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동2봉을 지나고,
다시 천황산으로 가는 길은,
임도를 따라서 걸어가는데...
산이 높아서 그런지,
하나 둘 단풍이 눈에 들어오고...
10월 중순이 지나면,
울긋불긋한 모습이,
지금보다 훨씬 많을 테지만...
지금도,
그리 나쁜 모습은 아니고...
천황산을 빨리 가려면,
임도를 따라 계속 걸으면 되는데...
얼음골 상단을 둘러보기 위해,
임도를 버리고 숲길로 들어섰습니다.
나는,
임도가 걷기는 편해도,
산행을 한다는 느낌은 덜함으로,
일부러 산으로 들어왔습니다.
이 꽃의 이름을 찾기 위해,
팔방으로 알아봤는데,
이름을 찾기는 어려웠고...
왜냐하면,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이고,
한국에 귀화한 식물이지만,
자생지가 인천 부근이고,
영남알프스에서만 살고 있어서...
암튼,
노랑도깨비바늘은 귀화는 했으나,
엄청 보기 힘든 꽃이라고 하니,
한 번 더 눈길이 가제요.
추가로,
도랑도깨비바늘이라고 한 이유는,
풀의 모습이 도깨비바늘과(도깨비 까시) 닮아서...
이곳은,
밀양 얼음골 계곡과,
사과밭을 바라본 풍경인데...
정상 부근은,
단풍이 물들고 있고,
산 아래는 가을 햇살 받으며,
사과들이 익어가고...
파란 하늘은,
덤으로 분위기를 띄워주고... ㅎㅎ
드디어,
삭도(케이블카)가 다니는,
정상에 도착을...
산행하는 동안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으나...
여기에 도착하니,
삭도를 타고 오르는 사람은,
제법 많았고...
역시,
대부분 사람들은,
편해야 산을 찾고...
천황산으로 가는 길은,
두발로 설 수만 있으면,
아무런 문제 없이 오르도록,
너무나 잘 만들었고...
힘든 구간은,
삭도를 타고 오르고...
이렇게 편한 구간은,
한들한들 거닐면 됨으로,
많은 사람이 여길 찾는 듯...
이곳은,
등산로라기보다는,
1,000m가 넘는 고원을,
편하게 산책하는 곳이고...
그리고,
등산로는,
날씨가 도와준다면,
마치 천국을 오르는 계단처럼 보이고...
난,
천국이 아니라,
지옥을 갈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국으로 가는 계단이라 생각했고... ㅎㅎ
멀리,
가지산을 바라보며,
많이도 걸었다는 생각을...
산 아래를 감아도는 도로는,
석남터널로 이어지는데...
석남 터널에서,
가지산을 오른 뒤 일출을 보고,
오른쪽 능선을 따라서 여기까지,
5시간 동안 걸어왔네요.
산속에 하얀 물건은,
얼음골을 오르는 삭도(케이블카)입니다.
지난번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타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걸어서 오르느라 탈 수가 없었고...
대신,
눈요기만 하고서,
발길은 천황산으로...
참나무 단풍 뒤에는,
운문산이 조망되는데...
운문산 아래,
밭처럼 보이는 부분은,
모두가 사과를 기르는 곳이고...
이번 산행에는,
아직 철이 일러서,
사과를 맛보지 못해서 조금 아쉬웠고...
억새를 만나러 가는 길은,
키 작은 참나무 터널을 지나가는데...
이제 막,
단풍이 시작되는 구간은,
화려한 단풍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었고...
어째튼,
가을이 다가오고 있는 상황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산행이었고...
드디어,
천황산 억새밭에 도착을...
산이 높아서 그런지,
억새의 키는 적지만,
꽃은(??) 더 화려한 느낌이었고...
대부분의 꽃은,
화려한 모습이거나,
끌리는 향기가 있는데...
억새는 화려하지도 않고,
향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묘한 매력이 있네요.
