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화접] 제7장 -5 ★ 흡혈귀나 진배없는 작자구만!
■ 철화접 1권 제7장 반점(飯店)의 혈투(血鬪) -5 ━━━━━━━━━━━━━━━━━━━━━━━━━━━━━━━━━━━
⑤
츠아악―!
철화접은 자신의 무릎을 횡으로 베어오는 칼을 슬쩍 몸을 띄워 발 아래로 흘려 보냈다가 바로 발로 밟았다. 동시에 다른 한 발로 힘 차게 혈의인의 턱을 강타했다.
뻑!
"커억!"
혈의인은 철화접의 발 아래 깔린 칼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턱뼈가 모래알처럼 으깨지는 순간에는 누구라도 어쩔 도리가 없었 을 것이다.
철화접은 발로 칼을 차올려 오른손으로 움켜잡았다. 순간 천군만 마가 들이닥친다 해도 무찌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쳐 났으며 그 여세로 자신도 모르게 호통이 터져 나왔다.
"모두 한꺼번에 덤벼라! 깡그리 저승으로 보내주마!"
철화접의 등등한 기세에 놀랐음인가?
아니면 어이가 없어서인가?
혈의인들의 공세가 잠시 멈칫했다. 그때 무리들 뒤에서 차가운 음 성이 들려왔다.
"맹랑한 계집이로군. 넌 이 반점의 주인과 어떤 관계인가?"
붉은 무리들이 양쪽으로 갈리며 음성의 주인공이 걸어나왔다. 역 시 핏빛 전포를 걸치고 짧은 턱수염을 기른 오십대 중반의 인물이 었다.
날카로운 눈매에서 쏘아지는 안광이 더 없이 냉혹하였고 전신에서 풍겨 나오는 기도 또한 음습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는 너는 누구냐?"
철화접은 비어있는 한 손을 허리에 걸치고 턱을 치켜들며 방자하 게 되물었다.
그자는 일순간 말문이 막혔다. 기가 막힌 탓이었다.
"왜 말이 없지? 당당하게 밝히기엔 구린 구석이 있는 신분인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철화접의 독설이 재현되고 있는 순간이 었다.
턱수염의 인물은 황당함이 지나쳐 까무라칠 지경인지라 뭐라 말이 나오지 않았다. 대신 그녀와 등을 맞대고 있는 흑우가 대답했다.
"저자는 혈풍추살대의 대주(隊主) 혈영마검(血影魔劍)이란 자요. 그가 펼치는 수라십이마검(修羅十二魔劍)은 아직껏 적수를 만난 적이 없다고 알려져 있소. 또 그는 타고난 심성이 잔인하여 한 번 검을 뽑으면 반드시 피를 보고야마는 악독한 습성을 가지고 있 소."
흑우는 세세히 설명해 주었다.
행여 철화접이 실수하지 않을까 저어해서였다.
"그럼 흡혈귀나 진배없는 작자구만."
철화접의 입은 거침이 없었다.
평생 이런 수모를 겪어본 적이 없는 혈영마검이 계속 입을 봉하고 있을 리 없었다.
"죽여라! 아무 것도 알아내지 못해도 좋다. 죽여라!"
노화를 감당치 못하여 부들부들 떨던 그의 입에서 살명이 떨어졌 다.
화라락!
혈의인들이 날고 뛰었다.
조금 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독랄한 공세가 펼쳐졌다. 단지 계 단을 타고 오르는 외에도 허공으로 몸을 띄워 철화접과 흑우의 측 면과 머리 위로도 덮쳐갔다.
카캉!
병장기들의 울음소리가 고막을 찢어발길 듯 울려 퍼지며 치열한 격전이 계속됐다.
"흑!"
흑우의 칼이 한 혈의인의 심장을 관통했다.
흑우는 길고 짧은 쌍칼을 사용했다. 우노의 도법이 원래 그러했 다. 철화접 역시 주방에서 도법을 전수받을 시 두 자루의 식칼을 사용했었다.
"그렇게 손에 인정을 두다간 이곳에서 뼈를 묻어야 할 것이오."
철화접의 싸우는 양을 곁눈질로 바라보던 흑우가 답답한 듯 내뱉 었다.
"나도 알고 있으니 잔소린 접어두고 이곳을 빠져나갈 궁리나 해봐 요."
철화접은 측면에서 날아오는 혈의인의 복부에 한 발을 쑤셔 박으 며 대꾸했다.
흑우의 입술이 달싹였다. 타인은 알아들을 수 없는 전음입밀(傳音 入密)의 수법이었다.
(지금부터 셋을 셀 테니 마지막 셋을 셀 때 동시에 일층의 문을 향해 몸을 날리도록 합시다.)
철화접도 전음입밀로 답했다.
(그래요. 같이 세요. 하나.......)
두 사람은 득달같이 달려드는 혈의인들과 접전을 치르는 한편 암 암리에 입을 맞춰 숫자를 세어나갔다.
그리고 한순간.
"차앗!"
두 사람의 신형이 함께 허공을 갈랐다.
"막아라! 도주한다!"
혈영마검이 다급한 일갈을 터뜨렸다.
"카악!"
허공에서 도광이 번뜩이자 문을 가로막고 있던 혈의인들 중 한 명 의 목젖에서 붉은 핏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쇄붕도군요! 그걸 응용하여 도기(刀氣)를 발출한 거죠?"
철화접이 바닥에 내려서며 물었다.
"그렇소. 하지만 난 십 년 넘게 이 도법을 연성했지만 아직도 칠 성의 단계를 넘지 못했소. 한데 낭자는 단 한 번의 실연에 팔성의 단계에 도달했다고 들었소만."
"우노가 공갈친 거예요. 무슨 놈의 팔성... 딱 한 번 구결을 들려 주고는 어느날 궁지에 몰아놓고 실연해 보라기에 흉내만 냈을 뿐 인데."
두 사람은 원을 그리며 에워싼 혈의인들을 대적하면서도 틈틈이 대화를 주고 받았다.
그런 여유로운 모습에 혈의인들의 분노는 더욱 불을 뿜었다.
"죽어라!"
사방 팔방에서 검과 도, 창 등의 각종 병장기들이 흉흉한 기세로 두 사람을 덮쳤다.
철화접은 칼로는 주로 자신을 보호하는 데에 활용을 했고, 공세는 권각을 썼으나 차츰 마음을 고쳐먹어야만 했다.
흑우의 말처럼 이런 느슨한 자세로 상대하기에는 혈의인들의 무공 이 너무 고강하고 살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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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즐감하고 갑니다.
고향설 시인님의 좋은글 "철화접 1권 제7장 - 5"와 아름다운 영상 즐감하고 갑니다.
오늘은 좋은것은 양보하고 배려하며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다녀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