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를 하는동안 정말 수 없이 많이 고민하고 실험하고 실행한 저의 경험들인데 초보 캐디분이나 이제 막 신입캐디로 8만피로 일 시작하셨거나 아니면 1년 미만의 경력 캐디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에 써봅니다.
캐디 일 사실상 딱 세가지만 완벽하면 더 이상 할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거리부르기 둘째, 스코어 세기 셋째, 그린라이
자기가 부르는 남은 거리가 완벽하게 들어 맞으면 페어웨이에서 클럽을 갖고 뛰거나 왕복할 필요가 없어서 당연히 진행속도는 빠를것이고, 만약에 클럽을 안가지고 무작정 걸어가는 고객에게는 뒤에서 대략 나오는 거리도 예상할수 있다면 거리 부르고 클럽 손에 쥐어서 보내주고 하면 되기에 일단 남은 거리를 완벽하게 부를수 있게 노력해 보면 좋은데 그 방법으로는 티 박스에서 페어웨이 벙커나 해저드 까지의 거리에 익숙해지고 페어웨이 맨홀들을 잘 이용해서 정확한 거리가 암기 되는것이 좋습니다. 암기는 하려고 애쓰면 더 안되니 경험을 통해 틀렸을 경우에 한번씩 체크해 보는게 가장 좋습니다. 그리고 거리가 완벽하다는것은 그만큼 코스 숙지가 완벽하다는것을 증명하기에 고객의 신뢰도 커지고 그만큼 자신감이 생길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교육을 받을때 경력자들은 주로 자기의 경험을 토대로 거리를 막 알려주니 홀 한개 거리도 아직 숙지가 안되는데 18홀 순식간에 돌아버리고 알려주니 자기가 직접 기계를 사서 측정해 보기전 스스로 얼마정도 남았겠구나 하고 거기서 거리측정기를 찍어보면 좋습니다. 만약 이것을 반대로 하면 거리측정기 없이 거리를 못부르게 되어 굉장히 애를 먹을수밖에 없죠.
둘째. 스코어 세기는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그리고 저 같은 경우에 고객에게 잘보이려는 마음이 앞서서 그런지 고객이 볼을 못쳤을 경우 가끔씩 스코어를 떠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럴때는 참 난감한게 내가 봤을땐 양파인데 고객은 트리플 보기라고 합니다. 그럴때 만약 그게 고객의 거짓말 이라면 내가 그냥 곧이곧대로 트리플을 적고 다른 고객에게 욕을 디지게 쳐먹을수도있죠. 그러니 스코어를 정확하게 세어주는것과 그린플레이가 끝나고 클럽을 일단 대충 클럽통에 구분해서 넣고 카트로 오면 바로 스코어부터 입력하고 출발하는게 좋습니다. 저는 그 쓰잘데 없는 잘보이려는 생각들 때문에 아직도 스코어를 잘 못볼때가 많습니다. 그럴땐 욕을 먹더라도 고객에게 먼저 사과를 드리고 물어보는게 최고 좋은 방법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셋째. 그린에서 라이보기는 솔직히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렵습니다. 이 역설의 의미는 쉽게 생각하면 정말 이렇게 쉬운게 없는데 어렵게 생각하면 이렇게 어려운것이없는것 이라는 의미 입니다. 뭐 말하다보니 세상 만사가 그렇긴 하네요, 예를 들어서 첫홀에서 제가 라이를 봐준 고객의 퍼팅이 완벽하게 홀컵으로 들어갔다면 고객은 곧바로 칭찬 세례와 더불어 저에대한 기대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다음홀에서 그 기대에 부흥하지 못한다면 고객이 18홀 내내 지가 라이보고 제 탓을 하는 그런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발생할수도 있죠. 그래서 일단 라이를 잘 놓으려면 대충대충의 정신이 필요 합니다. 그 말은 즉 고객의 기대를 낮추어 놓고 시작하라는 의미입니다. 뭐 다 그러셔도 되고 안그러셔도 되지만 저는 그렇습니다. 제가 완벽하지 않았었기에.. 하지만 이게 완벽하면 사실 팁도 팁인데 자신감이 초 급상승합니다. 지금 저는 고객이 기대를 해도 상관이 없을만큼 라이를 완벽하게 보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엄청난 시행 착오를 겪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캐디 분들께선 그러한 시행착오 없이 완벽한 라이를 보게 해드리기 위해 라이 놓기 연습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첫째로 절대 고객의 아리까리 함에 휘둘리지 마세요 만약에 고객이 삼촌, 왼쪽인가? 라고 물으면 고객님, 거긴 바로 보셔야 할것 같아요 라고 말하면 백퍼센트, 왼쪽 봐야되는거 아니야? 라고 되묻습니다. 그러면 초보들은 어? 왼쪽인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 가서 보게 됩니다. 그러면 거짓말 처럼 왼쪽이 높아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고객에게 바로 또 이렇게 말하겠죠. 고객님 왼쪽이 맞네요. 하지만 여기서 조금 성격있고 고객을 개무시하는 캐디는 이렇게 말합니다. 바로보세요~ 바로 이게 정답입니다. 무조건 바로 보라가 아니라, 아리까리한걸 캐디에게 쳐 물어보는 고객새끼는 고객님이 아닙니다. 그런 사람은 잘들어가면 지탓 안들어가면 캐디탓하는 병신이기에 개 무시가 정답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 그런 병신들은 개무시를 해주면 너무 고마워하며 뭐 드릴게 없어서 죄송하다고 엄청나게 많은 팁을 주고 가거나 팁을 못주면 갈때까지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굽신굽신하며 집으로 갑니다. 하다못해 캐디 평가를 아주 기깔나게 써주죠.
