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정모 가는데 우린 가지 못해서 답답한 마음에 드라이브라도 할 겸 양평 문호리 리버마켓에 갔었습니다.
뙤약볕 아래 어찌 그리 뜨겁고 덥던지.
아차 잘못 왔구나 싶었어요.
정모 모인 사람들, 아이들 엄청 덥겠구나 염려가 되더라고요.
라임 음료 한 컵 사들고 주욱 스쳐오며 구경하는데 어디서 컹컹, 강실이 귀가 바짝 섰네요.
도자공예품 파는 천막 안쪽에 큰 바둑이 한 마리가 컹컹.
그리로 들어가서 앙앙 컹컹 수인사를 나누자마자 강실이가 그만 딴 데 꽂혔습니다요.
그애는 강실이더러 놀자는데, 아 이 녀석이 강물을 봐 버린 거예요.
그 천막이 강물에 바짝 붙어 세워졌거든요.
목줄을 잡아끌며 수영하러 가겠다고 난리인 강실이와, 역시 목줄 당기며 같이 놀자고 컹컹 짖는 아이와...아휴, 정신이 하나도 없는.
그런데 누가 내 등을 톡톡 쳤습니다.
호리호리한 아주머닌데 바로 그 천막 사장님이라네요.
그분이 무언가 하얀 종이에 싼 걸 나한테 내밀더군요.
그러면서 하는 말씀.
"오늘이 우리 아이 첫돌이예요."
엉겁결에 받아들고 고맙다 인사하고는 허둥지둥 빠져나왔어요.
강실이가 계속 수영을 하겠노라고 버둥대며 두 발로 서서 끄는 바람에, 자칫 뭐라도 건드리면 떨어져 깨지겠다 싶으니 얼른 나오는 수밖에.
그러느라고 종류도 이름도 묻지 못하고 선물만 받았네요.
담에 가면 부디 다시 한번 고맙다 하고 얘기를 나눠야겠습니다.
빠져나와 한 발 떨어져 보자니, 개한테 관심 보여 기웃거리는 사람한테마다 종이꾸러미를 쥐어주는 겁니다.
"우리 애가 오늘 돌이예요."
그리곤 내 엉치높이쯤 되는 탁자에다 차곡차곡 가슴 높이까지 쌓아놓은 무언가를 끊임없이 싸고 있는 그분 표정엔 기쁨 가득, 쉴새없이 웃음이 터져나옵디다.
진짜 행복해 보이는 걸 보니 내가 옆에서 지나는 사람 잡고 거들고 싶더라니까요.
집에 와서 꾸러미를 펴자, 맙소사, 뼈다귀 모양의 수저받침이지 뭡니까.
돌날을 기념하고 싶어 그걸 수백 개는 빚어 구운 그 마음이 얼마나 고운지.
아주머니는 그애를 사랑하며 진짜 행복하신가 봅니다.
살다 살다 개 돌 답례품은 처음 받았네요.
그저 아는 척하며 잠시 들어섰다 나온 것 뿐인데.
부디 건강하게 오래오래 엄마와 행복하렴.
오늘 덥고 힘들었지만 우리는 정말 흐뭇한 나들이를 했죠?
요키세상 여러분도 행복한 정모이기를 바랍니다.
첫댓글 뜻밖의 돌선물^^
뭔가 따뜻한맘이 느껴집니다!
물개 강실아~~~널어쩌면좋니^^♥
견주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 뭉클해지네요 ~~~
넘 귀엽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선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