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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흙집의 모든 것
② 흙집 짓기 공법 총집합
지난 8월2일부터 11일까지 목포대학교에서 열린 2006 흙건축 캠프(주최 바이오하우징 연구사업단)를 찾았다. 일반인과 흙건축관련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캠프는 그동안 축적된 흙건축 관련 정보와 기술을 총망라하는 커리큘럼으로 짜여졌다. 무엇보다 캠프는 흙건축이 고난이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깨달음을 교육생들에게 남겼다. 여러 화학물질들로 만들어내는 재료들과 달리, 천연 그 자체의 흙은 일반인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매카니즘을 지녔기 때문이다. 흙이 지닌 매카니즘을 알고, 그것을 건축재료로 사용할 때 주의할 점들만 잘 숙지한다면 흙 건축이 먼 미래만은 아니다. 이번 캠프에서 다뤄진 내용들을 지난호에 재료편으로 소개한데 이어, 이번호에서는 현장에서 실습되어진 다양한 흙건축 공법들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흙건축 박사’ 황혜주 교수가 들려주는
흙건축 공법의 분류
흙집을 지을 때에는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있다. 흙을 일정한 크기로 만들어 쌓는 단위개체식과, 흙으로 하나의 커다란 벽체를 만드는 일체식, 흙을 다른 벽체나 틀에 바르거나 붙이는 덧붙임식으로 나눌 수 있다.
단위개체식은 작은 덩어리를 차곡차곡 쌓는 방법으로, 흙벽돌을 만들어 쌓는 흙벽돌 방식(abobe)과 흙덩어리를 만들어 손으로 쌓는 알매흙 방식(cob, bogue), 푸대나 자루 속에 흙을 넣거나 김밥처럼 말아서 쌓는 흙자루방식(earth bag) 등이 있다. 이런 방식은 특별한 기술을 요하지 않고 누구나 만들어 쓸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사용할 수 있는 흙의 성분에도 크게 제약받지 않는다. 또한 흙에 짚이나 섬유질을 섞어준다면 대부분 문제가 해결되는 편이므로, 제조시에 이들을 넣어주는 게 좋다.
일체식은 하나의 커다란 벽체를 만드는 방법이다. 거푸집을 만든 후 그 속에 흙을 넣어 다지는 흙다짐 공법(rammed earth, pise)과 흙을 콘크리트화하여 타설하는 흙타설 공법(earth concrete)이 있다. 흙다짐은 프랑스에서 많이 쓰이는 방식이며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담치기 방식과 같다. 흙타설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도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방식이 일상화되면 흙건축 기술발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체식 공법을 적용할 경우에는 점토분이 많은 흙을 구하고 물을 적게 사용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석회가 점토의 약 3배 정도의 역할을 하므로 석회를 첨가해 보완한다.
덧붙임식은 나무나 다른 재료의 틀 위에 덧붙이거나 바르는 방법이다. 직접 흙을 바르는 미장공법(plaster, wattle and daub)과 흙을 보드나 패널로 만들어 붙이는 붙임공법(board&panael), 볏단을 쌓고 그 양쪽에 흙을 바르는 볏단 공법(straw bale), 짚을 흙물속에 넣어 반죽하여 목조틀 속을 채워 넣는 흙집반죽 공법(earth straw) 등이 있다. 흙을 바르는 미장은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동서양을 막론하여 가장 많이 사용된 방식이며 볏단 방식은 호주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붙임방식의 경우, 독일에서는 흙보드를 만들어 실내에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내장용 흙보드가 연구개발에 성공해 선보이고 있으며 고강도 외장 흙패널도 나왔다. 덧붙임식에 사용되는 재료는 다른 공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물이 많이 들어가는데, 흙에 모래를 섞거나 점토분이 많은 흙을 골라 사용한다.
요즘에는 비에도 강하고 강도도 뛰어난 흙재료들이 개발되어 시중에서 구할 수 있다. 시멘트나 화학수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높은 강도와 강한 내수성을 갖추어서 건물내부뿐 아니라 외부에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출시되고 있는 대표적인 제품들로는 흙벽돌, 고강도 흙몰탈, 고강도 흙미장재, 고강도 흙타설재, 흙뿜칠재, 흙보드, 흙패널 등이 있다.
