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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지난번 포스팅에 이어 저의 찬란했던 1차 시험부터 절망적인 동차생 시절 등을 담은 22년의 수험생활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후술하겠으나 저는 1차 시험을 평균 85점이라는 높은 점수로 합격해놓고 동차 기간을 날리고 2차 시험을 미응시한 똥차생이자 그러면서 시험 발표까지 공부도 안한 똥유예생이었답니다. 그러면 본격적인 합격수기 2탄을 시작하겠습니다. (역시 장문주의)
1. 객관식 (22년 1월 ~ 22년 5월)
(1) 생활패턴
이 기간에는 월요일부터 일요일 오후까지 공부했습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동일하게 6시 30분에 기상하여 7시부터 80분 공부 후 10분 쉬는 루틴으로 오전 3교시, 점심 먹고 다시 3교시를 진행했고 오후 공부를 마친 후에는 낮잠을 자고 30분 정도 산책을 하고 와서 저녁을 먹고 다시 3교시를 진행했습니다. 일요일에는 특정 과목만을 공부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모의고사를 보는 날로 지정하여 오후까지만 공부했고 저녁에는 가족들과 저녁을 먹고 집에서 휴식했습니다.
저는 원래 집 주변 독서실에서 공부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21년 12월, 정부가 방역 패스를 전면 실시하면서 백신을 맞아야 독서실에 갈 수 있게 되었죠. 백신에 대한 불신으로 한 번도 백신을 맞지 않았고 앞으로도 맞을 계획이 전혀 없던 저는 독서실에 쫓겨나 방랑자 신세가 되었습니다. 본가에 있는 제 방에는 책상도 없었고 공부할 만한 환경이 못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학교 앞 원룸에서 자취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자취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전 정부가 저의 로망을 실현시켜 주었네요. 참 고맙습니다 훠훠
원룸에서 혼자 공부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도 지켜보는 사람이 없으니 이런저런 유혹에 빠지기가 쉽더라구요. 그래서 캠스터디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예샘 카페를 통해 주 60시간짜리 구루미 캠스터디에 가입하였고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제가 낮잠과 함께 수험생활 전반에 걸쳐 가져갔던 루틴 중 하나이고 수험생들에게 가장 추천하는 스터디입니다. 혼자 공부하는 것이 외롭고 힘들거나 책상 앞에서 자꾸 딴짓을 하게 된다면 캠스터디를 한 번 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의지가 꺾이다가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러닝메이트이자 경쟁자인 스터디원들을 보면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게 되기도 하고 주말에 조금 늘어지다가도 남은 공부시간을 채우기 위해 스퍼트를 올리게 되기도 합니다.
저는 수험생활 동안 가끔 풋살을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따로 시간을 내어 운동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운동을 싫어하거나 그 중요성을 경시해서가 아니라 군 생활 중 양쪽 발목과 손목, 오른쪽 어깨를 다친 탓에 러닝이나 헬스, 수영 등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였습니다. 그런데 훈련이나 일과 중이 아니라 혼자 운동하다가 까불어서 다친 거라 억울할 것도 없네요. 아무튼 그런 이유로 격한 운동을 할 수 없었고 유일하게 이 기간 동안만 오후에 가벼운 산책을 병행했습니다. 다행히 체력 하나는 타고난 덕에 운동을 하지 않아도 체력적인 부담을 느낀 적은 없었습니다.