능동산에서 재약산 구간은,
산을 오르기는 힘들지만,
오르고 나면 완만한 평원이 펼쳐지고...
평원에는,
울창한 숲은 없고,
키 작은 참나무 종류와 억새들이 자리하고...
다른 산과 달리,
나무가 크지 못하는 이유는 모르지만,
특이한 모습에 자꾸만 찾아오는지도...
일반적인 산은,
정상을 오르기 전에,
반듯이 깔딱고개라는 곳이 있는데...
천황봉은,
정상을 오르는 길은,
소박한 산책로이고...
덕분에,
산행이라기보다,
산책이라 생각하면서,
살랑살랑 올랐네요.
길이 좋으니,
정상에는 사람들이 북적북적하고...
정상석 인증 사진을 찍으려고 했지만,
기다림에 지쳐 포기를...
대신,
줄 서서 사진 찍는 모습으로,
정상 인증을 대신했고...
이제는,
마지막 봉우리인,
재약산으로 가는데...
봉우리를 올랐으니,
다른 산을 가기 위해서는,
한참을 내려가야만...
그래도,
이렇게 완만한 구간은,
힘들지 않게 내려갔고...
등산로에는,
구절초가 지천으로 피었고...
그리고,
꽃이라 함은,
이 정도는 돼야 하는데...
억새풀은,
꽃이라 하기에 조금은 아닌 듯... ㅎㅎ
평온한 길에,
갑자기 나타난 바위 절벽은,
조금 당황스럽기도...
천황산의 한쪽 방향은 완만한 평지이지만,
반대쪽은 바위 절벽뿐 아니라,
경사가 아주 심한 곳입니다.
어째튼,
바위 사이를 내려와서,
재약산으로 가야 하는데...
재약산과 천황산 사이의,
조그만 평지에는,
산객을 위한 쉼터가 자리했고...
쉼터에는,
가을 산을 즐기는 분들이 모여서,
맛있는 식사를 즐기는데...
나는,
재약산이 멀지 않고,
시간도 아직 일러서,
식사는 잠시 뒤로 미뤘고...
식사 대신에,
물 한 모금 마시면서,
억새꽃을 감상하는데...
소나무도 살지 못하는 척박한 곳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억새는,
화려한 꽃까지 피우는 것을 보니,
이름처럼 강인하다는 느낌이...
암튼,
무리 지어 핀 억새를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드디어,
재약산에 도착했는데...
여기도,
정상석 부근에는,
등산객이 줄지어 대기 중이고...
오늘 산행은,
가지산을 오르고,
능동산과 천황봉을 지나,
재약산에서 마무리합니다.
지금까지,
약 16Km를 걸었고,
8Km를 걸어가면 산행도 마무리를... ㅎㅎ
재약산 정상에서 바라본,
사자평입니다.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40여 가구가 살고,
학교도 있던 곳인데...
이제는,
사람은 떠나고,
그 자리에 습지를 복원하여,
억새들이 자라고 있다고...
정상을 내려와서,
좁다란 곳에 자릴 잡고서,
점심을 즐기려 하는데...
정성으로 준비한 김밥과,
시원한 막걸리는,
최고의 맛이었고...
한 가지 단점은,
새벽 2시에 돼지국밥 먹고,
오후 12시가 넘어서 이걸 먹으니,
맛을 느낄 여유가 없이,
허겁지겁 들이켰다는...
암튼,
정성으로 준비한 김밥을,
정말 맛있게 먹었고...
이 라면은,
소소한 실수로 인해,
그냥 산속에 버려지는 운명을...
산에서 먹는 라면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데,
버려야만 하는 사유는...
준비한 온수가,
미지근한 관계로,
면을 삶는 효과가 1도 없어서... ㅠ.ㅠ
식사했던 곳에서,
하늘을 바라보니...
적지만,
단풍이 물들고 있고...
