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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열정100도씨 입니다.
오늘은 첫 번째 낙찰건에 대해 임차인 부부를 만나 명도합의서를 작성하고,
또 어제는 보령까지 2번이나 날라가서 두 번째 낙찰을 받아온 날이라 머릿속이 꼬여서 정신없는 나날이었습니다.
최근 들어서 위장임차인 건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보고 또 보고 사례들 검색해서 전부 출력해서 스크랩하고, 새벽까지 복습하고..
두려움과 초조함을이겨내는게 되려 더 힘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물건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보령의 허허벌판 논밭 앞에 위치한 비교적 신축의 빌라였습니다.
바로 앞이 논밭이라니.. 역세권과 숲세권에 이어서 농세권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있는 곳이라
쌀통이 텅 빌 일은 없으니 매력적입니다.
우선 물건 정보를 한 번 볼까요?
3회 때 제가 단독으로 낙찰받았고 감정가 대비 약 절반으로 낙찰을 받았습니다.
전날 밤에 긴장해서 새벽 5시에 자느라 늦잠을 잤고, 부랴부랴 모자 하나 눌러쓰고 대전에서 보령으로 달려갔습니다.
갔는데 법정이 너무 조용하길래 계속 서성이다가 직원이 와서 '너 도둑놈이지?!' 라고 한 건 아니고 무슨 일이냐고 하길래
경매 물건 때문에 왔는데 법정이 독서실 뺨치게 조용한데 혹시 요즘 판사님도 파업하냐고...
물건을 보더니 '호호, 니깟놈이 무슨 경매를...호호호호' 하는 듯한 눈빛으로 대전지법 보령지원이 아니고,
홍성지원으로 가라고 해서 눈알 돌아가는 줄 알고 미친 듯이 달려서 홍성지원에 간신히 11시에 도착했습니다.
아, 멍청하다 멍청해.
매각일 전날에 보령에 먼저 가서 임장을 한 모습입니다. 물건은 4층인데 당근 엘베가 있고,
꼭대기층은 별도로 베란다를 확장해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지도상으로는 허허벌판인 것을 이미 확인했고, 실제로 가서 보니 건물 자체는 나름 고급이었습니다.
거래 자체가 거의 없는 물건이라 시세 파악도 쉽지가 않고, 장점이라고는 찾아보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조사서 마지막에 써놓은 것처럼 그냥 싸게만 받으면 장땡이라는 생각에 초보임에도 부동산에 들러서 시세
파악할 생각 조차 안했다는 안일함에 간담이 서늘했습니다.
왜냐하면 최초 예정 입찰가가 7,900만원 이었고, 아.. 안돼! 그래도 보령까지 갔는데 몇 백이라도 벌자해서
9,999만원으로 결정을 해서 입찰표를 뽑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다시 보령 시내를 둘러보는데 시골읍 같은 모습에 '아니, 입지도 이렇고 더군다나 빌라인데.. 매도는?'
이런 생각이 들어서 그냥 에라 모르겠다 하고 7,555만원으로 썼거든요.
알고보니 현 시세가 1억 조금 넘어서 9,999만원 썼으면 진짜.. 큰 일 날뻔 했습니다.
이 모습이 좀 한심스러웠습니다.
'특수물건, 특수물건, 특수물건..' 이거에만 집중하다 보니 시야가 엄청 좁아졌었습니다.
자, 그럼 권리분석을 해보겠습니다.
1. 정체 불명의 보증금과 월세
임차인 박일호가 보증금 7천만원/월세 100으로 임대차 관계가 서술되어 있습니다.
이게 말이되나..? 싶어서 네이버/KB 쪽 모두 시세 자료가 전무해서 국토부 실거래가 내역을 보니 해당 년도에 해당 금액으로
임대차계약이 성사된 적이 없습니다.
또한 2016년 기준으로 월세의 경우 1,000/55 거래 내역이 전부입니다. 한 마디로 월세도 아니고, 전세도 아니고, 반전세도
아닌 정체불명의 보증금+월세 조합이라 수상했습니다.
또한, 확정일자와 배당요구 역시 없습니다.
