내 머리속의 지우개'가 아니라 '내 쇼핑백속의 쟈켓' 영화를 하나 찍을 지경입니다.
무한반복입니다.
그러니 옷장은 미어터지고 버릴 옷은 하나도 없고 입을 옷도 없습니다.
그럼 바바리맨으로 살았느냐.
아니요.
어느날 굳은 결심을 하고 보세가게에 가서 바지를 삽니다.
입어보고 대충 디자인 괜찮은 걸로 삽니다.
근데 색깔별로 삽니다.ㅜㅜ;;
까만색, 황토색, 아이보리...
다시 사러 나올거 같지도 않고 그동안 바지 때문에 괴로웠고 어쩐지 굉장히 싸게 느껴지고
이 디자인이 괜찮은거 같으니까...
잘 입느냐...
아니요...
바지가 없으니 이거라도 입기는 입지만...
‘잘’ 입지는 못합니다.
뭔가 만족스럽지가 않습니다.
그렇게 색깔별로 산 것 중에서 한 개만 잘 입습니다.
처음 입어봤을 때 괜찮았던 색깔, 그것만 잘 입고 나머지 색깔별로 더 산 옷은 거의 안입습니다.
제가 옷을 사는 패턴은
마치 동태찌개 재로 사러 나가서 동태만 잔뜩 사오는 꼴입니다.
부대 재료와 양념들 사려니 동태가격하고 비교하면서 아까워서 못사는 꼴이지요.
동태 한 마리 5천원이네요.
파 한단이 3천원이고 무가 2천원입니다.
동태가 5천원인데 파하고 무가 너무 비싸게 느껴집니다.
고춧가루하고 마늘을 사려니 이것도 합쳐 5천원입니다.
계속 동태 값과 비교합니다.
동태값을 봐서는 15,000원으로 동태찌개 3남비 끓일 수 있는데
부대재료 때문에 한남비밖에 못끓이는거 같은 생각이 들어서 아깝습니다.
그래서 동태 3마리 사들고 옵니다.
동태만 3마리...
이걸로 찌개가 됩니까?
돈은 돈대로 들고 재료는 따로 놀고 요리는 안되고....
제가 옷사러 가서 딱 하는 짓이 이겁니다.
그래서 제 옷장에는 자켓만 있고 냉장고에는 동태만 있습니다.
쟈켓은 멋지게 입어지지가 않고
동태는 짐덩어리가 돼서 냉동실로 갑니다.
그래서 옷장 정리할 때 묵은 쟈켓은 버려지고 냉동실 정리할 때 동태도 버려집니다.
그러다가 무가 어느날 엄청 쌀 때가 있습니다
한 개에 5백원입니다.
그럼 무를 사옵니다.
싸니까 두 개 삽니다.
제가 색깔별로 바지 사는 꼴이지요.
이젠 냉장고에 무만 2개 있습니다.ㅜㅜ;;
제가 목폴라 홀릭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쟈켓 홀릭인줄은 몰랐습니다.
옷장을 정리하면서 알게된 사실이었지요.
목폴라는 싼 아이템이고 아무데서나 사고 아무거나 사서 실패해도 별 타격이 없는데
쟈켓은 그렇지가 않으니 비싼 곳에서 사게 되고 많이 사지 못하고
그러니까 몰랐던겁니다.
다른 옷을 사야할 돈을 쟈켓 구입에 계속 쏟아붓고 있는걸 모르고 있었지요.
이 쟈켓은 예술인데 왜 안입고 묵었을까 생각해보니 맞는 이너나 하의나 가방, 마땅한 신발이 없는겁니다.
아이템 하나 잘 사는건 옷을 잘입는거하고는 무관합니다.
옷을 입고 나가려면 이너도 입어야하고 하의도 입어야하고 가방도 들어야하고 신발도 맞는 걸 신어야합니다.
그래야 밖에 나갈 수가 있습니다.
집에서는 자꾸자꾸 입어보고 맞춰보는데
그 옷 하나로는 예술이고 마음에 쏙 드는데
결국 나갈 때는 안입고 나가는 옷이 그런 옷입니다.
그렇다고 그 옷에 맞추어서 하의도 사고 가방도 사고 신발도 사자니...
그렇게까지 투자할만한 옷은 또 아닌겁니다.
옷을 살때는 무지하게 관대하고 막 잘입을거 같고 상상이 샤방샤방하고
내가 가진 것들과 다 코디될거 같고 한가지 정도만 더 갖추면 충분할거 같지만
옷이라는게 그렇지가 않습니다.
저는 모든 옷을 한 메이커에서만 사는데도 그게 안됩니다.