(2) 공부 방법
1) 재무회계
기본 강의를 마치고 혼자서 기베를 2회독하고 연습서 강의도 수강하였지만 혼자서 문제를 푸는 것이 쉽지 않았고 시험이 5월 말이었기 때문에 시간도 넉넉하다고 판단하여 김재호T의 객관식 강의를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매일 강의를 듣기 전에 그날 진도만큼의 문제를 혼자 풀어보고 강의 3개를 들은 후 틀렸거나 강사의 풀이가 새로운 풀이 방법인 문제는 다시 풀어보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문제를 풀고 난 후에는 문제 옆이나 위에 완벽하게 맞아서 다음에 다시 풀어도 무조건 맞출 수 있는 문제는 ○, 정답만 맞고 풀이가 틀렸거나 이론 내용 숙지가 안된 부분이 있는 문제는 □, 50% 이상 아는 내용이면 △, 손도 못 댔거나 절반 이상 아는 내용이 없다면 × 표시를 했습니다. ○ 표시가 있는 문제는 다음 회독에서 풀지 않고 □△× 표시된 문제들 중심으로 회독하였습니다. 또한 틀린 문제 위에는 틀린 이유나 이론 내용에 대한 힌트나 함정 등에 대한 정보를 저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간략하게 # 표시를 이용하여 적어두었고 그다음 회독부터 문제를 보고 잘 모르겠으면 문제 위에 있는 정보를 보고 문제를 풀었습니다. 또한 말 문제의 경우에는 자주 나오는 선지나 헷갈리는 선지 등을 한글 파일로 챕터별로 정리하여 틈틈이 읽으며 눈에 선지를 바르는 연습을 했습니다.
저는 시험장에 들어가기 전까지 모든 과목의 객관식 문제집을 10회독 이상 하였습니다. 특히 재무회계는 기본 강의를 수강할 때부터 풀었던 덕에 주요 문제들은 10회독도 넘게 풀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모든 문제를 10회독 한 것은 아니고 틀린 문제들, 그러니까 □△× 표시된 문제들을 10회독 이상 했습니다. 7회독이 넘어간 시점부터는 기베 1회독을 한 후 기출베스트 모의고사(이하 기베모)와 파이널 재무회계(이하 재파)를 1회독했고 그렇게 기베모와 재파도 각각 3회독 하였습니다. 기베모는 기베의 문제들을 모의고사 형식으로 편집한 것이고 재파는 조금 더 높은 수준의 문제를 모의고사 형식으로 제작한 파이널 문제집입니다. 기베모는 굳이 푸실 필요 없지만 재파는 꼭 푸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제 체감상 1차와 2차 모두 김재호T의 파이널 문제집이 실제 시험과 가장 유사했습니다.
다만, 10회독 공부법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제가 문제집을 10회독하고 높은 점수를 받기는 했지만 7회독만 했어도 점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고 차라리 5회독만 해서 적당한 점수로 합격하고 남는 시간을 2차 공부에 할애했으면 적어도 동차 시험을 미응시하는 바보 같은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7회독 정도 되니까 문제와 답이 모두 외워져서 문제만 봐도 답이 몇 번인지 기억이 나더라구요. 1년 정도 지나서 문제집을 다시 봐도 답만큼은 기억이 날 정도였습니다. 5회독에서 7회독 정도를 진득하게 하시고 파이널 문제집을 2~3회독 정도 하시는 게 가장 컴팩트하고 목적 적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1차 준비를 하면서 고급회계는 공부하지 않았고 중급회계에서는 버리는 파트 없이 전범위를 공부했습니다. 다만 버리는 파트 없이 전부 가져가는 대신 어려운 파트는 대표적인 유형의 문제들만 공부하고 지엽적인 유형의 문제들은 풀지 않았습니다.