집행관 현황조사 당시 임대차계약서도 아들 집에 있다며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집 앞 논밭에 묻어뒀으니 삽질해서 찾아가라고 하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네요.
2. 권리신고 하지 않음
앞서 설명한대로 임차인의 지위를 인정받기 위한 임대차계약서 조차 제출하지 않았고, 집행관 현황조사 당시
구두상으로만 임차인임을 진술하였습니다.
밤새 고민과 불안에 시달리다 새벽 5시가 넘어서야 잠에 들며 반 좀비 상태로 입찰을 결정하고 준비했습니다.
이제 경매 입문한지 두 달 남짓인 초보인지라 머리로는 확신이 들어도 너무 두려운게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 인생의 기로에 서있어서 경매에서 승부를 봐야한다는 위기감이 있기에 좀 더 과감해지기로 합니다.
오늘도 역시나 법정 안에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꽉 찼습니다.
직감적으로 '개고생했구나..'를 되뇌이며 '오늘밤은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미친 듯이 울어 제낄테야!' 라고 다짐합니다.
보령까지 두 번이나 왔는데 개고생이라니.. 차라리 개가 될테야.
매도가 쉽지 않은 물건이기에 최저가에서 600 정도만 더 써서 7,555만원에 입찰합니다.
제 물건이 거의 맨 마지막에 개찰이 되어서 정말 피가 말랐습니다.
앗... 믿기지 않게도 단독 낙찰입니다.
왠지 단독 낙찰이 아니라 단독 독박일 것 같은 불길함이 엄습해 옵니다.
아주 그냥 시뻘겋게 '대항력 있음', '매수인 전액 인수'라고 써있으니 사람들이 쫄았나 봅니다.
저 역시 쫄았습니다. 그래도 너무너무 불안합니다.
'저.. 집행관님 죄송한데요. 제가 살림이 좀 오늘내일 하는 처지라 봉투 돌려주시면 안될까요?'
라고 하는 마음이 간절했으나 그 자리에서 법정 구속될 것 같아 촉촉해진 눈시울을 다독이며 곧바로 사건기록 열람을
위해 경매계로 처들어 갑니다.
열람을 해보니 제출하지 않았으니 당연히 '임대차계약서'는 없습니다.
그 외에 제 지식수준에서는 특이점을 캐치하지가 어려웠고, 그냥 채무자 지순예와 임차인 박일호는 친인척 관계라는
추정을 합니다.
그리고 임차인과 채권자의 연락처를 알아내서 대전으로 돌아가는 길에 채권자에게 연락을 합니다.
채권자 : 어... 낙찰 받으셨어요? 야...아, 그거 내가 낙찰 받으려고 한건데 오늘 바빠서..
아니, 그거 내가 돈 못 받아가지고 입찰 준비하고 변호사까지 다 준비해놨는데 아이고, 어쨌든 사장님 땡 잡으신거에요.
나 : 아.. 그런가요? 그래도 선생님이 신청하신 채권 금액보다 낙찰가가 높아서 전액 변제는 문제없을 것 같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혹시 지순예, 박일호 이 사람들이나 본 사건에 대해서 아시는게 있을까요?
채권자 : 아, 그 박일호라는 사람이랑 지순예랑 뭐 좀 가까운 사이인 것 같아요. 채무자는 지순예인데 맨날 박일호가
나한테 전화해가지고 합의하자고.. 어제도 전화했어요. 아니, 왜 당신이 집주인 대신해서 합의하자고 하냐고 물어보니까
뭐, 집주인 보기 안타까워서 그렇다고 하는데 말이 안되잖아요. 내가 만나면서 녹취한 것도 다 있어요. 그 양반 거
대천해수욕장에서 뭐 나이트하고, 술집하던 양반인데 옷 입는 것도 꼭 제비 같고 자기가 뭐 누구를 알고,
또 누구를 안다고 어쩌고, 하 참나...
이 쯤에서 게임 오바라고 확신을 합니다. 다만, 불안한게 본인이 낙찰 받으려고 했고, 다른 채무관계도 있어도
법률 준비도 다 해놨다고 하셔서 혹시나 중간에 취하를 하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했습니다.
