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2일
오늘이 소설이라
밖은 여전히 포근한데 소설이라 하니
몸이 자동으로 오슬오슬 조여오는 거 같다
누가 나에게 70대를 멋지게 보내는 분이라
말하길래 겉으론 “아이 뭘요‘ 뭐 그렇게까지,
했지만 속으론 그렇게 보였나 보다
그렇게 좋아 보였나보다 하는 마음에 기분이 좋다.
기분이 좋아져서
내가 언제 이런 감정의 사치를 누려 보랴,
지금 식기 전에 맘껏 누리자 그래 보자
좋은 기분 촉촉한 감성도 시간이 지나면
퇴색되어 버리고 또다시 무료하고 따분한 시간에
잠식되어 버릴 것이 두려우니
이 순간 오직 오늘만 좋아하자
사실 내 생에 있어 최고의 순간은 그리고
꽤 오래 지속되었던 좋은 날들은
공부를 시작하여 꿈도 꾸지 못했던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했을 때였다
거기다 고등학교 성적이 월등해서?
지방 어느 대학을 지원해도 일단 합격은 보장되는 점도
꿈인가 생시인가 할 정도로 몽롱함 행복감에 꽤 오래
취해 있었던 순간이라 말할 수 있다
어쨌든 배웠다는 해냈다는
이 뿌듯함
살면서 배우지 못한 한은
그 어떤 굶주림과 고난의 과거보다
나를 더욱 좌절하게 했고
60 중반까지 고개 숙이고 살게 했는데
70을 코앞에 두고 해내고 보니
졸아진 키와 일그러진 행색일망정
이제야 하늘을 향해 바싹 얼굴을 들이미는
교만도 자주 범했을 정도다
과거 나를 무시하고? 내게 모멸감을 줬던
잘난 인간들
특히 여자 사람 친구라 불렀던
그녀들이 인편으로 바람으로 전해 듣고 지었을
그 표정들을 생각하면 몰래 숨어서 고양이처럼
갸릉 거리고 싶어지는 걸 참을 수 없었다
인간이란 그렇다
물론 나도 동참하는
이 사회 군상들의 모습이란
불행한 이웃은 영원히 불행하기를 바라고
거기에 내가 불행하면 그 바람은 더욱 강해진다.
그들의 불행이 영원히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혹여 나보다 나아지길 원하지
않은,
만약 나아지면 견딜 수 없이 고통스러워하는 게
인간의 밑바닥 심사다
(어느 책에서 읽었는데 나도 그중에 들기에
깜짝 놀라 가슴에 손을 얹었다. )
슬플 때나 기쁠 때 죽고 싶은데도
죽지 못할 때 한 장씩 써둔 것을
참으로 고마운 분이 책으로 내줬을 때
이제 내 한은 다 풀었구나
여기서 더 뭘 바라겠느냐 했다
내 인생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겠다 싶기도
하지만 세상은 오래 살고 보면 가치도
있고 좋은 일도 겹쳐서 온다는 걸
알았다 나에게 말이다
책을 내고 나니 작가의 학력이 홍보의
덕도 있었지만
가까운 이들이 나를 향해 빈정거림과
질타의 언사 조로 깎아내리려
하는 행태들에 다시 상처받아야 했다
말인즉
창피한 줄 모르고 그깟 수기 나부랭이로
뭔 작가라고 못 배운 것을 내 세워서 등등
마침 강릉으로 이사 올 상황도 되었고
미련 없이 60년 살았던 묵호를 떠났다.
강릉에 오니 배움의 장은 곳곳에 있었다.
지금 강릉 시장이 되신 분이 세운 학교에서
검정고시반을 모집한다 해서 갔더니 초등반부터
배워서 초등학교 검정고시를 보라길래
예! 하며 입학 원서를 작성하는데 교무주임이
이순자씨 한글은 쓸줄 아세요? 못쓰면
문맹자 반에 가셔야 하는데요 하길래
내가 큰소리로
“글씨 잘 씁니다. 이렇게 하며
내 신상 명세서를 신나게 썼더니
오! 글씨 다 아시네요
그럼 초등반으로 가도 됩니다.
