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송광사 목조삼존불감 / 현존 불감류 중 가장 희귀한 불감
관련 문화재 : 전남 순천 송광사 목조삼존불감 (국보 제42호)
불상을 모시기 위해 나무나 돌, 쇠 등을 깎아 일반적인 건축물보다
작은 규모로 만든 것을 불감(佛龕)이라 한다.
불감은 그 안에 모신 불상의 양식뿐만 아니라,
당시의 건축 양식을 함께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전남 순천 송광사의 목조삼존불감(木彫三尊佛龕)은
보조국사 지눌이 중국에서 돌아오는 길에 가져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이 송광사 목조삼존불감은 모두 세 부분으로 이루어졌는데,
가운데의 불감을 중심으로 좌우에 불감이 문비(門扉)처럼 달려서,
열면 너비가 17㎝가 되고 닫으면 팔각기둥 모양으로 되며,
윗부분은 반구형(半球形)을 이룬다.
중앙의 감(龕)에는 본존인 불좌상과
그 좌우에 나한(羅漢)과 보살상이 조각되어 있다.
불상의 머리에는 나발(螺髮)이 뚜렷하며,
얼굴은 옆으로 약간 치켜 올려진 눈, 뾰족한 코,
붉은색이 남아 있는 입 등의 표현에서 약간의 위엄과
긴장감이 도는 표정을 볼 수 있다.
법의(法衣)는 두 어깨를 덮었는데
주름은 두 개의 줄로써 표현하여
마치 인도 및 서역풍의 조상(彫像)을 모방한 듯하다.
오른손을 들어서 시무외인(施無畏印)을 하였고,
왼손은 무릎 위에 놓고서 법의의 끝을 쥐고 있다.
불상의 좌우에는 두 나한이 서 있는데,
오른쪽의 나이 든 제자는 가섭(迦葉)으로 보주(寶珠)를 들었고,
왼쪽의 젊은 제자 아난(阿難)은 합장하고 있다.
두 보살 협시는 나한의 밑쪽에 배치되어서 연화(蓮花)를 들고 서 있으며,
가는 허리나 두 다리의 윤곽이 강조되어 있다.
불상의 대좌는 법의의 주름으로 덮여 있고,
그 밑에는 향로를 가운데 두고 고행하는 듯한
모습의 두 상이 손에 무엇인가를 쥐고서 의자에 앉아 있고,
그 옆으로는 사자가 있으나 왼쪽의 사자는 파손되어 없어졌다.
감실의 천개(天蓋) 부분에는 장막이 둘러지고 여러 가지 구슬장식이 있으며,
화염에 싸인 보주장식이 약간 붉은색을 띠고 조각되었다.
대좌의 밑 부분에는 고사리 모양같이 생긴 수목이 투각(透刻)되어
위의 연화대좌들을 받치고 있다.
오른쪽의 감실에는 지혜의 상징인 문수보살(文殊菩薩)이
사자가 받치고 있는 대좌 위에 앉아 있는데,
오른손은 파손되어 없으나 왼손에는 연꽃 줄기를 들고 있다.
머리에는 삼면보관(三面寶冠)이 있고
목걸이와 X자형으로 교차된 영락(瓔珞)으로 몸을 장식하고 있다.
왼쪽의 감실에는 코끼리 좌에 앉아 있는
보현보살(普賢菩薩)이 역시 왼손에는 연꽃을 들었고 오
른손은 들었으나 손가락을 앞으로 굽히고 있다.
천개는 좌우 불감 모두 같은 모습으로 늘어진 구슬 장식 위에
비천상(飛天像) 셋이 투각되었는데,
가운데 비천 부분과 사자와 코끼리의 머리 부분은
불룩 튀어나오게 조각되어, 세 부분의 불감이 합치면
직각으로 만나서 꼭 닫혀 지게 조성되었다.
이 목조삼존불감은 매우 작으면서도 세부묘사가 정확하고 정교하여
우수한 조각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세부의 장식과 얼굴 표현 등에서는 인도의 영향을 받은 듯
이국적인 면이 보이며, 불감의 양식이나 구조에서는
중국 당나라의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국내에 남아 있는 불감류 가운데 매우 희귀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출처] (부처님 찾아 떠나는 여행) | 작성자 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