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보다 재밌는 한겨울 강화도 여행지 추천
현관문을 열자마자 집으로 되돌아가고 싶게 하는 맹추위다. 여행이고 뭐고 따뜻한 아랫목이 간절한 요즘이다.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절대 경험할 수 없는 멋진 순간이 있게 마련이다. 그게 여행의 참맛일 터. 매섭게 추운 요즘에만 잠깐 누릴 수 있는 강화섬의 멋진 순간을 소개한다.
여기가 그린란드야? 바다얼음
얼마나 추워야 바닷물도 얼 수 있을까? 두 눈으로 보기 전엔 믿기 어렵다. 멀리 러시아나 북쪽 나라에 가야 볼까 말까한 진풍경이 강화섬의 한겨울에도 펼쳐진다. 요즘 같은 맹추위는 바닷물마저 얼려 버린다. 그렇게 얼어 버린 바닷물 흔히 말하는 유빙(바다얼음)을 강화섬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는 것이다.
강화섬의 유빙은 크게 물 위를 떠다니는 모습과 갯벌 위에 쌓인 모습 두 가지 형태를 보인다. 물 위에 둥둥 뜬 유빙은 강화도와 교동도 사이 해협, 강화도와 김포 사이 좁은 물길에서 종종 볼 수 있다.
▲ 동막해변의 유빙, 갯벌 가득 얼음사막이 펼쳐진 모습.
오늘 소개할 갯벌 위 쌓인 유빙은 주로 동막해변에서 볼 수 있는데 물때와 날씨가 맞아야 해 더 진풍경으로 다가온다. 강화섬은 하루 두 번 물이 크게 들이차고 빠져 나간다. 흔히 말하는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하다. 물이 가득 들이찼다가 서서히 빠질 무렵, 갯벌 위에 크고 작은 얼음 조각들이 빚어진다.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바닷물이 그대로 얼어버린 것. 은빛 찬란한 풍경이 마치 얼음 사막을 연상케 한다. 날이 춥고 단단히 얼었기 때문에 갯벌을 따라 바다 얼음을 밟아볼 수 있다. 이곳에서 찍는 사진이 장관이다.
단 물때는 매일 시시각각 변화하는 만큼 방문 전 미리 그날의 물때와 온도를 잘 확인할 것을 권한다. 추천하는 시간대는 밀물 시간에서 2시간 정도 지났을 때다.
■ 위치: 동막해변(강화군 화도면 해안남로 1481)
일본 갈 필요 없어요. 일몰 바라보며 노천 온천
예부터 강화섬은 피부병을 치료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온천욕을 위해 찾았던 곳이기도 하다. 지금도 곳곳에 온천이 남아 있는데 석모도 미네랄 온천이 대표적이다. 460m 화강암 지반에서 나오는 고온의 온천수에는 칼슘과 칼륨, 마그네슘 등이 풍부함게 함유돼 있어 아토피나 피부염, 건선, 근육통 등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석모도 온천의 매력은 해가 지는 풍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석모도는 강화섬 중에서도 일몰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뜨끈한 노천탕에 앉아 해지는 풍경을 보는 건 색다른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다. 일몰 예정 시간을 감안해 1시간 전 입장을 추천하는데 주말은 입장객이 많으나 여유 있게 온천욕을 즐기고 싶다면 평일을 추천한다.
▲ 일몰 무렵, 석모도 미네랄 온천의 모습
요금은 1인당 9000원이며 4~7세 어린이는 6000원이다. 매주 화요일 쉬며 겨울철엔 오후 6시 입장 마감된다(이용 시간은 저녁 8시까지). 비누나 샴푸 등 세면용품 반입은 불가능하다. 주변에 보문사. 수목원, 민머루 해변 등 여행할 곳이 많으니 넉넉히 하루 날 잡아 여행할 것을 권한다.
■ 위치: 강화군 삼산면 삼산남로 865-17
내 몸을 위한 작은 사치, 약쑥 좌훈
날이 추울수록 몸은 움츠러들고 찌뿌둥하기 마련이다. 온천이나 찜질방 생각이 가득할 법도 한 계절이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게 부담스럽거나 효과가 별로 만족스럽지 못했다면 이곳을 주목해보면 어떨까?
강화섬 사자발 약쑥은 혈액순환, 면역력 등 예부터 뛰어난 효능을 인정받았다. 오늘 소개할 약석원은 3년간 바닷바람에 말린 약쑥으로 좌훈과 온열뜸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가 공동으로 선정한 ‘인천 대표 웰니스 관광지로10개소’ 가운데 하나다.
이곳에선 3년간 바닷바람으로 잘 말린 약쑥을 이용한 좌훈과 온열뜸을 체험할 수 있다. 1인당 3만원의 이용요금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실제 체험을 하고 나면 만족감에 돈 아깝다는 생각은 눈 녹듯 사라진다.
▲ 강화약쑥 좌훈 체험관
이곳에 입장하면 남녀 모두 이곳에서 제공하는 긴 치마를 입어야 한다. 전통 옹기에 앉아 좌훈을 하는데 연기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약쑥을 태워 발생하는 열기와 연기를 옹기에 앉은 상태로 약 30~40분 간 쏘이는데(좌훈) 온몸이 따뜻해지고 피부 곳곳에서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추운 날씨에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가 아닐까?
좌훈을 마치고 나면 따뜻한 아랫목에 반듯이 누워 온열뜸을 경험한다. 온열뜸은 배 위에 한 번, 등에 한 번 총 두 번을 하는데 마치고 나면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고 한결 가벼워지는 걸 실감한다.
▲ 좌훈과 온열뜸 체험 장면
좌훈과 쑥뜸은 혈액순환과 소화기능 개선, 면역력에 좋아 한 번 경험한 사람들은 계속 찾는다고. 특히 추운 겨울,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 많이 찾는다고 한다. 체험을 마치고 나면 간편식도 1인당 1개씩 무료로 받을 수 있으니 추운 겨울 건강이 걱정된다면 한 번쯤 들러보면 어떨까?
■ 위치: 강화군 양도면 중앙로787번길 56-56
글·사진 안병일 강화 책방시점 대표, 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