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아기 예수 잘도 잔다 ∼예수 탄생일이다. 몇 주 전부터 아이들은 교회당에 모여 연극 연습을 한다. 아기 예수가 누구인지도 몰라 다닐 때이다. 오직 x-마스일때 맛 있는 빵과 과자를 먹을 수 있어 다닌다. 그 날도 연습을 마치고 나오려는데 내 검정 고무신이 없다. 맨발로 집으로 와 어멍에게 애기를 하니, 만수 할망 가게에 가서 외상으로 가져오라 한다. 가게에 갔더니 나의 외가 쪽 둘째 할머니가 앉아 있었다. 무사 완디 하고 내게 묻는다. 어제 저녁 교회에서 연극 연습하다 잃어버렸다고 하니 할머니가 내가 사준다고 고무신을 공짜로 사주었다. 두 할머니 모두 교인이다. 할머니가 고맙기도 하지만 어째 어린 마음에 알아셔요 하고 집에 돌아와 어멍에게 얘기하니 알았다 한다. 그리고 나서 검정 고무신에 힌 실로 “영”자를 새겨 두기로 했다. 다시는 잃어버리지 않기로 한 나만의 자구책이다. 또한 할머니는 교회에 많은 도움을 준 송 장로님을 입의 닿도록 칭찬하고 존경한다. 송장로님은 천당에 갈거야! 하고, 아 장로님은 천당에 가는구나. 송장로님은 서귀포 삼일빌딩 앞에 포목점을 운영했다. 장로가 전도사, 목사님보다 높은 사람이구나 하고 나만의 해석을 했다. 장로의 뜻도 모르면서 말이다. 내가 아는 은퇴 장로님은 몇 년전에 병원에 1주일간 식물인간으로 누워 생사가 오가던 중 하느님의 은혜로 다시 살아났다고 보답의 길로 부지런이 교회 일에 앞장서고 있다고 은근히 교회를 자랑한다. 종교는 자유이기에 뭐라 말할 수 없지 않으냐. 내가 다닐때는 교회에 내가 뭘 알아서 갔냐? 주말이면 교회 가면 먹을 것 주니 그래지 먹는게 제일이지, 나에겐 나늠 장사이니까? 소위 눈감으라고 하고서 신발 벗겨 가더라는 나만의 생각일까? 교회 전도사가 뭔 말을 하는지 알아 듣기냐 하냐 그저기도 끝나면 “아멘”하면 우리들은 아멘 당면하고 따라 한다. 지금 생각하면 한마디로 웃기는 얘기지 하기야 교회 오면 풍금 소리에 맞춰 찬송가도 부르지만 그저 입만 아우적 거린다. 국민학교나 교회 아니면 풍금 소리를 어디서 듣나? 성경책의 어디 있나. 입만 갖고 가는 곳이 아닌가?
일요일, 수요일 저녁에 예배가 끝나기 직전 한 교회 관계자가 검은 보자기를 두른 막대기를 우리 앞에 나타난다. 무언가 했더니 헌금 보자기라 한다. 교인들의 교회 운영자금을 모집하는 것으로 안다. 나는 어린애라 한번도 한적의 없어 모른다. 어른이 되어서야 십일조 헌금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나님께 드리는 헌금으로 전체 수입의 10%를 감사와 순종으로 내는 것의 아니라 스스로 드리는 것입니다. 부활절날 우리는 부활이라는 뜻도 모르면서 예수님의 다시 태어났다 한 아이가 그럴순 없지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의 어떻게 다시 살아나? 난 아직도 모른다.
새벽녘에 교회종소리가 땡그렁 땡그렁∼은은하게 마을 곳곳에 들리면 마을 사람들은 시계 자명 종소리로 알고 아침 5시임을 알려주는 모모 같은 존재이다. 겨울날 동산에 있는 교회당 십자가 탑에 작은 전구가 반짝꺼리면 캄캄한 밤 하늘에서 오는 하얀 눈과 함께 동화속에 소년은 빠져본다. 이처럼 교회는 종소리며 반짝이며, 아이들의 꿈을 키우는 동산 놀이터이다. 나도 지금도 내 생일은 깜박 잊어도, 12월 25일은 크리스마스인 것은 기억은 잘한다. 외삼촌네 잔치때는 교인이라 결혼식도 피로연도 집에서 할때는 공식적으로는 술은 대접 못하지만 남들 모르게 친척들만 모르게 한 두 잔은 할 수 있게끔 배려를 해준다. 이제 모두 세월따라 흔적도 없이 변해가지만 덕수궁 돌담길은 아직 남아 있어요 언젠가 우리는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마을회관 위 교회 자리는 아직 남아 있어요. 내 가슴에 그 교회가 그리워지면 눈 덮힌 교회당 참 많이도 그리워진다. 지금은 원룸으로 변해 있지만 잊어버린 검정 고무신은 찾을수가 없다고 내 혼자 그일을 생각하며 콧노래를 불러본다. 웃음이 난다.
크리스마스 아침에 새벽에 보면 교인들의 몇 명 모여서 우리집 마당에서 찬송가와 기도로 아기예수 탄생을 축하하고 우리집과 식구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새벽기도도 가끔은 볼 수가 있었다.
말 짓 할머니가 돌아가면서 제사를 지내는데, 교회씩 제사 예배를 지낸다. 제사상을 차리지 않고, 친척들은 모두 방에 가서 앉고 교인들은 마루에 빙 둘러 앉아 예배와 기도와 찬송가로 제사 의식이 끝나면 먼저 교인들의 먼저 식사를 하고 난 다음 친척들의 나중에 식사하는 순으로 제사를 마무리한다. 어쩌면 유교식 제사보다 너무 간단하고 단출해서 좋은 면도 있다. 어느날 올레시장을 지나다 우연히 검은 고무신을 파는 가게가 있었다. 그 순간 할머니가 사준 모형 검정고무신을 한 켤레 구입하여 내 서고 앞에 넣어두고 그때 그 시절을 생각하니 나도 많이 늙어구나 하는 생각에 과거를 회상해본다. 할머니 고맙습니다.
첫댓글 현영철 선생님 영상 26도까지 기온이 오른 6월 넷째주 월요일 오전시간 좋은글 잘 감상했습니다 오늘도 연일 계속되는 더위에 건강유의 하시고 행복한 월요일 보내시길 바라며 🙏 이번 한주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