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우도 가족의 섬
지난 4월, 우리나라 최장 1.32km 연륙인도교 개통
전망대 코스 왕복 3.6km, 해안선 길이 3.26km
우도는 전남 고흥군 남양면 남양리에 위치한 아담하고 아름다운 섬이다.
우도는 시호도, 진지도와 함께 고흥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3개 테마섬 중 하나로, 만조시에는 바닷물이 차서 섬이 되고 간조 때는 바다가 열려 육지와 이어지는 섬이다. 즉, 하루에 두차례 바닷물이 빠지면 걸어가거나 차로 오갈 수 있는 1.2km 정도의 콘크리트 노둣길이 6-7시간 정도 열려 이른 바 ‘현대판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섬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 ‘바다 갈라짐’ 예보지역은 고흥 우도 이외에 진도 모도, 충남 보령 무창포, 서산 웅도, 제부도, 제주 서귀포 서건도, 인천 실미도, 소야도, 무안 하도, 통영 소매물도, 경남 창원 동섬 등이다.
*여수 MBC 뉴스데스크에서 캡처
그런데 지난 2024년 4월 24일, 고흥 우도에도 드디어 연륙인도교가 준공돼 상시 통행이 가능해졌다. 고흥군 남양면 우도 섬마을과 육지를 잇는 '남양 우도 연륙인도교'는 총사업비 72억 원이 투입된 1.32㎞ 길이의 국내 최장 연륙인도교다. 고흥군은 '희망과 행운을 불러온다'는 뜻을 담아 다리 난간과 바닥에 무지개색을 칠하고 '우도 레인보우교'로 명명했다.
고흥군은 이 다리를 이용해 섬마을 주민들이 응급상황에도 바로 이동할 수 있어 주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뿐더러, 바다 한가운데를 걸으며 아름다운 일몰을 구경할 수 있어 앞으로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영민 고흥군수는 "새로운 희망을 상징하는 '우도 레인보우교'를 통해 더 많은 관광객이 우도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게 되고, 중산 일몰과 어우러져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전체로는 ‘우도’라고 부르는 섬이 여러군데 있다. 제일 큰 제주 우도를 비롯, 연화도 옆 우도, 서산 가로림만의 우도(대우도, 소우도), 고흥 우도 등이 그것이다.
고흥 우도는 고려말 황씨 일가가 처음 입도, 소 머리 모양의 암석을 보고 ‘소섬’ 또는 ‘쇠섬’이라 하였으며, 이를 음차(音借)하여 우도(牛島)라 불리우게 되었다고 한다.
우도에는 대나무가 많아 임진왜란 때 화살을 만들어 국가에 바쳤으며 그 화살로 대승을 거뒀다고 하여 이후 ‘우죽도’로 개칭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황씨 일가 대부분이 호열자(虎列刺)로 사망하면서 이씨가 입도, 우죽도의 ‘죽’자를 빼고 우도로 개칭, 오늘에 이르게 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우도에는 현재 51가구, 84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자연산 석화 채취, 낙지잡이 등이 주 수입원이라 한다. 득량만 가장 깊숙이 자리한 곳이라 고기들의 산란서식지이며 조개류 서식이 아주 좋은 황금어장터다.
노둣길 좌우에는 광활한 갯벌이 펼쳐지고 자연산 굴이 갯벌의 상당부분을 덮고 있다. 멀리 할아버지 한 분이 굴을 캐는지 낙지를 잡는지 갯벌에서 일하는 모습이 보이고, 길 옆에도 할머니가 유모차에 망태 몇 개 가득 굴을 담아 귀가할 채비를 하고 있다. 섬에서는 유모차가 할머니들에게 유용한 짐 운반수단이다.
이곳 우도 주민들은 아직도 전통방식으로 굴재배를 하고 있다고 한다. 즉, 갯벌에 세워둔 대나무에 종패가 자라면 무거워서 떨어진다. 갯벌에서 3-5년 정도 자라면 수확해 판매한다. 요즘에는 석화껍질을 뿌려 그곳에서 종패가 자라도록 해 수확하기도 한다고 한다.
노둣길을 건너 섬에 이르면 좌우로 집들이 보이고, 마을 입구에 우도를 소개하는 안내판과 함께 이정표도 눈에 들어온다. 전망대 직진으로 1.8km. 우측 갯벌체험장 1.13km, 좌측 쉼터 1.09km, 민박 800m 등이다.
섬 전체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전망대에 오르기로 한다. 왕복으로 3.6km여서 동행한 여자분들에게는 약간 부담이 되지않을까 생각했는데 경사가 완만해서 별로 어렵지가 않다.
조금 오르면 우측으로 폐교가 된 분교가 나타나고 좌측으로는 넓은 갯벌과 해안도로가 내려다 보인다. 우도의 해안선 길이는 3.25km라니 바다와 섬을 바라보면서 산책하기에 알맞은 길일 것 같다.
