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인도방문 재구성
< 여정의 재구성 >
김정숙 여사는 2018년 7월에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인도를 공식 방문한 4개월 후, 즉 11월 4일부터 7일까지 다시 인도를 찾았다.
홀로 인도행(行)이었음에도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갔고, 대한항공과는 2억 3670만 원의 수의 계약을 맺었다.
가장 큰 지출 항목은 ‘유류 대금’으로 6531만 원이었고, 그 다음이 지금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기내식비’로 6292만 원이었다.
대표단의 수는 총 45명이지만, 그 중에는 주(駐)인도 한국대사 내외 등 현지 합류 인원도 포함되어 있어, 비행기를 이용한 인원은 36명 정도였으며, 그 중 대통령비서실 11명, 안보실 2명, 경호처 14명 등 청와대에서만 모두 27명이 동행한 것이 확인되었다.
당초의 초청 대상인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 갔었더다면 두세 명 수행만으로도 충분했겠으나, 영부인 행차로 인해, 한식 조리 명장 1호인 청와대 요리사, 요즘 문다혜씨와의 돈거래로 구설에 오른 김 여사 단골 디자이너의 딸인 프랑스 국적의 양 모씨, 후에 춘추관장이 된 당시 유송화 제2부속 비서관, 당시 고민정 부대변인 등을 포함해, 경호처 직원 무려 14명까지 함께 가게 되었던 것.
그런데 2일 한 언론에서는, 하노이 경유 인도 방문 일정의 총 금액이 당초에는 2억 1천여 만원이었지만, 순방 13일 뒤 2천여 만원을 추가해 이례적으로 대한항공과 재계약을 체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니까 수의 계약 총액인 2억 3670만 원은, 사후 추가분까지 합한 결과라는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의 회고록 설명을 계기로 다시 뜨거워진 이 논란을 가까이 들여다 보기 위해, 김정숙 여사의 '최초 영부인 단독 외교 여정'은 어떠했을지, 기존의 외교부 알림, 언론 보도 등을 바탕으로 재구성해 본다.
1. 11월 4일 : 성남 서울공항 출발 – 하노이 경유 – 인도 뉴델리 도착
김 여사는 오전 7시 무렵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2호기로 출발했다. 베트남 하노이까지 보통 4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는데, 일반 여행객이라면 경유시 다른 항공기와의 연결편을 기다려야 하지만, 아마 전용기의 경우에는 착륙 후 오랜 시간을 머물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하노이에서 뉴델리 인디라 간디 국제공항까지 또다시 약 4시간 30분이 걸리므로, 인도 현지 밤 시간에 도착, 당시 보도를 보면 어둑해지고 난 연후임이 확인된다. 아마도 첫날 여정에서 간식 포함, 기내식을 최소 두 차례 이용했을 것이 예상된다.
2. 11월 5일 : 인도 총리 및 외교부 장관 미팅 (이하 시간은 현지 기준)
오전 10시, 숙소인 오베로이 호텔(The Oberoi, New Delhi)에서 스와라지 외교장관과 약 25분간 접견이 있었다. 오베로이 호텔은 골프장에 접해 있는 5성급 호텔이다. 당시 K-TV에서 방영한 접견 영상을 보면, 객실에서 만난 것으로 보이는데, 만약 객실이 맞다면, 거실이 따로 있고, 화분과 TV로 되어 있는 파티션 너머 옆으로 또다른 거실 공간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최소 럭셔리 스위트(Luxury Suite)인 것으로 추측되며, 현재 기준 1박 가격은 호텔 홈페이지에서 4,143,129원으로 확인된다.
스와라지 장관은 “당초 한국에 고위급 대표단을 요청했는데, 설마 여사님처럼 이렇게 높으신 분이 참석할 줄 몰랐다.”고 했고, 그러자 김 여사는 “지난 방문 때 대통령궁에서 같이 밥 먹으면서 제가 왔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지 않았냐”고 되묻기도 했다.
이후 오전 11시 20분에는 뉴델리 ASN(Adarsh Shriksha Niketan)학교를 방문했고, 낮 12시 40분부터 약 두 시간 동안은 사비타 코빈드 대통령 영부인과 오찬을 함께 했다.
영부인과의 만찬에는, 7월 인도 방문 시 코빈드 여사에게서 선물 받은 ‘사리(Sari)’를 재단해 김 여사 본인이 블라우스를 만들었다며, 직접 입고 나가기도 했다.
‘캐시미어’가 인도 북부 ‘카슈미르’에서 비롯된 것처럼, 원래 인도는 직물로 유명한데, 폭 1.2미터에 길이가 9미터에 이를 정도의 천인 '사리'는 인도의 전통 복식으로, 신성시되는 대상이기도 하다.
오후에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 관저를 방문해 오후 3시 55분부터 4시 20분까지 약 25분간 면담이 이루어졌다.
3. 11월 6일 : 허황후 기념 공원 착공식 참석
허황후 추모 공원은 인도 우타르 프라데시(Uttar pradesh, UP)주 아요디아(Ayodhya)에 위치해 있다. 뉴델리에서 약 700km 정도 떨어져 있어, 마하리시 발미키(Maharishi Valmiki) 아요디아 공항까지 비행기로 이동할 경우 약 1시간 10분이 소요되며, 공항에서 현장은 차로 약 30분 거리이다.
김 여사는 오후 3시 15분에 기념비에 헌화하고 착공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여사는 표지석 제막에 참여했지만, 표지석에는 함께 자리한 도종환 문체부 장관 및 UP주의 요기 총리의 이름만 표시되어 있었다.
4. 11월 7일 : 타지마할 방문과 귀국
당초 계획표에도 없고 추후 보고서에도 포함되지 않은 일정이 이날 진행되었다.
같은 UP주이기는 하나, 타지마할이 있는 아그라(Agra)는 아요디아와 약 500km가 떨어져 있는 관계로, 차로 이동하게 되면 경로에 따라 약 7시간 반에서 10시간 가까이 걸리는 것으로 구글 지도는 가리키고 있다.
아요디아 공항에서 아그라 공항까지는 비행기로 약 1시간 20분이 소요되고, 타지마할은 공항에서 차로 약 26분 거리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에 타지마할을 방문해 일반 관광객의 출입이 제한된 가운데 인생샷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일 아그라 공항에서 서울로 향발했는지, 아니면 뉴델리 공항 혹은 하노이를 경유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으나, 서울공항에 도착이 이루어진 시각은 날이 바뀌고 8일 새벽이었으며, 당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우산을 받쳐 든 수행 인원들이 여사가 차에 무사히 타도록 보조하는 모습이 보도된 것을 찾아볼 수 있다.
위와 같은 일정을 정리해 보니, 공식 방문지에서 타지마할로 가는 운항 일정이 추가되면서, 천만 원 상당의 유류비와 해외 운항 지상 지원 서비스 등이 더해졌고, 그래서 당초보다 2천만 원 가까이 늘어난 내용을, 사후 계약서에 수정한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지난 2002년 4월 UN 아동총회에 의장국 ‘수석 대표’로 참석했던 이희호 여사는 ‘공식 초청’을 받아 ‘민간기’를 타고 일정을 수행했었다.
그에 반해 김 여사는 일정에 임박해 인도 총리로부터 초청장을 받는 형식을 취하기는 했으나, 애초 초대된 '도종환 단장'과는 달리 ‘특별수행원’의 자격으로 갔다는 것이며, 그것도 타지마할까지를 아우르는 일정을 소화하려다 보니, ‘전용기’의 사용은 불가피했던 것이 아닌가 짐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