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내용 마리아의 옥합 사건

[세상의빛]

                                                   마리아의 옥합 사건          

                                                                                                            (요12:1-8)

0. 지금이 사순절 기간입니다. 사순절이란 고난주일 (종려주일)에 앞서 주의 고난을 생각하며 회개하는 기간을 말합니다. 이 사순절에 본문을 통하여 참 신앙이란 어떤 것인가, 이런 문제를 살펴보므로 은혜 받기를 원합니다. 몇 가지로 살펴봅니다.

1. 마리아의 옥합 사건입니다.

0. (:1)『유월절 엿새 전에,』유대월력으로 니산달 (정월) 8일 아니면 9일을 말하는데, 수난주간 전날인 것 같습니다. 수난주간이 니산달10일 (주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니산달은 우리나라 3-4월에 해당됩니다. 주님이 유월절 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으니, 주님이 죽으시기 엿새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주님이 죽으시기 엿새 전에 Jr에서 5리 정도 떨어진 베다니라는 동네에 살고 있는 마르다, 마리아, 나사로, 3남매의 집에서 J을 초청하여 잔치를 합니다. 명문가로 알려진 이들 남매와 주님은 가깝게 지내셨고, 특별히 나사로는 죽은 지 4일 만에 주님이 살리신 사람이었습니다(요11:).

0. 주님이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이들 남매들이 주님을 대접하는 마지막 잔치입니다. 이 잔치에 가시면서 주님은 감회가 깊었을 것입니다. 주님에게도 형제가 있었지만, 육신의 형제보다 이 믿음의 형제들이 더 다정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습니다. 유명한 주님이 오신다는 소문과, 죽었다가 살아난 나사로를 보기 위해서입니다. 활동적인 마르다는 부지런히 잔치준비를 합니다. 나사로는 주님과 함께 앉아있습니다. 그런데 마리아는 슬그머니 자리를 빠져나가더니 자기 방에서 순전한 나드향유 1근이 들어있는 옥합을 가져옵니다. 나드는 인도산 식물로, 나드향유는 이 식물을 짜서 만든 가장 귀한 향유입니다. 일설에 의하면 명문가 규수들이 혼수감으로 이 향유를 장만한다는 것입니다.

0. 그런데 마리아가 바로 이 옥합을 가져옵니다. 많은 사람들 틈을 비집고 주님 앞으로 다가옵니다. 그녀의 얼굴은 벌써 형용할 수 없는 슬픔에 젖어있는 듯합니다. 사람들은 이 광경을 의아하게 바라봅니다. 평소에 차분하고 말이 없고 부끄러움을 잘 타던 그녀가, 당돌하게도 주님 발 앞에 엎드리더니 옥합을 땅에 내려쳐 깨는 것입니다(막14:3). 그러자 향유가 방안에 흥건하게 흐르면서 향기가 진동합니다. 마리아는 그 향유를 주님 머리에 바르고 주님의 발에 붓고는, 자기 머리를 풀어 머리털로 주님의 발을 씻으며 눈물을 뚝뚝 흘립니다. 그녀의 이런 돌발행동에 모인 사람들은 깜짝 놀랍니다. 값비싼 향유를 깬 것도 놀랍지만, 머리를 푼 것은 파격적인 일이기 때문입니다. 유대여인이 머리를 푸는 건 가장 수치스런 일입니다. 그리고 한번 머리를 풀면 결혼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니 사람들이 볼 때는 해괴한 일이요, 미친 짓이 아닐 수 없습니다.  

2. 사람들의 반응입니다. 

