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예찬
박인경
넘기는 책장마다 초콜릿 자국이다. 손에 묻었던 초콜릿이 종이에 옮겨진 까닭이다. 책을 읽을 때마다 초콜릿을 즐겨 먹는 나의 습관 탓이다.
나는 초콜릿을 무척 좋아한다. 마트에 가면 우선 초콜릿부터 찾아 장바구니에 넣는다. 그것도 종이로 포장된 길고 넓적한 모양이 아닌, 원형 통 속에 들어 있는 코코아 함량이 56퍼센트나 72퍼센트인 것을 주로 먹는다. 숫자가 많을수록 코코아의 함량이 높고 맛은 더 쌉쌀하다. 작고 약간 네모진 형태에 윤기가 도는 진한 밤색의 생김새도 마음에 들지만, 손에 덜 묻고 달콤하면서도 쌉싸름한 맛이 좋아 즐겨 먹는다. 게다가 입에 넣으면 향긋한 내음과 함께 혀에서 사르르 녹는 촉감은 정말 환상적이다. 초콜릿을 자주 먹는 바람에 책은 물론이고, 아이들처럼 옷에도 종종 초콜릿을 묻혀 빨랫감도 많다.
나는 마른 편이다. 지병으로 기관지 천식을 갖고 있는데다 소화력도 약해 잘 체한다. 한 번에 음식을 많이 먹지 못해 조금씩 여러 번 나눠 먹어야 속이 편안하다. 음식도 부드러운 유동식(流動食)을 선호하여 죽이나 숟가락으로 떠먹는 유산균 액을 항상 냉장고에 저장해 둔다. 먹는 것이 시원치 않으니 나른하고 기운도 없다. 이럴 때는 단 것이 당기는데, 딱딱한 사탕은 씹기가 싫어 입 속에서 부드럽게 녹는 초콜릿을 즐겨 먹는다. 초콜릿은 열량도 높아 단 번에 힘을 내게 해 주어 나에게는 아주 좋은 먹을거리다. 남들은 비만이나 당뇨가 염려되어 먹지 못하는데, 나는 성인병과는 거리가 멀어 초콜릿을 입에 달고 산다.
초콜릿은 카카오나무의 열매로 만들며 원산지는 중앙 아메리카다. 카카오나무는 아메리카 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사철나무의 일종으로 아마존강 유역과 베네주엘라의 오리노코강 유역에서 재배되기도 한다. 열매에서 섬유질로 이루어진 껍질을 발라낸 종자를 건조한 것이 카카오 콩이다. 이것을 볶아 분말로 만든 것이 카카오 페이스트이고 우유와 설탕, 향료를 첨가해 틀에 부어 굳힌 것이 초콜릿이다.
카카오 콩은 1502년 콜롬부스에 의해 알려졌으나 이용하지 못하고, 1519년 스페인의 페르난도 코르디스가 멕시코 원정(遠征)에서 그 가치와 사용법을 알게 되었다. 그 후 카카오콩으로 쵸콜릿 음료를 만들어 먹었고, 유럽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기록에 의하면 카카오 콩이 얼마나 귀중했는지 화폐로도 통용(通用)되었다고 한다. 마시는 쵸콜릿을 틀에 굳혀 먹는 초콜릿으로 바꾼 사람은 네덜란드의 반호덴이다. 1828년부터 지금 먹는 것과 같은 초콜릿이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에 처음 알려진 시기는 한국전쟁 당시 미군에 의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으며, 초콜릿 한 개를 얻어먹기 위해 지금은 장년층이 된 어린이들이 미군을 따라 다니던 일은 슬픈 기억으로 남아 있기도 하다. 1968년부터 동양제과와 해태제과에서 만들기 시작했으며 지금은 여러 식품회사에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초콜릿은 영양가도 풍부하고 지방을 다량 함유하여 과자 중에서 열량이 가장 높다. 초콜릿 100그램 당 550킬로 칼로리의 열량을 내어 초콜릿 40그램은 쌀밥 한 공기의 열량과 같다. 밀크, 화이트, 다크 초콜릿으로 구분되며 다크는 카카오의 함량이 가장 많아 우유나 설탕이 거의 들어가지 않은 것이다. 내가 즐겨 먹는 것은 다크 초콜릿이다.
