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저녁
-김억-
바람에 불리우는
옷 벗은 나무수풀로
작은 새가 날아갈 때
하늘에는 무거운 구름이 떠돌며
저녁해는 고요히도 넘어라
고요히 서서 귀 기울이며 보아라
어둑한 설은 회한은 어두워지는 밤과 함께
안식을 기다리는 맘 위에 내려오며
빛깔도 없이 핼금한 달은 또다시 울지 않는가
나의 영이여..너는 오늘도 어제와 같이
혼자 머리를 숙이고 쪼그리고 있어라
오늘은... 미끼에 변화를 줄 계획입니다...
여러명의 지인들이... 이곳에서 덩어리는.... 지렁이로 잡았다는 정보를... 전해 주었습니다..
절반 정도는.... 캐미 색깔을 빨강색으로 바꾸고.... 지렁이를 사용할까 합니다...
화려한 하늘을 보여주며... 석양이 물들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에... 한동안 손을 멈추고..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고 있었습니다...
어둠이 내리고 있습니다..
캐미불을.. 밝힐 시간입니다..
꾼의 가슴이... 고동치고 있습니다..
어둠이 내리고... 조금 시간이 지나고... 캐미불이 선명해질 무렵..
빨간색 캐미불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첫입질... 첫붕어... 첫월척...
오늘밤... 대박의 입질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챔질과 동시에.. 째는 힘도.. 어제와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더 세진 힘이 느껴지고... 한층 굵어진 씨알도... 확인이 됩니다..
벌써.. 여러마리의 월척이 나오고 있는 상황...
그런데 이상하게... 오늘은.. 글루텐보다는 지렁이에... 입질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전 낚시대의 미끼 교체가... 필요한 타이밍입니다...
밤 10시... 늘.. 안부전화를 하는 동생과 통화중...
오른쪽 첫번째의 찌불이... 슬그머니 오르며... 이동을 하고 있습니다..
정점을 찍으며... 찌불이 올라 왔을 때... "입질"을 외치며... 챔질을 했습니다...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며.... 뗏장 위로.. 딸려 나오는 붕어...
"크다~! 이건 무조건 허리급 이상~!!"
뜰채에 포획된... 우람한 몸짓을 보니... 가슴이 쿵쾅거립니다..
38cm.... 이번 낚시중... 가장 큰 녀석입니다...
사실.. 이번 낚시에서.. 목줄 터진 것이... 12번인데.... 이날밤에도.. 여러번.. 목줄이 터졌습니다..
강력한 몸부림과 바늘털이에.... 맥없이 날라가는 목줄이... 얼마나 아쉬웠는지...
아마도... 날이 추워지면서... 서서히 대물 덩어리들이... 연안으로 붙고 있는 중인가 봅니다...
지렁이에 집중되는 입질은... 한번 오면... 2~3마리씩 들어오고... 약간의 텀을 줍니다
그리고.. 다시 입질이 들어오는... 패턴을 보여주었습니다..
어제는 글루텐에... 오늘은 지렁이에...
다양한 미끼를 준비하는 것은... 필수가 되겠습니다..
자정이 가까워지면서... 입질이 점차 없어지는 모습입니다...
대체로.. 이곳의 특징을 보면...
초저녁 입질이 들어오고... 자정 무렵.. 사그러들고.... 다시.. 동틀 무려부터.. 아침까지 입질이 이어지는.....
내일을 위해... 조금이라도 휴식이 필요한 시간입니다...
따뜻하게 온수보일러를 켜고... 침낭속에 몸을 넣어 봅니다...
만족스런 조과에..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며.... 기분 좋게 잠이 들었습니다...
손톱달을 보며... 기상을 하고... 다시 아침을 맞을 준비를 합니다...
어제보다 포근한 날씨...
가벼운 외투로도... 춥다고 느껴지지 않는... 그런 새벽입니다..
오늘은 이상하게... 새벽 아침장이 ...늦어지는 모양입니다..
사위가 밝아 오는데도... 여전히 입질이 없습니다..
무슨일일까... 도대체....
하지만... 아침해가 떠오르고... 등뒤로 따스함이 느껴질 때...
다시 시작되는... 멋진 입질과... 월척들의 향연...
바빠지는 아침이 찾아 왔습니다..
여전히.. 지렁이 미끼에.. 반응이 좋은데... 가끔 블루길이 섞여 나옵니다..
수온이 올라서인지... 활성도는 좋지만... 잡어도 함께 대드는 모양...
그런데... 팔이 아파 옵니다..
어제만 해도... 그럭저럭... 통증을 견딜 만 했는데... 이제는 인상이 찌푸러집니다...
"아~ 더 팔을 쓰면... 골치 아파질지도 모르겠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이틀째 조과는... 16월척에.. 최대 38cm~! 목줄 아웃만 8번~!
나오다 터진 붕어만.... 7마리~!
총 조과가.... 25월척이니.... 팔이 아플 만도 합니다...
입질은 여전히 들어오지만....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하는 상황...
남은 1박은... 포기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넉넉하게 손맛도 보았고... 또 오늘밤에는... 강풍과 비가 예보되었고.... 팔도 아프니....
이쯤에서 그만....
11월의 마지막 기도
-이해인-
이제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두고갈 것도 없고
가져갈 것도 없는
가벼운 충만함이여
헛되고 헛된 욕심이
나를 다시 휘감기 전
어서 떠날 준비를 해야지
땅 밑으로 흐르는
한 방울의 물이기보다
하늘에 숨어사는
한 송이의 흰구름이고 싶은
마지막 소망도 접어두리
숨이 멎어가는
마지막 고통 속에서도
눈을 감으면
희미한 빛 속에 길이 열리고
등불을 든 나의 사랑은
흰옷을 입고 마중 나오리라
어떻게 웃을까
고통 속에도 설레이는
나의 마지막 기도를
그이는 들으실까
결정을 하고... 빠른 행동을 합니다...