옷마다 그 옷에 맞는 바지는 또 다르고 들어야할 가방이나 신발은 또 다른 겁니다.
그리고 내가 완벽하게 깔맞춤으로 갖춘 옷이 있으면, 내 눈은 이미 그 수준에 맞춰져서
좀 허술하고 좀 안어울리고 좀 부족한 것이 용서가 안됩니다.
이미 깔맞춤으로 잘 맞춰진게 있는데, 그래서 그걸로 멋스럽게 입고 나갈게 있는데
그걸 놔두고 대충 맞춰서 다른걸 입고 나갈 이유가 한 개도 없는겁니다.
옷은 절대 단품으로 그거 하나 예쁘다고 사면 안됩니다.
그 옷이 제대로 입어질려면
다른 것들이 다 맞춤으로 맞춰져야합니다.
집에 있는 걸로 대충...
절대 대충은 없습니다.
옷을 하나 살 때는, 이것 하나가 아니라 전체 셋트로 맞춰서 사야한다는걸 꼭 잊어서는 안됩니다.
전체 셋트로 맞출 돈이 없으면 애초에 그 단품을 사면 안됩니다.
안입게 될 확률 99%니까요.
옷 살 때는 엄마 마음, 엄마 눈,
입고 나가려고 이것저것 걸쳐볼 때의 내 눈은 매의 눈ㅜㅜ;;
이게 바뀌어야하는데 말입니다.
살 때는 매의 눈, 입고 나갈 때는 막눈...
이거 왜 안되는겁니까?
그 옷을 살 때 천진난만, 희망과 긍정에 넘치던 나는 도대체 어디로 갔단 말입니까...
저는 쟈켓 하나 입어봐서 그 자체로 멋져서 샀던 그 문제가 계속 반복되고 있었고
심지어 홀릭인 목폴라와 쟈켓마저도 서로 따로 구입하고 있었습니다.
각자 하나하나는 예술입니다.
보는 눈은 높아져서 이젠 평범한건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따로따로 그 하나로써 멋진 경지로 점점 가버립니다.
근데 그걸 각잡힌 겨울 코트에도 하고 있더란 말입니다.!!!!
그러니 옷장이 어떻게 됐겠습니까...
옷장 정리할때까지 그걸 절대로 몰랐다는 거...
옷장을 세 번째 쯤 정리하면서 제대로 깨달았습니다.
지금은 절대로 쟈켓하고 코트하고 목폴라는 안삽니다.
이미 충분하고 차고 넘칩니다.
앞으로 10년은 쟈켓하고 코트는 안사도 됩니다.
아..
10년은 너무하고 최소 3년은 안사도 됩니다.
물론 목폴라는 다 정리한 후 안삽니다.
정리해버린 목폴라가 그렇게 많으니 얼마나 생각나는게 많겠습니까.
정리한지 5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삼삼하게 기억나는게 많습니다.
조금만 추워도 생각나고 바지하나 사도 여기 맞춰입었으면 좋았을텐데 싶은 목폴라가 서너개는 생각나고...
요즘은 정장 입을 일이 없으니 야상이나 패딩을 들여다보면서, 목폴라는 정장이 아니라 이런 옷에 입어야하는 거구나... 깨닫습니다.
남겨놓은 목폴라가 있었다면 잘 입었겠네... 싶은거 많지요.
물론 목이 짧아져서 안어울리지만, 추운데 멋이고 뭐고 어울리고 뭐고 껴입었겠지요.
그래도...
그때 정리한게 참 잘했습니다.
생각나고 후회되는거 많지만 그때 정리 안했으면 저는 이 모든 과정을 무한반복하고 있었을겁니다.
제가 최선을 다해 나열한 이 어딘가에 여러분 옷장의 문제점이 있을겁니다.
제가 뭐 특별히 이상한 사람일 리가 없으니..
아..
네...
저 이상한 사람 맞습니다.
네...
5번. 이유없이 미친듯이 사들인다.
이건 치료의 차원이니, 옷 이야기 마지막에 진지하게 얘기해봅시다.
이건 나중으로...
아...
진짜 서론 끝!!!!!!!!
그리고...
잠깐...
거기 글만 읽고 나가시는 분...
쇤네 드릴 말씀이 있사옵니다.
일단 전설의 고향 BGM 깔렸다 치고......
“이 글을 쓴 아줌마네 집에는
댓글을 읽어야 다음 글이 생각난다는 슬픈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어.“
에혀.........
참으로 슬픈 전설일세....
이렇게 해서 댓글바위 전설이 만들어지는건가?