앞서 살펴본 공법들은 흙건축 공법의 가장 기본적인 것이며, 이를 응용한 여러 가지 공법이 나올 수 있으며 단독으로 쓰이거나 혹은 두 가지 이상 병용 사용하여 여러 가지 다양한 공법으로 재구성 될 수 있다. 또, 이들 공법은 입도와 물만 잘 조절하면 쉽게 만들어서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흙은 물에 약하기 때문에 기초를 잘 만들고 처마를 길게 하는 설계계획이 함께 동반되어야 한다.
흙벽돌 공법(Adobe)
흙을 일정한 크기의 벽돌로 만들어서 사용하는 공법이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식이며 틀과 흙만 마련하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제조방식도 다양해서, 단단한 땅바닥을 바로 잘라 떼 내어 벽돌로 사용하는 자름벽돌, 넉넉한 물을 섞은 흙을 틀 구석구석에 집어 던지듯이 쳐 넣은 후 나무틀을 빼고 말려서 사용하는 물벽돌, 나무로 만든 틀 안에 흙을 넣어 다진 후 틀을 빼고 말려서 사용하는 다짐벽돌, 기계를 이용해 흙을 고압으로 성형해 만든 고압벽돌 등으로 나뉜다. 물벽돌, 다짐벽돌, 고압벽돌 순으로 강도가 높아진다.
흙벽돌의 가장 큰 단점은 물에 약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고강도 벽돌이 개발되어 시판되고 있다. 고강도벽돌은 흙과 석회를 섞어 성형기에 넣어서 진동고압으로 찍어낸 것으로, 구운 벽돌과 비슷한 정도의 강도가 발현되며 물에 강하고 외부용으로도 쓸 수 있다.
알매흙 공법(Cob)
알매흙이란 기와를 이을 때에 산자 위에 이겨서 까는 흙을 일컫는 말로, 알매흙 공법이란 흙을 호박돌만한 크기로 만들어서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방법이다. 영어권에서는 cob, 불어권에서는 bogue로 지칭한다. 흙에다 짚을 섞어도 되고 그냥 할 수도 있다. 정해진 틀이 없으며 특별한 기술도 필요 없다는 게 장점이다. 독일의 유명한 흙건축가 밍케 교수는 자신의 집을 짓는데 가족과 함께 이 공법을 실천하기도 했다. 단점이라면 하루에 많은 양을 쌓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아래쪽 흙이 완전히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쌓아올리면 흙이 주저앉게 되므로 하루 작업량은 40~50cm 정도로 한다. 완전히 마른 후 다시 쌓기를 반복한다.
흙자루 공법(Earth Bag)
양파망, 면으로 만든 호스 등 특정 자루 속에 흙을 집어 넣어서 쌓는 공법이다. 흙자루 쌓기, 흙말이 쌓기라고도 한다. 이 공법이 지닌 장점은 여러 가지다. 자루의 형태나 크기에 따라 길이나 모양을 조절할 수 있으므로 집주인의 개성을 반영할 수 있고 공간에 특별한 분위기를 낼 수도 있다. 자루가 기본 형태를 잡아주므로 안에 넣는 흙의 배합이 까다롭지 않은데, 물의 양은 넉넉히 해주는 게 좋다. 흙자루 공법은 벽돌처럼 말리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고, 알매흙처럼 하루에 쌓는 높이의 제한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러한 시공의 신속성 때문에 미국 등지에서는 빈민긴급구호주택에 이 공법을 많이 사용한다. 안전하게 쌓기 위해 자루와 자루 사이에 철조망을 넣어 위아래로 연결하거나 철사로 엮어줄 수도 있으며, 끈으로 아래 위를 엇갈리게 엮어서 잡아줄 수도 있다. 기초에서부터 앵커를 연결하거나 철근을 세워서 지지할 수도 있다.