2) 원가관리회계
재무회계 객관식 강의를 마치고 임세진T의 객관식 강의를 수강하였고 재무회계와 같은 방식으로 공부하였습니다. 임세진T의 객관식 교재는 이론편, 문제편, 해답편으로 분권되어있는데 저는 문제를 풀기 전에 해당 챕터의 이론편을 정독한 후 문제를 풀었습니다. 원가관리회계는 재무회계와 동일한 방식으로 10회독 정도 한 것 같습니다. 별도의 모의고사집은 풀지 않았고 임세진T의 기출문제집을 2회독하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3) 세법
재무회계와 같은 시기에 정우승T의 객관식 세법 강의를 수강하였습니다. 재무회계와 동일한 방식으로 강의를 수강하였으나 세법의 경우에는 이론 내용이 워낙 방대하고 암기할 사항이 많기 때문에 문제집과 함께 요약서를 병행하여 회독해야 합니다. 저는 워크북을 문제집과 동일한 패턴으로 회독하였습니다. 워크북을 먼저 읽고 문제를 풀었으며 오답 선지나 워크북에 없는 내용 등을 워크북에 간략하게 필기했고 퇴근 후 침대에서 워크북을 복습하며 잠에 들었습니다. 세법의 경우 대부분의 파트를 가져갔지만 법인세의 과세표준 및 세액 파트부터는 전부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합병, 연결, 청산 등등 아예 공부하지 않았는데 1차 시험에서 꽤 많은 문제가 버린 파트에서 출제되어 매우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버릴 파트를 고민 중이시라면 과세표준 및 세액은 2차 시험에서는 필수 주제이니 가져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또한 일명 기타 세법이라고 부르는 국세기본법, 국세징수법, 조세범처벌법, 국제조세조정에관한법률이 있는데 이 중 국세기본법은 2차에서도 매우 중요하니 기본강의 단계부터 깊게 공부하시고 국징과 조처는 시험 100일 전부터, 국조법은 가성비가 떨어지니 버리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세법 역시 재무회계와 동일한 방식으로 10회독 이상 하였고 워크북은 셀 수 없이 많이 읽은 것 같습니다. 다만, 모든 회독을 전수로 회독하지 않았고 어느 회차에는 홀짝으로 풀기도 하고 가로 풀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따로 이론형 문제를 정리하지는 않고 주민규T의 하끝을 구매하여 OX로 이론형 문제를 대비했으나 개인적으로 주민규T의 하끝은 너무 지엽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원래 풀던 객관식 교재에 실린 이론형 문제로도 충분하니 다른 사람들이 산다고 따라 사실 필요는 없습니다. 시험 직전에는 정우승T의 기출실록을 구매하여 1회독하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합격수기 1탄에서 말했듯이 저는 심화 강의 도중 강경태T에서 정우승T로 강사를 변경했는데요. 그 이후 객관식부터 유예까지 쭉 정우승T를 수강하였고 정말 만족했습니다. 당초 기본 강의를 수강하기 전 강사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1타 강사들의 샘플 강의를 들어봤는데 정우승T의 강의는 틀자마자 꺼버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정말 죄송하지만 약간 풍채 있고 어두운 피부 톤에 두꺼운 뿔테안경을 끼고 계신 모습이 너무 표독스러워 보여서 보기가 거북하더라구요. 그런데 불과 6개월 만에 안경도 벗으시고 옷과 표정도 밝아지셨길래 다시 한번 들어볼까 하고 수강했는데 매우 만족했습니다. 깔끔한 아이패드 필기, 컴팩트한 교재, 잔잔한 분위기에 적절한 유머 등 제가 생각했던 모습과는 전혀 달랐고 외모지상주의에 빠져 이런 강사님을 배척한 제가 너무나 원망스럽고 죄송해졌습니다. 언젠가 한 번 찾아뵙고 싶네요. 세무회계 강사를 고민하신다면 정우승T 추천드립니다. 특히 워크북의 가독성이 매우 좋습니다. 강경태T의 교재까지 두 강사의 교재만 써본 제 입장에서는 압도적으로 정우승T의 교재가 좋았습니다.
4) 재정학
2월 말부터는 황정빈T의 객관식 강의를 수강하였습니다. 당초에는 재정학과 행정소송법은 강의 없이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다른 과목의 객관식 강의를 들어보니 도움이 많이 되었고 특히 재정학은 강의 없이 혼자 푸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어쩔 수 없이 강의를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재정학 역시 재무회계와 동일한 방식으로 공부하였고 강의를 수강하기 전에 정병열T의 재정학연습에 실린 문제를 푼 것과 황정빈T의 객관식 문제집을 합해서 10회독 이상 하였습니다. 또한 거기에 더해서 체크포인트라는 요약서를 병행하여 회독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황정빈T의 객관식 문제집과 체크포인트는 명저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 회독이 쌓인 후에는 하루에 기출문제를 2회차 풀고 체크포인트를 일주일에 1회독하는 방식으로 공부하며 점차 재정학에 할애하는 시간을 줄여나갔습니다.