(난 그때 세 번째 책 낼 준비 중이었다)
일 년에 두 번 있는 검정고시
67살 그해 여름
8 월달에 초등학교 도전
다음 해 4월에
중학교 도전 그해 8월 고등학교 도전
일 년 만에 다 해치웠던? 아! 그 감격
공부, 공부라는 게
이렇게 쉬운 줄 알았으면
진즉에 할걸 왜? 왜 ㅠㅠ
분하고 원통하고 그간 당해온 설움 무시
숱한 경멸조의 언사 말 못 할 차별의 날들
펑펑 울고 싶을 만큼 억울했다
억울하고 행복하고 만족하던 햇살
같은 순간들
나는 아름다운 5060을 사랑한다
아마도 이 카페와 함께 할 것이다
이곳을 통해 책을 내는 계기를 마련했고
책을 내므로 공부를 하게 만든 결심을 하였고
이곳에서 주는 상장과
이곳에서 만난 귀중한 지인들을 통해
문학인으로서 거듭남을 겪었으니
내 어찌 이 카페를 사랑하지 않으랴
70대를 멋지게 가꾸시는
운선님이라 해주시는 그녀에게도
무한 감사 드립니다.
학벌? 그까짓게 뭐라고
내가 가지고 보니 참말로 퍽퍽 두들겨 패주고
싶을 만큼 밉고 억울하고 원망스럽던
그 넘의 배움이요 학벌인데
이까짓게 뭐라고
많이 배운 사람 속 창시엔
뭐 다른 게 들어 있는 줄 알았던 과거의 나
지금 내 안에 뭐가 들어 왔을까?
하나도 없다 그냥 나는 나다
나는 가엾은 과부
아이 둘 키워낸 과부와 고아의
성경 속에 등장하는
심해님 그리고 저를 응원해주신 민순님 내외분과
윤환님
그 외 저와 함께 하는 아름다운 카페 모든 회원님들
복 많이 받으시고 제가 정말로 사랑합니다
이제 한 달 남은 올해 마지막까지 다들
복되게 보내시길 기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첫댓글 대단하시네요
저희 큰언니도
검정고시로 대학까지
합격했어요
늘 꽃길만 걷길 바랍니다 ^^
나는 나일뿐.
요 대목에 밑줄 긋습니다.
한달 남은 2022년 마무리 잘하시고
내년에는 예쁜 여대생이 되실 운선님~
늘 응원합니다.^^♥︎
이미 너무나 예뿐
운선학생은
더 이상 무엇이 되지 않아도
충분히
사랑스럽고
부러운 사람입니다.
가슴을 활짝 펴고
니~들
다 나와봐~~
나는 나야~~ㅎ
사랑스런 당신입니다..
언제나 늘 행복하게 살아왔을거 같은 행복한미소와 자신감 그안에는 억장이 무너지는 슬품과 설움이 가득차 있었건만 하지만 누가 모라하랴 당당한 우리의 누나 원더우먼
지금처럼 늘 자신감 넘치는 삶이 오래오래 이어지기를 두손모아 비나이다 ㅎㅎ
어려움과 고난을 이겨내신 운선님 앞에
당당함과 꽃길만이 함께 할겁니다
품위와 력셔리 하고 더 격이 높아 지는 삶의 방이 되길 소원 합니다
배웠다고 어깨 뽕넣고
못배웠다 멸시 한 그들
실상은 자존감 바닥인 사람들인거죠
오히려 가여운 사람들요
좋은 사람들도 많아서
행복하고 깨소금 같은 순간들도 있었으니
다행입니다
이제 어깨뽕넣고
당당히 어깨 허리 쫙
행복한 날들만 있으시기를요~♡♡
훌륭하신 운선님.
정말 기회되면 그 옛날 이웃사촌으로 인생선배님으로
창넓은 찻집에서 마주앉아 길고 긴 얘기를 나누고 싶어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날들 되시길 빌게요.