0. 사람들 중 가롯유다가 먼저 반응을 보입니다. 성경은 이 사실을 이렇게 말합니다. (:5)『이 향유를 어찌하여 3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지아니하였느냐.』1데나리온은 노동자 1일 임금에 해당됩니다. 그러니 3백 데나리온이면 거의 노동자 1년치 임금입니다. 고액입니다. 거기 모인 사람들은, 그가 가장 똑똑한 제자이니 그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가롯 유다가 얼마나 똑똑합니까? 그는 가롯지방 출신으로, 갈릴리 지방이 아닌 유일한 제자입니다. 성경 상 서열은 마지막이지만 (베드로, 안드레, 야고보, 요한, 빌립, 바롤로메, 도마, 마태,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다대오, 가나안인 시몬, 가롯유다. 마10:2-4), 재정 담당자입니다. 그만큼 사리와 계산에 밝습니다. 그리고 과격한 국수주의자로 로마인을 팔레스틴에서 추방하기를 원했습니다. 최후의 만찬 때도 주님의 오른편 다음의 상석인 왼편에 앉았습니다. 3년 간 주님을 따라다니며 심오한 교훈에 감동도 했고, 기적에 감탄했고, 높은 인격에 매혹되기도 합니다. 그는 당당한 사도요, 사도 중의 재무요, 이름난 국수주의자요, 머리가 명석한 자였습니다. 이렇게도 훌륭해 보이는 가롯 유다가 마리아를 책망한 것입니다. 그러자 거기 모인 모두가 잠잠했는데, 그걸 보면 모두가 가롯 유다 말에 동감한 것 같습니다. 이것이 마리아의 옥합사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입니다.  

3. 참 신앙입니다.

0. 왜 그랬을까? 마리아는 모든 사람들이 다 비난하는 그런 무모한 짓을 왜 저질렀을까? 모릅니다.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자신도 모릅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겁니다. 여기 모인 수많은 사람 중 아무도 그런 짓 하지 않는데 왜 혼자만 그랬을까? 적어도 사람이라면 살면서 남한테 비난받을 짓은 하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 그런데 왜 그녀는 이렇게 사람들 눈살을 찌푸리게 했을까? 모릅니다. 그냥 그렇게 된 겁니다. 그러지 않고서는 속에서 무엇이 터질 것 같아 참을 수 없었습니다. 마리아는 평상시에도 주님을 사랑했지만, 오늘 주를 대면하고 보니 왠지 억누를 수 없는 슬픔 같은 것이 격하게 솟구쳐, 제 정신이 아니게 그렇게 된 것입니다.

0. 이런 마리아의 마음을 누가 알겠습니까. 마리아 자신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아셨습니다. 주님만 아셨습니다. 그래서 말씀하십니다. (:7)『저를 가만 두어 나의 장사할 날을 위하여 이를 두게 하라.』「저 어린소녀를 못살게 굴지 말고 가만 두어라! 나는 엿새 후면 고난을 받고 죽는데, 내 죽음을 위하여 한 일이니 가만 두어라!」주님이 책망하는 저들을 막아선 것입니다. 그래서 코너에 몰려 두려움으로 떨고 있는 마리아를 보호한 것입니다.

0. 잔치 집에 초대받아 오긴 했지만, 주님은 편치가 않습니다. 마음이 되고 곤고합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아버지에 할 말 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옮겨 주소서’ 기도하실 정도로 부담이 되고 슬펐습니다. 그는 G이지만 육신의 제약 때문에 십자가라는 육의 고통이 마음을 짓누릅니다. 이런 주님의 마음을 아무도 몰랐는데 마리아만 알았습니다. 주의 아픈 마음이 마리아 마음에 투영이 된 것입니다. 맑은 호수에 얼굴이 비치듯이, 보름달 주위에 달무리가 어리듯이.

0. 아무도 주의 마음을 몰랐는데 마리아는 어떻게 알았을까? 그녀의 마음도 주님 마음처럼 깨끗했기 때문입니다. 때가 묻지 않았습니다. 티없이 맑고 순수했습니다. 그녀의 마음도 주님 마음과 동질이었습니다. 우리 마음도 좀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마리아는 그처럼 순전했을 뿐 아니라 은혜를 알았습니다. 순전하니까 은혜를 안 것입니다. 마음이 더러우면 은혜도 모릅니다. 주님의 은혜를 알면 주의 마음에 공감이 되는 것입니다. 인간끼리도 서로의 은혜를 알면 서로 마음이 공감되고 투영이 됩니다. 또 서로의 마음이 공감되면 서로의 은혜를 압니다. 이처럼 그녀는 주의 은혜를 알았습니다. 사도들도 주의 은혜를 알지만, 아직까지는 피상적으로 알 것입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들풀처럼 내면으로 알았습니다. 식물학자는 학구적으로 햇빛의 혜택을 말하지만, 들풀은 무의식적으로 햇빛의 은혜를 압니다. 마리아도 그렇게 주님의 은혜를 알았습니다.

