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전 산행으로 인한 피로는,
술과 안주로 풀어 버리고,
오늘도 산으로 갑니다.
갈 곳은,
배내봉 -> 간원산 -> 신불산 -> 영축산 -> 울산까지... ㅎㅎ
시작 위치는,
어제 마무리했던,
배내고개에서 출발합니다.
예상 거리는 약 12Km로 예상하고,
산행 시간은 6시간 정도...
그리고,
간식은 조촐하게,
점심은 푸짐하게 먹기로 약속하고서... ㅎㅎ
역시,
가을은 코스모스 계절이고...
그런데,
코스모스는 여기서 유일하게...
예전에는,
길가에 엄청 많았는데,
이제는 코스모스를 찾아보기가 어렵고...
등산로는,
누구든 어렵지 않게 즐기라고,
잘 정비가 되어 있었고...
등산로에는,
단풍이 노랗게 물들고 있고...
어제의 피로보다는,
산을 오른다는 설렘에,
어렵지 않게 올랐고...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시원하게 한 모금...
100세는 아니어도,
90은 넘길 요량으로,
한 바가지 추가했고... ㅎㅎ
약수 먹고서,
오르막 길도 가뿐히 올랐고...
날씨는,
어제보다 구름이 조금 많지만,
산행을 하기에는 더없이 좋았고...
맞은편 봉우리는,
능동산 정상인데...
영남알프스를 즐기는 사람들이,
첫 번째로 오르는 곳이기도 하고...
오늘도,
부지런히 산을 오르는데,
등산로에는 꽃들이 지천으로...
미역취 꽃도,
여러 꽃들과 어우러져,
튼실하게 피었고...
미역취의 다른 이름은,
돼지나물이라고 하고,
이른 봄에 데쳐 먹으면 정말 맛있다고...
산행을 시작하고,
30분도 안됐는데,
벌써 정상에 도착을...
물론,
오늘 목표인 영축산까지 가려면,
아직 멀었지만...
그래도,
첫 봉우리를 올랐다는 자신감에,
다음 봉우리까지는 수월하게 걸었고...
사진에서,
가장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영축산이라고 합니다.
즉,
오늘 걸어가야 하는 곳이,
가장 먼 리 있다고...
그래도,
능선을 따라서,
오르락내리락하다 보면,
그리 어렵지는 않은 코스입니다.
오래된 이정표는,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고...
그런데,
간월산은 방향이 맞지만,
배내봉은 반대로 가야 하는데...
누군가,
떨어진 이정표를 올려놓은 것은 좋지만,
방향도 고려했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영남알프스는,
억새가 너무 유명하지만...
산에는,
철쭉 군락지가 정말 많았고...
나무가 사는 면적도 넓지만,
나무의 나이가 많아서,
철쭉 터널이 지천으로...
만일,
기회가 된다면,
철쭉이 필 때를 맞춰서 찾아보는 것도...
걸어온 길은,
대부분 자잘한 관목림이 숲을 이루고 있고...
억새나,
탁 트인 조망은 아직 많지는 않고...
이 등산 코스는,
배내봉에서 신불산까지는 철쭉이 많고,
신불산에서 영축산 구간이 억새가 좋습니다.
신불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조금 가파른 구간이 있는데...
산을 오르다가,
힘이 들면,
경치 좋은 곳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습니다.
어디에서 쉬든,
경치도 좋은 뿐만 아니라,
막힌 숨통이 탁 트이는 느낌입니다.
내 걸음이 빠르지는 않은데,
일행의 걸음이 느려서,
잠시 쉬면서 일행을 기다려 봅니다.
멀리에,
일행의 모습이 보이는데,
뭘 하는지 발걸음은 더디기만...
덕분에,
몸도 추스르고,
목도 축였고...
간월산 정상이 가까워지니,
드디어 억새의 모습이 보이고...
어제도,
오늘도,
억새와 푸른 하늘은,
날 따라다니는 듯... ㅎㅎ
어제보다는,
오늘 더 많은 억새와 만나는데,
날씨가 도와주니,
너무 감사하네요.
아직은,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봉우리에 가득하고...
인증 사진이라도 찍으려면,
30분은 기다려야 하는데,
기다릴 엄두가 나질 않네요.
오늘도,
정상석 인증은 건너뛰고,
사람 구경만 하고서 다음 산으로... ㅎㅎ
참고로,
사진 속에 친구도 있는데... ㅎㅎ
규화목 (석화목)이란?
천연나무의 세포 내부나,
외부의 공동에 주로 이산화규소(SiO2)나 탄산칼슘(CaCO3) 같은 광물질이 침투하여 형성된 화석.
규화목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이해가 되나요?
그럼,
사진으로 깔끔하게...
오래전에 이 땅은,
엄청 큰 나무들이 살던 곳인데,
화산이 난무하던 백악기에 (1억 년 전),
나무가 돌로 바뀐 것이라고...
공룡이 살던 시기에는,
여기가 밀림이었으나...
지금은,
나무는 고사하고,
억새풀이 살고 있는,
척박한 땅으로 변했고...