흙타설 공법(Earth concrete)
마치 콘크리트를 타설하듯이 고강도의 흙을 거푸집에 부어넣는 공법으로, 비에 강하고 강도가 높은 장점이 있다. 단점이라면 고강도라서 부드러운 흙의 느낌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목포어린이집의 벽체와 바닥을 이 공법으로 시공했다. 여기에 사용된 흙은 석회와 흙의 배합비를 맞춰 고강도를 실현한 흙으로, 이것이 시멘트처럼 공업생산되고 상용화되면 시멘트 대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조체를 이 공법으로 짓게 되면 그간의 흙의 제약을 벗어나 다양한 형태와 크기를 갖는 흙건축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거푸집을 떼어낸 후 표면을 매끈하게 갈아주기도 하며 원하는 패턴을 표현할 수도 있다.
미장 공법(Plaster)
흙을 바르는 미장공법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장 많이 사용된 흙건축 기법이다. 바탕을 나무로 짜고 그 위에 흙을 발라서 마무리하는데, 경우에 따라서 흙 위에 회반죽 바름을 하기도 한다. 전통건축에서는 외를 엮거나 바탕 틀을 만들고 그 위에 흙을 바르는데, 기둥이나 인방 등이 드러나는 심벽과 모두 흙 속에 묻히는 평벽이 있다.
미장에 쓰는 흙은 다른 공법에 비해 물을 섞는 비율이 높다. 미장 두께는 가능한 얇게 하고 여러 번 발라 주어야 빨리 마르고 균열이 적게 일어난다. 따라서 흙미장은 초벌, 재벌, 정벌의 3벌을 원칙으로 하며 초벌은 두껍게 하고, 재벌, 정벌의 순으로 얇게 마무리 하되, 초벌이라도 2cm를 넘지 않게 하고 가능하면 1cm 내외로 해준다. 주의할 점은 앞의 미장이 완전히 건조한 후에 다음 미장을 해야 하며, 미장을 할 때는 반드시 물축임을 한 다음에 미장한다는 것이다.
기존 벽체에 덧바르는 경우에 바탕이 콘크리트 면이면 바로 미장을 해도 좋다. 그러나 페인트가 칠해진 면이면 박리가 발생하므로 반드시 페인트를 벗겨내고 바른다. 석고보드면 위에는 미장라스를 붙여댄 후에 미장을 하는데, 석고보드 면 위의 미장 총 두께가 1cm를 넘으면 벗겨질 우려가 있으니 주의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현재 사는 집에 흙을 약 1cm 이상만 바르게 되면 습도조절, 탈취력, 원적외선 방사 등 흙이 가지는 여러 가지 좋은 효과를 모두 발휘한다.
흙다짐 공법(Rammed Earth)
거푸집을 짠 후 그 안에 흙을 넣고 공이나 다짐기로 다져서 벽체를 만드는 공법을 말한다. 영어권에서는 rammed earth, 불어권에서는 pise로 지칭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담치기, 흙담, 다짐벽, 토병 등으로 불러 왔으며 흙을 다져넣은 틀을 담틀이라 하여 담틀 공법으로도 불린다.
흙다짐 공법의 가장 큰 장점은 흙만으로도 튼튼하고 아름다운 벽체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거푸집과 공이만 있으면 만들 수 있어서 일을 끝내고 돌아와 동네 사람들이 모여 횃불을 켜 놓고 밤새 작업하여 한 채를 지었다 하여 옛날에는 도둑집이라고도 불렸다. 이 흙집은 1970년대에까지 명맥이 이어져 왔으나, 70년대 새마을 운동 이후 그 맥이 끊어져 버렸다. 그러다가 최근 몇 년 사이 현대적인 공법과의 결합을 통해 지어진 담틀집들의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유럽, 남미, 아프리카, 중동 등 여러 지역에서 많이 사용해 온 공법이다.