0. 주님이 나사로를 살려주셨기 때문에 은혜를 압니까? 아닙니다. 그 이전부터 알았습니다. 그 이전부터 무슨 은혜를 압니까? 앞으로 있을 십자가 은혜를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구속의 은혜를 안 것입니다. 그래서 감사가 늘 가슴에 찰랑찰랑 고여 있습니다. 은혜와 감사와 사랑은 언제나 하나로 뭉뚱그려져 있습니다.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사실은 주를 향한 자기 마음이 은혜 때문인지 감사인지 사랑인지 몰랐습니다. 그냥 감격이 되고, 왠지 마음이 슬프고 무엇인가가 속에서 타오를 뿐입니다.

0. 은혜를 알아야 합니다. 애완견을 왜 키웁니까? 개도 은혜를 아니까 키웁니다. <워낭소리>라는 영화를 보니까 소도 주인의 은혜를 압니다. (사1:3)『소는 그 임자를 알고 나귀는 주인의 구유를 알건만, Is은 알지 못하고 나의 백성은 깨닫지 못하는도다.』그래서 은혜 모르는 자를 짐승만도 못하다고 합니다. 성도는 반드시 은혜를 알아야 합니다. 지금이 봄인데, 은혜를 알면 봄도 은혜입니다. 겨울에 추워서 괴로웠는데 지금은 따뜻하니 얼마나 은혜입니까. 갖가지 꽃이 피는데 얼마나 은혜입니까. 어떤 분은 말할 것입니다. 몸이 아파 죽겠는데 봄이 왔다고 뭐 그리 은혜냐고. 그러나 추운 겨울에 아픈 것보다 봄에 아픈 게 더 낫지 않습니까? 그러니 봄도 은혜입니다. 그러면 겨울은 은혜가 아닙니까? 겨울이 없이 봄만 있으면 봄의 은혜를 모를 것입니다. 그래서 늘어지게 하품이나 하고 게으름만 더할 것입니다. 그러니 겨울 (고통)도 은혜입니다. 은혜를 알면 모든 게 은혜입니다. 그래서 범사감사가 되는 것입니다.

0. 나는 치병(治病)을 기도하다가도 재성이나 이무사 권찰을 생각하면 기도가 안 나옵니다. 뇌성마비로 고생하는 재성이도 병고쳐달라고 얼마나 기도 많이 했겠습니까. 이무사 권찰도 병 때문에 우리교회에 등록해서 지금까지 얼마나 애타게 기도했습니까. 나도 그들을 위해서 엄청 기도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무사 권찰은 소천 했고, 재성이는 장애인교회로 가긴했지만 여전히 아픕니다. 재성이 외에 병으로 신음하는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 그들만 아프고 나만 고침 받으면 미안한 일 아닙니까? 이기적인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내 기도 안했습니다. 나도 같이 아파야 그들에게 위로가 될 것 같아서. 인터넷 카페에서도 사람들이 내 글을 보고 나를 위해서 기도한다는 것입니다. 자기도 아프면서. 그런데 나만 고침 받으면 배신하는 것 같아서 내 기도 안 나옵니다. 그러다가도 우리 교회 좌달하 장로, 손옥자 집사도, 같은 지방회 소속인 홍현철 목사도 류마티스였고, 성경에 나오는 38년 된 병자도 류마티스환자로 추측되는데, 그들도 다 고침 받은걸 보고는 나도 고쳐달라고 다시 기도하고 있습니다. 개척 때는 성도들이 아프면 나도 같이 금식하고, 성도들 병이 안 나으면 저 병을 나한테 뒤집어 씌워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은퇴한 지금도 아내 병 기도하다가 안 나으면 저 병 차라리 나한테 달라고 기도합니다. 속이 타서요. 아내는 그걸 모르겠지. 자기도 날 위해서 울면서 기도하는지 몰라. 아마 그러겠지. 

