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공이 안자에게 물었다. “군주의 자리에 나아가 백성을 다스림에 있어서, 그 나라를 잘다스리는 자는 어떤 경우입니까?”
그러자 안자가 이렇게 설명하였다. “어진 이를 거용하여 나라를 맡기고,
능한 이를 관직에 앉혀 백성을 다스리되 그 옳은 도를 법칙으로 삼는 것입니다.
어진 이를 거용하고 능한 이를 관직에 앉히면, 백성들이 임금을 가까이 하게 되지요.”
이에 경공이 다시 물었다. “비록 어질고 능력 있는 자가 있다 할지라도,내 어찌 그를 구별해 낼 수 있겠습니까?”
안자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어질면서 숨겨져 있다면 어찌 어질다고 하겠습니까?
임금 역시 이를 찾아내려고 힘쓰지 않기 때문에 알아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진 이를 구하는 방법을 묻습니다.”
이 말에 안자는 이렇게 설명하였다. “그가 어떤 이와 사귀는가를 보고, 그가 어떤 행동을 하는가를 말로 들어보되,
화려하게 말 잘하는 것으로써 그의 행동을 단정하지 말 것이며, 훼방이나 칭찬․ 비방의 말을 듣고 그의 거취를 결정하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
이와 같이 한다면 자기의 행동을 떠벌리고 다니는 자가 없게 되며,
자기 자신을 엄폐하면서 임금을 거짓으로 영광스럽게 하려 드는 자도 없어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통달한 즉 그의 잘하는 바를 보고, 궁하였을 때라도 그가 하지 않는 것을 살피며, 그가 부유하였을 때에는 어떻게 나누어 주는 가를 살피고, 그가 가난하였을 때라도 취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가를 지켜보는 것입니다.
무릇 상급의 선비란 나아가기는 어렵게 여기지만 물러서는 것은 쉽게 여기고,
그 다음의 선비는 나아가기도 쉽게 하고 물러서기도 쉽게 합니다.
가장 낮은 선비는 나아가기를 잘하나 물러서라면 어렵게 여기는 것입니다.”
-《안자춘추(晏子春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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