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하디 흔한 기억상실증이라는 소재를 특이하게 바꿔보고 싶었습니다.
보고나서 후회안하실꺼라고 생각해요(아마도;;)
글이 길어서 중간에 '지루하다' '재미없다' 라고 생각하시고 다음글 누르지 마시구요.
끝까지 봐주세요. 3편에 대 반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럼, 재미있게 봐주세요!!
(CAT/Part01)「기억상실증 고양이와의 기묘한 동거이야기」〃001
[부제: 너에게 물들다]
----------------------------------------------------------------
그 아이를 만난건, 유난히도 눈이 많이 내렸던...
온세상이 하얗게 물들어가던 어느날이었다...
" 응, 지금 가고 있어... 응.. 한- 30분쯤이면 도착할것같은데?"
얼마전 운전면허를 취득한 해인은 차를 몰고 도로로 나왔다.
뒷유리창에는 [초보운전] 이라는 글귀를 떡하니 붙히고,
조심조심 차를 몰았다.
그날은 어째서 방심을 한건지... 아니, 크리스마스 이브라서 기분이 들떠서 그런걸지도..
어깨와 턱사이에 비스듬히 핸드폰을 끼워넣고 즐거운듯이 조잘댄다
" 그래서 오늘은 뭐할.....꺅!!!!"
쿵.... 둔탁한 소리를 내며 검은그림자가 차앞으로 쓰러지는것이 보였고,
동시에 브레이크를 사정없이 밟아댔다
찢어질듯한 마찰음을 내며 자동차는 멈춰섰고,
쏟아지듯 핸들에 몸을 기댔다
반사적으로 머리를 감쌌고, 차가 완전히 멈춰섰을때 고개를 들었다
" ...사...사람... 친거야...?"
떨리는 손으로 차문을 열고 제끼고, 차앞으로 달려나왔다.
" ......꺅ㅡ!!!!!!"
그녀의 차앞에 죽은듯이 쓰러져있는 한남자..
해인의 비명소리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해인과 남자를 에워쌌다.
" 여기!! 여기 사고났어요!! 빨리좀 와주세요!!"
모여든 행인한명이 급히 119로 전화를 거는듯했고,
다른 사람들은 저마다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 이거 아가씨차야?"
넋을 놓고 쓰러진 남자를 바라보던 해인의 어깨를 흔들며 묻는다.
" 네.. 네 이..이거 제차예요.."
" 죽지는 않았어요"
한손에 두꺼운 책을 들고 안경을낀 꽤나 유식해보이는 남자가 말했다.
" 네..네..."
그는 피한방울흘리지 않았고, 그저 도로에 쓰러져 자고있는것으로만 보여졌다.
흥미를 잃은 사람들은 발길을 돌려 제 갈길을 가기시작했다.
잠시후, 요란한 싸이렌을 울리며 엠뷸런스가 도착했고,
도로에 힘없이 처져있던 그 남자를 차에 실었다.
" 사고 관계자분 얼른타세요!!"
" ...예!! 예 "
허겁지겁 엠뷸런스에 올라타자마자, 굉장한 속도로 차는 출발해
병원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응급실로 옮겨졌고,
해인의 그가 누워있는 침대옆을 지켰다.
의사와 간호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CT촬영을 한다며 그를 데려갔다.
CT촬영실앞 의자에 힘없이 무너지는 해인...
언젠가 친구에게 들었던 말이 뇌리를 스친다
' 교통사고났을때, 외상보다 내상이 무서운거야.
머리나 허리 다치면 전신마비나 식물인간되는거 한순간이거든,
차라리 과다출혈이 양반이지'
혹시나, 그가 식물인간이 된다면 어쩌지....
걱정으로 안절부절 복도를 왕복하고있을때
CT실문이 열렸다.
" 뇌에도 이상이 없군요, 천만다행입니다"
" 정말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는 입원실로 옮겨졌다.
" 교통사고난것치고는 아주 양호하네요, 팔과 다리에 입은 찰과상을 제외하고는 상처가 없군요.
환자가 의식회복하면, 바로 퇴원하셔도 됩니다"
" 네, 감사합니다"
의사가 입원실을 나서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쓰러지듯 의자에 주저앉는다.
극도로 긴장한 탓에, 몸도 마음도 모두 목초가 되어버렸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 얌전히 누워있는 그를 바라보았다...
평온한 얼굴로 잠들어있는 그...
" 십년감수했네... "
낮게 중얼이는 해인.
