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이
: 기다리는 일의 끝에 누군가
박영란 글
펴낸곳 (주)우리학교 | 펴낸날 2023년 7월 19일 | 정가 14,000원 | 판형 128*200mm | 쪽수 232 | ISBN 979-11-6755-212-9 (43810)
분류 국내도서 > 청소년 > 문학
시리즈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아이를 어른으로 만드는 회색 도시에서
자그맣게 반짝이는 삶의 비밀을 마주한 십 대의 따뜻하고 아픈 성장기
할머니가 유산으로 남긴 이층집을 지키는 열일곱 소녀의 이야기인 『나로 만든 집』, 원룸가에 위치한 한밤의 편의점을 지키는 열여덟 소년의 이야기인 『편의점 가는 기분』 등 특별히 주목하지 않는 장소에 천착해 아무도 돌보지 않는 아이들과 눈 맞춰온 작가 박영란이 전하는 가슴 저릿한 ‘희망’의 이야기.
열 살, 열여덟 살 형제는 자신들을 두고 떠난 ‘아이언맨’을 기다린다. 형이 아이언맨을 기다리다 못해 직접 그를 찾아 나서면, 어린 동생은 형도 함께 기다린다. 성장한다는 것은 어쩌면 무언가를 간절히 기다리는 일이 아닐까? 그러나 쓰라림만 가득할 것 같은 아이들의 여름에는 비밀스러운 고양이와 무심히 냉장고를 채워 주고 사라지는 허름한 이웃들이 있다.
두 아이가 묵묵히, 또 덤덤히 통과하는 뜨거운 여름의 한복판. 작가의 곧고도 따스한 시선이 스스로가 환영받지 못한다고 느껴왔던 십 대들을 누구도 내쫓지 않는 서울의 광장으로 초대한다.
진짜 어른이 된다는 건, 어쩌면 무언가를 기다리는 일 아닐까?
부모의 방임 속에 자라는 소년에게 삶은 선택이 아닌 기다림의 연속이다
형제는 벌써 삼 년째 둘이서만 생활하고 있다. 식당 배달 알바를 하며 비밀을 품은 고양이 ‘버드’와 어린 동생을 부양하는 열여덟 살 진우는 삼 년 전 학교 간 사이에 집을 나간 아버지를 찾기 위해 종종 집을 비운다. 하루나 이틀, 아버지가 있을 만한 기차역이나 지하철역을 둘러보고 오던 진우는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라며 아버지를 찾으러 나간다. 그런데 이번 외출은 조금 길어지고, 혼자 남은 동생은 돌아오지 않는 형을 기다리며 여름 방학을 보낸다. 형이 찾는 이가 ‘아이언맨’이라 믿는, 동생의 이름은 ‘희망’이다.
부모도, 이른 홀로서기도 선택한 적 없는 형제의 일상을 곧게, 또 담담하게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아이들의 불안하고 때로는 천진한 심리를 가감 없이 그려낸다. 소설 속 무책임한 어른들의 뒷모습에서 독자는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에 관해 생각하게 된다. 한 사람의 인생을 책임진다는 것, 한 아이의 부모가 되고, 어떤 부모의 아이가 된다는 것, 그러니까 살아간다는 건 어쩌면 무언가를 기다리는 일이 아닐까? 어느새 독자들은 두 아이 곁에 나란히 서서 기다림의 끝을 함께 바라보게 된다.
■ 저자 소개
박영란
장편소설 『나로 만든 집』 『가짜 인간』 『쉿, 고요히』 『게스트하우스 Q』 『편의점 가는 기분』, 소설집 『안의 가방』, 동화 『옥상정원의 비밀』 등을 펴냈다. 앤솔러지 『극복하고 싶지 않아』 『A군의 인생 대미지 보고서』에 참여했다. 마음이 쓰이는 곳에 내 소설도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