0. 지금이 사순절 기간인데 여러분은 주님의 고난을 몸소 느끼고 계십니까? 나를 위하여 얼마나 지독한 채찍을 맞으셨는지, 십자가에 못박혀 물과 피를 다 쏟으며 얼마나 몸부림했는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마리아와 같은 좋은 믿음을 갖도록 기도합시다. 주님의 피로 얼룩진 이 사순절에- 이 고난의 계절에 얼마나 그의 은혜를 깨닫습니까? 누가 옥합을 깨트리면, 주의 고난이고 뭐고 300데나리온이라는 계산이 먼저 앞서는 건 아닙니까? 가난한 사람을 핑계 삼아 돈 욕심만 가슴을 훑고 지나가는 건 아닙니까?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6)『이렇게 말함은 가난한 자들을 생각함이 아니요 저는 도적이라. 돈궤를 맡고 거기 넣는 것을 훔쳐 감이러라.』

0. 마리아는 자기가 깨트린 옥합이 300데나리온이나 되는 줄도 몰랐습니다. 그런 계산은 해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깨트렸습니다. 이걸 깨트리면 어떻게 될까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깨트리고 보니 엄청난 일을 저지른 것입니다. 기라성 같은 사도들과 거기 모인 사람들이 일제히 경악의 눈으로 자기를 바라보는데, 정말 죽을죄를 진 것 같았습니다. 이걸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쩔쩔맸습니다. 그래서 주님을 위하여 울던 눈물이, 이젠 두려워 울게 되었습니다. 주님이 막아주시지 않았다면 기절해서 죽었을 것입니다.

0. G의 일은 공리(功利)나 계산이나 타당성이나 과학적인 이론으로 할 수 없습니다. 믿음과 소망과 사랑으로, 그리고 G의 기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G을 믿는 것도 공리적, 과학적 사고방식만으로는 믿을 수 없습니다. 동정녀 탄생, 부활, 승천, 천국과 지옥 등을 그대로 믿어야 합니다. <키엘케골>은 말합니다.『신앙은 주체적 결단에 의하여 역설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이다.』옳은 말입니다. (고전1:18)『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얻는 우리에게는 G의 능력이라.』십자가의 도가 공리주의자(功利主義者)들에게는 미련하게 보입니다. 왜냐면 십자가의 도를 믿었다고 해서 현실적으로 어떤 유익이 손에 잡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소경거지 바디매오나, 38년 된 병자나, 마리아처럼 믿어야 합니다.

0. (사53:5)『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이 말씀을 그대로 믿어야 합니다. (고후8:9)『우리 주 JX의 은혜를 너희가 알거니와 부요하신 자로써 너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심은 그의 가난함을 인하여 너희로 부요케 하려 하심이니라.』이 말씀을 그대로 믿어야 합니다. (눅6:38)『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히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하여 너희에게 안겨 주리라.』이 말씀을 그대로 믿어야 합니다. 성경의 모든 말씀을 다 그대로 믿어야 합니다. 우리의 생명과 생활은 불가사의한 것입니다. 다 죽어가던 병자가 살아나기도 하고, 건강하던 사람이 갑자기 죽기도 하고, 알 수 없습니다. 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쥐꼬리만한 봉급으로 어떻게 살아가나 싶어도 살아갑니다. 신기합니다. G이 먹이시고 살리시는 것입니다. 계산적으로 따질 수 없습니다. 그냥 믿고 의지할 수밖에 다른 도리 없습니다.

△. 공리적인, 계산적인 가롯유다는 결국 은30에 주님을 팔았습니다. 은30은 종 하나의 값입니다. 종하나 값에 주님을 팔았습니다. 그리고는 그의 말로는 비참했습니다(마27:5-, 행1:18-20). 목매달아, 배가 터져 죽습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성경에까지 기록되는 축복을 받습니다. (마26:13)『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온 천하에 어디서든지 이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는 이 여자의 행한 일도 말하여 저를 기념하리라.』(막14:9 참조). 성경에까지 기록되었으니 G나라에서는 얼마나 큰 상급이 있겠습니까! 이 사순절에 마리아처럼 먼저 회개와 결단을 통하여 마음을 깨끗이 하고, 그래서 더 은혜를 깨닫고, 그래서 감사하게 되고, 아울러 참되게 주님을 사랑하게 되는 여러분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이종애]

장년설교자료 방으로 이동합니다.

[천사의미소]

목사님 정말 사랑이 많으 시네요 주님의 위로의 은혜가 함께하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