지난 합격수기에서 황정빈T가 김판기T보다 더 목적 적합한 강사라고 생각한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로는 독립적인 문제집의 유무와 요약서의 퀄리티입니다. 김판기T의 경우에는 기본 강의와 객관식 강의 모두를 정병열T의 재정학연습을 사용하는데 너무 지엽적이고 어려운 문제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기본서와 문제집의 조화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불호인 교재이기도 하지만 강사가 다른 강사의 교재를 사용하여 강의를 하는 것에 회의적입니다. 본인의 강의 스타일을 다른 강사의 교재에 억지로 끼워 맞추다 보면 오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다른 강사의 교재를 사용하는 강사를 보면 마치 기성품을 사다가 대충 데코만 해서 음식을 내놓는 음식점을 보는 것 같습니다. 메인은 따로 있어서 이 강의에 별로 진심이 아니구나, 열정적이지 않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에 반해 황정빈T의 객관식 문제집은 정말 좋습니다. 너무 지엽적인 문제는 배제되어 있고 해설이 굉장히 자세하고 친절해서 별도의 요약서 없이 문제집만 봐도 공부가 될 정도입니다. 또한 요약서인 체크포인트가 명저입니다. 김판기T도 일일특강이라는 요약서가 있지만 둘 다 읽어본 입장에서 가독성이나 완성도 측면에서 차이가 많이 납니다. 결국 공부는 혼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교재가 좋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강의 수와 강약 조절입니다. 김판기T는 강의 수가 매우 많은 편입니다. 설명 자체가 자세하고 친절하며 1타 강사이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강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감안해도 정말 많은 편에 속합니다. 그에 반해 황정빈T의 강의 수와 시간은 비교적 짧습니다. 안 그래도 방대한 회계·세법에 치이는 상황에서 재정학까지 많은 시간을 투입하기에는 부담스럽기 때문에 짧고 컴팩트한 강의는 매력적입니다. 또한 김판기T의 수업은 정말 재밌지만 듣고 나면 그래서 내가 뭘 공부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여러 수험생과 합격생들에게 같은 얘기를 들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강약 조절의 부재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황정빈T의 경우에는 특정 이론이나 문제는 과감히 스킵 하시기도 하고 수험생들에게 강약 조절을 알려주십니다. 중요하게 봐야 할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구분해 줘서 어떤 부분에 집중하고 어떻게 공부해 나가야 할지 가늠할 수 있는데 김판기T는 그런 게 없었습니다. 또한 암기에 도움이 될만한 팁이나 두문자 따는 법 등을 알려주셔서 매우 유용했습니다.
세 번째는 세무사 시험의 구조와 재정학의 난이도입니다. 세무사 시험은 평균 60점만 넘으면 합격할 수 있습니다. 회계·세법에서 60점 이상을 득점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재정학과 선택과목은 그렇지 않습니다. 선택과목은 전부, 재정학은 40문제 중 35~32문제가 이론형 문제이고 그 난이도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제가 즐겨보는 어느 블로그에서는 세무사 시험의 재정학은 경제학 베이스의 유사 시험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어려운 시험이 아니고 저도 깊이 공감하는 바입니다. 물론 처음 공부할 때는 당연히 어렵겠지만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실력이 떨어지지 않는 과목이고 그 궤도에 오르는데 많은 시간이 들지도 않습니다. 계산형 문제는 어렵게 나오면 풀기 힘들 수 있지만 계산형 문제를 다 버려도 80점 정도를 맞는 데는 무리가 없습니다. 따라서 재정학을 공부하는 데는 깊은 이해나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으므로 강사의 강의력이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계산형 문제를 다 풀어서 100점을 맞겠다거나 회계사 시험의 경제학을 공부하는 정도라면 김판기T의 강의가 매우 유용하겠지만 80점만 맞아도 충분한 재정학 시험에서는 과투입이라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오히려 이론형 문제 대비에 유용한 가독성 좋은 요약서와 암기 팁을 주는 황정빈T가 이 시험에서 더 목적 적합하다는 것이죠.
