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많이 풀렸네요. 겨울에 다들 감기 조심하시기 바래요.
오늘은 수시와 정시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 보려고 해요.
저도 아이가 고등 입학후 정말 오랫동안 고민했던 문제들이라서요. 지금도 이 문제로 고민하시는 부모님들과 아이들 정말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쓰는 글들은 다만 제 생각일 뿐이고 아이마다 성향과 상황에 따라 다 다르게 적용되는 문제이고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니 저와 생각이 다르신 분들이 있다면 다 님들 생각과 의견이 맞습니다.^^ 참고하실 내용이 있다면 참고만 하심 됩니다.
(입시 관련 글들을 전엔 수다방에 썼었는데 글의 성격상 이 게시판에 남기는 게 더 맞는 거 같아서 여기에다 씁니다. 글은 나중에 내리도록 할께요 )
고등 입학할 때는 다들 수시로 가야겠다고 마음먹고 입학을 할 거에요. ‘현역은 수시로 가는 게 훨씬 쉽다더라. 현역 정시는 정말 어렵다더라’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그런데 막상 고등 입학해서 첫 시험 쳐보면 내신 이것도 참 만만치 않다는 걸 알게 되죠.
고등 가서 첫 중간고사 치고 멘붕 오시는 아이들과 부모님들 많으실 거에요. 오죽하면 우스갯소리로 고등 성적표는 누워서 받아야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보고 뒤로 쓰러진다구요.ㅎ
입시에 대해 좀 잘 알고 계시는 부모님들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계시는 부모님도 있을 테구요. 중학교 A가 비율이 보통 30프로 이상이니 고등에선 4등급까지 퍼집니다. 고등은 1등급이 4프로, 2등급이 11프로, 3등급이 23프로까지고 24프로부터는 4등급입니다. 고등은 또 중학교 하위 20프로 이상은 보통 특성화고 쪽으로 빠지니 중학교보다 전교등수 받기가 더 쉽지 않죠.
중학교 때는 과목별 전교등수가 공개되지 않으니 가늠이 힘든 부분일 수도 있는데요.
중3 어머님들 중3 되면 전교 퍼센트 학교에서 알려줄 텐데 중학교 퍼센트는 전과목 점수 합산식이고 예체능 점수 다 포함이라 고등과는 좀 다르지만 대충 퍼센트 보면 고등가서 어느 정도는 하겠다 약간은 감은 오실 거에요. 아이마다 이건 더 떨어지기도 하고 더 올라가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 참고는 해 볼만 합니다. 저희 아이는 퍼센트 비슷하게 갔던 거 같아요.
중학교 주요과목 교과점수 원점수가 높고 국영수가 탄탄하게 되어 있는 친구들이 고등 가선 더 치고 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수학이 심화까지 제대로 되어 있다면 엄청난 강점입니다. 수학 선행을 강조하는 이유가 수학이 제일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과목이고 고등 가면 정말 선행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내신 공부할 시간도 부족합니다. 고등 올라가기 전 최소한 수학 상하는 확실하게 심화까지 끝내고 가는 걸 추천드립니다.
고등 내신 1등급 ~ 3등급까지는 정말 치열합니다. 이건 아이 고등을 겪어보지 않으신 분들은 조금 덜 와 닿으실 수도 있어요. 내신의 치열함은 비단 학군지만의 문제는 아니고 비수성구라도 1등급 2등급 경쟁 정말 치열합니다.(학군지는 훨씬 더 어렵겠죠?) 상위 10프로는 거의 피터지는 경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요즘은 우수한 아이들이 내신 받기 위해 이미 비학군지 학교로도 많이 퍼져 있는 상태이고 그 동네에서 자리잡고 있는 우수한 아이들도 많고 어딜 가나 쉽지 않아요. 초중등 어머님들은 왜 선배맘들이 고등이나 대입 치러보지 않은 분들 이야기는 걸러 들으라고 하시는지 고등 보내 보면 비로소 느끼실 겁니다. 초등 중등 점수만 보면 다 인서울 정도는 할 거 같고 경대 정도는 아주 쉽게 갈 거 같으시죠? 고등 가보면 인서울이 교과로 얼마나 어려운지 경대도 정말 쉽지 않다는 거 느끼실 거에요. 아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겸손해집니다. ㅎ
우리가 생각하기에 전교 12프로 정도면 되게 잘하는 것 같잖아요? 그런데 내신 3등급인 퍼센트에요. 11프로 넘어가면 3등급입니다. 내신 3등급이면 경대 교과도 지원이 쉽지 않은 점수입니다. 전교에서 11프로 안에 든다? 그것도 모든 과목에서? 생각보다 정말 많이 어렵습니다.