라면의 아쉬움을,
단풍의 붉은색으로 대신하면서,
입맛만 다셨네요. ㅎㅎ
참고로,
이 나무가 유일한 단풍이었음.
식사를 마치고,
산행을 마무리하는 순간까지,
나의 악몽은 시작되었고...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보면서,
산속을 걸어감에도 불구하고,
나의 악몽은 다음날까지...
이렇게 멋진 풍경과도 바꾸지 못한 악몽은,
잠시 뒤에 사진으로 설명을... ㅎㅎ
영남알프스에는,
산 곳곳에 매점들이 즐비하네요.
나도,
식은 물에 라면을 말아서 버리지 말고,
여기 매점에 들렀다면,
보다 나은 한 끼가 되었을 텐데...
암튼,
처음이라서,
소소한 실수를...
매점 메뉴는,
라면도 있고,
음료도 있고,
도토리묵까지...
그런데,
여기에 쉬고 있던 산객에게,
하산길을 물었는데...
능선으로 가면 풍경이 좋고,
계곡은 볼 것이 없다고...
산객의 안내에 따라,
하산 코스를 능선으로 접어들었는데...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네요.
더구나,
산을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조그만 봉우리를 올라가야 하고...
나의 악몽은,
이 사진으로 설명하려 하는데...
산행 날머리는,
지팡이가 가리키는,
배내고개의 끝 지점인데...
내가 가려고 하는 방향은,
단풍이 물들고 있는 능선을 따라 내려간 다음,
다시 배내고개 정상까지 올라가야 합니다.
더구나,
능선 좌측 계곡으로 내려가면 편한데,
볼 것도 없이 힘 만드는 곳으로 내려간다고,
어마 무시한 타박을... ㅠ.ㅠ
등산로는,
잠깐 조망점이 있더니,
다시 이런 숲길이 이어지고...
더구나,
이런 평지는 잠시 뿐이고,
내려가는 경사가 심해서,
정말 힘든 구간이 연속으로...
그래서,
귀 막고,
입 닫고서,
과묵한 산행을... ㅎㅎ
한참을 내려왔는데,
아직도 갈길은 멀기만...
그리고,
등산로는 맞은편 봉우리를 오른 다음,
가파른 곳을 내려가야 하고...
뒤통수는 잔소리로 따갑지만,
난 그러려니 하면서,
산을 즐겼고... ㅎㅎ
등산로는,
조금 힘들지만,
구간 구간에는,
이런 곳이 있어서 나쁘지 않았고...
물론,
가파른 등산로는,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런 소나무도 바라보면서,
조심조심 하산을...
조금 전 바라본 암벽은,
생각보다 멋진 모습으로...
말을 꺼내기는 어려웠지만,
속으로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과묵한 산행을 계속했고...
암튼,
능선을 선택한 것이,
결고 나쁘지 않았다고 속으로만... ㅎㅎ
저 바위도,
이름이 있을 듯한데...
사람의 왕래가 없는 곳이라 그런지,
안내판이나 이름표는 없었고...
여길 오지 않았다면,
억새가 가득한 평원을 지나서,
배내고개로 갔을 텐데...
그 보다는,
여기가 더 산처럼 느껴졌고...
걸어온 길은,
좌측 능선입니다.
내려온 등산로는,
주암능선이고,
푹 패인 골짜기는,
주암골이라고 하는데...
산행 후 찾아보니,
주암골은 여름철 계곡 산행으로 유명하다고...
여길 지나는데,
내 뒤통수에는,
아직도 700미터를 내려가야 하냐고 타박을...
어차피,
다시 올라가야 하는데,
왜 내려가냐고 엄청난 잔소리를...
일단,
여길 즐겨보는 것도 좋으니,
참고 가자고 설득해 보지만,
효과는 전혀 없었고... ㅠ.ㅠ
등산로는,
이제 본격적인 암벽코스로 이어지고...
암벽에는,
밧줄 하나뿐인데,
이런 난간을 내려가려니,
정말 죽을 맛이었고...
