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일 하나에도 우주 진리 담겨있어
벽봉 스님
우리가 생활하는 가운데 바른 것이 있으니 항상 바른 마음,
바른 생각, 바른 행동으로 정진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또, 작은 일 하나에도
우주의 진리와 생명의 가르침이 담겨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온 마음을 쏟아야 한다는것도 강조합니다.
이것이야말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수행하고
깨침을 얻으려는 수행인의 본분인 것입니다.
작고 보잘것 없는 일 하나에도 온 마음을 쏟아 바라본다면
작은 옥수수 한 알에도
온 우주 생명의 가르침이 담겨 있음을 알게 되고
하찮은 옥수수 하나도 귀하게 여기게 됩니다.
자연히 바른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마음은 바른 생각으로 이어지고
바른 행동으로 옮겨져 생활속에서 스스로 정진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불자의 삶이요, 수행인 것입니다.
그런데 모두 자기 앞에 놓인 실상을 바로 보지 못하고
가르침이나 수행이 멀리 고차원적인
그 무엇이라는 기대와 환상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항상 번뇌가 끊이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 요즘 사람들은 돈을 삶의 척도로 삼고 생활하다 보니
끝없는 욕심으로 번뇌에 끄달리지요.
바른 마음으로 바른 생각을 갖고 바른 행동으로
정진해 나가는 것이 쉽지 않은 것입니다.
욕심이란 끝이 없어서 좋은 것을 가지면 가질수록
더 좋은 것을 탐하는 법이니까요.
자기 삶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 갖추고,
나머지는 남을 위해 써야하는데
그게 쉽지 않아 항상 번뇌에 끄달리는 것입니다.
나는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一日不作 一日不食)’는
백장선사의 가르침대로 살기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아침 저녁 예불시간과 하루 세끼 공양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밭에서 일을 했지요.
가을에는 밭작물을 거둬들이고,
겨울에는 땅을 파서 다음해 농사를 대비했습니다.
일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했습니다.
그렇게 일하는 동안 작은 일 하나에도
우주의 진리와 생명의 가르침이 담겨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깨 한 대공과 옥수수알 하나에도
우주의 진리와 생명의 가르침이 들어있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을 어느덧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일과 수행, 기도와 정진이 따로 없이 하나라고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일하는 시간 기도하는 시간을 따로 분별하지 말아야 합니다.
모든 일을 자연스럽게 대하고 순리대로 처리하면 되는 것입니다.
가끔 힘든 일도 생기지요. 모두 수행의 과정으로 봐야 합니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모두 끊임없이
배우는 수행의 과정이려니 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어렵다 힘들다 생각했던 일들이 저절로 풀려나갈 것입니다.
예전처럼 일을 못하게 된 요즘도 나는
그런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지극히 단순한 일상 속에서
단조롭다 지겹다 생각할 겨를이 없을 만큼
값진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하루 두 번의 포행시간에서 또 다른 수행의 맛을 느낍니다.
내가 딛는 한 걸음 한 걸음에 정성을 다하지요.
지극정성으로 ‘아미타불본심미묘진언’을 염하는 가운데
건강도 차츰 좋아지고 있습니다.
세상일을 하는 재가불자들도 일을
수행으로 승화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불자들이 가정에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갑자기 찾아와서
무슨 기도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묻곤 하는데
기도는 무슨 일이 있을 때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가 필요할 때만 기도를 하는 ‘편리한 사고’를 가지고
생활하는 사람은 불자라고 할 자격이 없습니다.
불자의 삶 자체가 기도이고 수행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불자들은 이를 위해 부처님의 가르침인 인연법을 철저히 믿고
기도를 하든지 염불을 하든지 일을 하든지
늘 참선하는 마음으로 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인연법을 확실히 믿기만 해도
삶 자체가 조심스럽고 신중해지기 때문입니다
또, 모든 생명이 불성을 지녔음을 알게 되고,
당연히 그 생명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이에 따라 지혜도 갖추고 착한 일만 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니 무슨 일을 하든 깊은 믿음이 있어야하고,
수행하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가수행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달마대사와 양무제 사이에 오고간
유명한 이야기를 통한 가르침을 명심해야 합니다.
달마가 불심이 강하고 공덕을 많이 쌓은 양무제에게
“공덕이 없다”고 한 까닭을 잘 알아야 합니다.
이 말은 곧 수행을 통한 무루(無漏)의 공덕이야말로 참 공덕이며,
밖으로 쌓는 공덕은 인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유루(有漏)의 공덕일 뿐이라는 간절한 가르침인 것입니다.
즉 출가자라면 불사도 좋고 포교도 좋지만
먼저 치열한 수행을 통한
자신의 본래면목을 활연관통(豁然貫通)해야
올바른 포교와 불사를 할 수 있고,
참된 공덕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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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셔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