물론 이 모든 내용은 제 주관적인 판단이고 뇌피셜이기 때문에 너무 맹신하지는 마시고 충분히 비교해서 선택하시기를 바랍니다. 결론적으로 강의력은 김판기T, 교재는 황정빈T라고 보시면 됩니다. 김판기T에 대해서 부정적인 말을 쏟아냈지만 저는 김판기T의 안티가 아닙니다. 7급 세무직 시험을 준비하는 지금 경제학을 대비해서 김판기T의 회계사 경제학 강의를 수강할지 고민 중일 정도로 김판기T를 좋아하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
5) 행정소송법
3월부터는 정인국T의 행정소송법 객관식 강의를 수강하였습니다. 행정소송법 역시 강의 수강 계획이 없었으나 앞서 들은 객관식 강의들이 만족스러웠고 강의 수도 몇 개 안되었기 때문에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강의를 완강한 후에는 행정소송법 기본서를 일주일에 1회독씩 했고 어느 정도 회독이 쌓인 후에는 하루에 기출문제를 2회차씩 푸는 방식으로 점차 행정소송법에 할애하는 시간을 줄여나갔습니다. 행정소송법은 기본서가 문제집이고 별도의 문제집이랄 게 필요 없을 정도로 양이 적었기 때문에 기본서를 10회독 이상 하였습니다. 기출문제집은 3회독 정도 한 것 같습니다. 정인국T의 앞글자 정리사항만 봐도 웬만큼 문제를 풀 수 있을 정도로 앞글자 정리사항이 매우 유용하니 정인국T의 강의를 활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3) 1차 시험
저는 1차 시험 3주 전부터 매주 메이저 학원 3사의 모의고사를 1회차씩 응시했습니다. 평균적으로 70점대의 점수를 받았는데 나무는 너무 지엽적이었고 우리가 실제 시험과 가장 유사했습니다. 시험 직전 마지막 일주일은 공부했던 요약서와 객관식 문제집을 모두 1회독 했습니다. 특히 틀린 문제나 형광펜으로 밑줄 친 중요한 내용들은 두 번씩 봤습니다. 수험생활에 공부를 하는 것은 시험 전날에 그 내용을 전부 보기 위해 정리하는 과정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시험 직전에 머리에 쏟아붓는 과정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시험장에는 제가 별도로 정리한 재무회계 이론형 문제 선지들과 세법 워크북, 재정학 체크포인트와 행정소송법 앞글자 정리사항을 들고 가서 시험 보기 직전에 형광펜과 필기 위주로 빠르게 훑고 시험에 응시했습니다. 1교시는 재정학과 세법인데 재정학 이론형 -> 세법 -> 재정학 계산형 순으로 문제를 풀었고 2교시 회계학과 행정소송법은 행정소송법 -> 회계학 이론형 -> 회계학 계산형 순으로 문제를 풀었습니다.