대표붕어 인증샷도 찍고.... 빨리.. 붕어들도 집으로 돌려 보내주었습니다....
"고마웠어~ 다음에는.. 더 커서 만나자~"
팔이 아픈 관계로.... 천천히.... 꼼꼼하게.... 철수 준비를 했습니다..
중간 중간... 쉬는 것도 잊지 않고.... 아주 천천히....
침수 일보 직전의 좌대를 보니.... 얼마나.. 전투적인 낚시를 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모험과 도전 끝에는... 역시 값진 결과가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철수 준비를 하는 내내.... 아쉬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입니다...
날씨만 좋았더라면.. 하루 더 있었을지도..
팔이 안 아팠더라면.. 하루 더 있었을지도..
마릿수 월척이지만... 4짜가 하나쯤... 끼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그저.. 아쉬움이 너무 많은... 철수 준비입니다...
철수 준비를 마치니... 어느덧.. 어둠이 내리고 있습니다...
2박 동안... 내게 큰 기쁨을 안겨 주었던... 고마운 장소...
날이 추워지면... 다시 한번 도전하고 싶은 곳...
아니 다녀온 듯...
깨끗하게 정리하고... 쓰레기는.. 모두 차에 싣고.. 마무리를 합니다...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11월의 낚시여행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이번 11월의 낚시 여행은... 여러가지로.. 생각이 많이 남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음에 두고.. 계속 기다렸던 장소를.. 드디어 찾고...
어려운 자리를 개척하고... 내가 원하는 포인트로 만들고...
예상했던.. 멋진 붕어들과의 만남도 이뤄냈고...
도전과 모험의 결과가 좋아서... 더 좋았던...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12월의 여행때까지... 약 한달간의 시간...
일상으로 돌아가... 열심히 일하며... 그때를 기다려야겠습니다...
대물의 시즌..
여기 저기서 들려오는... 멋진 덩어리들의 소식이... 행복한 시즌..
우리님들도... 멋진곳에서... 멋진 붕어를 만나시길... 기원드립니다...
부족한 글과 그림에... 성원을 아끼지 않는... 우리님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늘.... 행복하소서...
감사합니다...
Epillogue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를 보고나서
이 영화는 가본 곳도, 특별한 경험도 없는, 평범한 월터가
특별한 경험을 하면서 자기를 실현하는 내용이다.
유명 여행 사진작가 숀이 보낸 25번 사진을 찾기 위해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아프가니스탄, 히말라야 등정에 나선다.
그 과정에서 물속에 빠져 상어와 싸우기도 하고,
화산 폭발에 뒤덮힐 뻔 하고,
국경에서 수색에 걸려 잡히는 등 수많은 위기를 넘긴다.
그렇게 해서 어렵게 숀을 만났지만 그가 하는 말은 쌩뚱맞다.
"사진은 내가 함께 보낸 지갑에 있어."
애초에 월터가 가지고 있던 것이다.
그럼 사진을 얻기 위한 월터의 모험은 쓸모없는 헛수고였을까?
전혀 아니다.
결국, 그 모험을 했기에 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했던 모든 경험들이 의미를 가지고 월터의 '자아'를 이루었다.
길의 끝에서 얻을 보물이 아니라, 보물을 얻기 위해 했던 행동과 경험의 과정, 그것이 진정한 보물이고 자아실현이다.
영화에서 줄곧 하는 이야기는 하나다. '모험' 하는 삶을 살으라는 것.
이 영화를 보고 처음으로 '회사 관두고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사람이 있다고 한다.
영화 초반에 월터는 가만히 서서 공상하는 병이 있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못할 만큼 푹 빠져서 상상을 했다.
자신이 하지 못할 행동에 대한 '무의식 중에 억압된 충동'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여행을 떠나면서 그 증상은 사라졌다. 더 이상 억압하지 않았으니까.
당신과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세상을 똑바로 바라보고 나를 나타내며 살고 있을까?
이 영화에서 나오는 가장 최애하는 명대사이다
"세상을 바라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목적이다."
***푸린01님의 '취미가 넷플릭스'를 참조했습니다***
첫댓글 영상잔봤습니다^^
ㅋ좋은영상 잘보고갑니다~
학산천 박터지겠네요^^6
워매~~ 1년치 월척잡을꺼를 이번 조행기에 싹쓰리 하셔브럿네유~~ 측하드립니다유~~ 엘보 치료 잘하셔유~~
모험과 도전, 아름다운 영상, 사진 잘 보았습니다.
물론 결과도 좋아서 행복한 낚시 하신듯합니다. 축하합니다.
저도 재작년에 엘보가 약간 왔는데 완치까지 1년 넘게 걸리더군요. 겨울 2달 정도는 쉬었습니다.
치료 잘 하십시요. 고생하셨습니다.
포인트를 하늘과 땅에서 동시에 볼수있는 조행기는 씨씨님뿐~^^
출조 조행기 구경 잘 하고 갑니다.
좋은곳으로 출조 하시여 멋진 붕어 만남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날도 상당히 추운데 고생하셨습니다.
25월척을 이틀만에~~~~^^
대단하십니다 ~~
음악소리도 좋고 사진도 예술수준 멋진 풍경과 가슴에 와 닿는 시 까지
정말 정성 가득한 조행기를 보는게 큰 복인거 같습니다.
씨씨님 감사합니다 ~^^
멋진영상 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