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맛집 삼구농원 버섯 돈가스

[천하주유(한광운)]

봄입니다.

오래전에 신문에서 스크랩해둔 여주 버섯농장 삼구농원을 다녀왔습니다.
(경기도 여주시 세종로 517번길 55-18. 031 884 3911)

여주 ic를 빠져나가 바로 우회전하면 명성황후 생가가 나오고 그 좌측에 버섯을 재배하면서 체험과 버섯음식을 전문으로하는 '삼구농원'이 있습니다.

시골길을 따라 걷다보니 벌들의 윙윙거리는 날개짓이 귀를 간지럽힙니다.
고개들어 위를 쳐다보니 길 옆으로 산수유꽃이
피어 있고 햇살좋은 담벼락 아래에는 개나리꽃이 꽃망울을 떠뜨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마음 한가득 봄을 담으며 경기도 으뜸 음식점으로 지정된 삼구농원의 음식을 맛보려고 합니다.

삼구농원은 농업생산을 기반으로 가공,외식,유통,체험 등 1.2.3차 산업의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상품과 시장을 창출하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6차산업의 대표주자로 알려진 곳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百聞不如一見)이라고 하죠.
너무 흔히 쓰여서 그 가치를 잊어버리는 말입니다.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는 뜻으로, 무엇이든지 경험해야 확실히 알 수 있다는 것은
모든 문제의 핵심이 경험에서 나온다는 것으로
삶을 살아가면서 능히 지표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는 말입니다.

삼구농원은 1968년 버섯 종균배양소를 설립해 3대째 가업으로 이어오고 있습니다.
2013년에는 버섯 체험농장을 운영함과 동시에 버섯 음식전문점을 세워 버섯을 이용한 다양한 음식들을 개발해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버섯을 배양하고 버려지는 배지로 굼뱅이를 사육해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여로모로 배울점이 많은 농원입니다.

버섯비빔밥. 10.000원
버섯 돈가스.버섯 파스타. 두부덮밥.반계탕 각15.000원 그리고 버섯 코스요리가 있습니다.

저는 버섯 돈가스맛이 궁금해 버섯 돈가스를 주문했습니다.

일상적인 돈가스인줄 알았는 데
거의 코스요리처럼 나옵니다.

먼저 노란빛의 물이 나옵니다 그냥 물이 아니라
상황버섯과 노루궁뎅이 버섯을 달여서 만든 차입니다.
약이 필요없는 버섯차 몇 잔을 마셨는지 모릅니다.
이곳에서 생산한 버섯으로 모든 음식에 들어간다고 하는군요.

식전 음식으로 입맛을 돋우기 위해 몇 가지
에피파이저가 나오는 데 샐러드가 한 그릇 제공됩니다.
사과 오이.브로콜리.양상추.옥수수.견과류 등이 들어 있고 버섯가루는 소스에 들어가 있네요.
싱싱한 게 아삭한 식감에 상큼하게 시큼한 맛이 침샘을 자극합니다.

버섯을 살짝 데쳐 차갑게 한 후 먹기좋게 분량껏
잘라 내놓는 버섯 숙회를 참기름장에 찍어먹는 맛도 아주 그만입니다.
실끈하게 씹히면서 부두러운듯하면서 결대로 찢어지는 식감에 은은하게 퍼지는 표고버섯향이
그 자체로 몸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조상들은 우리가 귀히 여기는 송이버섯보다
능이와 표고를 더 우위에 놓았다는 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단호박죽이 나오네요.
단호박에 표고버섯가루가 들어가서인지 죽이라기 보다는 스프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단맛이 강하기는 하지만 속을 달래주기 아주 좋은 음식입니다.

빛깔좋은 녹두전이 나옵니다.
녹두 간 것에 버섯다진 것과 김치를 더해서 만든
녹두전은 이 하나로 시그니처 메뉴로 내놔도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거 기다렸습니다.
버섯 탕수육입니다.
돼지고기 대신 표고버섯을 튀겨탕수소스에 버무렸는 데 돼지고기를 넣은 것보다 더 맛있습니다.
채식주의자들이 고기가 생각날 때 버섯 탕수육으로 그 허한 마음을 달래주기에 충분한 대용식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드디어 버섯 돈가스가 나옵니다.

비쥬얼은 숯불에 잘 구워진 비비큐처럼 보입니다.
말그대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합니다.
돼지고기 등심 사이에 다진 버섯을 넣었는 데
입에 넣자마자 육즙이 흘러나옵니다.
이런 맛 처음입니다.

코스요리처럼 먹어서인지 너무 배가불러 한조각을 남겼습니다.

모든 게 훌륭해 감히 음식맛에 총평을 할 수는 없지만
돈가스에 제공되는 옥수수와 샐러드는 에피타이저에 나오는 것과 겹칩니다.
돈가스에 나오는 샐러드를 양배추로 바꾸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과 물김치 보다는 미소된장국을 제공해
돈가스에 남아 있는 느끼함을 잡아내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그리고 매장에 음악이 없어서 공간이 비워진 느낌이 드는 것도 아쉬움입니다.

음식점 바로옆에는 삼구농원에서 운영하는 카페가 있는 데 직원이 상주해 있지않습니다.
이용객에 비해 인건비가 나오지 않을 듯 한데
무인 양심카페로 운영해보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이미지 재고에도 도움되고 음식점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도 클테니 간헐적 운영을 배제하고 상시적 운영으로 바꾼다면 삼구농원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첨언해봅니다.

식사 후 삼구농원 버섯재배 하는 곳을 견학했습니다.
앞으로도 유망한 작목이 버섯입니다.
투자대비 이익도 많이나는 식품이지요
만약 제가 버섯을 재배한다면 새송이 버섯에
솔잎가루를 배양액으로 증식시켜 분사해준다면
송이버섯 만큼의 향이나 질은 아니지만 지금 새송이 버섯보다는
더 부가가치가 높아질거라 확신합니다.

또 밀웜(식용곤충)을 이용한 동충하초 등...

할수만 있다면 송로버섯 배양균을 키워 대량생산 한다면 그야말로 대박나겠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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