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위 열전
집념의 마력, 바위에 미친 행복한 도전자들
손재식 지음|448쪽|25,000원출간일 2008년 5월 16일|ISBN 978-89-960005-6-3 03800
믿을 수 있는가,
이들의 집념 그리고 바위의 마력
손등이 터지고 손발톱이 깨지는데도 아랑곳없이 깎아지른 전인미답의 바위에 길을 내는 이들이 있다. 바위를 사랑하고 바위에 미친 클라이머들이 바로 그들이다. 열정과 패기로 똘똘 뭉쳐 도무지 포기를 모르는 이들. 이 책은 우리나라의 대표 암벽인 북한산 인수봉과 도봉산 선인봉에 최초로 길을 낸 맹렬한 클라이머들의 도전기와 개척기를 담고 있다.
우리 시대의 보물과 같은 산악 사진가인 손재식의 통쾌한 사진과 함께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실감나게 펼쳐진다. 저자는 본인이 뛰어난 클라이머이면서 우리 시대 최고의 산악 사진가이다. 그리하여 인수봉과 선인봉의 바윗길 도전자들을 그 도전의 현장으로 다시 부르고 그들과 함께 직접 바윗길을 오르면서 바윗길 개척에 얽힌 세세한 이야기를 모으고 그들의 동작을 렌즈에 담아 이 책을 완성할 수 있었다. 바위 위에서 다시 흐르는 땀방울과 현장에서 터지는 불의의 탄성까지도 고스란히 담아냈다.
북한산 인수봉과 도봉산 선인봉은 세계적으로 소문난, 전 세계 클라이머들이 부러워하고 도전하고 싶어 하는 암벽 등반의 명소이다. 비록 오래 전 가장 기본적인 암벽 등반 장비인 피톤도 갖추지 못한 채 책걸상에서 떼어낸 앵글 따위를 지니고 산에 올랐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이들은 인수봉과 선인봉에 오를 수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행복했다고 말한다.
이 책이 담고 있는 행복한 도전자들의 인생 열전은 곧 북한산 인수봉과 도봉산 선인봉의 개척사를 보여준다. 북한산 인수봉과 도봉산 선인봉의 개척사를 읽는 것은 그것으로서 우리나라 암벽 개척사의 가장 핵심을 읽는 것이다. 인수봉과 선인봉이 한국 암벽 등반의 이른바 메카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가 바윗길 개척의 주인공들과 다시 함께 오르며 곁에서 얻은 이야기들과 현장에서만 담을 수 있는 다채로운 사진과 함께, 인수봉과 선인봉의 바윗길을 직접 올라보려는 이들을 위해 각 바윗길의 개념도 일러스트레이션을 실었다. 그리고 세부 길잡이, 그리고 각 바위면의 전경 사진과 특히 집대성판으로 최초 제공하는 180여 개 바윗길 길잡이 도표를 제공한다.
바윗길 길잡이 도표는 바윗길 위치, 형태, 등반 거리, 총 마디, 최고 난이도, 주요 장비, 소요 시간 등 등반에 필요한 사전 정보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그동안 상이한 정보가 떠도는데다 심지어 미상으로만 기록되어온 외진 바윗길의 개척 연도, 개척자 정보까지도 이번에 확인되었다. 총 38장이 실린 바윗길 개념도 일러스트레이션은 바윗길의 등반선을 확연하게 보여줄 뿐 아니라 마디마다 친절한 설명이 적혀 있어 암벽 등반 초보자에게도 유용하다.
전인미답의 바위에 길을 내는 행복한 도전자들의 드라마가 산악 사진가이며 투명한 문장의 저자 손재식의 에세이로 되살아났다. 저 도전자들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열정 가득한 삶의 단면이며, 묵묵히 우리 곁에 있지만 다가갈수록 빨려드는 바위의 깊숙한 마력이다.
깎아지른 바위 위에서
가슴 뜨거운 인생 열전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한국 바위 열전에는 페이지마다 도전의 명장면들이 펼쳐진다. 그것은 꿈을 가지고 한 가지 목표에 몰두하는, 바로 그래서 첨예한 곳에 위태롭게 매달려도 행복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우리들에게 선사하는 감동의 순간들이다.