햐....
단숨에 읽어내려가며
공감할 순간도 잃어버린 정도로
쉬지 않고 읽게되는 글입니다.
다 읽고나니 얼굴이 벌겋게....
학벌...그거
더럽게 치사하고..
더럽게 잔인하고..
사실 갖고보니 별 쓸모도 없구만..
제 지인중 정말 멋진 분이
도의원비례로 4년 너무나 잘하시고
어느 고위직에 가실려고 하니
학벌때문에 짤리셔서..60대에
공부시작해 석사학위까지 ..
지금 70살이 넘으셨는데.
아직도 왕성한 활동은 하고 계시지만
이제는 그 고위직에..갈수도 없으시고...
시집도 내시고
옴부즈맨 이랑..
문화 해설사도 하시면서 멋진 인생을
보내고 계십니다.
그분 생각하면 딱 운선님 오버랩...
나중언제 기회되면
함께 만났으면 넘 좋겠단 생각 했습니다~
힘들었던 시간들에 대한 이해가 마음속 깊이 느껴지네요..
대학을 졸업하기 위해 16년이란 시간이 필요하죠.
힘들게 공부한 사람들의 질투는 어쩌면 당연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라는 타이틀 역시 시기와 질투의 대상 이였을 꺼구요..
그래도 잘 이겨 내셨어요...
장하십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한 의지로 여기에 서 계시니 이 얼마나 빛나는 삶입니까..
대학은 강릉에 있는 학교겠죠?
내년~또 다른 도전에 응원 보냅니다..
제 주위에
윤석렬과
같은 대학
나온 애들
닥상인데
운선님보다
글 잘 쓰는 사람
못봤음요~~
건강한 영혼을 가진
여인으로
아름답게 성장한 운선 언니야~
사랑해요~💗
아니~😠 😣😡
어떤 못되고
싸가지 없는 인간들이
오만방자하고 교만하게도
아름다운 여인에게 경멸과 무시를...
30쯤 더 전에
우리 7촌 아저씨가
대학병원에 입원했을 때
엄마가 병원 근처에서 장사하시는 분에게
무엇인가 물어보았는데,
그 분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그 아드님은 참으로 훌륭한
양반의 후손처럼 보인다 했다네요.
다른 의사선생님들은 그냥
지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 잘생긴 아드님은 언제나 깍듯이
인사를 한다면서 칭찬을 했답니다.
쓸데없이 똑똑하고
지능지수만 높으면서,
자비로움,
관용,
따뜻함, 공감능력이 없는
인간들의 탐욕스러움,
과도한 이기심,
질투와 시샘만 발달한 일부 못된 인간들이
아름다운 지구별을 파멸시키고 있습니다.
대학나온사람보다
훨씬 글 잘쓰는 사람있다고
친구들한테
자랑했었는데
이제 대학에 도전해서
마음껏 누리며
사세요 응원합니다
빙그레 웃습니다.
늦깎이공부...
일생을 살아가면서 공부할 것이 정말로 많지요.
그 가운데 하나는 글자공부...
학교에서는 보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지요.
진짜공부는 스스로 터득하는 것이겠지요. 생활에서 경험하는 것이 최고이겠지요.
저는 50살 가까이 영어사전을 곁에 놓고는 살았는데 지금은 전혀 전혀 필요없지요.
그저 우리말이나 우리글자나 제대로 알자고요.
진짜는 생활에서 얻는 삶의 지혜일 겁니다. 더 욕심은 내면 남을 배려하고, 함께 더불어 사는 마음씀씀이겠지요.
이런 측면에서 보면 '운선' 이순자님을 존경합니다.
소소한 일상에서도 무엇인가 더 잘하려고 노력하시니까요.
늘 배우고자하는 욕구에 박수를 보냅니다.