두어시간이 지나자, 그가 신음소리를 내며 깨어났다.
" 으윽..... "
" 어, 정신이 들어요?"
천천히 눈꺼풀을 들어올려 해인을 바라본다
" ...누구..세요?"
" 죄송해요!! 제가 조심했어야하는데.."
" 예..? 뭘요..?"
" 제 차에 치이셨거든요. 정말죄송해요!!"
" ...차에.. 치여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해인을 바라보며 되묻는다
" 기억 안나세요? 제 차에 치이셨잖아요"
" ...... 모르겠어요.... 근데 여긴 어디죠?"
" 병원이예요, 가지고 계신 소지품이 아무것도 없어서 가족에게 연락을 못했어요.
가족분께 전화하세요. 걱정하실텐데.. 치료비 문제도 얘기드려야하고.."
남자에게 핸드폰을 내밀자, 마치 처음보는 물건을 보듯 신기한눈으로 핸드폰으로 받아든다
플립을 열고 번호를 누르려던 손가락이 멈춰진다.
" .......모르겠어요...."
" 뭘요?"
" 모르겠어요... 아무것도... 아무것도 기억이 안나요...
혹시.. 절 아시는분이신가요..?"
" 아뇨, 오늘 처음 뵙는데요.. 집전화번호가 기억이 안나시나요..?"
" .......제... 이름이 뭐죠..?"
" ..예?!"
" 이름... 이름이 기억안나요... 집도..전화번호도... 아무것도 기억이 안나요..."
" ...... 사고난건 기억나세요?"
" ...... 아뇨... 제가 왜 그쪽 차에치였죠..? 윽..."
빠르게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리던 남자는 미간을 찡그리며 머리를 움켜쥔다
" 왜그래요? 머리아파요?!!"
" ........아무것도... 아무것도 기억이 안나...."
.
.
.
" 들어오세요"
" 실례하겠습니다.."
신발을 벗고 현관앞에 서서 집안을 둘러본다.
" 저쪽에 편하게 앉으세요, 차 한잔 드릴까요?"
" 아.. 네 감사합니다"
헤이즐넛향이 온집안에 퍼지고,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의자에 앉는 해인.
" 정말 ... 아무것도 기억이 안나세요?"
" ..네... 미안해요.."
죄인처럼 고개를 떨구는 그..
" 아녜요- 제가 저지른일인데요..뭐... 사과하실필요없어요"
(병원)
" 기억상실증입니다"
" ..네?!"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되묻는 해인에게 친절하게 웃으며 답해주는 의사.
" 넘어지면서 머리에 충격을 받아. 기억을 잃은듯 싶네요
일시적인것이라면 며칠안에 기억이 돌아올수도 있겠지만..
만약의 경우엔 기억이 영영 돌아오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 ...평생이요?"
" 네. 억지로 기억을 강요하진 마세요.
옆에서 기억을 되찾을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기억상실증]..... 영화나 드라마.. 혹은 소설에서 흔히 볼수접할수있는 병명이었다..
어찌해야할까... 이 남자는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있고,
나조차 이사람을 모른다.. 그러나 내가 그의 기억을 앗아가 버렸다...
" ....이제 어쩌죠.... "
멍하니 망상에 빠져있던 나를 빤히 바라보며 걱정스런 목소리로 묻는다.
" 혹시.. 혹시 집이 이 근처가 아닐까요? 지갑이나 핸드폰,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않았잖아요
잠깐 슈퍼에 가려던 사이 사고를 당한걸지도!!"
" 그런걸까요?"
" 그런거라면 좋겠네요.. "
한숨을 내리쉬며 고개를 떨궈 커피잔을 들여다 보는 해인
한심스런 자신의 모습이 일그러져 보인다...
그렇게 둘은 한참동안 말을 잃었고,
따뜻한 커피가 식어갈무렵 해인이 입을 열었다.
" 어쨌든 , 사고가 난건 전적으로 제 책임이니까.
도와드릴께요"
" 뭘요?"
" 기억찾게 도와드릴께요, 그리고 그동안은 지내실곳이 없으니까, 불편하더라도 저희집에 계세요"
" ... 그래도 될까요..? "
" 그럼요, 이 추운날 나 몰라라 내쫓을수는 없잖아요?"
" 그럼... 신세지겠습니다... 감사해요"
" 아니에요. 얼른 기억찾도록 도와드릴께요"
남자를 보며 밝게 웃어보이는 해인의 웃음에,
그도 웃음으로 보답한다.