초콜릿은 식물성 단백질, 비타민 E, 아연, 철 성분이 풍부하며 주성분은 폴리페놀이다. 플라보노이드도 함유하고 있어 그 양은 적포도주나 녹차, 홍차보다 높다. 폴리페놀은 피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여 심장병 예방에 효능이 있으며, 플라보노이드는 혈관 기능을 향상시켜 혈압강하에 도움을 준다. 스웨덴의 연구진에 의하면 1주일에 한 번만 초콜릿을 섭취해도 심장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반으로 준다고 한다. 특히 다크 초콜릿은 뇌졸중, 심장 발작, 고혈압에 효능이 있다. 하루에 다크 초콜릿을 10조각씩 2주간 먹은 결과 스트레스가 완화되었다는 보고도 있다. 이것은 초콜릿 속에 체내 화합 물질의 균형을 잡아 주는 세라토닌이라는 성분이 있어서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초콜릿은 사랑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연인들이 가장 많이 주고받는 선물의 하나가 초콜릿이다. 초콜릿에는 성(性)기능을 증강시키는 최음제의 기능도 있어 고대 멕시코의 아즈텍 사람들이 초콜릿을 마약으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아즈텍의 몬테수마왕은 궁의 여자들과 잠자리에 들기 전에 반드시 초콜릿을 먹었고, 세기의 바람둥이 카사노바도 초콜릿을 애용했으며,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도 성생활 전후에 초콜릿을 먹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유럽에서는 욕망을 일으키는 초콜릿을 먹는 것이 종교적인 단식(單式)에 위배되는 것이 아닌지를 놓고 250년간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렇게 우수한 음식임에도 의사들이 처방을 꺼려하는 것은 초콜릿의 지방과 첨가하는 설탕 성분 때문이다. 설탕은 열량이 높고 치아를 약하게 하므로 코코아 함량이 많고 설탕 성분이 적은 초콜릿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코아 함량이 높을수록 단맛은 적고 가격은 조금 비싸다. 요즘에는 발렌타인 데이, 빼빼로 데이라는 명칭을 붙여 초콜릿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어 세심한 선택이 필요하다.
다크 초콜릿 한 통을 샀다. 한 알을 꺼내 입에 넣으니 향긋하게 녹아 기분도 상쾌하다. 카사노바나 클레오파트라처럼 초콜릿을 즐겨 먹는 바람에 우울증도 안 걸리고, 부실한 몸을 가졌음에도 그나마 소박맞지 않고 사는 게 초콜릿 덕분이 아닌가 싶다.
첫댓글 안녕하세요.
건강들 하시죠.
지난 송년 모임에 뵈었는데 또 뵙고 싶네요.
자주 만나야 정이 든다는 말이 맞는가 봅니다.
초콜릿 이야기 읽어 보세요.
ㅎㅎ 초콜릿 하면 70년도 대학가 운동시절 생각이 스처가는군요 잘 읽고 갑니다 ^^
대학가 운동과 초콜릿이 어떤 관련이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이야기 부탁해요.
간단히 말씀 드리면 그 시절 군사정권과 싸운다고 이곳저곳 옴겨다니면서 숨어지내잔아요 항상 지참하고 있는것이 초콜릿 입니다 간단한 말의 답을 드립니다 ^^ㅎ
초코렛을 좋아하는데 분말된 초코렛은 어떤지요? 알맹이는 너무 다양해서...
분말 쪼꼬래또는 음료로... 차로 마셔도 게안튼데요...^^
맞습니다.
분말은 따듯한 물에 타서 마시면 좋아요.
성분은 같으니까요.
겉포장의 함량표를 자세히 읽어보세요.
난 롯데 아몬드 쵸콜렛하구 & 산에서 먹는 m 바 쬬콜렛 단돌팬..... 이뿐아짐의 입술에 뭇어있는 쵸콜렛을 핡아먹을때가 무지 기뿐날...하하하하하...히히히히
해학이 멋지십니다.
