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 을 사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좋아하는 것을 많이 하고, 싫어하는 것을 줄이면 된다.
제발 '좋은것'과 '비싼 것'을 혼동하지 말자!
자신의 '좋은 것'이 명확치 않으니 '비싼 것'만 찾는 거다.
요즘 여수의 내 삶에서 가장 '좋은 것'은 '삶은 계란'이다.
'삶은 계란'을 아침에 아주 맛있게 먹는 것은 내게 결코 포기 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
유학하며 독일인들에게 배운
'좋은 삶'을 위한 기술 중에 하나가 바로 '계란 맛있게 삶기'다
독일인들의 '삶은 계란' 사랑은 특별하다.
중간의 노른자가 아주 약간만 익어야 한다.
완전히 익은 계란이 아니기 때문에 계란 '받침대'가 따로 있어야 한다.
세워진 계란을 나이프로 툭 쳐서 잘라내고 티스푼으로 소금을 뿌려가며 파 먹는다.
덜 익은 노른자와 잘 익은 환자를 적당히 섞어 먹어야 고소하다.
계란 윗부분을 자를 때는 껍데기가 부스러지지 않도록 정확히 5분의 2 지점을
단칼에 잘 잘라야 한다.
어느 정도 삶아야 좋은 거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참 곤란하다.
그러나 맘에 들지 않는 '삶은 계란'은 언제나 분명하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좋은 삶'이 어떤 것이냐 물으면 대답하기 힘들다.
'좋은 것'은 항상 애매하다.
그래서 '그냥 좋다'고 하는 거다.
그러나 '싫은 것', '나쁜 것' 을 구별하는 것은 쉽다.
'좋은 삶' 이 어떤 것인지 이야기하기는 힘들어도
'나쁜 삶'이 어떤 것인지는 누구에게나 분명하다.
우리도 '나쁜 삶'의 요인들을 하나씩 제거하면 행복해지지 않을까.
행복 혹은 좋은 삶에 좀 더 실천 가능한 방식으로 접근해 보자.
'싫은 것' '나쁜 것' '불편한 것' 을 분명하고도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하나씩 제거해 나가면 삶은 어느 순간 좋아져 있다.
'나쁜 것'이 막연하니 그저 참고 견디는 것이다.
내 스스로 아주 구체적으로 애쓰지 않으면 '좋은 삶'은 결코 오지 않는다.
아무도 내 행복이나 기분 따위에는 관심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계란을 삶는다.
내게 삶은.....계란이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님의 책
<바닷가 작업실에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따온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