"그럼, 오늘부터 잘 부탁드립니다"
" 네, 저도 잘 부탁드려요"
.
.
.
" 밥 먹어요-"
" 네-"
" 잘먹겠습니다"
젓가락을들고 나직히 중얼거리는 그..
언제나 식사시간에는 무거운침묵만이 흘렀다.
젓가락이 그릇에 부딫히는 소리만이 정적을 깼고, 밥이 식도를타고 넘어가는 소리가 들릴정도로 조용했다..
" 몇살이세요?"
그의 갑작스런 물음에 계란말이를 집으려고 뻗었던 팔을 거둬들였다.
" 24살이요"
" 기억은 안나지만, 아마도 그쪽이 연상인것같은데, 말놓으세요"
" 그..그럴까요..?"
" 그러고보니, 이름도 모르네요. 이름이 뭐예요?"
" 곽해인 이..야"
그녀는 반말이 어색한듯 말꼬리를 흐렸다
" 그럼 해인누나라고 부를께요"
어색해하는 나에게 밝게 웃어주는 아이...
같이살게된지 3일만에 통성명을했다.
벌써 3일이나 됐구나...
밥을먹은후에 나는 컴퓨터앞에 앉았고, 그는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TV를 보고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한뒤 집을나와 혼자살게된지 2년이 다되어간다.
곁에 누군가 있다는게 자꾸 신경이 쓰여, 그에게 시선이 돌아간다.
TV에 열중해 있는 그의 옆모습을 물끄럼히 바라보았다.
며칠간 경황이 없어서 몰랐는데, 상당히 눈에 띄는 외모다..
칠흙같이 검은머리칼에.. 흑요석 같은 검은 눈동자...
웃을때 말려올라가는 입꼬리가 꼭 고양이같았다... 검은 고양이....
넋을 잃고 바라보다 그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나도모르게 눈을 피해버렸다.
한동안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그아이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고개를 돌릴수가 없었다..
그렇게 3일째밤이 저물어가고 있었다...
----------------------------------------------------------------------------------------
(글쓴 녀석: Love less〃세파)
(메일: jsg8648@hanmail.net)
(팬카페: http://cafe.daum.net/lovesacrifice )
(CAT/Part01)「기억상실증 고양이와의 기묘한 동거이야기」〃002
[부제: 너에게 물들다]
----------------------------------------------------------------------
" 어, 일찍왔네요"
" 어... 일이 일찍 끝나서.."
' 아... 이 아이가 있었지...'
혼자살던 습관이 몸에 베어서 매일하던데로 키로 문을 따고 들어온해인은
현관앞에서서 자신을 반기는 그를 보며 어색하게 인사를 건넸다.
" 저기... 혹시 강아지 싫어해요?"
" 아니, 좋아하는데 왜..?"
뒷짐을 지고 서있던 그가 내민것은 작은 강아지 한마리였다.
" 어디서 난거야?"
" 답답해서 집앞공원에 산책나갔다가, 데리고 왔어요
여기, 애완동물 금지인가요?"
" 응... 그런걸로 알고있는데.."
해인이 살고있는곳은 혼자사는 직장이들이 많은 오피스텔이었다.
게다가, 원룸이었고 강아지는 키울엄두도 내지 못했다.
" 그럼 어쩌지... 다시 갔다놓고 와야하나.."
" 짖지만 않으면 몰래키울수 있을텐데..."
" 이녀석 못짖나봐요, 낮부터 전혀 짖지않던데요"
" 그래?....그럼 우선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보자"
.
.
.
" 음... 성대가 파열되서 다시는 짖지 못하겠는데요, 그래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기생충도없고, 건강하네요"
검사를 마친 수의사는 해인과 그를 보며 인자하게 웃으며 말했다.
" 네, 감사합니다"
강아지를 품안에 안고 병원을 빠져나왔다.
" 누가 키우던것 같은데, 짖지 않으니까 버렸나봐요"
" 그러게, 이 아이가 무슨죄라구.."
자신의 품안에 안겨있는 강아지를 연신 쓰다듬으며 불만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 키우면... 안될까요? 짖지도 못하는데, 관리인한테 들키지만 안으면 되잖아요"
" 그럴까? 나 회사가있을동안 잘보살펴줘"
" 나온김에 바람쐬고 들어가요"
해인을 보며 공원을 가르켰다.
눈이 내린후라 바람이 쌀쌀했다.
바둥거리는 강아지를 바닥에 내려주었다.