선리플 후감상~~
미리 글 감사합니다~팬이에요~~^^
저도 선리플 후 감상~~
왜? 당근 리플을 부르는 글이니까
원고료 투척입니다용
우선 원고료부터 투척하구요
무지하게 반갑고.. 또 엄청나게 감사해요~
복 마니마니 받으세용^^
원고료투척
맛난거 드시면서. 하세요
오호라 무한감동 여러가지 tip ....감사합니다. 제이야기인줄 알았습니다.
잘 봤습니다~~ 계속 잘 보고있어요~
얼마전 글에 칼라 테라피 그거 감명깊게 읽었어요. 저한테는 신세계였어요.
내가 좋아하는 색과 나한테 어울리는 색이 다르다는거요 @.@
왜 이런건 분석할 생각을 못했을까....
님~ 심하게 존경합니다~
내 서랍장 70%가 입지 않고 지난 지가 5년은 넘은 옷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나는 그리 많이 산 사람은 아니다...는 사실과,
언젠가 아쉬우면 없는 옷에 더 궁색해 회피 사이
오락가락 했었는데
살짝님 꼼꼼하시기가 가카급;;
항복!!!!!!!!!!!!!!!!!!!!!!!!!!!!!!!!!!
주말에 정리들어갑니다~!ㅎㅎ
맞아요. 저도 제가 좋아하는 원피스만 주구장창 사고
회사 다닐때 필요한 기본 아이템 검정 치마, 검정 바지 하나 제대로 안갖춰나서
옷을 이리저리 입기가 불편해요...흑....그걸 알고도 이상하게 저건 사러가기가 싫은지...
원고료 투척!!
다른글도 공감하며 읽었지만 오늘은 거의 저와 비슷해요.
저도 정장입는 회사를 올해로 24년째 다니고 있어요.
사이즈 변화 없었던 관계로 그간 많은 정장이 장농에 가득하네요.
그런데....
제가 2월말이면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삶을 살아요(해외로).
정장은 친정에 맡겨두고 갈건데 가지고 갈 마땅한 옷이 없네요 ㅜㅜ
와 오늘 글은 특히 와닿아요 ㅎㅎㅎ 동태찌개재료 안사고 동태만 산다는 표현이 특히 와닿고 기억에 남네요. 그리고 정말 말씀하신대로 옷은 한 아이템 이쁘다고 득템해서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닌거같아요. 다른 소품, 다른 옷들과 매치할 수 있는가가 관건인듯. 좋은 말씀 오늘도 감사합니다 !!! ㅎㅎ
내년엔 새똥님 덕분에 옷값이 확 줄어들듯 ㅎㅎ
맞아요 저도 니트만 잔뜩 있어요
전 물욕이 없는 편인데도 그러네요
오늘도 잘봤어요~
읽을때마다 핏이 예술~이 아니라 글솜씨가 예술이세요 ^^
10년만 먼저 읽었다면 울동네 패션사에라도 한줄 그을 수 있었을텐데. .
저희 친정엄마는 옷을 살땐 마네킹을 홀랑 벗겨오곤 하셨지요.
그게 은근 패셔너블했던 울 엄마의 패션철학이셨다는
(일닼 그 옷은 안전하다는^^;)
나도 몰랐던 저의 실패요인을 어쩜 이렇게 잘 분석해주셨는지~!
동태찌개에서 완전 뜨끔입니다 ㅎㅎ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저도 제옷 정리 했습니다.
거래처 에서 선물 받은 옷들... 계절이 되면 입을법한 옷인데... 실은 그 계절이 와도 안입게되는...
흰색 얇은 자켓이 이쁜데...입고 조심스러울게 싫어서 안입다보니... 그냥 걸어놔도 벌써 약간 누래지는거..
좀 커서 나중에 배 더나오면 입어야지 했던거... 지금보니 유행이 너무 지나서..
옷장은 정리했는데... 이젠 서랍장안의 것들도 정리 해야합니다...
근데 새삼스러운것은 내옷보다 남편옷이 거의3배.... 버리는걸 못해요... 옷장이 거의 남편옷...
난 뭘입고 살았었나....싶어요..
공감 백배입니다.
고맙습니다.
새똥님 글 구절구절 와 닿습니다.
원고료 우선 내고 무한반복 리딩 들어갑니다 ㅎㅎ
딴거보다 마지막에 빵터졌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슬픈전설이 전설이 되지 않도록 댓글 투척하고 갑니다
맞아요~
저도 다른거 사러 갔다가
가디건이랑 니트류 사고 온 적이 많아요.