나 : 아, 그렇군요. 선생님 혹시 임대차 계약서 받으신거 있을까요? 있으면 사진 좀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글씨는 보이지 않지만 임대차계약서를 수령합니다.
중개사 직인도 없을 뿐더러 나머지 사항도 제대로 기재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잘 안보이지만 중간 즈음에 계약서의 출력일지가 '2020년' 입니다.
전입신고 즉, 임대차계약은 2016년인데 말이죠.
대전에 도착하여 사문서 위조, 입찰 경매 방해죄 등 할 수 있는 대응을 하기 위한 시나리오를 준비합니다.
그리고 박일호에게 문자를 보냅니다. 시간되면 보령으로 제가 갈테니 한 번 보자고.
곧바로 전화가 옵니다. 저는 곧바로 임대차계약서를 요구하는데 어떻게는 말을 돌리면서 회피를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법률 대리인이 있으니 연락하겠다고 합니다. 얼마 후 법률대리인이라는 사람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대리인 : '아, 안녕하세요. 임차인 분 대리인이에요. 여기 경매하는 곳이에요.'
나 : 경매하는 곳? 상호가 뭐에요?
대리인 : 아, 청주에요.
나 : 아니 상호가 뭐냐고요.
대리인 : 아, 그건 만나서 얘기하시고요.
나 : 법무사 사무소에요?
대리인 : 네!
알겠다고 하고, 번호 저장하고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대리인이라는 분의 카톡 프사를 보니 법무사 사무소를 사칭한 그냥 경매 컨설팅 회사 직원으로 보입니다.
지금쯤 계약서 다시 위조하고 서로 말 맞추느라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있을 것 같습니다.
임대차계약서와 전세보증금에 대한 계약금, 중도금, 잔금, 월세 이체내역서를 미리 요구하려고 합니다.
매각허가결정기일인 8.10이 지나서 미팅을 잡을 것이고, 미리 사문서 위조/경매 방해죄 등에 대한 고소장 양식과
위장 임차인에 대한 징역 10월이 선고된 판례도 가져가서 협박(?)할 예정입니다.
채권자 분에게도 혹시나 취하를 하지는 않을까 지금 이 순간도 조마조마하여 살짝 뻥을 섞고,
전문가인척 하면서 문자를 보내며 달래고 있습니다.
2시간 밖에 못자고, 이틀 연속으로 보령을 오가고 정신적인 두려움과 스트레스 때문에 도착하자마자 거의 쓰러지듯이
눕습니다. 아직도 조금 두렵고,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초보인 제가 놓친 부분이 있을 수도 있고요.
위장 임차인인 것이 최종적으로 확인이 되면 낙찰을 워낙에 싸게 받았기에 살인적인 양도세를 빼더라도
천 만원 중후반대의 수익이 예상됩니다. 다만, 매도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어 시세보다 좀 더 싸게 내놓고,
복비도 2배로 주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발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며 기운을 보태기 위해 오늘부터 인도가 확정되는 날까지
임시로 교회와 절을 다니며 낮에는 십자가를 저녁에는 목탁을 들기로 다짐합니다.
신이시여 제발 도와주세요. 요즘 힘듭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너무 재미있게 글을 써주셔서 초집중해서 읽었습니다. 열정100도씨님 정말 열정 가득하시네요~ 글 읽어보니, 초보인 제가 볼때도 위장임차인이 확실합니다.
좋은 성과 거두시기를 기원할께요~^^
감사합니다. 1건이라도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참 쉽지가 않네요 :)
열정100도씨님 농세권의 빌라 분신술의 임차인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었네요!!
낙찰 정말축하드리구 앞으로의 진행과정도 넘넘 궁금하네요^^
열정이 넘치셔서 잘 해결하실것같아요!!
스트레스받지마시고 다음후기도 기다리겠습니다 파이팅~~!!!
최종 매도 시까지 앞으로도 여러 번 가야할 것 같은데 너무 힘들어서 향후에는 제 분신을 보내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
와~~위장임차인이라는것을 캐내시고 훌륭한 가격에 단독입찰 축하드립니다.