#1. 책걸상에서 뜯은 앵글을 장비 삼아 세계 최난도급의 길을 내다
(인수봉 서측면 오버행 편)
1960년 10월 중순경, 정병선, 변용관, 송규호 등은 인수봉 서측면 오버행 개척에 나섰다. 어렵지 않게 넷째 마디 오버행 아래까지 오를 수 있었지만 가장 어려운 다섯째 마디는 밑에서 보던 바와 달랐다. 완전한 오버행(바위 경사가 마치 천장처럼 90도 이상으로 드리워진 곳)이었다. 변변한 장비도 없던 그들은 한양대학교 예술관 건물에 쌓여 있던 책걸상에서 앵글을 뜯어내, 구공탄 불에 달구어 다듬고 볼트 구멍에 철사를 감아 독창적인 L자형 피톤(바위에 박아 몸을 확보하는 못) 10개를 제작했다.
피톤을 준비하여 다시 시도한 등반. 하지만 L자형 피톤은 금세 헐거워지고 말았다. 그들은 다시 궁리 끝에 V자형 피톤을 만들어냈다. L자형 피톤보다는 쓸 만했지만 마음 졸이는 아슬아슬함의 연속이었다. 그들은 직접 만든 조악한 장비로 그들이 오른 코스가 세계 최고 수준의 난이도인 5.14급의 바위라는 것을 몇십 년이 지나고서야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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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세계적 클라이머 이본 취나드와의 인연 (인수봉 취나드 B코스 편)
‘블랙 다이아몬드’ ‘파타고니아’ 등 세계적인 아웃도어 제품 브랜드를 창설한 대표이자 세계적인 클라이머인 이본 취나드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1963년 9월 주한 미군으로 복무 중이던 이본 취나드는 약도 한 장을 들고 충무로 4가에 살던 선우중옥을 찾아왔다. 특이한 만남이었다. 그런데 역시 선수는 선수를 알아보았다. 단번에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그 다음 주부터 함께 인수봉으로 갔다. 취나드는 첫눈에 현재의 인수 A코스와 인수 B코스의 선을 찾아냈고 아직도 그 외에 더 많은 바윗길이 없다는데 의아해했다. 당시에는 장비가 부족하여 그렇게 긴 크랙 코스는 시도할 수 없었던 한국적 상황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는 당장 미국으로부터 장비를 수송할 계획을 세우고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원, 투, 쓰리. 원, 투, 쓰리. 이렇게 선등을 바꾸어가며 자연스럽게 올랐어.”
선우중옥과 이본 취나드, 그리고 이강오는 교대로 선등을 하며 인수봉을 올랐다.
“밤 11시에 등반이 끝났어. 그리고 백운암에 갔지.”
“끝나고 술은 안 마셨나요?”
선우중옥은 웃으며 대답했다.
“돈이 있어야 먹지.”
#3. 우리들은 산악회가 아니라 산우회다 (인수봉 산천지길 편)
인수봉 산천지길의 개척자들은 6·25전쟁의 기억을 지닌 세대이며 1970년대에 젊음을 보낸 세대들이다. 고향을 두고 38선을 넘어와 삶을 개척해야 했던 실향민들의 터전 해방촌. 그 해방촌에서 놀던 동네 친구들이 산천지 산우회를 창립하고 산천지길을 개척한 주인공들이다.
“어느 날 칼바위에 갔는데 해방촌 놈들이 깝작거리더라고. 알고 보니 많이 보던 친구들이라…….”
동네가 아닌 바위에서 마주친 그들은 이내 의기투합했다. 죽도록 가난한 시절을 함께한 이들은 모두 바위 위에서 꿈과 열정을 키웠다. 바위는 이들에게 어려움을 딛고 서는 법을 가르쳐주는 최고의 수련장이었다. 그들은 바위에서 사람을 알게 되고 삶을 알게 되었다는 의미에서 자신들을 산악회가 아니라 산우회라고 부른다.
#4. 시대를 딛고 자신의 까다로운 원칙대로 오르다 (인수봉 서면벽 편)
인수봉 서면벽의 초등은 1969년에 이루어졌다. 어느 날 백경호는 인수봉 등반을 마치고 하강하는 길에 우연히 최선웅을 만난다. 백경호는 당시 구경하기 힘든 봉봉 피톤을 내보이며, 이런 장비라면 새로운 곳을 등반할 수 있지 않겠냐며 가능성을 제시했고, 두 사람은 이내 의기투합하게 된다. 백경호는 시끌벅적한 전면과 달리 너무도 조용한 서면벽을 바라보며 보석이라도 발견한 듯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즉흥적으로 서면벽을 오를 꿈을 꾸며 하산길에서 즉시 그에 따른 원칙을 세운다.