모든 과목의 문제집을 10회독 이상씩 한 덕일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평균 85점이라는 높은 점수로 1차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도 저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정확한 석차는 알지 못하지만 상위 5% 안에는 들지 않을까요? 22년 1차 시험 석차 정보에 대해서 아신다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기만처럼 들리시겠지만 1차 시험 직후 가채점을 하며 합격했다는 사실을 직감한 순간 전혀 기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1차 시험에서 고득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결국 2차 시험이 진짜고 거기서 고득점해야 기쁜 것이겠죠. 1차 시험에 몰두하느라 세법학은 커녕 회세원 연습서조차 회독하지 못했던 저는 동차 시험을 치를 수나 있을까라는 생각부터 들었고 연습서를 3월까지는 볼걸, 아니면 1차 하면서 세법학이라도 병행할걸, 심화 세법학을 수강할 걸 등등 많은 후회가 밀려오더라구요. 제가 다시 수험생활을 시작한다면 최소 3월에는 공부를 시작해서 기본 강의를 마치고 2차 강의를 전부 수강한 후 2월까지는 연습서를 보다가 3월부터 객관식 준비를 할 것 같아요. 또한 객관식 준비를 하면서 세법학 유예 2순환까지 병행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소화만 잘 해낸다면 동차도 비벼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합격하고 보니 단기합격한 분들도 많고 동차 합격생도 종종 있더라구요. 이 글을 보시는 예비 수험생 여러분들은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셔서 동차 합격의 영광이 함께 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2. 동차 (22년 6월 ~ 22년 8월)
1차 시험 이후 3일을 쉬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당초 계획은 재무회계는 전수로, 원가관리회계는 필수 문제만을 혼자서 풀고 세무회계는 정우승T의 동차 강의를, 세법학은 정인국T의 동차 강의를 수강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정우승T가 동차 강의를 진행하지 않음에 따라 130강이 넘는 유예 1순환 강의를 발췌 수강해야 했고 정인국T는 강의를 7월부터 시작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시험이 90일 남았는데 제일 낯설고 중요한 과목인 세법학을 한 달 뒤에 개강한다니.. 강사 양반 이게 무슨 소리요 그 계획에 따르면 강의를 완강하고 2주 뒤면 시험이었는데 교재를 겨우 1회독할 시간이었습니다. 강사님이 처음으로 원망스러웠지만 제까짓 게 원망해 봤자 뭐가 달라지겠습니까.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정병창T의 동차 강의와 정우승T의 세무회계 유예 1순환 강의를 시작했고 동시에 김재호T의 재무회계연습과 임세진T의 원가관리회계연습 회독을 시작했습니다.
첫 주까지는 순조로웠습니다. 하지만 하루하루 지날수록 다가오는 시험일에 목이 조여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너무 불안했습니다. 머릿속에선 해봤자 어차피 떨어질 텐데 뭐 하러 공부해 VS 지금 공부해야 내년에 유예로 합격하지 란 주제로 계속 싸움이 일어났습니다. 세무회계 강의 130강, 세법학 강의 90강인데 여기에 회계학 연습서도 회독해야 하니 시간이 너무 부족했고 아무리 짱구를 굴려도 강의 마치고 1회독이 최대인데 경험상 1회독으로는 시험장에서 문제에 손도 댈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습니다. 또한 정병창T의 강의가 저와 정말 맞지 않았습니다. 강의 커리큘럼 자체도 세목을 매주 바꿔대며 왔다 갔다 해서 정신없었고 목소리 톤도 까랑까랑하신게 제 스타일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세법학을 중도 하차하고 6월까지는 회계학에 집중하고 7월부터 정인국T의 세법학 강의를 수강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고 이게 불과 6월 2주차였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1년 12월부터 이어오던 캠스터디가 1차 시험 직후 공중분해되었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마 대부분이 1차 시험에서 고배를 마시고 탈주를 하신 것으로 예측됩니다. 저는 2차 공부를 해야 했기에 새로운 캠스터디를 구해봤지만 2차가 3개월 남은 시점에서 새롭게 캠스터디를 시작하는 사람을 찾을 수 없었고 결국 저는 혼자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원룸에서 혼자 공부하는데 나의 행동을 제약해 주고 공부의 이유 중 하나였던 캠스터디까지 사라지니 고삐 풀린 망아지가 되어버렸습니다. 점점 공부하다가 유튜브나 방송을 보는 빈도가 늘어났고 밥을 먹으며 보던 유튜브를 하루 종일 보게 되기도 하고 유행하는 드라마를 찾아보기도 하다가 종국에는 롤을 깔아버렸습니다. 21년 2월에 토익 공부를 시작하면서 롤 계정을 모두 삭제했었는데 1년 4개월 만에 다시 계정을 생성해버렸네요. 자기 전에 한 판만 하자고 생각했지만 점점 그 판 수는 늘어났고 결국 6월 말부터는 하루 종일 롤만 했습니다. 정인국T의 세법학이 개강하면서부터 다시 공부하자고 마음을 먹었지만 한 번 풀린 고삐를 다시 잡기는 어려웠습니다. 세법학도 10강을 채 못 듣고 포기했고 결국 시험 날까지 공부는 아예 하지 않고 하루 종일 롤만 했습니다. 제 생에 가장 롤을 많이 한 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동차 시험에 대해서는 딱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부디 저처럼만 보내지 마시길 바랍니다.
