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예술을 사랑했다. [제주의 이색 여행지]1](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13%2F20221213215032257_thumb.jpg)
제주를 살면서, 글을 쓰면서, 사진을 찍으면서 어느새 예술과 가까워진 나를 만났다. 시간적 여유가 생길 때면 찾아 떠나는 예술 여행. 처음은 유명한 미술관을 위주로, 그다음은 숨겨진 미술관들을 곁들이며, 이제는 다양한 체험을 통해 예술을 즐긴다. 오늘 소개할 여행지들은 그런 것과 관련이 있다. 이색적인 체험을 통해 예술과 조금 가까워진 공간도, 죽어있는 공간에 숨을 불어 넣으며 소생시킨 여행지도 여기 있다. 조금 아쉬운 이야기를 미리 하자면, 후자로 소개할 여행지는 어제를 끝으로 전시 막을 내렸다. 하지만, 나는 이 소개를 통해 알리고 싶다. 제주도도 이렇게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가득한 섬이라는걸.
![제주는 예술을 사랑했다. [제주의 이색 여행지]2](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13%2F20221213215535042_thumb.jpg)
![제주는 예술을 사랑했다. [제주의 이색 여행지]3](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13%2F20221213215713308_thumb.jpg)
![제주는 예술을 사랑했다. [제주의 이색 여행지]4](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13%2F20221213215722871_thumb.jpg)
![제주는 예술을 사랑했다. [제주의 이색 여행지]5](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13%2F20221213215755777_thumb.jpg)
이립의 나이에
이립을 찾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청수로 82-10 2층 / 매일 11시 30분부터 6시까지, 화 수 휴무
본론에 들어서기 전,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다. "혹시 이립을 알고 있나요?" 글 쓰는 걸 좋아하는 나는 이립의 뜻을 알고는 있었다. 물론, 단 한 번도 사용한 적은 없고. 이립은 그 정도의 위치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보면 굉장히 가까이에 있는 단어라는 걸 알 수 있다. 칠순, 환갑, 지천명, 불혹... 이립. 여기서도 지천명은 들어는 봤으나, 음 글쎄라는 생각은 들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의 순서를 봤을 때, 분명 누군가는 벌써 눈치를 챘을 것이다. 그렇다. 이는 나이에 대한 순서다, 이립은 그 순서 중 하나로 서른이 된 사람들에게 사용하는 단어이다.
이립: 마음이 확고하게 도덕 위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 나이
이립은 이런 뜻을 가진 단어이자, 서른을 뜻하는 단어이다. 나의 나이 서른. 이립의 끝자락에서 나는 이립을 찾았다. 이립은 조금은 특별한 장소였다. 그림을 그리는 작가님과 수다를 떨던 중, 자신이 좋아하는 글 작가님이 계시다는 이야기와 그분께서 카페를 오픈하셨다는 이야기를 내게 전했다. 그러며 덧붙였다. 분명 나도 그 장소를 좋아할 거라고. 꼭 가보았으면 좋겠다고.
추천
누군가의 추천을 허투루 넘기는 걸 싫어한다. 그렇기에 찾았다. 이름부터 끌렸고, 이곳엔 조금 색다른 체험이 있기에 더 찾고 싶었다. 바로 이곳 이립엔 '레터 서비스'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프로그램 내용은 이랬다. 편지지에 직접 연필로 글을 쓰는 시간을 가지고, 그 글을 편지함에 꽂아 넣으면 누군가는 그 편지를 읽고, 동감하거나, 또는 새로운 경험을 하거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물론, 나도 누군가가 미리 쓴 편지 한 장을 받아들고 온다.
나는 참, 바보같이 이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못하고, 주야장천 내 자랑과 이야기로 가득 채웠다. 그 대부분의 내용은 23년도 피이팅하자는 이야긴데, 후회와 후회가 맞물리는 시간으로 남았다. 물론 나와 대화하는 시간은 좋았다.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는 게 창피할 뿐. 그렇기에 다음에 찾으면 공감이 가는 내용들로 채운다 마음먹었다.
레터 서비스
차 + 편지서비스 15,000
![제주는 예술을 사랑했다. [제주의 이색 여행지]6](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13%2F20221213221430536_thumb.jpg)
![제주는 예술을 사랑했다. [제주의 이색 여행지]7](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13%2F20221213222516746_thumb.jpg)
여러모로 충격
아시들
2022.12.02-12.12 중문아트 119
아쉽다. 조금 더 빨리 알았다면. 그랬다면, 많은 사람에게 이 전시를 추천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너무 많다. 전시를 기획하는 과정과 전시 내용, 그 안에 요소요소들이 내게는 충격이었고, 새로웠다. 그렇기에 전시가 끝난 지금도 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제주엔 이렇게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또 그만큼 훌륭한 작품들이 가득하다고.