반대로 묵묵히 자기 라이 자기가 보고 공도 끝까지 닦지 말라고 하는 고객님께는 절대 라이가 어디로 보입니다 라고 말하면 디집니다. 그것은 드라이버를 칠때 밀어버리는 행위와 같은 행위입니다. 다만 물리적인 자극이 없었을 뿐.. 그런 엄청난 고객님들을 만나게 되면 그냥 혼자서 생각할수있는 시간을 주세요 동반자들을 조금 조용히 시키거나 조용히 할수없는 시끄럽고 말 많은 고객들의 집중을 다른 곳으로 이전시켜주면 됩니다. 어차피 퍼팅을 하기 전에는 개병신이 아닌이상 분명히 조용히 하고 집중할 것이기 때문에 그런 고객님께는 생각할 시간을 정확하게 드려야 합니다. 혼자서 한컵을 볼지 두컵을 볼지를 결정해야 할때를 건드리면 안된다는 말입니다. 그 분이 라이를 스스로 놓고 연습 스윙을 마치고 어드레스를 들어가기 전까지 우리 캐디가 해야할 일은 다른 사람들이 그분을 방해하지 않게 집중을 돌려주는 일입니다. 그렇게만 해주면 그런 분들은 멋지게 퍼팅을 성공시키신 후에 우리에게 팁을 주십니다. 버디를 했다면 말이죠. 그런데 만약 실패를 했다고 한다면 절대로 뭐가 잘못되었다고 말하지 마세요. 그냥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면 뭐가 죄송하냐며 되물을 것입니다. 그럴때 그냥 제가 도움을 드리지 못해서요. 라고 말하면 고객은 감동 받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부작용이 그런 분들이 감동을 받으면 캐디에게 잘 해주기 위해서 잘 하려고 애쓰려다 보니 힘이 빠짝 들어갑니다. 그러니 감동을 줬으면 그 다음 홀로 이동해서 최소한 그 고객님께만 고객님, 힘은 빼셔도 됩니다. 라고 말하면 그 고객님은 감동에 침착함을 더할수 있고 그것은 최고의 파트너로 라운딩을 마쳤다 라는 느낌을 서로가 받을수가 있게 되는 길 입니다.
마지막으로 라이는 당연히 캐디가 놓아주는거 아니야? 라는 북조선 인민공화국 백두김씨 사상같은 사상을 가진 고객님들을 만나면 일단 라이를 보이는 대로 놓으면 됩니다. 라이체크 연습상대로 최고의 고객님들이죠. 그런데 만약에, 틀리면 고객님 이건 제가 라이를 잘못 본겁니다. 조금 더 봤으면 충분히 들어갈수 있었는데 제가 용기가 없어서 조금 덜 봤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렇게 말을 하면됩니다. 만약에 여기서 고객탓을 한다면 그 고객은 자기를 바보로 생각하게 되어버리고 오히려 더 못치게 됩니다. 절대로 그런 분들께는 자신감을 심어줘야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됩니다.
이상 경력 1년차 신입 캐디의 나름대로 노하우 였습니다. 모두들 편하게 일하시기 보다는 재미있고 보람차고 의미있게 캐디하시기를 기원하며,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골프장 옮기고 싶어서 들어왔다가 이런 글까지 쓰게 되었네요.. 그냥 귀엽게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PS. 캐디로써 당연히 잘 해야하는 공보기 카트운전 클럽정리 카트정리 앞팀과의 간격조정 고객 소지품 체크 클럽전달 배토 등등은 너무나 당연해서 안 썼는데 혹여나 태클 거실 경력자 님들이 계실까봐 이렇게 추신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정말 글에서 작성분님의 정성과 고운 마음씨가 다 느껴지네요!ㅎㅎ 이제 신입캐디 시작합니다!ㅎㅎ 잘읽어볼께요 감사합니다!
화이팅입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2.01.10 18:11
신입이꼭볼것
이따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