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글이 무거워요. 어제도 보니 죽음얘기던데요. 힘내소. 앞으론 밝고 기분 좋은 글만 올리소.” 내 블로그 글을 하나도 빼지 않고 읽고 한 번씩 코맨트해 주는 대구교대 장교수가 어제 전화왔다. 대구 방천시장 김광석 거리 부근 동곡막걸리 집에서 만났다. 경북 청도 동곡에서 만드는 since 1929인 오랜 전통의 막걸리다. 이 집은 처음이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중, 기쁜 소식을 접했다. 요즘 장교수 큰딸에게 기쁜 일이 있다. 좋은 결혼 상대자가 생겨서 지난주 미래 사윗감을 만났다고 한다. 연애 중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잘 되어 가는 중이라니 참 기쁜 일이다.
장교수는 자녀가 셋이다. 둘째 딸은 대구한의대를 나온 한의사다. 역시 한의사인 남편과 결혼해 첫 손주가 있고 둘째를 임신 중이다. 부산에 살고 있다. 이 딸이 대학생일 때 아버지 장교수와 나 셋이서 타이완 여행을 같이 다녀왔다. 막내아들은 현재 경북대 병원 인턴이다.
혼사를 앞둔 큰딸은 서울대 의대 안과를 나온 의정부 을지대학교병원 교수다. 최근 한 블로그에 ‘질환별 국내 병원 유명한 의사 명의’를 소개한 글이 있다. 여기에 장연지 교수가 소아사시 분야 명의로 이름이 올라 있다. 장연지 교수는 대학 다닐 때 아버지와 나 셋이서 중국 시안(西安)을 함께 다녀왔다. 이렇게 난 장교수 집안과 오랜 인연을 맺어왔다. 좋은 인연이다.
미래 사윗감 역시 부산대 의과대학 교수라고 한다. 그리고 부모님 두 분 다 교수로 퇴직한 분이라 한다. 혼사가 잘 이루어지면 말 그대로 의사 패밀리다. 좋은 일이고 기쁜 일이다. 좋은 사람이 기쁜 일이 있으면 주변 사람들도 함께 기쁘다.
중간에 귀한 분이 오셨다. 대구교대 대학원 장교수 제자 분인 임선생님이다. 임선생님 아드님 결혼 때 장교수가 주례를 맡았다고 한다. 그리고 임선생님이 장교수 따님에게 좋은 분을 소개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분위기라 그런지 막걸리를 꽤 많이 마셨다. 그리고 늦은 시간인데도 문을 닫지 않고 우릴 기다리는 커피집으로 갔다. 난 예전에 두어 번 왔던 집이다. ‘이병준의 커피클럽’이다. 대구 중구 남산로 3길 46으로 대명시장 맞은편 주택가 안에 있다. 소위 단골들만 찾을 수 있는 자그마한 카페다. 사장님은 건축사다. 사장님 말을 빌리면 우연히 이곳에 불시착했다고 한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장님이라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귀를 모던한 분위기로 안내한다. 좋은 음악과 좋은 사람 그리고 좋은 커피다. 신의 커피로 불리는 게이샤 한 잔 3만 원이다. 아이스로 한 잔씩 더 내려 주었다. 눈으로 보기엔 맑고 가벼운데 마시면 꽤 무게감이 있다. 기분 좋은 날 좋은 사람과 가끔 들르고 싶은 곳이다.
장교수 말 대로 내가 요즘 우울해 보였는지는 모르겠다. 난 장교수 보다 나이가 열 살 많다. 나이들어 가는 나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혹시나 우울하거나 의기소침해진 건 아닌가 하고 걱정 해 준다. 참 고맙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자리를 한 어제다. 서로에게 기쁨이 될 수 있는 좋은 인연이 감사하다. 참 행복한 하루였다.
첫댓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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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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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
살아갈수록 좋은 인연이 참으로 큰 복임을 느낍니다.
노병사가 남았지만, 자연의 거대한 흐름에 맡기고
매일 약찬게, 법성게, 반야심경, 치심, 심안음 등을 읊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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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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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