그럼 나는 이쁜 아제 입술에 묻은 초콜릿을 햝아 볼까?
ㅋ ㅋ 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ㅋㅋ 그럴때가 가끔씩은 있겠지요. 열 식히는 비법이.. 그런 비법이 있었군요... 나도 함 써 먹어 봐야지...^^
현명하시네요.
그럴 때 먹으면 흥분이 가라앉아요.
감사 !
초콜렛의 종류는 많지만 좋아하는건 딱 한가지.. 널판지같이 넓은초코렛은 전에 미국서 나올때마다 2~30개 가꼬나와서 좋아하는 사람덜 한테 나눠주곤했는데...
제가 알기로는 널판지같은 초콜릿은 다크 초콜릿이 아닌 걸로 알고 있어요.
겉 포장의 설명서를 읽으면 알 수 있거든요.
고맙습니다.
그렇군요... 다크...
친정아버님도 미군 지프차 따라다니며 "기브 미 초콜렛" 했다고 하시던데. ㅎㅎ
앞으로 초콜렛이 금보다 귀한 시절이 올지도 모른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만약 그런 시절이 온다면 아이들에게 손바닥만한 초콜렛을 깨먹는 그림이 그려진 동화책을 읽어주며
"너희 증조할머니는 매일 이런 초콜렛을 얼마든지 먹을 수 있었단다." 할지도 모르겠네요.
근데 다크초콜렛 퍽퍽하고 맛없던데... 전 달고 부드러운 초콜렛이 좋더라구요. 촌스러워서.^^
특히 은박지에 모짜르트 초상화가 그려진 모짜르트 초콜렛 아주 좋아해요.
뜨거운 초콜렛을 찍어먹는 퐁듀도 좋아하고. 아~ 초콜렛 먹고 싶다~~~~
저의 고향은 평택이에요.
미군 부대가 가까이 있어 어릴 때 미군들을 많이 보았죠.
동네 친구들을 불러 초콜릿을 한 개씩 주고
사진을 찍어 갔지요.
나는 다행인지 그들이 무서워 숨어 있었구요.
그 일을 생각하면 왠지 서글퍼요.
요즘 나오는 다크 초콜릿은 아주 맛이 좋아요.
카카오 56퍼센트를 드세요.
마트에 있습니다.
초코렛은 은근히 중독성 있다카든데....
내년부터 저는 초코렛 실컨 묵게 생깃습니더.
왜냐하믄 지가 교회에서 성미부에서 활동하는데요.(교회 입구에 성미함 갖다놓고 쌀 걷는 것)
내년도에 바뀌는 성미부장님이 초코렛공장을 하는 사장님입니더.
그분이 작년에 담당했던 부서원들은 초코렛 홍수속에서 신나했다더군요.
지는 그거 집에 가꼬가도 마누라한티 다 압수당해서 폐기처분됩니더.
몸에 안좋다는 잘못된 인식이 꽉꽉 박혀설랑 못묵게 합니다.
몰래 묵다가 들키면 맞아 죽습니다.
앞으로 잘 모아놓았다가 몽땅 오드리님 드릴께요
긍께 우리 더욱 친하게 지내요. 해피 뉴우이어~~~
윗부분말고 중간쯤에서 끝에까징 읽은 글은 우리집하고 똑같니더.ㅎㅎㅎ 차에 놔뒀다가 살짝 머절님캉 둘이서 먹읍시데이.. 물론 오드리님 드리고 나서....ㅋㅋㅋ
야 ! 신난다.
나야말로 초콜릿 실컫 먹게 생겼네.
우리 진짜 진짜 친하게 지내요~~
어디선가 읽은듯 한데 끝까지 기억은 못하긋꼬...." 가나와 함께라면 고독마저도 감미롭다’던 카피가
소녀들의 가슴에 커다란 동심원을 그리면서
우리나라 초코렛 시장의 지도를 바꾸어 놓았던 시절이 있었다.
