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박사님이 이론수업도 필요하지 않느냐는 글을 쓰셔서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잡지식을 하나 더 알려드리죠.
이른하여 "화성학 쌩기초!!!!!"
쌩기초라고는 하였지만 조성에 관한 기초 원리 정도는 제대로 아셔야 하고,
무엇보다 피아노 건반을 머릿속으로 팍팍~ 상상하실 수 있어야 하는 조건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 뜬구름 잡는 얘기일 수 있습니다.
제가 중3때 이른바 장, 단, 감, 증 등의 음정에 관한 기초 수업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음악 선생이 이걸 99% 암기식으로 가르쳐서 애들 다 뒤집어졌었죠.
원리의 이해 없이 억지로 외우고 보니 뒤돌아서면 다 까먹기 마련인 그딴 수업...
한심하기 이를데가 없습니다.
일단 음정부터 이야기해 보죠.
당연한 얘기지만 음정은 두 음 사이의 관계입니다.
음정은 1도 음정부터 8도 음정이 기본입니다.
1도 음정은 도-도, 레-레, 미-미... 처럼 두 음이 동일한 선상에 놓여 있습니다.
2도 음정은 도-레, 레-미, 미-파...
3도 음정은 도-미, 레-파, 미-솔...
4도 음정은 도-파, 레-솔, 미-라...
5도 음정은 도-솔, 레-라, 미-시...
6도 음정은 도-라, 레-시, 미-도...
7도 음정은 도-시, 레-도, 미-(높은)레...
8도 음정은 도-(높은)도, 레-(높은)레...
요거는 간단하죠.
그런데 음정이 꼭 도-레, 또는 도-파 같은 정직한 경우만 있지는 않죠.
도-레의 2도 음정만 예로 들어도
도-레, 도-레#, 도-레b, 도#-레, 도b-레, 도#-레#, 도b-레b 등...
샵과 후렛이 마구 마구 붙어버립니다.
이 각각의 음정에 대하여 어떤 명칭을 갖는가를 재빨리 알아내는 방법이
오늘 말씀 드릴 잡지식입니다.
일단 음정을 이해하셨으면 꼭 외워야만 하는게 있습니다.
a.
2, 3, 6, 7도 음정은 "장/단 음정". 그 중에서도 "장 음정"이 기본
1, 4, 5, 8도 음정은 "완전 음정".
b.
장 음정 또는 완전 음정에서 간격이 더 벌어지면 "증" 음정이고,
단 음정 또는 완전 음정에서 간격이 더 좁아지면 "감" 음정이다.
위의 두 얘기를 정리해 놓은 것을 음악책에서 본 기억이 날라나 모르겠군요.
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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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 6, 7도의 경우 "감 - 단 - 장 - 증" 음정을 갖고,
1, 4, 5, 8도의 경우 "감 - 완전 - 증" 음정을 갖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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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내용은 매우 중요합니다.
시험삼아 앞서 예로든 2도 음정의 정확한 명칭을 알아 보겠습니다.
저 명칭들이 1-2초만에 팍팍 튀어나올 수 있어야 나중에 화성학이나 코드책을 볼때
무슨 말인지 쫓아갈 수 있습니다.
제가 중3때 음악 선생이 뭘 개무식하게 외우게 했냐면...
2도 화음 -> 온음이 1개면 장2도, 반음이 1개면 단2도, 온음1개에 반음이 1개 더 있으면 증 2도,
3도 화음 -> 온음이 2개면 장3도, 온음1개에 반음 1개면 단3도, 온음이 1개면 감3도...
이런 식으로 각각의 음정 명칭이 붙는 조건들을 달달 외우게 했다는 얘깁니다.
이렇게 외운것들이 1-2년은 고사하고 머릿속에 1주일은 남아 있을까요?
저만 이런 수업을 들은건지 전국적으로 이랬는지는 모를일입니다만...
중요한 것은 기준점을 잡고 그 기준점에서 반음이 어떤 식으로 붙는가를 비교할 수
있으면 굳이 저런 무식한 짓을 않해도 됩니다.
기준이 되는 음정은 2, 3, 6, 7도의 경우 "장3도 음정",
1, 4, 5, 8도의 경우 "완전 음정"을 확실히 알고 있으면 되는 거죠.
이제부터는 상상을 하셔야 합니다.
머릿속에 피아노 건반을 떠 올리십시요.
흰건반 7개와 그위에 검은 건반 5개의 위치가 정확히 떠올라야 합니다.
거기에서 "도"를 찾으세요, 그리고 "미"를 찾으십시요.
흰건반 3개와 그 위에 검은 건반 2개가 보이시나요?
결론적으로 도-미는 3도 음정입니다.