기다렸다는듯이 잔디밭으로 뛰어가는 강아지를 쫓아가는 그...
천진난만한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려니,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 강아지 이름은 생각해 봤어?"
" 아직요, 키울수 있는것도 아닌데 이름만 붙여놓으면 정들잖아요, 이제 지어줘야죠 뭐가 좋아요?"
" 음..... 글쎄.. 뭐가 좋을까.."
별이 총총히 박혀있는 까만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궁리하던 해인, 뭔가 떠오른듯 그를 쳐다본다
" 그러고보니, 네 이름도 없잖아. 아니, 없는건아니지만 기억이 안나니까...
가명이라도 하나 짓는게 어떨까? 부르기도 불편하고..."
" 그럼, 누나가 좋은걸로 지어줘요"
" 지금은 잘 생각이 안난다, 니 이름도 강아지 이름도"
" 시간날때마다 생각해봐요. 멋진걸로"
" 알았어"
강아지를 하늘로 들어올려 비행기를 태워주면서 나를 보고 웃어주었다.
그의 웃음에 나도 웃음으로 답했다..
그는 웃음이 많은사람이었다.
기억을 모두잃은지금, 불안하고 초조할텐데도 전혀 그런기색없이
편안하게 웃어주었다.. 나같으면... 절대로 웃을수 없을텐데...
바람이 점점차가워지고, 우리는 종종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차가워진 몸을 녹이기 위해, 집에 돌아오자마자 욕실로 들어가 따끈한 물에 몸을 담갔다.
기분좋게 목욕을 마치고 거실로 들어섰을때, 뒤돌아 앉아서 강아지를 쓰다듬는 그가 보였다.
그는 웃고있었지만 어쩐지 쓸쓸해보였다..
" 너는 목소리를 잃었구나.. 나는 모든걸 잃었는데.... 언제쯤 찾을수 있을까...?"
바보아냐...? 괜찮을리가 없잖아....
눈을뜨고나니 자신이 누군지도 기억하지 못하는데 불안하지 않을사람이 어디있어...
언제나 웃고있어서 눈치채지 못했다... 방금 욕실에서 나온척 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걸었다.
" 목욕하면서 생각해봤는데, 니 이름말이야-"
" 어, 뭔데요?"
언제 그랬냐는듯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돌아보는 그..
" 음... 태현..!! 태현이 좋을것같아"
" 태현? ...태현...태현... "
" ..내..내가 연예인중에 차태현을 제일 좋아하거든!! 귀엽잖아- "
"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맘에들어요 태현!! 고마워요"
진심으로 기쁜듯이 웃어주는 태현..
" 그리고 강아지 이름은 '멍이' 가 좋은것 같아"
" 멍이? 귀엽다~ 야, 이제부터 니 이름은 멍이야 알겠지?"
강아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태현
" 그리고, 불편하니까 너도 그냥 반말해, 그래야 빨리 친해지지"
" 그럴까...요?"
" 친누나라고 생각해"
" 응.. 고마워 누나.."
그와 나 사이에 쌓여있던 보이지않는 벽이 하나 무너지는듯했다...
.
.
.
밤 늦도록 강아지와 놀았던 태현은 아직도 꿈속을 헤매고 있었고, 나는 출근 준비를 서둘렀다.
평소 덜렁대는데다가 건망증도 심했던 나는, 회사에 도착해서야 핸드폰을 두고온 사실을 깨달았다.
특별히 기다리는 전화는 없었지만, 하루종일 안절부절,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고 연신 시계만 쳐다보며
퇴근시간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8시 정각.
" 먼저 가볼께요!!!"
시침이 8시를 가르키자마자 불이나케 회사를 뛰쳐나가는 해인
사고가 난후로는 무서워서 차를 몰 엄두가 나지않아, 며칠째 전철로 출퇴근을 했다.
" 다녀왔습니다!!"
" 어 일찍왔네, 아직9시도 안됬는데"
" 응!! 그럴일이 있어서!!"
자신을 반기는 태현을 뒤로하고 책상으로 뛰어가 핸드폰을 집어든다.
" 아, 핸드폰 두고가서 그랬구나. 전화많이 오던데"
" 받았어?!"
" 아니, 받지는 않았는데.. 장현태 라는 사람한테서 여러번 전화오더라"
" 장현태?!"
장현태 라는 이름 석자에 눈이 동그래지면서 핸드폰을 열어 부재중통화목록을 확인하는 해인
" 누구야? ....애인?"