3. 유예 (22년 9월 ~ 12월)
22년 2학기에는 오랜만에 복학해서 학교를 다녔습니다. 계획은 학교를 다니면서 종강하기 전까지 동차 기간에 듣지 않은 동차 세법학 강의와 고급회계 기본 강의를 수강하고 회계학 연습서를 혼자서 1회독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중 이룬 것이 한 개도 없네요.. 동차 기간을 날려 먹고 시험도 응시하지 않은 죄책감과 후회가 밀려왔고 내가 지금부터 한다고 내년 유예 시험을 붙을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 1년 넘는 시간에 걸쳐 잡아놓은 루틴의 초기화로 인한 허탈 등으로 도저히 공부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또한 저는 멀티가 안되는 사람입니다. 단순히 동시에 여러 행동을 못한다는 것이 아니라, 2개 이상의 과업(?)을 동기간에 수행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저에게는 학기 생활과 수험생활이 각각의 과업이었고 이 두 가지를 병행하려고 하니 몸에서 과부하가 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종강하는 12월 초까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허송세월만 보냈습니다. 이 기간도 딱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이런 인간이 합격해도 되는지 저도 의문이 들 정도니까요. 제가 이런 말 하기 뭐 하지만 동차 기간부터 합격자 발표까지 꼭 열심히 공부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제 수험생활 중 두 번째 고점이었던 1차 시험부터 최저점인 동차 기간까지 극과 극을 달리는 상반되는 내용이었는데요. 저를 반면교사 삼으셔서 그런 불상사를 피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다음 3탄은 제가 합격한 23년의 유예 생활을 담을 예정이고 합격수기 시리즈의 마지막이 될 텐데요. 빠른 시일 내에 포스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질문 있으시면 편하게 댓글 달아주세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모두 건승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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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수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많은 참고 하고 있어요!!!!너무 감사합니다 3탄도 꼭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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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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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글을 너무 재밌게 잘쓰세요..! 감사합니다. 3탄 기다리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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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수기 감사합니다. 3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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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너무 잘 읽히시는데 혹시 3편은 언제 나올까요..?
감사합니다. 개인사정으로 그간 글을 못 썼네요.. 3월 안에는 업로드 하도록 하겠습니다!
술술 잘 읽히네요 감사합니다. 참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3탄 게시했으니 참고해 주세용!
좋은글 감사합니다!!
3탄 보러 가겠습니다👍🏻
혹시 3탄 어떻게 볼 수 있나요? 아이디 검색해도 안나와서요
죄송합니다. 3탄 게시했다가 정지를 당해서 답변을 못드렸네요. 해결하고 다시 게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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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감사합니다!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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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이 많이 돼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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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2차 준비는 동차때부터 하신 건가요? 그전에는 1차만 공부하셨나요?
객관식 전에 회계학 연습서 강의 수강하고 1회독 정도 하고 들어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