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에 전달 받지 못 한 편지>
도연 안녕, 현지야. 오늘은 종강을 해서 늦게까지 잠을 잘 수 있었어. 도연이는 벌써 일어나서 훈련을 하고 있겠지? 더운 날씨 탓에 힘든 건 당연하고 쓰러지지 않을까 걱정을 하게 되네.
방금 자다가 일어나서 도연이가 보낸 일기와 편지를 받았어. 읽어보니 내 생각보다 더 힘들어보여서 마음이 안 좋았어. 조금 더 잘 할 걸, 인편도 더 많이 쓰고 사진도 더 많이 보낼 걸 싶은 생각이 들어서 미안하네. 그래도 도연이에게 이 모든 순간이 좋은 경험이 되고 도연이가 전역 한 후로는 이를 바탕으로 웬만한 것에는 힘들어하지 않고 도전적인 사람이 되어있을 거라는 생각도 같이 들었어. 진심으로 큰 사람이 되어있을 거야 도연이는.
매일매일 나 보고 싶다고 적어놓은 것도 봤어. 바쁜 하루 속에서 도연이를 떠올리는 일은 슬퍼서 괜히 생각을 미루곤 하지만 문득문득 도연이 생각이 나지 않을 수가 없네.
내게도 도연이의 입대가 좋은 경험이 될 거 같아. 좋아하는 사람과 오래오래 보지 못해도 여전히 사랑하고 그리워 하는 방법을 배우고, 그 사람과 연락이 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전하는 방법을 생각해보고 하는 것들이 도연이와 나의 관계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 거라고 생각해.
도연이가 긍정적으로 지내고 있는 만큼 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도연이와 함께 할 날을 기다릴게. 주말에 전화하는 것, 수료식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 모두가 도연이와 내게 큰 힘이 되니까 우리 남은 기간 잘 보내보자.
매일매일 보고싶고, 매일매일 사랑하는 도연아.
오늘도 잘 자고 밥 잘 먹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행복하길 바랄게.
너무나 사랑해.
2024.06.14 금요일
현지가
<이번주 편지>
도연이 안녕 또 다시 종교 편지를 쓰는 날이 왔네! 여기엔 최대한 내 최근 내용을 담고싶어서 늦게 쓰는 편이야 사진도 넣을 수 있으니까 더더욱 고심해야 해..
나는 원래 오늘 서울로 돌아가려다가 그냥 내일 아침에 가기로 했어 지금 오후 11시인데 방금까지 한 3-4시간 자다가 일어나서 도연이한테 편지 쓰는 중이야
도연이는 자고 있을 시간이네에 이제 곧 금요일이라 도연이 사진도 올라올 거고, 주말에는 전화하고 평일만 잘 마무리하면 도연이 수료네!
너무너무 보고싶어 우리 도연이 보니까 오늘 인편 배부 받았더라고 그거 보면서 남은 평일 잘 보내면 좋겠어 오늘은 정말 한 게 너무 없어서 쓸 게 없네 ㅋㅋㅋㅋ
인편에 엄마랑 수원 스타필드 간다고 썼었잖아 그래서 가서 밥 먹구 도넛 먹고 집 와서 치킨 먹고.. 계속 먹기만 했어 맛있는 거 잔뜩 먹어서 물론 좋았지만 최근에 살 빠졌었는데 다시 쪄서 서울로 돌아갈 거 같아. .
그래도 요즘 다시 헬스를 시작했어 확실히 쉬다 하니까 근손실 난 듯.. 중량 좀 낮추고 하는 중이야 도연이는 헬스 안 해도 거기서 고강도 활동을 하고 있어서 다행이네 . . 수료식 때 보면 얼마나 살이 빠져있고 까매져 있을지 궁금하다 전화로도 말 하겠지만 최근에 공모전을 나가게 돼서(말 했나?) 내일 4시에 회의하고 토요일은 딱히 뭐 없고 일요일에는 전시팀 회의하고 약속이 있어 어 근데 생각해 보니까 전시팀 회의가 2시 30분인데 도연이랑 딱 전화하고 집에서 나가던지 하면 되겠다 다행이다 . . . 내가 도연이 가고 사진을 너무너무 안 찍어서 넣을 사진이 없을 뻔 했는데 이 3장이 내 사진 거의 다야 첫 번째는 오늘 코스 가서 옷 입어본 거고 두 번째는 두바이 초콜릿 도연이한테 보여주려고 일부러 엄마한테 사진 찍어달라고 한 거구, 마지막은 저번주 편지에 넣으려고 했던 사진이야 마지막 사진은 얼마 전에 인스타에도 올렸어 쓸 내용이 바닥났다. . .
도연이 이번주도 잘 마무리하고 주말에 전화하면서 이것저것 또 이야기 많이 하자 더운데 정말 조심해야해 나도 낮에 잘 안 나가게 되더라
사랑하는 도연이 오늘도 잘 자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행복하길 바랄게
사랑해 보고싶어 많이
아참, 6월 20일이 일년 중 가장 행복한 날이라던데
도연이도 인편 받은 날이니까 행복했길 바랄게
2024. 06. 20 목요일
현지가
첫댓글 금주 일요법회 시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