" 아니... 선배야... 아는 선배.."
부재중통화목록을 확인하는 해인의 얼굴에는 홍조와 함께 웃음이 번져갔다
" 그사람 좋아하는구나"
" 뭐?!"
태현의 나직한 한마디에 홱하니 고개를 돌리는 해인
" 어, 진짜인가보네"
" 아.. 아냐!! 그냥 아는 선배라니까~ 나 전화좀 하고 올께-"
태현이 캐묻자 핸드폰을 들고 황급히 집을 나서는 해인
해인의 오피스텔은 원룸이라 밀폐된공간은 화장실밖에는 없었기때문이다.
" 장현태라.... 현태.... 현태..... 태...현..... 뭐야... 그런거야..?"
장현태 라는 이름 석자를 중얼이던 태현은 뭔가 눈치챘다는 허탈한 웃음을 내뱉는다
수분후, 코끝과 볼이 발그스름해진 해인이 집으로 돌아왔다
" 그냥 집에서하지 무슨 비밀전화라고 밖에나가서해?"
" 그..그냥~ 그냥!!"
" 내 이름 지어준거, 장현태 그사람이름 거꾸로 한거 맞지?"
" 어?! 어..어떻게 알았어?"
놀란눈으로 태현을 쳐다보는 해인.
" 좋아하는구나. 그사람... 왜 숨겨-"
" 아니.. 그냥 쑥쓰러워서.."
얼굴을 붉히며 핸드폰을 조물딱거리는 해인의 모습이 꼭 수줍은 여고생같아보였다..
" 쑥쓰럽긴- 누나가 뭐 수줍은 여고생이야?"
" 나이랑 무슨상관이니"
토라진듯이 소파에 앉는 해인
" 왜 전화했데?"
" 그게 말야!! 선배가 나한테 사귀자고 했다!!?"
" 잘됐네.. 좋아한다며"
" 응!! 대학교 입학식때 처음보고 첫눈에 반했는데, 그 선배가 내 첫사랑이야~"
" 그럼 5년동안 짝사랑만한거야?"
" 응- 그 선배가 인기가 많거든, 게다가 내가 숫기가 좀 없어서 도통 말을 못붙히겠더라구.."
" 대단하다.. 그래도 사귀게 되서 다행이네, 축하해"
" 에헷- 고마워 태현아"
토라진듯 소파에 등돌리고 앉아있던 해인이 태현을 보고 활짝웃어준다.
" 이제보니 정신연령이 어린것 같다?"
" 뭐야?! 이 녀석이!!"
" 금방 발끈하는것도 그래- 25살 맞아?"
" 야, 너 거기안서?!"
해인을 약올리며 주방으로 도망가는 태현에게 쿠션을 던지며 달려가는 해인
" 빗맞았지롱-"
혀를낼름거리며 요리조리 피해다니는 태현의 모습에 약이 바짝오른다.
쿵쾅거리며 뛰어다니는 해인과 태현을 따라 덩달아 신이나서 뛰어다니는 멍이.
가구사이를 요리조리 뛰어다니던 태현이 자신을 향해 달려오던 멍이를 피하려다 중심을 잃고 넘어진다.
" 너 죽었어!!"
그때를 노려 넘어진 태현에게 쿠션을 날리려고 팔을 치켜드는 순간과 동시에 울려대는 인터폰.
" 네-"
[아랫집에서 항의들어왔어요. 시간도 늦었는데 조용히좀 해주세요]
" 네.. 죄송합니다..;;"
인터폰을 받으며 연신 고개를 꾸벅거리는 해인
" 뭐래?"
" 이씨!! 너때문이잖아!!"
방바닥에 널부러져있는 태현에게 쿠션을 집어던진다.
" 나 잘꺼야!! 너 오늘은 소파에서 자!!"
쿠션에 얼굴을 정통으로 맞은 태현에게 눈을 흘기며 침대에 눕는 해인.
" 치사하게.. 잘때 덥쳐버릴까보다"
" 뭐?!"
이불을 덥고 누웠던 해인이 벌떡 일어난다.
" 장난 장난"
" 너, 이상한 짓만해봐!! 선배한테 일러줄꺼야!!"
" 걱정말고 주무세요~~"
" 흥..!!"
목까지 이불을 끌어올려 덥고는 등을 돌리고 잠이드는 해인
5년간의 짝사랑에 결실을 맺은 해인은 행복한 아침을 꿈꾸며 잠이든다...