첫째, 새로운 등로를 개척한다.
둘째, 가능한 짧은 시간 내에 등반한다.
셋째, 클라이밍 방식은 요세미티 스타일로 하며 가급적 볼트 사용을 피한다.
넷째, 아침 일찍 등반을 시작하기 위해 야영을 원칙으로 한다.
다섯째,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식량은 인스턴트 식으로 한다.
그들이 세운 원칙에는 머머리의 등로주의에서 요세미티의 클린 클라이밍 사조까지도 반영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는 박정희 정권에 대한 3선 개헌 반대로 학생 시위가 이어졌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에게 바위를 향하는 발길을 멈출 이유가 되질 않았다. 오르고 올라도 끝이 없는 바위가 그들의 목표가 되었다.
#5. 한국의 등반 수준을 본궤도에 올린 도전(인수 B코스 편)
산악인 김정태. 한국의 초기 암벽 등반사에서 한 사람을 꼽아야 한다면 바로 그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1935년 3월. 약관 20세의 김정태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인수봉에 올랐다. 참고로 기록상 인수봉 첫 등반은 영국인 외교관이었던 아처의 1929년 5월 등반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이것은 그저 기록상의 초등일 가능성이 크다. 1924년에 인수봉 정상에 누군가 돌탑을 쌓은 것이 발견된 사실이 있고, 영국 외교관 아처 역시 자신이 인수봉에 오르기 전에 정상에 선 사람을 목격한 바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어쨌든 김정태가 기록상으로 ‘한국인’ 최초 인수봉 등정자이다. 그가 인수봉 정면벽에 낸 초등길이 바로 인수 B코스다.
그는 1916년 대구에서 출생하여 1929년에 북한산 백운대를 처음 오른 것을 시작으로 20세가 되는 1935년에 인수봉 정면벽 초등반, 1937년엔 노적봉과 선인봉 초등반을 해냈고, 백령회라는 이름으로 산악 운동을 전개하여 금강산의 암벽과 스키 등반, 백두산 지역의 초등반을 일궈냈다. 1945년 백령회 회원들과 문화계 인사들이 주축이 되어 한국산악회를 창립할 때 역시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 이후 국토구명 사업을 통한 산악 운동을 벌였고, 1976년 《등산 50년》을 발간하기까지 한국 산악 운동의 중심에 섰던 사람이다. 북한산 인수봉에 가면 곳곳이 그가 초등한 바윗길이라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지금과 같은 로프나 신발도 없던 때에 이뤄진 그의 도전은 한국의 등반 수준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만큼 치열하고 과감했다.
#6. 한 여인을 그리며 십자로에 낸 바위길 (인수봉 검악길 편)
1968년 여름, 우이동 버스 종점. 김정명은 장대같은 비를 피해 평양상회 앞에 서 있었다. 그런데 그 앞에 고급 외제차가 한 대 멈추었다. 당시는 우마차도 당당하게 다니던 때라 외제차는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 외제차에서 내린 사람은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세련된 차림에 배낭을 멘 그녀가 약속이라도 한 듯 평양상회 안으로 들어왔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건강을 위해 자주 등산을 했고 김정명은 그녀와 자주 마주치다보니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게 되었다. 백명순은 김정명에게 이끌려 후일 검악 산악회에 입회한다. 백명순은 세 살 위인 김정명을 스스럼없이 따랐고 좋아했다.
1969년 인수봉은 ‘장마다 꼴뚜기’가 나는 해였다. 하늘길, 동양길, 서면 슬래브, 서면벽, 피톤길, 우정 A코스, 우정 B코스 등 굵직한 루트들이 태어났으며 검악길, 크로니길, 숨은벽도 바로 이때 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한국 최초의 산악 잡지 《등산》이 태어난 것도 바로 그해 5월이란 사실을 상기하면 1969년은 한국 산악사에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만한 해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그런 이면에서 사고도 뒤따랐다. 1969년 2월에는 한국산악회 해외 원정 훈련대가 설악산 죽음의 계곡에서 눈사태를 맞아 10명이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그리고 바로 그해 백명순의 사고가 일어났다. 1969년 5월 31일. 그녀는 백운대 정상 아래 마등에서 불의의 추락으로 짧은 인생을 마감한다. 김정명을 만난 이듬해였다.
