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 20년 후 나에게
정순 여사와 나는 웃었다
20년 후 나와 당신 은 하늘 가있을 덴데 숙제 안 해도 될 거라며
깔깔 거리며 웃었다
어쭙잖은 핑계지만
초등생 모양 핑곗거리에 웃었다.
나는 20년 후가 없다는 허탈감에 속울음이 나왔다
언제부터 인가 시한부 인생처럼 오늘만 오늘만 하며 내일이 란 숫자에 꿈을 담아 보지 않았다.
이곳저곳 쇠태 해가는 내육신에 자꾸만 허약해지는 내 모습이 초라하고 싫어
침묵하는 습관이 늘어간다
20년 후 하늘 정원에 온갖 것 다 있는 눈물 없는 나라에 백성이 되어
금성 토성 타고 초승달과 마라톤 하고 있으려나
하늘 가면 천국도 있고 극락도 있다는데
내가 골라서 가면 좋겠다 너무 좋고 행복해서 고생한 이승을 그리워할지도 모르겠다.
20년 후 나는 90 몇 살의 할머니가 싫다
건강은 돈으로 살 수 없고 나의 정성으로 어쩔 수 없는 살아있는 사람의 숙제다
눈뜨면 말을 안 듣는 육체에 항의할 수도 없다
걸어야 하는 다리 신체의 기둥 허리 눈뜨면 허리다리 눈치?부터 보는 세월 길어진들?
몇십 년 내 이름 석자 달고 살아준 육신은 교통사고 제왕수술 목에 혹 수술 전신 마취? 경험을
몆 번이나 견뎌낸 내육신 주인님 이제 못 버텨요 하며 이곳저곳에서 아우성이다
친절한 의사님 처방도 비싼 의약품도 깜짝 세일이다
더 나빠지지 않으려 리모델링도 해보고 건강식도 찾아 섭취해본다
건강만 하다면 백세 누가 싫다 할까
전분세락 이세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