---------------------------------------------------------------------------
(글쓴 녀석: Love less〃세파)
(메일: jsg8648@hanmail.net)
(팬카페: http://cafe.daum.net/lovesacrifice )
(CAT/Part01)「기억상실증 고양이와의 기묘한 동거이야기」〃003
[부제: 너에게 물들다]
--------------------------------------------------------------------------
" 야- 너 크리스마스 날 뭐했냐? 핸드폰도 꺼져있고, 집에도 안들어왔다고 하고,
애인도 없는놈이 어디서 뭐했길래 며칠씩 집에도 안들어갔냐?"
" 너는 모르는 나만의 심오한 세계가 있단다"
" 놀구있네- 얼른 불어 임마"
학교에 오자마자 래진에게 요 며칠간의 행방을 캐묻는 유호.
" 동호회에서 캠프갔다왔어, 갑자기 일정이 잡혀서 번개식으로 갔다온거야"
" 아- 인라인쪽에서 간거야?"
" 응, 너는 니 마누라랑 잘 놀았냐?"
" 죽~~~~였지!!"
" 어, 이자식봐라- 뭔가 있었나본데"
" 있긴 뭐가 있어, 나랑 같이 놀러다녔어 셋이서"
한심하다는듯 유호를 곁눈질하는 연지
" 이 구라쟁이 자식"
유호의 목을 낚아채 헤드락을 거는 래진
" 야! 아퍼 야야야야야야!!"
" 래진아, 너 며칠동안 연락안되던데 어디 갔었어?"
" 응, 인라인 동호회에서 캠프"
" 연락좀 해주고 가지, 같이 놀려고 했는데"
" 미안, 갑자기 번개식으로 가게 되서"
" 잡담은 이따 하고 얼른 자리에 앉아라"
앞문으로 들어와 손에 든 회초리로 교탁을 탕탕 내리치며 아이들을 정리하는 선생님.
" 니들 내년이면 고3이다, 이제 니들은 인간이 아니야, 공부하는 기계다!!"
" 고3도 인간이예요~"
" 시끄러 자식아, 출석부터 부른다. 1번 고미화"
" 네"
.................... " 28번 유래진"
" 네-"
내 이름은 '유래진' 그리고 또 하나의 이름, '태현'.....
크리스마스이브날에 나는 사고를 당해 기억상실증에 걸렸다.
그래서 해인누나를 만나게 되었고, '태현'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그녀는 나에게 속고있고, 나는 그녀를 속이고 있다....
'유래진'과 '태현'은 동일인물이고,
'태현'은 그녀에게 다가가기 위해 '유래진'이 만들어낸 환영이다..
몰론, 처음부터 속일생각은 없었다...
지난 여름 친구들과 참고서를 사러갔던 대형서점에서 그녀를 처음 보았다...
나는 '첫눈에 반한다' 는 말을 이해할수 없었다, 어찌 사람을 겪어보지않고서 첫눈에 반할수 있다는건지..
그러나, 그녀를 보고나서 알게 되었다... 첫눈에 반한다는 느낌을...
" 래진아- 다 샀어?"
" ...어? 어-"
" 그만가자"
" 응-..."
나도 모르게 넋을 잃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고, 친구의 부름에 어쩔수 없이 서점을 나서야 했다
그후, 며칠동안은 머리에서 그녀의 모습이 떠나질 않았다...
다시는 만날수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계절이 바뀌고, 세상이 하얗게 물들어갈 무렵에 운명처럼 그녀와 재회했다...
골목길을 빠져나오던 나는 달려오는 차를 미쳐보지못했고, 정신을 차려보니
다시는 만날수 없을꺼라 생각했던 그녀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나를 보고있었다...
한눈에 알아볼수있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거짓말을 해버렸다...
예상했던대로 마음약하고 정많은 그녀는 나를 자기집에서 머물게 해주었다..
그러나 이제 그녀의 곁에는 나 아닌 다른사람이 서있다...
그녀는 그 사람을 생각하며 나에게 '태현' 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고,
이제 행복해 지려고 한다.... 그녀의 행복을 지켜봐야하는걸까...?
.
.
.
" 래진아, 오늘 시간있냐?"
" 왜?"
" 너 이런거 싫어하는건 아는데, 소개팅 대타../ 안해"
그의 말이 책 끝나기도 전에 딱잘라 대답하는 래진.
" 야~ 그러지말고. 딱 한번만!! 원래 크리스마스이브에 하기로했는데,
그때도 인원수 안맞아서 오늘로 미룬거란 말이야- 제발 딱 한번만!!"