그리고 3개의 흰건반... 다시 말해 도-레-미 라고 하는 2개의 온음으로
구성되어 있는 그것이 바로 "장 3도"입니다.
어떤 3도라도 지금 떠올리신 도-미와 똑같은 간격이면 모두 "장 3도"입니다.
계속 건반을 떠올리십시요.
예를 들어 파-라, 솔-시 등은 도-미와 간격이 똑같죠. 따라서 "장 3도"음정입니다.
그런데, 레-파, 라-도 는 어떻습니까? 피아노에 검은 건반이 하나 없죠?
그렇습니다... 장3도가 되기에는 반음이 부족하죠. 그래서 이런 화음은 "단 3도"가 됩니다.
계속 건반을 떠올리세요,
미-솔, 시-레는 어떻습니까? 도-미와 비교하면 마찬가지로 반음이 부족합니다.
따라서 이 또한 "단 3도"입니다.
또한,
도-미가 아니라 도-미b을 상상해 보시면...
이 또한 장3도 조건이 되기에는 반음이 부족합니다. 따라서 단3도가 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도#-미 또한 단 3도입니다.
파-라b, 파#-라, 솔-시b, 솔#-시 등등이 모두 단 3도가 됩니다.
그런데 양쪽에 다 샾이나 후렛이 붙을 수도 있죠.
퍄#-라b... 이거는 단 3도가 되기에도 반음이 부족하죠. 따라서 "감3도"가 됩니다.
또 계속 상상력을 동원하여... 파-라# 의 경우는...?
이건 장 3도보다도 반음이 하나 더 있죠. 따라서 "증3도"가 됩니다.
그렇다면 만약 파b-라#라면?? 지금의 논리대로라면 증3도보다도 반음이 하나 더
많기 때문에 "겹증 3도"라고 해야지만 이런 말은 거의 쓰지 않죠.
왜냐하면 파b-라#는 너무 벌어져서 3도라기 보다 4도 화음이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 요령으로 4도 음정 한번 더 설명...
피아노 건반의 "도"를 찾고 그 다음에 "파"를 찾으면 그것이 4도의 기준 음정인
"완전 4도"입니다. 이것 보다 반음이 더 벌어졌으면 증4도,
반음이 좁아져 있으면 감 4도가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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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 6, 7도의 경우 "감 - 단 - 장 - 증" 음정을 갖고,
1, 4, 5, 8도의 경우 "감 - 완전 - 증" 음정을 갖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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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두가지 사항을 완벽 이해한 다음... 각각의 기준 음정과 비교하여
반음이 몇개 더 많고 적느냐를 잽싸게 머리로 그릴 수 있으면
음정에 이름 붙이는 건 완전 졸업하는 겁니다.
물론 빨리 빨리 상상하는 것은 지속적인 반복을 필요로 합니다.
그런데 피아노 건반상으로는 똑같은데 겹치는 이름의 음정을 갖을 수 있습니다.
ex) 도-미는 장3도입니다. 도-파는 완전4도입니다.
그런데 도-파b이나 도#-파는 감4도지만 건반상으로는 장3도도 됩니다.
그 다음에...
장음정이 영어로는 major interval이고 줄여서 대문자 M을 씁니다.
단음정은 minor interval이고 줄여서 소문자 m을 씁니다.
완전 음정은 perfect interval입니다.
그리고 증음정을 영어로는 augmented interval이고 줄여서 aug라고 하고
감음정은 diminished Interval이고 줄여서 dim이라 씁니다.
코드책에는 영어 약자로 나와 있는 경우가 많지요.
그런데 이렇게 명칭만 알아서는 실전에 도움이 안됩니다.
각각의 화음이 주는 뉘앙스를 느낌을 알고 있어야만 하는데,
그게 상당히 감각적인 얘깁니다만 기본적인 것만 설명해서...
장음정은 밝은 소리, 단음정은 당연히 어두운 소리가 납니다.
완전 음정은 지나친 협화 음정이라 화성적인 풍성함이 줄어듭니다.
(1도, 8도 음정에서 화성을 기대하긴 무립니다. 4도, 5도는 그정도는 아니지만
역시 좀 휑~한 느낌 있음.)
증, 감 음정은 느낌이 상당히 껄쩍찌근한데 미묘한 느낌 때문에 많이들 쓰죠.
끝으로 원래 코드라는 건 두 음정이 아니라 최소한 세 음정으로 이루어진 건데
어차피 두 음정간의 관계가 확대된 것일 뿐입니다.
첫댓글 반장님이 올려주신 글 보니 난 학교때 뭐했었나 의문이 들 정도로 숨이 막히고 어렵군요. 하지만 계속 들여다 보면 낫겟죠? ^^ 열심히 들여다 보렵니다. 감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