내 인생의 잘한 일중의 하나로 남기며
그나저나 내년에 운선님과 같이 공부할 손주뻘 학생들은 어쩌나~
맘껏 대학새내기 생활 누려야할텐데
열공하는 운선님 보며 맘껏 놀지도 못할 거 같아 쓸데없는 오지랖 걱정이~
늦었지만 문학상 수상 축하드립니다^^
운선님 글 읽으면서 내 인생의
깨소금 같은 순간은 언제였나
생각해봅니다
저역시 뒤늦게 대학공부 하던 때와
아들 못놓은 죄로 온갖 고통받다
아들을 낳았을 때가
내 인생의 깨소금 같은 순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장하시고 훌륭하신분!
운선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신분들은 부모님의 능력+본인이지만,
운선님은 본인의 능력100%로시잖아요.
지금 비교하시면 손해보실
운선님
그분들이 운선님 주변에서
척척척 하는 바람에
운선님은 쑥쑥쑥 성장
하실수 있는 영양제를
맞으시며 살아오신것
같습니다.
멋지십니다.
훌륭하십니다.
대단하십니다.
앞으론 평화의길만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그냥 어떤 수식어도 다 필요 없고.
장하십니다.
그리고 아름다우십니다.운선님♡♡♡
내 삶은 내가 개척해 갑니다.
두 팔이 없는(사고로) 사람도, 앞을 못 보는 맹인도,
나처럼 막내로 세상물정도 모르고(우물안의 개구리로 자라), 가난과 지병으로
수없이 삶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단 1%의 희망은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습니다.
충청도 산골의 우리집 사랑방(부모님과 막내인 나와 셋이서 사용) 벽에는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라는
표어가 가훈처럼 흐릿하게 붓글씨로 써서 붙어있었는데 나는 국민학교 다니면서도 그 뜻을 몰랐습니다.
독자에게 감동 주는 글을 쓰는 사람,
이웃에게 내 땀 흘려 봉사, 내 땀 흘려 번 돈 조건 없이 기부한 사람,
자기 재능으로 다른 사람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재능 기부자들을 찾아 칭찬하고 손뼉쳐주고 응원해주는 것이
제가 남은 삶을 살아갈 이유입니다.
서울에서 폐지 줍는 80대 할머니가 월 1만원씩 자선단체에 기부해왔다는
말에 저는 현대 삼성 LG 한화 그룹의 수백억보다
더 값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고난은 항상 전진하는 자의 벗이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
'지성이면 감천(정성이 지극하면 하늘도 감동한다)'
그리고 서양의 격언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언젠가 티비(이것이 인생이다)에서
20대 처녀였지만 앞을 못 보는 시각 장애인이라
80대 할아버지한테 시집을 가야만 했지만(그래도 그것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받아들이고)
두 자녀를 잘도 키워낸 할머니의 사연을 보면서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약하게 태어나 험난한 세상 힘들게 헤쳐온 저이지만
열심히 살아온
운선 작가님의 삶에 비하면 저의 삶은 부끄럽습니다.
제가 주는 상은 상금도 없고(제가 워낙 돈 버는 재주가 없었기에 모은 돈도 없기에)
작은 상이지만
80이 넘은 분이 설레이는 마음을 안고 와서 상을 받아가는 기쁨과 행복을 말할 때
저의 기쁨과 행복은 두 배, 세 배로 컸습니다.
와 대단하세요. 축하드려요
운선님은 참 아름다운 사람 입니다~~~ ^^
세상 살아보니 인생막차 라는 공사판 에서도
가방끈 짧은것은 ........ 커다란 가림막 이더라구요 ~~~~
대단하고 대단하신
운선 선배님 축하드립니다
운선작가님
인간승리이십니다.
저도 고생했지만,
님보다는 덜 했다고
생각합니다.
앞날에 신의 가호가 늘
함께 하시옵길 빕니다.
운선님, 대단하십니다.
먼 남녘에서 응원의 박수, 진심으로드립니다.ㅉㅉ
늘 건강하세요
삶의 하루하루가 도전하시는 맘 장하십니다.
늘 묵믁히 그리고 곁에 계시는 운선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늘
창작에 집중하는
운선님 부럽슴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