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송선생의 별명이 왜 '둘리'인지 아직도 궁금하네.
일전에 물었을땐 '몰라?'라는 짧은 대답을 들었지, 둘리는 빙하속에서 잠을 자다가 한강다리에 걸려 사람에게 발견되고 갖가지 기상천외한 행동으로 수많은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재미와 웃음을 선사한 착한 초록색 아기공룡인데 시커멓고 제법 풍채있는 송선생이 어떻게 그런 귀여운 별명을 얻을 수 있단 말인가? 난 후배들에게 얻은 '가가멜'이라는 별명을 달고 있는데 말일세. ㅎㅎㅎ
요즘도 가끔 세원고 연극부 학생들을 생각하면 마치 알을 깨고 나오는 병아리 들을 생각하네, 무슨 생뚱맞은 애기냐고? 병아리들은 단단한 알껄집을 깨고 세상밖으로 나올때 본능적으로 세상의 통로가 되는 부분을 정확히 찾아 혼신의 힘을 다해서 부리로 쪼아 댄다네. 거기서 실패한 놈은 그대로 부패해 버리고 살아남은 놈은 또다른 세상을 만들어 가겠지.
강요된 지식의 주입에 혼돈되고 획일화된 입시에 복제인간화 되어가는, 훨씬 이전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변한게 없는 불쌍한 청춘들이 세상을 찾아 나오는 안타까운 외침. 바로 그런 모습을 느끼곤 한다네.
영화 아일랜드를 보았는가? 복제 인간들에게 세상은 오염되었으니 밖에 나가면 죽는다, 여기서 시키는대로 얌전히 있으면 꿈의 낙원인 아일랜드로 보내준다, 그러나 결국 그들에게 남는건 돈많은 사람의 생명을 연장해 주는 복제인간으로 죽음만 남게되지. 다만 문제의식을 갖고 남들과 다르게 생각한 사람만 살아남았지.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작금의 우리 교육현실과 크게 다르지는 않은것 같으이. 시간되면 학생들과 함께 보러가게. 재미는 별로지만-시각적인 재미는 있음-뭔가 메세지를 담고 있는 영화로 생각되네.
송 선생은 왜 둘리가 초능력을 가졌다고 생각하는가? 그건 만화가 김수정이 초능력을 주었기 때문이지, 썰렁한가?
내 생각에 송 선생은 둘리라는 별명이 어울리지 않네, 오히려 세원고 연극부 학생들이 둘리이고 송 선생이 김수정 같은 생각이 드네, 부디 연극부 학생모두가 건강한 초록색 꿈을 담고 세상을 바꾸는 초능력을 갖길 바라네 송 선생은 바로 그런 세상을 연출하는 둘리아빠가 되길 바라고.
오랜만에 세원고 까페에 들렀다가 시답지 않은 몇 마디 남기고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