볏단 공법(Straw Bale)
볏단을 쌓아서 벽체를 만들고 그 위에 흙을 발라 마무리하는 공법이다. 볏단을 이용하기 때문에 벽체를 쌓는 속도가 빠르고 단열효과가 매우 좋으며 흙미장으로 마감하는 표면과 모서리의 부드러운 곡선미가 매력적이다. 나무로 구조재를 대지 않고도 볏짚단 만으로도 벽체를 쌓아 내력벽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흙으로 마감하기 때문에 내화에도 큰 문제가 없다. 주의할 점이 있다면 벌레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따뜻한 볏단은 벌레들의 좋은 서식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을 나지 않은 볏단을 사용해야 한다. 또한 볏단을 쌓은 위에 미장 초벌이나 재벌을 할 때 볏단이나 흙에서 벌레나 곰팡이가 나타나는 수가 있는데, 이때에는 락스물을 뿌리거나 토오치로 그을려서 제거한 후에 다음 미장을 하면 된다. 흙을 반죽하는 물에 붕산이나 소금을 타서 하는 것도 방법이다. 볏단 방식은 호주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현존하는 것 중에는 3층 건물도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2층과 단층 규모의 살림집 2채가 지어졌다.
환경친화적인 집짓기는 귀농하려는 분들께서 관심을 가지는 분야일 것 입니다.
내가 흙집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봉당을 거실 입구에 들여 집을 지으려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흙집에 관한 자료를 알게 되어공유하면 좋을 것 같아 올립니다.
어쩔 수 없이 우리는 현대 자본주의의 효율과 경제성의 원칙에 갖혀 살야야만 합니다.
삶은 그 편리함 만큼이나 항상 부작용이 따랐습니다.
하루종일 콘크리트와 화학 물질에 둘러쌓여 사는 현대인은 아토피 같은 복병을 만나고 말았죠.
자연과 나의 관계가 건강해야 자연이 살고 내가사는 길일 것입니다.
이 까페에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앞으로의 삶을 자연 친화적으로 살고자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생각됩니다.
인공적인 것에서 자연 친화적으로 삶을 바꾸려면 우선 자연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바꿔야 할 것 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선택 할 수 있는 것들을 차츰 자연적인 것으로 바꾸어 간다면 첫 걸음은 떼는 것이란 생각입니다.
의식주 가운데 의복은 얼마든지 선택해 입을 수 있습니다.
공기는 아직 선택 할 수 없죠.
물은 어느 정도 선택 가능 하죠.
도시의 삶이 아닌 농촌에서의 삶이라면 집도 선택 할 수있습니다.
건축업자에게 맏겨진 편리한 집짓기보다 고민하고 땀 흘려 나의 생각과 삶이 반영된 집을 직접 짓는다면 그 집에서의 삶은 행복 해지지 않을까요?
연이 된다면 지인들과 집을 서로 지어주는 품앗이를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농사나 집짓기나 모두 흙이 가장 중요하네요.
또 우리도 나중엔 흙이 될텐데 기왕이면 중금속 같은 것이 없는 깨끝하고 좋은 흙이 되어 후손에게 도움이 되는 조상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합니다.
흙,흙집의 모든 것
① ‘흙’ 대해부
지난 8월2일부터 11일까지 목포대학교에서 열린 2006 흙건축 캠프를 찾았다. 일반인과 흙건축관련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캠프는 그동안 축적된 흙건축 관련 정보와 기술을 총망라하는 커리큘럼으로 짜여졌다. 무엇보다 캠프는 흙건축이 고난이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깨달음을 교육생들에게 남겼다. 여러 화학물질들로 만들어내는 재료들과 달리, 천연 그 자체의 흙은 일반인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매카니즘을 지녔기 때문이다. 흙이 지닌 매카니즘을 알고, 그것을 건축재료로 사용할 때 주의할 점들만 잘 숙지한다면 흙 건축이 먼 미래만은 아니다. 이번 캠프에서 다뤄진 내용들을 재료와 건축공법 편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PART1
흙의 특성 입문하기
흙, 흙을 이루는 성분 4가지
흙이란 암석이 풍화되어 생긴 것으로, 점토분, 실트, 모래, 자갈로 구성되어 있다. 흙의 성질은 이 4가지 입자가 어떤 비율로 배합되어 있느냐에 따라 여러 성질을 지닌 흙이 된다. 이에 따라 지구상의 흙의 종류는 540여 가지나 된다고 한다. 흙의 성분을 눈으로 확인하기가 쉽지 않지만, 손으로 만지거나 혀를 이용해 어떤 성분이 많은 흙인지 알아볼 수 있다. 손으로 흙을 만지고 나면, 점토분과 실트만 지문 속에 남고 모재와 자갈 성분은 흘러내린다. 지문 속에 들어간 흙을 혀에 대어보자. 혀 안에서 밀가루 같이 풀리면 점토분이 많은 흙이고, 실트가 많으면 혀끝에 까칠한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의 흙은 대부분 실트가 많은 흙이다. 흙속의 점토분은 흙의 성질을 결정짓는 기준이 된다. 점토분은 흙이 덩어리지게 붙여주는 역할을 한다. 콘크리트에서 시멘트가 하는 역할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실트는 가장 문제를 일으키는 성분이다. 워낙 작은 알갱이로 이뤄진 미분이어서 물을 많이 머금는 게 문제다. 이 물이 증발하면서 흙의 크랙을 유도하는 것이다. 흙이 깨지고 갈라지는 원인이 바로 실트에 있다. 현대의 콘크리트 공학에서는 점토와 실트를 제외한 모래와 자갈만을 재료로 사용한다. 그러나 흙건축에서는 바로 이 문제의 점토와 실트를 해결하는 게 관건이다.