각설하고, 전시의 사진과 내용을 나눠본다.
![제주는 예술을 사랑했다. [제주의 이색 여행지]8](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13%2F20221213222536740_thumb.jpg)
![제주는 예술을 사랑했다. [제주의 이색 여행지]9](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13%2F20221213221247466_thumb.jpg)
![제주는 예술을 사랑했다. [제주의 이색 여행지]10](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13%2F20221213221300209_thumb.jpg)
이주성 작가
가장 눈길을 끌었던 작품은 식탐이었다.
식탐 : 세 개의 사진 중 가장 아래
'식사라는 행위를 할 때 자극적인 향과 맛에 취해 음식을 허겁지겁 밀어 넣다 보면 음식 본연의 맛에 집중하기보다 음식을 위장에 채우는 것에 쾌락을 느낀다. 눈앞에 쌓여있는 어마어마하게 많지는 않지만, 약간 과한 듯한 음식들은 이 정도면 다 먹을만 한데?라는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킨다.
결국 불쾌한 복부의 팽만감, 위장에 쏠려버린 에너지로 인한 피로감 등으로 후회하게 되지만, 그 감각들이 몰려오기 직전의 잠깐, 식사를 끝마친 찰나에 느껴지는 만족감에는 묘한 중독성 있어 다시금 음식에 손을 뻗게 만든다.
![제주는 예술을 사랑했다. [제주의 이색 여행지]11](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13%2F20221213222910515_thumb.jpg)
![제주는 예술을 사랑했다. [제주의 이색 여행지]12](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13%2F20221213222910741_thumb.jpg)
김규리 작가
작가를 직접 만났다. 그리고 이야기를 나눴다. 전시를 준비하는 내게 그녀의 작품은 독특했고, 특별했다. 특히 번데기라는 작품은 내게 그렇게 다가왔다.
번데기 흔적
실험적인 그녀의 작품은 환경을 생각하는 요소들로 가득 채웠다. 황토색 배경의 작품들이 눈길을 끄는 그녀의 방. 나는 번데기라는 작품에 걸음을 멈췄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나비의 날갯짓을 하기위해 잠시, 혹은 아주 오랫동안 번데기 속에서 웅크린 채 상처를 받기도, 또 주기도 하며 성장한다. 그리고, 그 끝에 모든 게 준비되었다며 단단한 껍질을 벗고 세상으로 나온다. 나는 그래서 번데기가 좋았다. 지금의 나는 날갯짓을 하기 위해 날개를 펴고 도약하는 중이니까.
그녀의 이야기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보다는 더 넓었고, 깊이가 있었다. 자신의 작품을 그만큼 사랑하는 거고, 그만큼 삶을 이해하는 거겠지. 나는 그 부분이 너무나도 부럽게 다가왔다.
![제주는 예술을 사랑했다. [제주의 이색 여행지]13](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13%2F20221213221348768_thumb.jpg)
![제주는 예술을 사랑했다. [제주의 이색 여행지]14](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13%2F20221213222628461_thumb.jpg)
![제주는 예술을 사랑했다. [제주의 이색 여행지]15](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13%2F20221213222631066_thumb.jpg)
![제주는 예술을 사랑했다. [제주의 이색 여행지]16](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13%2F20221213222629733_thumb.jpg)
![제주는 예술을 사랑했다. [제주의 이색 여행지]17](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13%2F20221213222803437_thumb.jpg)
![제주는 예술을 사랑했다. [제주의 이색 여행지]18](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13%2F20221213222804659_thumb.jpg)
![제주는 예술을 사랑했다. [제주의 이색 여행지]19](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13%2F20221213222804679_thumb.jpg)
![제주는 예술을 사랑했다. [제주의 이색 여행지]20](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13%2F20221213222804785_thumb.jpg)
그 외에도 여러 명의 작가가 이 죽어있는 공간을 채웠다. 하나하나 소개하지 못해 아쉽지만, 너무나도 대단한 작품들이 이 공간을 채웠다. 제주의 파도와도 같은 그들의 작품. 죽어 있는 공간 위에 물결치는 모습은 퍽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이 전시를 총괄 기획인 이한길 감독에게 대단한 경외심을 느꼈다. 절대, 결코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사실을 알기에 더 그랬다. 1월 개인전을 준비하는 내게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온 전시.
제주엔 여전히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이 공간에서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