요즘 학령인구 감소로 아이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 한학년 200명 안되는 학교들도 많아요. 전교생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생각보다 내신 등급 따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2학년 되면 문과 이과 따로 듣는 선택과목으로 나뉘고, 같은 문과 이과 내에서도 같은 과목 듣는 아이들로 또 나누어지니 등급당 인원수는 1학년 때보다 훨씬 줄어듭니다. 그래서 2학년 내신이 정말 힘들고 어렵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학년별 반영비율이 같아져서 1학년 내신이 훨씬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요즘은 3학년 1학기는 상대평가 과목이 한두과목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실질적인 내신은 2학년 때까지 거의 90프로 이상 끝난다고 보시면 됩니다.
고등 1학년 입학해서 1학기 내신 나오고 나면 그때부터 이제 아이들이 수시 버리겠다, 정시하겠다, 자퇴하고 수능보겠다 이야기 나오기 시작합니다. 1학년이 그런 이야기 제일 많이 합니다. 고등 어머님들은 3년간 멘탈 잘 잡고 계셔야 해요.
실력 있는 아이라 하더라도 생각보다 1학년 1학기 내신이 잘 안나오는 경우가 있어요. 중학교 와는 다른 고등생활과 고등 시험에의 적응 문제, 멘탈문제 등으로 생각보다 실력발휘가 안되는 경우가 있어요. 실력 있는 아이라면 1학년 2학기 때부터는 보통 치고 올라갑니다. 2학기 내신도 그대로다 그러면 안타깝지만 그게 그 아이 실력인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 아이만 해도 그나마 따기 쉽다는 1학년 1학기 내신 성적이 제일 낮았습니다. 2학기 부터는 올라가긴 했지만 지금도 제일 아쉬운 부분이에요.
음... 그리고 자퇴는 학폭이나 건강상의 이유가 아니라 정시 올인을 위한 목적이라면 개인적으로 저는 그렇게 추천드리고 싶진 않습니다. 물론 입시효율성의 측면에서는 검정고시 치고 수능 보는 게 가장 좋을 수도 있습니다. 현역이 학교 다니면서 정시 준비한다는 건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자퇴하고 혼자 공부하는 건 아이가 정말 혼자서 외롭고 힘들 거에요. 의지가 강하지 않은 아이라면 더 그렇습니다. 저도 생각해 보면 혼자서 힘들게 취업 준비생으로 살았을 때가 정말 외롭고 불안하고 힘들었거든요. 성인인 저도 그랬는데 다 큰 것 같아도 아직 17살 18살이에요. 정서적으로 아직 성숙하지 못한 나이입니다. 힘들더라도 함께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곁에 있고 같이 웃고 같이 놀고 같이 힘들어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게 힘든 고등생활을 정신적으로 버티게 해 주는 큰 힘입니다.
인생을 좀 더 살아온 우리는 알잖아요. 1년 더 빠르게 간다고 해서 인생에서 다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세상엔 공부보다 중요한 것들도 많이 있어요. 빠른 입시 성공이 학창 시절의 추억과 친구들과 맞바꿀만 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학교 생활이 공부 말고도 배우는 게 많다고 생각해요. 자퇴하고 성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패하는 경우도 많으니 신중하게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아이가 3년간 고등생활을 열심히 했는데 당장 입시에 성공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열심히 한 그 시간이 다 어디 가지 않습니다. 다 내안에 쌓여서 나중에 성공할 자양분이 됩니다. 아직 내아이의 때가 오지 않은 것일 뿐, 열심히 한 노력은 언젠간 보상받는 날이 옵니다.
개인적으로는 2학년까지는 열심히 내신 챙겨보는 걸 추천합니다. 1학년 끝내고 성적 안나오니 바로 정시로 돌리겠다는 건 사실 너무 성급한 결정일 수 있어요. 생각보다 아이들이 현실 감각이 별로 없습니다. 그때는 정시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모를 때거든요. 모고도 뭐 1학년 모고는 크게 어렵지 않고 등급도 나쁘지 않게 나오는 거 같으니 자신감 충만이죠. 그러다 3학년 모고 쳐보면 현실을 깨닫기 시작합니다. 왜 1학년 2학년 모고 점수 크게 의미없다고 하는지 알게 됩니다. 내 또래 아이들 200명 중에서도 등급이 안 나오면서 날고 기는 재수생 n수생 반수생들이 35프로 이상 포진한 상대평가인 수능에서 점수가 잘 나온다? 훨씬 어려운 일입니다. 등급당 비율 생각하면 35프로라는 비율이 얼마나 큰지는 3학년 6모 9모 치고 수능 쳐보면 알게 됩니다.