차라리,
조금 전까지 잔소리가,
천매 만배 더 좋았고...
정말이지,
고소공포증은 어쩔 수가 없네요. ㅠ.ㅠ
많이 힘든 곳을 지나,
조금은 여유가 있는 곳에서,
내려온 곳을 쳐다보았습니다.
암봉의 이름이,
심종대바위라고 하는데...
오래전 효성이 깊은 심종대라는 사람이,
송아지를 않고서 산을 헤매다,
도적을 만나 사정을 말하고,
돈 30냥을 구해온 바위라고 해서 그런 이름이...
우째튼,
나에게는 힘든 바위였고...
험난한 바위를 지나고도,
내리막은 끝없이 이어지고...
지금까지,
뒤통수가 너무 따가워서,
일행을 모두 앞세우고,
내가 맨뒤에서 산행을... ㅎㅎ
그리고,
길이 너무 험하다 보니,
잔소리도 싹 사라졌고...
길도 가파른데,
산에는 조그만 자갈도 많았고...
그리고,
지난 태풍에 흘러내린 도토리 들은,
미끄러지기 딱 좋은 상황을 만들어 놨고...
어째튼,
20분 이상 걷고 나서야,
비로소 평지다운 등산로가...
태풍 내린 비로 인해서,
급류에 휩쓸린 나무들은,
계곡 여기저기에 가득했고...
흘린 땀을 계곡에서 씻어내고,
다시 배내고개 정상까지 가야 하는데...
어김없이 들려오는 잔소리는,
이제 구수한 노랫가락처럼 들리고... ㅎㅎ
다른 사람들은,
여기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하는 곳인데...
나는,
여기에서 산행을 마치고,
두 번째 등산을 시작한 장소입니다.
남은 거리는,
약 3Km이고,
가는 방법은 오로지 걸어야 했고...
한참 걸었는데,
잠시 돌아보니,
조금 전 내려왔던 곳이 한눈에...
저 바위 이름이,
심종태바위이고...
오르는 것도 힘들지만,
내려오기는 더 힘들었던...
정상으로 가는 길은,
조그만 마을 골목길을 걸으면 되는데...
더구나,
시간은 오후 3시를 막 지나고 있음으로,
여유롭게 걸어가면 좋은데...
이미,
심신이 피로한 일행은,
너무 힘든 오르막이었고...
한 시간 가까이 걸어서,
드디어 배내고개 정상에 도착을...
밤 10시에 출발하느라,
잠을 자지도 못했고,
새벽 4시에 시작한 산행은,
오후 3시가 넘어서 마무리합니다.
그래서인지,
모두가 기력도 없고,
정신이 혼미하여,
모든 걸 내 팽개치고 숙소로 발길을...
배내고개에서,
밀양 방변을 바라보며,
가볍게 한마디 했습니다.
내일 다시 올 테니,
날씨는 오늘처럼,
맑은 모습으로 보여 달라고...
땀에 찌들고,
피로가 가득한 몸을 이끌고,
숙소를 향해서...
잠도 자지 못하고서,
정성으로 준비한 식사입니다.
차라리,
배달이라도 시켰으면 좋은데...
너무 피곤한 나머지,
이것도 다 먹지 못하고서,
절반은 버렸고...
설거지는 뒤로하고,
5초도 안돼서 코 고는 소리가...
역시,
잠이 최고이고,
그다음은 음식이고,
마지막이 성욕이라 한다더니...
그 말이,
여기에서 증명되네요. ㅎㅎ
암튼,
곤히 잠든 친구를 뒤로하고,
설거지는 내가...
잠은 오지만,
일행이 온다고 하여,
잠시 밖을 서성이는데...
해가 지려고 하니,
숙소에는 노을이...
멀리서 찾아온 지인으로 인해,
친구는 깜짝 놀랐고...
일행을 만나고,
술은 술을 불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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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산행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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