어떤 흙이 좋은 흙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흙집을 지을 때 가장 좋은 흙은 집 지을 장소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흙이다. 우리나라는 흙이 좋아서 웬만한 흙은 모두 좋은 효과가 있으며 흙집을 지었을 때 주변 여관과 잘 조화되는 점과 수송비 등 경제적 측면을 고려할 때도 그렇다. 균열이 가지 않고 튼튼한 집을 지을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한다면 어떤 흙으로든 집을 지을 수 있다는 뜻도 포함된다. 목포대학교 황혜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분포된 좋은 흙을 조사한 결과와 유명한 도요지터가 일치하고 있다. 즉 도요지터가 위치한 지역의 흙이 좋다고 생각하면 무리가 없다.
황토는 어떤 흙인가, 황토 바로알기
요즘 유행처럼 널리 이용되는 황토란 어떤 흙을 말하는 것일까. 우리나라의 황토는 가까운 산이나 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황색 내지 적갈색의 토양으로 암석의 풍화 결과 형성된 것이다. 황토의 특징은 다른 흙에 비해 광물의 함량이 높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흡착성, 흡수 및 탈수성, 전차파의 흡수 및 방출 등 다양한 성질을 지니게 된다. 황토는 전국에 걸쳐 골고루 분포되어 있으나, 주로 남부 해안과 서부해안의 산지에 많이 퇴적되어 있다. 경주 토함산과 경남 고성·김해·산청지방과 전남 무안·고흥·화순지방, 충남 부여·논산·익산, 그리고 강원 홍천의 황토가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토의 ‘황’은 색깔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최고’라는 의미를 지닌다. 즉 좋은 흙이라는 뜻이다. 황토는 학문적 용어가 아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이것을 학문적 용어로 정립시키기 위한 노력이 일고 있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흙의 장점들
이미 동의보감 등 여러 고문헌을 통해 흙이 지닌 약리적 특성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여기서는 과학적으로 왜 흙이 좋은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① 살아있는 공간을 만든다
황토, 시멘트 모형집에 각각 실험용 생쥐를 넣고 성장 실험한 결과, 황토 모형집의 쥐는 암수 모두 평균 55%이상 성장한 반면, 시멘트 모형집에서는 몸무게가 감소하다가 암컷은 100%, 수컷은 20%가 폐사했다. 또 황토와 시멘트 모형집 사이에 교통로를 만들어 실험용 생쥐가 어디에 위치하는가를 측정했는데, 황토의 선호도가 72%로 시멘트 선호도 28%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② 습도조절능력이 우수하다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현대건물은 자체적인 습도조절 능력을 갖지 못한다. 황토는 외부가 습하면 수분을 흡수했다가 외부가 건조해지면 수분을 방출하는데, 그 능력이 시멘트의 3~4배에 달한다.