변해버린 간월산은,
공룡의 서식지에서,
인간들의 놀이터로 바뀌었네요.
산행 당일에는,
걷기도 힘든 곳에서,
마라톤 대회를 한다고...
그래서,
구급차도 있고,
급수대도 있었고...
어째튼,
인간의 능력은,
끝이 없는 듯...
마라톤은,
그들이 하는 것이고...
나는,
멋진 풍경과,
수많은 억새 꽃을 즐기는 것이 만족하기로...
지금부터,
영축산 정상까지는,
대부분이 억새밭이라서,
사진도 온통 억새뿐이네요.
멀리 보이는 간월산 정상에,
일행 중 한 명을 버리고 왔는데...
버리게 된 연유는,
타고 온 차량을 버릴 수 없으니,
누군가 타고 온 차를,
하산하는 곳까지 가지고 와야 해서...
산행을 포기하는 대신,
시원한 캔 하나,
그리고,
커피맛 땅콩 한 봉지를 남겼는데...
잘 돌아갔는지는 모르겠고,
나는 나의 길을 걸었습니다.
앞에 걷는 분은,
21Km 구간을 달리는,
산악 마라토너인데...
가녀린 체구의 여자분이,
이렇게 험한 운동을...
아마도,
전생에 죄가 많아서,
현생에서 벌을 받고 있는지도... ㅎㅎ
목표했던,
세 번째 봉우리가 지척에 보이고...
억새 구간을 지나서,
암벽을 오르는 구간인데...
경사가 심하지 않고,
완만한 바위 구간이라서,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만든 돌탑에,
조그만 돌을 올리면서,
소원도 빌었고...
신불산의 정상은,
벌써 단풍이 시작했고...
참나무의 잎은,
곱게 물들지는 않지만...
산 전체가 ,
갈색으로 변해가니,
나름 운치가 있었고...
이곳 역시,
사람으로 가득하고...
주변에 큰 도시도 많고,
산세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억새가 제철이라서,
사람이 몰리는 듯...
어째튼,
신불산 정상도,
인증 없이 그냥 지나가는 것으로...
멀리,
영축산이 보이는데...
지금까지 걸어온 것도 힘든데,
저기까지 가려니 막막하기만...
그래서,
간단하게 간식을 먹고서,
갈지 말지 경정하기로...
그래도,
내 속마음은 가봤으면 했고...
간식은,
조그만 컵라면과,
시원한 막걸리 한 병으로...
점심을 많이 먹으려고,
일부러 조촐하게 챙겼는데...
일행들이,
배가 고파서,
영축산을 안 간다고 할까 봐,
가슴이 조마조마했는데...
일단,
영축산 방향으로,
딱 한 시간만 걷기로 합의하고,
억새밭을 지나갑니다.
여기부터는,
온 산이 억새풀이라서,
그냥 감탄만 하면서 걸었고...
참고로,
신불산에서 영축산까지 거리는,
약 3Km 정도인데,
길이 너무 좋아서 한 시간이면 누구나 갈 수 있습니다.
산행하는 동안,
이런 풍경에서 사진 찍느라 소요되는 시간이,
너무 많았을 뿐이고...
거리는 멀지만,
누구나 한시간 이내 걸을 수 있는 곳인데,
억새라는 복병으로 인해,
시간은 늘어지기만...
암튼,
억새꽃을 즐기면서,
부지런히 영축산으로...
걸어온 길을 돌아보니,
뒤따르는 산꾼들도,
제법 많았고...
그리고,
사진은 해님의 영향으로,
뒤쪽이 훨씬 보기가 좋았고...
암튼,
완만한 경사와,
잘 만들어진 등산로는,
편안한 산행으로 보답해주었고...
아직도,
영축산은 멀기만 한데,
점차 체력은 바닥을 향해서...
그로 인해,
이쯤에서 돌아가자는 말이 나오는데,
나만 가야 한다고 독촉을...
현실적으로 판단해도,
이렇게 좋은 날씨와,
활짝 핀 억새 꽃을 만나기는 쉽지 않은데,
여기서 포기하는 것은 억울해서 영축산으로 가자고 했고...
걷고 있는 곳은,
해발 1,00미터가 넘는 곳인데...
길은,
뒷산 둘레길 같은 느낌으로...
더구나,
바람이 불어오면,
산들거리는 억새꽃 물결은,
너무 멋진 모습이었고...
정상은 순둥이이지만,
언양 방면의 영축산은,
험준한 악산 모습으로...
만일,
여길 오른다면,
모두가 기겁을 했을 텐데...
편한 길을 걸으며,
이런 암릉을 보는 것이,
가장 큰 축복인 듯...
그러나,
저런 길을 내려가면서,
귀가 따갑도록 잔소리를 들었지만...
드디어,
영축산 산자락이 지척에 펼쳐지고...
산에는,
바람이 불면서 은빛 물력이 출렁였는데,
사진으로 담지 못해서,
안타깝기만...
그래도,
눈은 기억하고,
마음에는 담아두었고...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시작되면,
억새 잎의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명품이 될 텐데...
