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공장 노조의 채용비리 사태를 겪은 기아자동차가 이번에는 화성공장 일부 노조원들의 라인 중단 행위로 차량생산이 중단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22일 화성공장의 쏘렌토·쎄라토 생산라인이 일부 노조원들의 라인 중단 행위로 지난 16일부터 4일간(18일 제외) 가동을 멈췄다고 밝혔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 16일 화성공장 쏘렌토 조립라인에서 차량 유리가 파손된 후 생산라인 중단권이 없는 노조대의원이 일방적으로 라인을 세웠다”고 말했다. 기아차 노사는 현장조사를 통해 유리 파손이 설비 이상이 아니라 작업자의 실수에 의한 것으로 밝혀내고 생산라인 가동을 재개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노조대의원 1명을 포함한 노조원 16명은 유리 파손이 직원들의 안전을 해칠 수 있는 ‘안전사고’임을 주장하며, 16·17일과 21·22일 등 총 60시간 동안 가동을 중단했다.
쏘렌토 생산라인 중단으로 도장공정을 함께 사용하고 있는 쎄라토 생산라인도 연쇄적으로 중단됐다. 기아차는 “일부 노조원들의 라인 중단 행위로 총 2900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해 485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기아차 화성공장 노조도 자체 소식지 ‘함성속보’를 통해 “이번 라인 중단은 명백한 노사 합의 위반이며, 파업은 불법행위”라고 밝히고, 즉시 조업에 복귀할 것을 요청했다.
쏘렌토 생산라인을 멈췄던 일부 노조원들은 22일 오후 3시30분쯤 라인 가동을 재개했다. 그러나 이들은 회사측에 라인 중단에 따른 무노무임(無勞無賃) 철회 가담자 고소고발 철회 안전사고 규정 개정 등을 요구하고 있어, 생산라인이 다시 중단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기아차 노사가 채용비리 사태로 국민에게 사죄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노조대의원의 불법적인 라인 중단 행위가 발생한 것은 여론의 질타를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