" 포기해 임마, 이 자식이 그런거 싫어하는거 알잖아"
래진의 어깨에 팔을 걸치며 거드는 유호.
" 야 그러지 말고, 딱한번만!! 그냥 파트너만 정하고 바로 가도되니까 한번만~ 부탁한다, 래진아~"
래진의 팔을 붙잡고 늘어지는 동수.
" 왜 하필 나야 임마! 다른놈들 많잖아"
동수의 팔을 때어내는 래진에게 뭔가를 내미는 동수.
" 어.. 이거 위닝신판이잖아!!"
" 대타해주면 너 이거 줄께, 나도 아직 못깬건데, 눈 딱감고 너 준다"
씨디를 보며 망설이던, 래진은 결국..
" 파트너 정하면 가도 된댔지?"
" 고맙다 자식아!!"
래진을 덥썩 끌어안는 동수에게서 씨디를 뺏어들고는 눈을 반짝이는 래진
" 자식아 단순하게 미끼에 넘어가냐"
혀를 끌끌 차는 유호.
" 나 시간 없으니까, 빨리가자"
씨디를 가방에 챙겨넣고는 재촉하는 래진
" 그래, 왠만하면 폭탄처리도 좀 해줬으면 좋겠는데"
" 폭탄이든, 핵이든 끌어안고 자폭해주지. 가자, 내일보자 "
동수의 어깨에 팔을 걸치고 유호를 향해 손을 흔들며 교실을 나선다.
.
.
.
학교 근처의 카페에 들어서니 어느새 모두들 도착해 마주앉아있었다.
" 미안, 좀 늦었지?"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도망가려는 래진을 붙잡아 억지로 자리에 앉히고는 웃으며 말하는 동수.
" 그럼, 자기소개부터 하자"
동수의 맞은편에 앉은 긴 생머리의 이쁘장하게 생긴 여자가 말했다.
" 내 이름은 권동수야"
" 나는 신진수"
" 난 유민형"
남자들이 차례대로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래진의 차례가 왔다.
모르는척 딴청을 부리는 래진의 옆구리를 찌르는 동수.
" 유래진"
엎드려 절받기 식으로 억지로 이름을 말하고는 자기몫의 쥬스만 마셔대는 래진.
" 미안, 짝이 안맞아서 싫다는애 억지로 끌고왔더니, 기분이 안좋은가봐 와하하"
무안한듯 동수가 래진의 어깨를 툭툭치며 어색하게 웃는다.
" 그럼 자기소개만 하고 파트너 정해서 나가자
내이름은 하린 이야"
" 나는 최시현"
" 곽우빈 이야"
" 신지수 라고해"
" 그럼 어떻게 파트너 정할까?"
" 촌스럽게 하지말고, 그냥 마음에 드는사람끼리 나가지?"
새침한표정으로 래진을 쳐다보며 말하는 하린.
' 야, 너 신지수 데리고 나가라'
래진에게 귓속말하는 동수
알았다는 듯이 손을 흔들고는,
" 나 신지수"
곧바로 지수의 이름을 부르며 일어난다.
모두의 시선이 래진에게 쏠리고,
당황한듯, 얼굴이 달아오른 지수가 일어나려는데,
" 너, 내 짝해"
옆자리의 우빈이 벌떡일어나, 래진의 팔을 끌고 카페를 빠져나간다.
".....뭐냐..?"
모두들 래진과 우빈이 빠져나간 쪽으로 바라보며 어이없어 하고있었다..
" 야, 너 뭐야"
우빈에게 끌려가던 래진,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 길 한복판에 우뚝선다.
" 맘에드는 사람이랑 짝하는거라며, 나 너 마음에 들어"
당돌하게 래진을 올려다보며 눈을 맞추는 우빈.
" 미안한데, 친구한테 부탁받고 나온거라서 이만 갈께"
망설임없이 돌아서서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래진을 멀뚱히 쳐다보다,
곧 뒤따라가는 우빈.
" 야, 너 어디까지 따라올꺼야"
한참을 걸어가던 래진이 멈춰선다.
" 내이름은 우빈이야, 곽우빈"
" ... 후-.... 처음본 여자한테 막말하기 싫으니까, 그만 니 갈길가지않을래?"
화를 삭히듯이 깊이 한숨을 내쉬며 우빈을 쳐다본다.
" 너는 어디가는데?"