그대 올 수 없음으로,
지금 이 순간이라도,
부지런히 추억으로 기억했고...
이쯤이면,
억새가 물릴 만도 하지만,
아직은 즐거움이 더 많았고...
이제는,
신불산이 가물가물하기만...
즉,
한 시간도 안 걸려서,
영축산까지 왔다는 것...
그나마 다행은,
그 많던 산객들은,
확연하게 줄었고...
대부분의 용담은,
하나의 줄기에,
꽃이 하나만 피었는데...
이 용담은,
하나의 줄기에서,
꽃이 주렁주렁 매달렸고...
덕분에,
귀한 모습을 사진으로...
역시,
사람이 적으니,
정상석을 찍을 기회가...
네 개 중에서,
두 개는 성공했고,
두개는 사람들 줄 서는 모습만....
어째튼,
출출한 배를 채우려고,
산을 내려가야 하는데...
하산길을 찾지 못해서,
길을 헤매는 와중에,
정상을 돌아보니 아직도 사람은 많고...
이름 모를 산객의 도움으로,
하산길을 내려가는데...
어제는,
혼자서 투덜거렸으나,
오늘은,
둘이서 함께 난리였고...
경사가 조금은 가파르지만,
그래도 걷기에는 무리가 없었는데...
왜 편한 길을 버리고,
이런 길을 선택했냐고,
엄청난 잔소리가...
그래서,
귀는 막고,
입은 다물고,
조금 떨어져서 하산을...
꼬맹이도,
말없이 잘 걷는데,
다 큰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잔소리는 끝이 없었고...
참고로,
영축산뿐만 아니라,
신불산과 다른 봉우리 들도,
한쪽은 급한 경사면이고,
반대쪽은 완만한 등산로가...
그리고,
1,000미터에서 내려가려면,
이 정도는 감내하고 걸어야 하고...
영남알프스의 대부분 등산로에는,
이런 간이식당이 즐비하고...
더구나,
경치가 좋은 곳에는,
반듯이 식당이 있었고...
여기서,
허기를 채울까 했는데,
더 맛난 음식을 먹으려고,
식당은 그냥 지나쳤고...
조금 전 식당까지,
차가 올라오는 길이 있는데...
우리는,
빨리 내려갈 욕심에,
지름길로 걸었더니...
경사가 급한 지름길은,
빠르지도 않고 위험하기만....
덕분에,
잔소리는 귀에 딱지가 지도록... ㅠ.ㅠ
임금이,
마음에 들지 않는 신하를 죽이기 위해, (못된 신하가 아님)
사약을 내렸는데...
그 독약의 원료가,
이 풀입니다.
한 뿌리 캐다가,
누군가에게 먹이고 싶었는데(투덜거린 사람은 절대 아님)... ㅋㅋㅋ
산 아래에는,
소나무 군락이 있는데,
나무는 어마어마 하기만...
성인 2명이 팔을 벌려도,
다 감싸지 못할 정도의 두께가...
어림잡아도,
200년은 돼 보이는데...
소나무 할배에게,
복을 달라고 빌고서 하산을...
이제는,
급한 경사가 마무리되고,
평온한 산길이...
길이 편해지니,
잔소리도 수그러드는데...
아마도,
소나무의 기운을 받아서,
피로감도 줄어서 그런지도...
이 길을 지나면,
조그만 암자가 나오고,
그곳에는 우리를 기다리는 친구가...
오래전에도,
그 친구가 여기까지 왔는데,
이번에도 고생을...
암튼,
가파른 등산로를 3Km 가까이 걸어서,
산행을 마무리했고...
축서암 주차장에서,
영축산을 바라보니,
험난한 내리막이,
한눈에 들어오고...
이제는,
가방을 정리하고,
점심을 먹으러 가면 되는데...
가려고 했던 식당은,
오후 3시부터,
장사를 하지 않는다고...
식당으로 가려고,
가방과 옷을 정리하는데...
내 바지는,
소금에 절여 있고...
어째튼,
소금은 툴툴 털어버리고,
불고기를 파는 식당으로 찾아 가는데...
하필 고른 곳이,
윤씨와 이씨가 다녀간 곳으로...
정말로,
아무 생각 없이 찾아간 집이,
그 집일 줄이야...
그래도,
소주와 맥주를 곁들여서,
맛나게 먹었고...
집으로 가는 길에,
알콜이 부족하여,
맥주를 샀는데...
크게 쓰인 'ZERO'라는 의미가,
알콜이 없다는 의미인지 몰랐고...
어째튼,
돌아오는 기차에서,
맥주 맛 탄산음료 마시며,
집으로...
덕분에,
집 근처에서,
김치찌개와 소주 일병...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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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은 버스에서 자고,
그리고,
낮에는 산을 걸었고...
다음날은,
고급(??) 숙소에서 피로를 풀고,
다시 산을 걸었고...
둘이 시작해서,
셋이 걸었고...
셋은 외로워,
다섯이 함께 걸었습니다.
힘든 시간,
어려운 산길,
모두가 추억으로...
함께한 사람도,
힘들고,
어렵고,
짜증 나더라도,
즐거운 추억이 되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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