③ 탈취성능이 우수하다
황토의 탈취율은 98%로 시멘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 실내공간의 악취 등을 없애주어 쾌적한 실내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④ 원적외선 방사량이 높다
황토의 원적외선의 방사량이 시멘트(85%)보다 높은 96%에 이른다. 원적외선은 인체의 세포운동 및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PART2
흙으로 집짓기
흙, 흙을 이루는 성분 4가지
흙이란 암석이 풍화되어 생긴 것으로, 점토분, 실트, 모래, 자갈로 구성되어 있다. 흙의 성질은 이 4가지 입자가 어떤 비율로 배합되어 있느냐에 따라 여러 성질을 지닌 흙이 된다. 이에 따라 지구상의 흙의 종류는 540여 가지나 된다고 한다. 흙의 성분을 눈으로 확인하기가 쉽지 않지만, 손으로 만지거나 혀를 이용해 어떤 성분이 많은 흙인지 알아볼 수 있다. 손으로 흙을 만지고 나면, 점토분과 실트만 지문 속에 남고 모재와 자갈 성분은 흘러내린다. 지문 속에 들어간 흙을 혀에 대어보자. 혀 안에서 밀가루 같이 풀리면 점토분이 많은 흙이고, 실트가 많으면 혀끝에 까칠한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의 흙은 대부분 실트가 많은 흙이다. 흙속의 점토분은 흙의 성질을 결정짓는 기준이 된다. 점토분은 흙이 덩어리지게 붙여주는 역할을 한다. 콘크리트에서 시멘트가 하는 역할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실트는 가장 문제를 일으키는 성분이다. 워낙 작은 알갱이로 이뤄진 미분이어서 물을 많이 머금는 게 문제다. 이 물이 증발하면서 흙의 크랙을 유도하는 것이다. 흙이 깨지고 갈라지는 원인이 바로 실트에 있다. 현대의 콘크리트 공학에서는 점토와 실트를 제외한 모래와 자갈만을 재료로 사용한다. 그러나 흙건축에서는 바로 이 문제의 점토와 실트를 해결하는 게 관건이다.
어떤 흙이 좋은 흙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흙집을 지을 때 가장 좋은 흙은 집 지을 장소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흙이다. 우리나라는 흙이 좋아서 웬만한 흙은 모두 좋은 효과가 있으며 흙집을 지었을 때 주변 여관과 잘 조화되는 점과 수송비 등 경제적 측면을 고려할 때도 그렇다. 균열이 가지 않고 튼튼한 집을 지을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한다면 어떤 흙으로든 집을 지을 수 있다는 뜻도 포함된다. 목포대학교 황혜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분포된 좋은 흙을 조사한 결과와 유명한 도요지터가 일치하고 있다. 즉 도요지터가 위치한 지역의 흙이 좋다고 생각하면 무리가 없다.
황토는 어떤 흙인가, 황토 바로알기
요즘 유행처럼 널리 이용되는 황토란 어떤 흙을 말하는 것일까. 우리나라의 황토는 가까운 산이나 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황색 내지 적갈색의 토양으로 암석의 풍화 결과 형성된 것이다. 황토의 특징은 다른 흙에 비해 광물의 함량이 높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흡착성, 흡수 및 탈수성, 전차파의 흡수 및 방출 등 다양한 성질을 지니게 된다. 황토는 전국에 걸쳐 골고루 분포되어 있으나, 주로 남부 해안과 서부해안의 산지에 많이 퇴적되어 있다. 경주 토함산과 경남 고성·김해·산청지방과 전남 무안·고흥·화순지방, 충남 부여·논산·익산, 그리고 강원 홍천의 황토가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토의 ‘황’은 색깔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최고’라는 의미를 지닌다. 즉 좋은 흙이라는 뜻이다. 황토는 학문적 용어가 아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이것을 학문적 용어로 정립시키기 위한 노력이 일고 있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흙의 장점들
이미 동의보감 등 여러 고문헌을 통해 흙이 지닌 약리적 특성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여기서는 과학적으로 왜 흙이 좋은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① 살아있는 공간을 만든다
황토, 시멘트 모형집에 각각 실험용 생쥐를 넣고 성장 실험한 결과, 황토 모형집의 쥐는 암수 모두 평균 55%이상 성장한 반면, 시멘트 모형집에서는 몸무게가 감소하다가 암컷은 100%, 수컷은 20%가 폐사했다. 또 황토와 시멘트 모형집 사이에 교통로를 만들어 실험용 생쥐가 어디에 위치하는가를 측정했는데, 황토의 선호도가 72%로 시멘트 선호도 28%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② 습도조절능력이 우수하다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현대건물은 자체적인 습도조절 능력을 갖지 못한다. 황토는 외부가 습하면 수분을 흡수했다가 외부가 건조해지면 수분을 방출하는데, 그 능력이 시멘트의 3~4배에 달한다.