김정명과 검악 산악회 회원들은 백명순을 보내고 백운대 아래 비석을 세워 명복을 빌었지만 그로써 할 일을 다 한 것은 아니었다. 백명순이 생전에 유언처럼 남긴 말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깔딱고개를 넘어 백운산장에 올 때마다 열십자로 그어진 남면을 가리키며 “저 곳에 바윗길을 만들면 얼마나 멋질까” 하고 읊조렸었다. 김정명이 그해 9월에 검악길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결국 그녀가 사라진 공백을 메우기 위한 작업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검악길은 그후 원준길과 이인희 등에 의해서 1970년 6월 1일에 완성되었다. 백명순이 죽은 지 꼭 일 년 만의 개가였다.
우리나라 바윗길 개척사를 통해
한국사에 펼쳐졌던 가장 아찔한 도전기를 맛본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한인 산악 단체가 생겨난 것은 1930년대이다. 그 이전의 산악회들은 대부분 일본인의 주도로 활동하였다. 백령회는 일제 치하인 현실 속에서 비밀결사대처럼 활동해야 했다. 1940년 가을, 무려 60명이나 되는 백령회 회원들이 인수봉 정상에서 만남을 가졌다. 이러한 대규모 등반의 성공은 지금의 발전한 장비로도 어려운 일이었다. 놀라운 잠재력을 지닌 백령회 회원들은 해방이 되자 곧바로 한국산악회 창립에 앞장섰고 국토를 구명하는 사업을 먼저 벌였다. 나라를 잃었던 것에 대한 반작용이었다고 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한국 암벽 등반의 황금시대’라 불리는 1960~1970년대는 바로 인수봉과 선인봉의 대부분의 바윗길들이 완성된 시기이다. 1980년대에는 짧고 어려운 바윗길들이 만들어지고 그에 어울리는 등반 방식이 생겨났다. 베리에이션 루트(더 어렵고 험한 길)를 자유 등반으로 오르는 것이었다. 1990년대에도 인수봉과 선인봉에 베리에이션 루트가 계속 생겨났다.
바윗길 개척사는 바위 등반만큼이나 드라마틱하게 전개되었다. 숱한 불의가 사고가 있었고, 꺾이지 않는 의지의 활동들이 있었다. 한국 바위 열전에 담긴 현장감 넘치는 개척기들은 더불어 한국 암벽 등반사를 더욱 쉽고 생생하게 읽을 수 있게 해준다.
우리 시대의 보물 같은 산악인 사진가
손재식의 기념비적 작업
손재식은 뛰어난 클라이머인 동시에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산악 사진가이다. 원경에서 산을 담는 산악 사진가들은 적지 않다. 하지만 손재식처럼 바위를 직접 오르며 현장의 모습을 탁월하게 담을 수 있는 사진가는 희귀하다. 손재식의 문장이 주는 감동은 그의 전작 《하늘 오르는 길》에서부터 독자들에게 알려졌다. 그는 1998년에 탈레이 사가르(6,904m) 북벽 원정을 다녀온 후에 《하늘 오르는 길》을 집필했다. 당시 한국 탈레이 사가르 북벽 원정대는 세 대원의 비극적인 죽음을 겪고 귀환했다. 세 대원은 세계 최초로 북벽 정면의 블랙타워를 돌파한 뒤 정상을 거의 다 올라 100m 정도의 완만한 설사면만 남겨놓았을 때 무려 1,800m를 추락하여 사망하였다. 6명이 출발했다가 3명만 귀환한 비극적인 원정대였다. 손재식은 그때 살아 돌아온 3명의 대원들 중 한 사람이다. 돌아온 그는 동고동락을 함께한 동료들을 잃은 아픔이 가득한 채로 그들에 대한 기억과 현장에서의 기록을 토대로 꿋꿋하게 썼다. 손재식은 대부분 등반기가 딱딱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원정대의 등반과 사람들의 모습을 현장감이 느껴지도록 적어 우리에게 소개했다. 많은 독자들이 《하늘 오르는 길》에서의 담담하고 투명한 손재식의 문장을 기억해주었다.
