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기독교와 그리스신화 미술
느낀점: 기독교미술은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딱딱하고 틀에 잡힌 미술이었다. 마치 수학 공식처럼 조그만것 하나하나도 깊은 뜻이 담겨있었고, 한가지를 표현하는데에 조건이 많았다. 예를들어 십자가를 들고있고 삼위일체를 상징하는 손가락 세개를 펴고있는 아이는 예수를 나타낸것 등이 있다. 실은 상징물이라기 보다 어느 누가 먼저 지었을지 모르는 하나의 공식을 지키는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포도나무는 예수를 상징하고 포도송이는 예수의 피를 나타내지만 포도송이를 들고있는 남자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술의 신을 상징한다. 솔직히 그런 미묘한 차이로 그림의 상징이 쉽게 변하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조금 모순같기도 했다. 자유와 혁명을 일으키고 상징하던 예술이 이런 의미다, 이렇게 하면 안된다고 하면서 그림을 그린다고 하니 기독교의 미술에서는 자유와 혁명을 느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정말 작품을 그런 화가들도 그런것을 의도하고 새벽을 상징하는 닭이라던지,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를 그린걸까 의심이 든다. 하지만 다른면에서 작품 하나하나에서 과연 이 작품을 무엇을 상징할까라는 생각으로 추리하듯 작품의 해설을 찾아나가는 것도 하나의 재미인것같다.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아르놀피니 부처의 결혼] 이라는 작품에서 신경쓰이지도 않는 강아지 한마리가 충성과 복종을 상징하고, 그것을 아내의 남편에 대한 복종과 충성을 나타낸다고 하니 그것이 정말 신기했다. 정말 화가가 의도하고 그린것이 아니라 추리소설 작가가 독자를 위해 뿌려놓은 단서같이 느껴져 읽는 재미가 있었다. 또 책 중간에 마리아와 어린 예수를 그려놓은 작품이 있었는데 그저 평범해보이는 작품에서 모두 벗고 있었다. 난 옛날이다 보니 입을 것이 없어 그런줄 알았는데 실은 예수 앞에서 겸양의 표시로 벗고 있었다고 하니 이렇게 섬세하고 치밀한 작품이 다 있을까 생각했다. 그리스신화 미술도 다를게 없었다. 비록 사실은 아니지만 그리스신화중 신들의 모습이라던지 혹은 신화의 한 일화의 장면을 상상하여 그린것이 대다수였다.
기독교 미술과 차이점을 굳이 말하자면 그리스신화의 미술쪽이 조금 더 감성적이고 부드럽게 느껴졌다. 기독교 미술보다 조금 더 동화같은 모습이 많았다. 책에서 읽던 큐피트의 모습이라던지 유명한 아폴론과 다프네의 사랑을 눈으로 보니 내 상상과 달랐던 부분을 찾는것도 재미있었다. 또한 그리스로마신화에서의 몇몇 개체들과 기독교에서의 그것들은 같으면서도 다른것을 상징했다. 예를들어 포도송이, 기독교에서 비둘기를 평화의 상징이라고 하는 반면, 그리스신화에서는 비너스의 지물을 상징한다. 책을 읽고 느낀점은 미술 역시 수학이나 다른 공식이 정해져 있는 그런 과목보다 덜하지만 역시 틀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다음에 미술작품은 보면 이 작품을 그린 화가는 뭘 생각하고 뭘 표현할거가 아닌 뭘 상징하는지가 더 눈에 들어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