해안가에는 조그만 교회도 눈에 들어온다. 주민 80여 명에 불과한 작은 섬에 교회가 있다니 의외다.
전망대 오르는 길이 꽤 아름답다 오를수록 바다시야가 넓어지고 당연히 하늘도 가까워진다. 굽이굽이 휘어진 길이 마치 하늘로 오르는 길 같다. ‘이건 하늘길이네’라고 말하자 함께 가던 여회원이 웃으며 동조한다. 좌측에 아담한 마을이 또 내려다 보인다. 유럽의 어느 농촌마을처럼 그림같다.
구비길을 약 20분쯤 올랐을까? 드디어 우도의 정상인 전망대다. 정상은 운동장같이 꽤 넓다. 나선형 전망대도 예쁘다. 전망대 상단은 원형으로 하늘이 보이도록 만들어졌다. 우주로 향하는 고흥의 꿈을 상징화한 것이라 한다.
몸을 낮춰 멋진 조형물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우도 레인보우교 개통 이전 노둣길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우도는 거대한 호수 속 섬 모양이다. 우도 뒤쪽 바다 방향에는 각도섬, 보치섬, 하구룡도, 중구룡도, 상구룡도 등 작은 무인도들이 연꽃처럼 피어 있다.
보치섬은 평상시에는 우도와 연결되어 있지만 사리 때는 해수면이 높아져 각각 섬으로 격리된다. 여자의 음부와 흡사한 모양이라고 하여 풍수상 풍요와 다산의 상징이 되고 있다고 한다.
우도와 보치섬 사이에는 바닷물이 빠지면 갯바닥에서 물이 솟아 마실 수 있는 신비의 샘물도 유명하다. 이른 바 ‘약샘거리’라고 부르는 이 샘물은 바닷물이 들어오면 잠겨서 마실 수 없지만 썰물 때는 위에 고인 바닷물을 퍼내고 조금만 기다리면 신선한 약수를 마실 수 있다고 한다. 우도는 약샘 뿐 아니라 섬 전체가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않는 섬이다. 가가호호 가정집마다 지하에서 솟는 샘물을 뽑아서 수도를 놓아 식수를 대신하고 있다.
전망대에서 필자 일행이 노둣길로 들어온 중산마을 쪽을 내려다 보면 갯벌 한가운데 아주 작은 섬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해섬’이라고 부르는 이 섬은 섬이라기 보다는 조그만 둔덕 정도의 크기인데 이곳에는 참으로 신기하게도 팽나무들이 군락을 이루며 우뚝 서 있다. 마을 주민들도 나이를 잘 모르는데 수백년은 되지않았을까 짐작된다.
왜 우도의 테마를 ‘가족의 섬’으로 했을까? 물이 빠졌을 때 연인들이 우도에 놀러왔다가 물때를 잘못 맞춰 섬을 나가지못하면 할 수 없이 섬에서 하루저녁을 함께 보내게 되고 그 결과 가족이 되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 이건 우스갯소리일 테고 고흥군청 담당자 말에 의하면 가족들이 와서 오붓하게 쉴 수 있는 섬으로 조성해나가는 것이 목표라 한다. 우도는 전남 관광․치유(healing)프로젝트인 ‘해도림(海島林)사업'의 일환으로 ‘가족 우울증 치료 명소화지역’으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우도-가족의 섬’ 테마는 사업비 4,634백만원(국비 2,780백만원, 군비 1,854백만원)을 들여 2009년 7월부터 조성해 왔다고 한다. 주요시설은 마을구판장, 전망대, 운동장, 공중화장실, 야영장, 육각정 등 휴게시설, 갯벌데크, 산책로, 석류농장 등이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사방이 완전히 트이면서 바다와 섬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시야에 들어온다. 날씨가 맑다. 우주로 통하는 원형 속 파란 하늘, 발 아래 바다는 망망대해로 이어지는 물길. 그 접점에 내가 서 있다. 다시 원형 속 하늘을 올려다 보면서 잠시나마 ‘우주를 향한 고흥의 꿈’, 나로호를 향한 우리 모두의 꿈을 그려본다.
*고흥 우도 가는 방법은...
-고흥 우도를 갈려면 전에는 고흥군 남양면 남양리에서 하루 두 번 간조 때 만 노둣길로 건너갈 수 있었으나, 2024년 4월 24일, 고흥 우도에도 드디어 연륙인도교가 건설돼 상시 통행이 가능해졌다. 고흥군 남양면 우도 섬마을과 육지를 잇는 '남양 우도 연륙인도교'는 1.32㎞ 길이의 국내 최장 연륙인도교다.
*잘곳·먹을곳
-고흥오드리하우스 펜션 010-7211-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