이야기로 듣고 사진으로 구경하고
바윗길 가이드를 통해
직접 도전하는 한국 바위 여행 길잡이
이 책은 인수봉과 선인봉의 바윗길 개념도 일러스트레이션 38장을 싣고 있다. 일러스트를 그린 이는 지금까지 세계 6대륙의 정상을 등정하고 한국 여성 최초로 세계 7대륙 정상 등정을 위해 마지막 에베레스트에 도전 중인 산악인 김영미이다. 실제로 즐겨 인수봉과 선인봉에 오르는 산악인이 직접 일러스트레이션을 담당하여 그 정확도와 묘사력이 훌륭해졌다. 바윗길 위 어딘가에 자라고 있는 나무 한 그루조차도 혹시 모를 착각을 방지하기 위해 다시 확인하여 그렸다.
또한 130여 개의 바윗길 세부 정보를 집대성하여 도표를 제공하고 있다. 도표는 바윗길 위치, 형태, 등반 거리, 총 마디, 최고 난이도, 주요 장비, 소요 시간 등 등반에 필요한 사전 정보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그동안 상이한 정보가 떠도는데다 심지어 미상으로만 기록되어온 외진 바윗길의 개척 연도, 개척자 정보까지 모두 확인하기 위해 전국 관련 산악회에 문의하였고, 관심 있는 또한 실제 개척의 주인공인 산악인들의 귀중한 제보로 대부분의 미상 정보들이 파악되었다. 바윗길 도표의 미상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제보를 구했을 때의 반응은 뜨거웠다. 해당 바윗길의 개척자가 직접 제보하는 경우도 많았으며 산악회에서 선배들이 낸 바윗길의 정보를 다시금 정리하여 제보하는 경우도 있었다. 제보받은 사실들을 확인하여 도표에 담았다. 이번에 마련된 집대성판 바윗길 길잡이 도표는 인수봉과 선인봉에서 암벽 등반을 하려는 초보자에게도 유용할 것이다.
추천사
이 책은 저자가 한국을 대표하는 바윗길들을 초등자들과 다시 함께 오르며 완성한 작품으로, 사료적 가치와 통쾌한 사진, 그리고 문학적 향기가 두루 어우러진 명품이다. 북한산 인수봉과 도봉산 선인봉이 개척되던 1960~1970년대는 ‘한국 암벽 등반의 황금시대’라 할 만하다. 그때의 자랑스러운 산악인 선배들은 암울한 현실과 조악한 장비에도 불구하고 용감하게 전인미답의 바위 위에 새 길을 냈다. 그 가난한 시절의 아름다운 기록을 읽어 내려가노라면 터져 나오는 웃음과 젖어오는 눈시울을 가눌 길 없다. 바위에 오르고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 산악인 손재식이 그 ‘삼위일체’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여 바로 이 책을 탄생시켰다. 오직 그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심산(마운틴북스 편집인)
지은이 손재식
산악인. 사진가. 자연과 산을 소재로 몇 차례의 사진전을 열었으며, 1985년 알프스와 1987년 에베레스트 동계등반 후 매년 히말라야 등반과 트레킹을 계속하고 있다. 한국산악회 이사, 한국산악연수원 부원장, 나리뫼 산악회, 한국산서회 회원이며 코오롱등산학교 강사이다. 2006년부터 ‘히말라야 8000미터 14좌 베이스캠프 트레킹’을 주관하고 있다.
인수봉에 친구와 나란히 앉아 아름다운 노을을 바라보던 때를 자주 생각한다. 그리고 언제나 바위에 오를 수 있는 것을 가장 큰 행복으로 여기며 살고 있다.
저서로는 탈레이 사가르 등반기인 《하늘 오르는 길》, 백두대간 종주기인 《산은 사람을 기른다》(윤제학 공저), 대한산악연맹 등산교재 《등산》(공동집필) 등이 있다.
첫댓글 "하늘 오르는 길" 참 감동깊게 읽었는데 이 책도 탐나네요...
출간 당시 이 책을 접하고 맘이 땡겼는데, 아직 바위에 대한 열정이 모자라나 봐요.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한 번 읽어보죠.*^^* 감사합니다.
꼭...한번읽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