엄청난 노력과 고민이 있어야 행운이 온다는것을 느낍니다.
후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단독 독박이 아니기를 바라며 오늘도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낙찰 축하드려요! 마무리 잘 하실거예요 응원드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보령이라니~ 완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많이 배우고 갑니다. 글도 재밌게 쓰시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열정100도씨님 임차인 사진의 위엄이 만만치 않네요ㅎㅎ..
마무리도 끝까지 잘 하셔서 큰수익 내세요!
감사합니다. 오늘부터 매각허가결정기일인 10일까지 헬스를 시작해서 몸 좀 만드려고 합니다.
임차인 프사 장난아니네요~ 이번건 잘 해결하심 엄청 성장해 있으일것 같아요.
잘 마무리 되시길바랄께요
대형견이라도 같이 대동해서 가려고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군데군데 빵 터치는 포인트가 있어서ㅋㅋ 완전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후기가 벌써 궁금해집니다. 잘 해결되시길 바랄게요^^
빵터치가 되었다니 보람찹니다. 저 임차인이 저에게는 노터치 했으면 좋겠습니다.
@열정100도씨 ㅋㅋ 빵터치는~ 오타에욧!! 박일호씨한테 터치 안당하게 조심하셔요^^
열정100도씨님 두려움을 무릅쓰고 행동하셨으니 좋은결과 있으시리라 생각되네요~~매도까지 일사천리 진행 응원합니다 ^^
감사합니다. 금일 고소장 접수하고, 내용증명 보냈습니다. 저 제비 아저씨 후기 곧 올리겠습니다.
열정100도씨님 흥미진진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 다음 내용이 더 기대됩니다^^ 위장임차인으로 판별되서 기쁜소식 꼭 들려주세요(계약서에 주민번호가 보이는데 문제가 될수있으니 모자이크하시는게 좋을것 같아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민번호는 미처 몰랐네요 ^^; 모자이크 처리했습니다.
열점100도님 속은 타들어가겠지만... 후기는 너무 재미있네요..
2달밖에 안됐다고하기에는 정말 대단하신거 같아요...
성공적인 명도 및 큰~~ 수익 기대합니다!!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들어 역으로 생각을 해보니 2달 밖에 안됐기에 시야가 좁아서 이런 물건만 찾아 다니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ㅠ 쉬운 물건으로 순탄하게 꾸준히 그리고 더 큰 돈을 버는 분들을 보며 저 역시도 대단하게만 보여집니다.
이번일 끝나면 크게 성장하시겠어요~ 낙찰후 경험담 기대되요^^
이번 일 끝나면 살 빠져서 멸치될 것 같습니다 'ㅅ'
판이 뒤집어지지는 않을까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지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
와 세번째 낙찰이신데오 담대하게 대처하시네요 .멋지십니다. 잘 되실거예요^^
두 번째입니다. 켈리님의 오타가 정타가 되도록 세 번째 낙찰글 조만간 꼭 올리도록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두근두근 후기 잘 봤습니다~초보라고는 믿기지 않을 실행력이신거 같아요!!저도 두달됐지만 아직 입찰 한번 못해봤는데ㅋㅋ 대단하세요^^이후 결과도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아~ 후기 너무 잘봤습니다~ 2개월차라고 생각되지 않을만큼 준비도 많이하시고 여러가지 상황에 대비하시는모습이 존경스럽네요^^
어렵게 낙찰받은물건 잘 처리되셔서 높은수익 가져가시길 바랍니다ㅎㅎ
와 멋있네요.. ㄷㄷ 결과가 빨리 궁금합니다.
와 말씀 너무 재미있게 잘하셔서 부린이지만 정독했습니다.. 실행력이 멋지세요..!!
실행력이 대단하십니다. 다음 후기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화이팅!!
신중하게 고민하시다 입찰 하신 물건 후기 잘 읽었습니다.
상세하게 적어주셔서 제게도 큰 도움이 됩니다.잘 봤습니다.
큰수익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마음의 확신을 실행으로 옮기셨네요.
생생한 낙찰기 감사합니다.
몇달 지난 지금 시점 상황도 궁금하네요.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