③ 탈취성능이 우수하다
황토의 탈취율은 98%로 시멘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 실내공간의 악취 등을 없애주어 쾌적한 실내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④ 원적외선 방사량이 높다
황토의 원적외선의 방사량이 시멘트(85%)보다 높은 96%에 이른다. 원적외선은 인체의 세포운동 및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왜 흙인가
흙은 오래전부터 사용해온 전통적인 건축 재료다. 흙건축의 역사는 일 만년에 이르며, 인류가 건설한 최초의 도시는 바로 흙을 이용한 것이었다고 한다. 건축재료로서의 흙은 여러가지 장점과 매력을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주위에 흔하여 구하기 쉬운 재료이며 값도 싸다. 사용하고 난 다음에 폐기물을 남기지 않고 자연으로 순환된다. 자재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원에너지도 극히 적다.<표1 참고> 무엇보다 교통의정서에 따르면 선진국은 2050년까지 철근 소비를 현재 사용량에서 90%, 알루미늄 85%, 시멘트 80% 만큼 줄여야 한다. 이제 우리에겐 흙만한 환경친화적이고 생태적인 재료가 없는 것이다.
친환경재료로서 흙이 지녀야할 조건
흙 건축에서의 흙은 굽지 않은 원래의 흙(earth)을 의미한다. 흙은 굽는 순간 흙이 아닌 다른 성질로 바뀌면서 흙 고유의 장점을 잃는다. 도자기를 갈아 식물을 심으면 생장을 멈추는 원리와 같은 것이다. 구운 흙(ceramic)은 더 이상 자연그대로의 흙(earth)이 아니다. 흙을 굽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점도 친환경적이지 못하다.
또, 비소성 수지나 시멘트가 첨가되지 않은 흙이어야 한다. 수지나 시멘트를 섞어 쓰면 흙의 성질을 잃게 된다. 화학수지나 시멘트가 섞이지 않은 흙 재료를 구별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흙재료에 라이터 불을 대보면 비닐 타는 듯한 역한 냄새가 나는 것은 화학수지가 섞인 것이며, 물을 뿌려보아서 시멘트 냄새가 난다면 시멘트를 섞어서 만든 것이다. 더운 여름날 흙마당에 물을 뿌렸을 때 나는 그런 흙냄새가 나는 것이 좋은 재료이다.
흙건축이란 무엇인가, 그 종류와 정의
흙건축이란 흙을 소재로 지은 집, 또는 건축 부위에 흙이 적용되어 흙이 기능하는 집이라고 말할 수 있다. 좁은 의미에서 벽체를 흙으로 만든 집도 흙건축에 포함한다. 한옥도 구조만 나무가 담당할 뿐 나머지 벽과 구들, 천장의 단열재 등엔 흙이 사용되어 흙 고유의 기능을 한다.
흙건축의 종류와 공법은 다양하다. 흙벽돌이나 동글하게 빚은 흙덩어리를 쌓아올려서 짓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외국에서는 특정 자루 속에 흙을 집어 넣어서 쌓기도 한다. 볏단을 쌓아서 벽체를 만들고 흙을 발라 마무리하는 스트로베이공법은 단열 효과가 뛰어난 장점이 있다. 거푸집을 세우고 흙을 다져서 벽을 만드는 담틀집이나 대나무를 엮어서 벽을 세우고 흙을 덧붙이는 심벽집도 우리나라에서 많이 지어졌다. 그밖에 유로폼을 세우고 콘크리트를 타설하듯이 흙을 쏟아붓는 타설공법도 있다. 각 공법에 대한 소개는 다음 10월호에서 자세히 다루기로 한다.