" 집에간다"
" 부탁하나만 들어주면 갈께"
" 뭔데"
" 사진한장만 찍을께"
핸드폰을 들이미는 우빈.
인상을 쓰더니 핸드폰을 받아들고, 사진을 찍은뒤,
" 됐지? 간다"
곧바로 발길을 돌려 성큼성큼 걸어가는 래진.
" 잘가- 래진아~"
이미 작아진 래진의 등뒤에 대고 손을 흔드는 우빈.
" 유래진.... 맘에 드는데?"
.
.
.
" 다녀왔어~"
" 오늘은 늦게오네?"
" 선배가 저녁사줘서 먹고 들어왔어, 너는 저녁먹었어?"
" 뭐야, 치사하게 혼자만 저녁먹고들어오냐"
" 안먹었구나- 미안, 얼른 차려줄께"
" 됐어, 배 안고파, 아까 라면먹었어"
" 미안미안- 내일은 맛있는거 해줄께~"
미안한듯 웃으며 갈아입을 옷을 챙겨 욕실로 들어가는 해인.
" 멍아, 해인 누나 바람났다..."
해인의 침대에 벌렁 드러누워 멍이를 배위에 올려놓고 쓰다듬는 래진.
" 태현아, 자?"
침대에 누워 멍이와 놀다 깜빡 잠이든 태현, 목욕을 마치고 나온 해인이 태현을 깨운다.
" 응... 피곤해서..."
" 오늘은 뭘하고 놀았길래, 일하고온 나보다 더 기운이 없니"
" 노는게 얼마나 힘든 육체노동인데-"
궁시렁대는 태현을 곱게 흘기며 컴퓨터앞에 앉는 해인.
" ... 그 형이 잘해줘?"
" 응?"
" 누나 애인말이야.. 잘해줘?"
" 응- 되게 잘해줘, 나 그선배 5년이나 좋아했다고 말했었지? 근데,
제대로 말한마디 못했다. 선배 졸업하고나서 학교다닐 낙도 없었는데,
내가 취직한 회사에 선배도 다니고있던거야!! 정말 운명적이지 않니??"
현태의 얘기를 하는 해인은 너무나도 생기있어 보인다.. 살아있다는 느낌...
" 우연이지 운명은 무슨.."
" 토달지마"
" 예~"
빈정대는 태현에게 곁눈질로 경고하고는 다시 컴퓨터로 눈을 돌리는 해인.
태현은 다시 눈을 감는다...
낮에 있던 일이 생각나며, 우빈의 얼굴이 떠오른다.
' 나 너 마음에 들어' 당돌하고 당찬그녀의 모습을 떠올리며, 코웃음을 치는 태현.
' 요즘 여자애들 무섭다니까...'
" 태현아, 이리와봐.."
" 응?"
모니터에 눈을 박은채로 손짓으로 태현을 부르는 해인
" 왜, 뭔데?"
침대에서 어기적어기적 내려와 해인의 등뒤로 다가가 고개를 내밀어 모니터를 보았다.
" 이거.... 너 아냐?"
모니터를 짚으며 천천히 고개를 돌려 태현을 쳐다보는 해인.
해인이 가르킨것은 누군가의 미니홈페이지 같았고,
낮에찍은 내 사진이 떡하니 올라와 있었다...
" 이거... 태현이 너 맞지? 그치?"
--------------------------------------------------------------------------
(글쓴 녀석: Love less〃세파)
(메일: jsg8648@hanmail.net)
(팬카페: http://cafe.daum.net/lovesacrifice )
읽으시다 헷갈려 하실것같아서 정리해 드립니다.
우선 해인의 차에 치여 기억상실증에 걸려 동거를 하게된 사람은 '태현'입니다.
태현이란 이름은 해인이 붙여준 가명이구요, 태현의 진짜 정체는 '래진' 인 셈이죠.
'래진'이 해인을 좋아해서 같이있을 구실을 만들기 위해 기억을 잃은척 거짓말을 한것입니다.
해인과 같이 있을때는 '태현'으로 표기하구요, 다른때는 본명인 '래진' 으로 표기합니다.
읽으시면서 무지 헷갈리실꺼예요(저도 쓰면서 헷갈립니다;;)
그럼, 「기억상실고양이」 다음편 기대해주세요!!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내일또와-유나연재
[연애소설연재]
「기억상실증 고양이와의 기묘한 동거이야기」〃001~003
다음검색
첫댓글 재밌어요 -0 - ㅋㅋㅋㅋ
재미있어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