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신차나오는 시기..
우후죽순으로 여기저기서 동호회가 생기고
차가 팔리는 만큼 동호회가 활황을 이룬다.
여기저기서 싸구려 튜닝용품(주로 LED 같은) 장착하는 DIY번개가 열리며
여성 회원은 "오빠~ 나도 달아줭~" 한마디에 선심을 베푸는 회원도 생기며..
족히 2년은 써도 되는 멀쩡한 타이어를 버리고 인치업이랍시고 바퀴살과 타이어를 거금 들여 갈아치움.
일부 차종은 ECU 튠업과 하이캠, 흡배기 튜닝을 일삼으며 되지도 않는 다이나모 수치를 자랑함
세차 번개 가면 차 닦는건 뒷전이고 커피사먹는데 시간 다 보냄
2.후속차 나오는 시기
후속버전이 나오면 인기는 시들해지고, 새 차에 있는 부속을 이식하려는 자와...
이제 질려서 혹은 그냥 있는대로 굴러가는 차를 타는 부류로 급속히 재편 됨
일부 튜닝에 열올리던 자들은 자동변속기를 수동으로 바꾸면 어떨까 꿈꾸며
수동변속차를 타던 자들은 불편해서 자동으로 변경을 원하게 됨
차를 서로 바꾸는게 제일 싸지만 그런 딜은 잘 성사가 안됨
초보 운전 스티커를 달던 회원은 장농 면허로 돌아가든가,
운전 스킬을 키워 장거리 운행에 나서기도 함
이제 모임도 시들한데 특히 DIY모임은 전멸이고, 세차도 시들하고...
가끔 광택 낸 회원을 부러워 하지만 그냥 부러운게 다임
간혹 출시 초기에 후속판을 가지고 나오는 회원도 생기지만,
그런 차종은 다시 1번 단계로 새 동호회가 생김
3.후속차의 프로젝트도 바뀌는 시기
Face Lift를 넘어 Full change가 되면
상당수 회원은 더 큰차를 찾아 차를 매각하고
새차 샀다는 사진이 속속 올라오며
"그래도 마음만은 우리 동호회가 최고에요" 라는 추억팔이를 시전함
하지만 타차량 섞여서는 어색하니까 뿔뿔이 동족을 찾아가고..
아가씨였던 여성회원은 애엄마가 되서 애보느라 즐겨찾는 카페가 차카페 대산 맘카페가 되어감
총각이던 회원들은 애아빠가 되어 더 큰차를 추구하며 방문자가 줄어감
4.대 끊기는 시기
그렇게 많은 글이 올라오던 카페도 글이 다 없어짐
가끔 신규회원은 중고차로 입양을 알아보러 중고매물이나 리콜정보를 찾으러 가입함
글은 거의 없고 방문자도 없는데 그나마 꾸준히 올라오는 글을 보면
정비업체도 아닌 애매한 장식품이나 네비같은 소소한 튜닝용품 업체 홍보글임
낡은 카시트나 색 바랜 선팅지 갈아주는 업체가 주로 글을 뿌리고 다님
하지만 이런 시기에도 버티는 몇몇 동호회가 있기 마련..
번개는 못하지만 글은 살살 올라오고
중고로 영입한 회원이 들어와 뒤섞이기 시작함
5.제2의 전성기
차령이 6년을 넘어가면 슬슬 트러블(찜빠?)가 생기기 시작하며
트러블 해결한 자들이 문제를 해결한 글들이 올라오고
이에 대한 가격정보나 수리정보를 원하는 자들이 특정 동호회로 몰리게 됨
이런 회원이라도 모인 동호회는 살아남고, 그 외엔 다 망함
간혹 폐차하는 자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아직은 부속이 유통되니 특별한 부속(인치업한 휠, 구하기 힘든 머플러 등)이 중고장터에 등장함
가끔 이 때 뒤늦게 리콜이나 무상수리가 결정된 차들은 이런 정보가 올라오기도 함
6.노령기
차령이 10년에 달하는 동안 보유한 회원들은 차를 바꿀 생각보다는
가족같은 생각이 들어 그냥 타게 됨
이 때 살아남은 차들은 초창기에 튜닝한 차가 아니라
주요 부품을 순정 상태를 유지한 차들이 대부분이게 됨
(하이캠 올리고 ECU 리맵핑한 차들은 대부분 엔진보링이냐 폐차냐의 기로에 서지만 대부분 폐차가 수순)
누가 폐차한다고 하면 찌그러진 범퍼나 문짝, 부러진 사이드미러를 싼 값에 교체하고자
번개 모임이 생기며, 각자 알아서 공구를 들고와서 폐차 전에 떼어가고
부서진 부속을 달아주며 이별을 고하기 전의 의식(!)을 치름
큰 돈들여 고치긴 애매한 부속들을 서로 스와핑해주고 폐차한 차주는 마지막 모임을 하기도 함
초창기에 그렇게 인기있던 오픈필터나 대용량 매니폴더와 배기는
실린더가 슬슬 새면서 헛빵 먹으면 차가 안나가니 인기가 없게됨.
차 꽁무니에 달린 날개는 나사로 박은건 녹이나고, 접착제로 붙인건 떨어지며
떼어내면 흔적만 남게 되기도 함
7.그 이후..
차령이 15년 이상 되면 이제 단일 차종으로 유지가 잘 안됨..
그 시절 라이벌이었던 차종과 연합모임을 하며 유지되는 경우도 있고..
대부분은 추억만 남긴채 휴면카페가 됨..
이상 엑셀 1년, EF소나타 3년 , 모닝 6년 , 누비라 6년 , i30cw 2년 타면서 겪은 각종 동호회 이야기였어요~!
그래도 가장 기억 남는 동호회는 1000cc.net 이라는 곳이었는데
가끔 내사랑티코 동호회랑 연합 모임하면
일본에서 스즈키 알토(티코가 알토1세대임) 부속을 이식한
대단한 차들도 구경하고 그랬네요..
그 때 망원지구에서 뵈었던 형님들 잘 지내실지^^
아직도 CB무전기 달고 CQ~CQ 하면서 형님들 찾아부르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첫댓글 재미도 있고 공감도 가는 글 이었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재밌군요. 저희까페는 4번정도 해당되려나요?ㅎㅎ
저 4년만에 다시 왔습니다!
공감 백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