‘강한’ 흙을 만드는 비결
사실 흙건축에서 중요한 것은 재료의 강도보다는 물에 얼마나 견디는가 하는 문제다. 웬만한 흙벽돌의 강도는 80kg을 넘는데, 이 정도 강도면 비구조재로 사용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 강도가 80kg이라고 하는 것은 1㎠(1㎝×1㎝) 면적에 80kg의 무게를 놓아도 견딘다는 의미다. 구조재로 사용할 경우에는 더 높은 강도를 요구한다. 현재 건축기준은 구조재의 강도를 210㎏이 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고압으로 찍어내거나 석회를 결합해 강도를 높인 흙벽돌은 이 수준을 넘긴다. 흙다짐 방식으로 벽체를 세울 경우 강도는 더욱 높아진다. 따라서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강도의 문제는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좋다. 물에 얼마나 잘 견디게 하는가, 그래서 균열이 가지 않는 튼튼한 집을 지을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흙을 강하게 만드는 방법은 바로 흙 속에 있다. 흙의 매카니즘을 잘 알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① 적정한 물의 양을 맞춘다
흙속의 물의 양은 밀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4가지 입자 중에서 물의 영향을 받는 것은 유일하게 점토분 뿐인데, 물을 많이 넣으면 균열을 일으키고 적게 넣으면 잘 뭉쳐지지 않는다. 따라서, 점토분의 비율에 맞는 적정한 물을 공급해 점토와 반응을 일으키고 난 후 남아서 증발하는 물의 양을 최소화해야 한다. 흙벽이 마르면서 수축하고 갈라지는 이유가 바로 점토와 반응하지 못한 물이 증발하면서 생기는 공극 때문이다.
② 흙의 입자간격을 최대한 좁힌다
물에 영향을 받지 않는 실트, 모래, 자갈의 작동원리는 최밀충전효과에 있다. 흙을 구성하는 4가지 입자들은 저마다 다른 크기를 지니는데, 이들의 입도비율을 적정하게 맞춰 주어 간격을 최소화시키면 공극이 작아지고 그만큼 서로 당기고 밀착하는 힘이 커진다. 흙공법에 따라 적정 입도비율은 차이가 있다. 흙다짐 흙은 점토가 많아야 하고, 흙미장 흙은 모래가 많아야 한다.
그밖에도 흙을 발로 밟거나 치대고 숙성시키면 결합력을 높일 수 있다. 숙성이란, 흙 입자 속에 물 입자가 깊이 침투해서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시간을 둔다는 의미다. 흙반죽은 오래 묵혀 둘수록 결합력이 높아진다.
③ 석회 및 보조재를 첨가한다
흙속 입자의 결합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정한 물의 양과 자갈, 모래, 실트, 점토 등의 입도를 잘 맞춰주는 것이 기본이며, 여기에 석회 및 보조재를 첨가하는 것도 방법이다.
석회는 흙과 궁합이 가장 잘 맞는다. 흙에 석회를 섞고 물을 부으면 시간이 흐를수록 결합강도가 높아진다. 특히 흙 속의 점토성분이 부족하다면 석회로 보충하는 게 좋다. 석회 입자 하나가 점토 입자 3개의 역할을 해준다. 옛 선조들이 묘지를 조성할 때 흙과 석회를 번갈아 뿌리면서 다지기를 반복했던 것도 같은 원리다.
독일에서는 석회를 친환경 물질로 지정해 놓고 있다. 우리가 건축재료에 사용하는 석회는 석회석에 불을 떼서 나오는 생석회에 물을 넣어 만든 소석회를 뜻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소석회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만나면 다시 단단한 석회석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물에 풀리지 않는 견고함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소석회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모조리 흡수해 버린다. 석회의 양은 3~5%정도면 충분하다.
④ 가공한다
앞서 살펴본 방법만으로도 충분히 강한 건축재료로서의 흙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더 높은 강도의 흙재료를 만들고 싶다면 흙의 가공이 불가피하다. 흙의 성질이 변하지 않는 범위에서 열을 가해 볶아주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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