스낵이 친구들과 함께 먹는 과자인데 비해 쵸코렛은 늦은 밤 혼자 먹는 여고생 독락의 과자였던 것이다. "
가나는 서아프리카에서 카카오 수출이 장난이 아닌국가지요. 우리나라 모 제과회사에서 가나에서 카카오를 사다가 초코렛을 만들었는데 상표 이름도 원료의 질 좋음을 강조해 <가나 초코렛>이였지요.
지가 사회선생 출신이다보니...
왕머저리님은 정말 박식하세요.
존경스럽습니다.
이러면 초콜릿 더 많이 주겠지 ?
가나와 함께라면 고독마저도 감미롭다’던 카피가 소녀들의 가슴에 커다란 동심원을 그리면서 우리나라 초코렛 시장의 지도를 바꾸어 놓았던 시절이 있었다. 스낵이 친구들과 함께 먹는 과자인데 비해 쵸코렛은 늦은 밤 혼자 먹는 여고생 독락의 과자였던 것이다.
늦은 밤 늙은 아줌마도 고독을 씹으며 초콜릿을 먹고 있네요.
뻑하믄 아몬드 초콜렛을 사먹었는데...고고이 입안에 살살굴려 쪼콜렛 녹여 먹고 나중에 아몬드를 와자작..거의 환상적이죠. 그런데 고고이 욕망을? 성욕을 일으킨다는 건가요? 그렇담 금일부로 뚝 입니다. 그렇잖아도 평생을 5분대기조 그넘때문에 너무 괴롭고 주글 지경이니....아님말고
무어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아님 말고니까. 댓글 감사해요,
늘 가까이 하는 식품이지만 참 많은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네요.저희집 세식구도 다들 좋아라 하는 식품인지라
몇일전 초코렛 만들어보는 강의에 신청했습니다.솔직히 만드는건 쉽거든요.다만 윤기를 내게하는 템퍼링이란
작업이 좀 까다러워서 그걸 좀 배워보려고 신청 했네요.건강을 생각하면 카카오의 함량이 높은걸 먹어야겠지만
길들여진 입맛은 부드러운걸 원하다보니 제 입맛에 맞는걸 만들어 볼까 합니다~
초콜릿에 윤기를 내는 것이 템퍼링이라 하는군요.
좋은 정보 감사해요.
오늘 한자배우고 돌아오는 길에 이마트에 들러서 초코렛함량을 보니 죄다 8~13%밖에 없더만은...56%는 없던데? 숭예문외제물품 파는데는 잇으려나? 오늘 츰 봤네...다들 함량이 별로였드라구..
롯데에서 나오는것들중에 있어요.물론 다른 메이커들도 있을텐데요.
대형마트에만 있어요.
내일은 큰 매장으로 가보세요.
건강하시길......
자작인가요? 잘 읽었습니다.
2000년도에 등단하여 10년째 수필을 쓰고 있습니다.
물론 자작이구요.
나는 초코 먹으면 입몸이 시끈거려...!!!
선물 받으면 다 모아 놓앗다가 꼬마손님들 오면 내어 주곤햇네요.
올만에 오드리님 실화 잘 들엇네요.
단것을 먹고 시큰거리는 것은 아마 칫솔질을
심하게 하여 상아질이 벗겨진 탓일 수도 있어요.
치과에서 검진 받아 보세요.
이마트에 없던데 더 큰 매장이라면 백화점에??? 거기보다 남대문 숭예문외제파는 곳이 낫겠다 값싸고
저는 주로 롯데마트에서 구입해 먹어요.
밤색 원형통에 56% 또는 72% 드림 카카오라고 쓰여 있어요.
초코렛도 살찌는게있고 안찌는게 있더구만유~입에는 무지 땡기는데 살 때문에 참고있는데 또 이렇게 먹고잡도록 부추기네...
카카오 함량은 높고 설탕 성분이 적은 다크 초콜릿이 있으니 드셔 보세요.
좋아해요~ 담에 만나면 사주삼~~~ 마니마니~~^^ ㅋ
그럼~~ 우리 쿠사님은 이뻐서 더 많이 많이 사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