그리고 2학년 내신이 국어 영어 내신은 결이 조금 다르지만 수학 과학 사탐 등은 다 수능 범위 과목들입니다. 학교마다 내신출제 방향은 조금 다르겠지만 저희 아이 학교에서는 내신 공부하기 위해선 수능 기출문제들까지 다 풀어야 했어요. 보통 부교재가 수능기출 교재들인 경우도 많습니다. 내신이 기출변형까지 포함되어 어렵게 나왔고 내신 따긴 힘들었지만 수능 공부도 되었거든요. 내신 때 치열하게 공부해 놓은 것이 다 수능공부를 위한 기초가 됩니다.
정시하겠다고 하는 대부분의 아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정시한다고 말만 해놓고 공부를 안하는 거에요. 내신이 당장 잘 나오지 않으니 1-2년 뒤에 보는 수능 시험으로 회피하려고 하고, 내신 공부 안하려는 변명과 핑계에 불과합니다. “난 정시파이터니 내신 공부 안해도 돼” 이렇게 말하면서 정작 내신 기간에 정시 공부도 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정시파이터라면 매일을 수능 공부하는 데 보내야 하는데 말로만 정시파이터죠. 이 경우는 거의 실패확률이 높습니다.
최근 티처스에 정시파이터 아이 나왔었죠? 대부분 그상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최소한 정시파이터라면 재수생 형 누나들 공부하는 시간만큼 하루에 공부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아이가 의지가 별로 없는데 너무 빨리 정시로 돌려버리면 내신공부도 안하고 정시 공부도 안하고 공부 자체를 안합니다. 그래서 되도록 수시를 빨리 포기하지 말라고 하는 겁니다.
내 아이는 엄마가 제일 잘 압니다. 내 아이가 정시올인해서 수능 때까지 매일 하루에 재수생들처럼 10시간 공부할 수 있는 아이라면 정시 추천드립니다. 별로 열심히 하지도 않는데 단순히 내신이 안나와서 정시를 하는 회피형 정시파이터 라면 그냥 내신이라도 조금 더 공부하는 게 낫습니다. 그런 경우는 그냥 공부를 하기 싫은 경우니 달래서 내신기간에 공부하게 하시는 게 좋습니다. 아이 친구들 중에 공부도 별로 안하면서 내신 안나와서 정시로 돌렸다가 막상 3학년 모고 등급이 잘 안나오면 다시 수시 원서 내는 친구들도 많았어요.
아이들 공부하는 거 보면 엄마들 대부분 감이 오시잖아요.
한달 남짓한 내신 기간에도 열심히 하지 않는 아이가 1년 2년 남은 수능 공부를 지금 열심히 한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냥 지금 내신 공부하기 싫은 핑계에 불과합니다.
정말 평소 성실히 열심히 하고, 모고 등급도 나쁘지 않고, 모고에 비해 내신이 너무 안 나온다면 이런 아이들은 정시가 방법일 수 있어요.
------------- 글이 길어져서 2편으로 다음편에 나눠서 쓸게요~~ ---------------------------------------------------------------------------------
첫댓글 정성글 감사합니다:-) 한자한자 열심히 읽고 있어요
잘봤어요^^
좋은내용 감사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도움 됩니다
감사해요
제가 작년에 입시치뤄봤는
경험맘으로써,
다 맞는 말씀이십니다.
고등 자녀를 두고 수시,정시 선택에 불안한
엄마들에게 이 글이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제 아이도 내신 안 나온다고 자퇴,정시한다고
1년을 저를 힘들게 했는데 끝까지 아이 말 안
듵어주고 생기부 챙기고 수시 붙들고 있었는데 결과적으론 원하는 곳 갔습니다.
세상 경험이 부족한 아이 말에 휘둘리지 말고
아이 상태에 맞는 최선의 선택을 하시기
바랍니다~엄마때문이라고 저를 미워하던 아이가 지금은 엄마덕분이다하고 수시로 고맙다는 말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