옷은 자주 정리하는 편인데
정장류를 한번 싹 정리했더니
정작 입을 정장이 없네요
정장 고르는 팁 좀 알려주시면 감사~
요새새똥님 글 잘 읽고있는데 근데 어제 10분간 저에게 귀신이 왔다갔습니다.
패딩 사러갔다가 왜 쟈켓까지 덥썩 사갖고 와서는 인터넷으로 같이 입을 구두, 원피스를 찾고있을까요
정말 소매만 줄이지않았다면 당장 취소해버리고 싶을정도로 엉엉 울고싶습니다.
그동안 아끼고아끼고 잘 살았는데......내돈내돈 ㅠㅠ
답글달려고 로그인 했습니다. 저도 디스플레이된거 보구 반해 사온 박시한 자켓.. 허리 라인도 없구, 길이도 어정쩡하게 길고.. 일명 보이프렌드 자켓... 집에와서 입어보니, 미니스커트랑 입어야 그 핏 나겠더라구요... 근데 미니스커트는 절대 내 종목 아니구...
아.. 핏 좋구, 원단 좋구, 내맘에 꼭 들지만 같이 입을 옷이 마땅치 않던, 심지어는 비싸기까지 했던.. 그 자켓이 심하게 생각나네요... (결국 쫄바지 하나 사서 입긴 했습니다만...)
5번. 이유없이 미친듯이 사들인다.
이건 치료의 차원이니, 옷 이야기 마지막에 진지하게
이 글 간절히 기다릴게요,,벌써 수년째 수천만원을 이런식으로 쓰고 있습니다.
돈 모았으면 아파트 전세얻을 돈을 이렇게 쓰네요 ㅠㅠ
구제해주세요
저는 죽기 전에 제가 사들인 물건들 다 정리하고 간다를 목표로 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새똥님 글 잘 읽고 있어요.
하지만, 미국에서 옷 세일하면 정말 눈이 휘둥그레져가지고 한국에서 이건 얼마니까 사게 되요. ^^;
근데, 아이들 옷은 막 사게 되어요.
지금 애들이 6살, 3살인데, 남매다 보니까
앞으로 클 거니까 막 사게 되는데요...저 미친짓 하는 것일까요?
넘 재밌게 잘보고 있습니다. 메모하면서 봐야할것 같은 압박감이 ^^
잘 보고 있습니다. 애낳고 살쪘다고 제대로 옷 안사고 몇년 버티다가 뒤늦게 제 몸을 받아들이고 어울리는 것들로 사들이고 있었는데 또 아기 가졌어요 ㅜㅜ 이번에 낳고 나면 목숨걸고 살빼서 결혼 당시의 몸매로 돌아가렵니다. 뭐 그 때도 그닥 훌륭하진 않았지만요.. 최고의 쇼핑은 아무래도 다이어트인 듯..
애독자로서 한마디.
동태찌개 비유 최고!
닉네임 검색해서 새똥님 새 글 있으면 눈이 번쩍해요. 오늘도 우하하 웃으면서 무지 공감해가면서 잘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아참,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도 목폴라만(것도 한번도 안입은) 수두룩ㅠ.ㅠ
이 목폴라를 입으려니 바지가 안 맞고 겉에 외투도 이 옷과 안 어울리고...
근데 목폴라는 왜캐 많은거야. 것도 거무티티한 색으로만 쫙~~~~~~~
저도 반성반성........
가방 얘기도 좀 들려 주삼
새똥님의글을 한달전에만 읽었더라면...
올해40 아줌마가 가죽바지가 뭡니까 가요대전에 원더걸스가 입었더군요
가죽바지랑 양털무스탕 ...미치겠어요 돈아까워서
진짜 아픈 경험으로 생각하고 옷매장 거울안볼랍니다
좁은 붙박이장안의 겨울코트
줄줄이 블랙코드, 나름 디자인 달리해서 샀다고는 하지만,
그래서 더 입지 않은 옷이 늘어났네요.
옷걸이도 숨쉬게 오늘 꼭 정리해야겠어요.
언니, 사랑해요! ㅋㅋㅋ
이미 옷 이야기2편에서 한 번 옷장 정리 했는데 한 번 더 해도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이 글을 읽으니 자꾸 바지를 사야할 것 같은...- -
아침에 출근해서 새똥언니 글 찾아 읽는게 기쁨이에요 ㅎㅎ
정말 재밌고 교훈되고 실천의지까지 히히히
고마와요^^
살때는 막눈 차려입고 나갈때는 매의눈이 되어서 제가 입을게 없군요.
치료차원의 지름분석도 꽤나 중요한 사안인듯합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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