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외국인 투수 로버트 코엘로(사진 왼쪽부터), 박철영 배터리 코치, 포수 박동원이 코엘로의 불펜투구가 끝난 뒤 이야(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기를 나누는 장면
안녕하세요. 야구팬 여러분. 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입니다.
2008년부터 네이버 스포츠를 통해 서비스한 [박동희 in 캠프]가 올해로 9년째를 맞았습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도 미국, 일본 현지 취재를 통해 야구팬들의 궁금증과 야구 갈증을 풀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여러분께 서비스할 [박동희 in 캠프 Mailbag]은 ‘넥센 히어로즈 스프링캠프 Q&A 1편’입니다.
올 시즌 넥센의 색깔과 목표로 하는 순위가 몇 위인지 궁금합니다. - yooi**** -
1월 22일(미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 넥센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염경엽 넥센 감독에게 들려주신 질문을 그대로 전했습니다. 돌아온 답변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는 올 시즌에도 공격야구를 펼칠 겁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중심타자 2명이 팀을 떠났어도 우리 팀 칼러는 여전히 ‘공격야구’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넥센 중심타자였던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로 떠났습니다. 유한준도 kt로 유니폼을 갈아입었습니다. 그런데도 염 감독이 ‘공격야구를 고수하겠다’고 한 건 다소 의외일 수 있었습니다. 물론 ‘공격야구’의 디테일은 지난해와 달랐습니다. 염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지요.
“예전처럼 홈런이 ‘펑펑’ 터지는 야구는 할 수 없을 겁니다. 홈구장도 목동구장에서 고척 스카이돔으로 바뀌었으니까요. 하지만, 공격야구가 반드시 홈런만을 뜻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단타를 치고도 한 베이스 더 진루하는 야구, 기동력으로 1루에서 득점권 상황을 만드는 야구, 다양한 작전으로 상대방을 당황하게 만드는 야구, 전 그것도 공격야구라고 봅니다. 네, 넥센 야구는 앞으로도 공격야구를 지향할 것이고, 그걸 통해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재미난 야구’를 실현할 것입니다.”
염 감독의 목표는 ‘5강 안에 들어 4년 연속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것’입니다.
염 감독은 “‘에이스(앤디 밴헤켄)’, ‘마무리(손승락)’ ‘클린업(유한준-박병호)’이 모두 빠졌다고, 3년 연속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던 팀의 목표를 감독이 ‘꼴찌만 아니면 좋겠다’고 말하는 건 무책임한 태도”라며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4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도 가능하다는 게 내 생각이자 목표”라고 강조습니다.
넥센 외국인 타자 대니 돈의 타격훈련 장면(동영상=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올 시즌 넥센 1루수는 윤석민이 확실한가요? 1루수 백업은 누구고, 지명타자감으론 누굴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고종욱 활용 계획도 알려주세요. ? mgeu****, mtmi**** -
염 감독은 “올 시즌 우리 팀 주전 1루수는 윤석민”이라며 “1루수 백업은 대니 돈, 장영석, 박윤,”이라고 말했습니다. 유한준, 박병호가 팀을 떠나며 ‘거포 부재’가 우려되는 넥센 타선에서 염 감독은 윤석민이 새로운 거포 대안이 돼주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캠프에서 보니 윤석민도 무척 열심히 훈련하고 있더군요. 네, 기대하셔도 좋을 듯합니다.
지명타자는 한 타자로 고정하기보단 이택근, 임병욱, 강지광 등이 번갈아 맡지 않을까 봅니다. 이택근이 체력 안배 차원에서 지명타자로 나올 경우 임병욱이나 강지광이 외야로 나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종욱은 올 시즌 넥센 타선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염 감독은 “고종욱을 2번 타순에 배치하고, 외야 한 자릴 맡기겠다”고 했는데요. 올 시즌 염 감독이 추구하려는 ‘기동력을 통한 공격야구’가 성공을 거두려면 누구보다 서건창, 고종욱의 활약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넥센 외국인 투수 로버트 코엘로의 불펜투구 장면(동영상=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넥센 외국인 선수들 컨디션은 어떤가요? - gama**** -
매우 좋아 보입니다. 지난해 앤디 밴헤켄과 ‘원투펀치’를 이뤘던 라이언 피어밴드는 팔꿈치 수술 이후 재활 과정을 매우 성공적으로 수행한 덕분에 지금 캠프에서 좋은 공을 뿌리고 있습니다. 손혁 투수코치는 “지난해 캠프 때보다 공이 더 좋아 보인다”고 하더군요. 지금처럼만 좋은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개막 연전에 등판할 수 있으리라 판단됩니다.
외국인 타자 대니 돈은 한 시즌 홈런 30개 이상이 기대되는 강타자는 아닌 듯합니다. 돈과 함께 훈련하는 동료 선수들도 “거포는 아니다”라고 하더군요. 염 감독도 "많이 쳐야 20개"라고 하던데요. 그러나 선구안이 뛰어나고, 배트 컨트롤이 상당히 좋다는 평가입니다. 타격훈련 때 보니 라인 드라이브 타구가 인상적이더군요. 힘보단 정확성으로 승부를 거는 선수 같습니다.
외국인 투수 로버트 코엘로는 캠프 초반임에도 꽤 좋은 공을 던지고 있습니다. 21일 캠프에서 첫 불펜투구를 하고, 23일 두 번째 불펜투구를 했는데요. 21일엔 30개, 23일엔 43개의 공을 던지며 컨디션을 점검했습니다.
코엘로의 투구를 영상을 통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직 캠프 초반이라 70, 80%의 힘으로 던진다'는데 속구의 묵직함이 느껴지더군요. 여기다 제구도 꽤 수준급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변화구 구사능력이 무척 훌륭해 보였는데요.
볼펜투구 내내 포크볼, 서클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능숙하게 던졌습니다. 그 가운데 인상적이었던 건 커브였는데요.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이끌려고 던지는 커브와 결정구로 던지는 커브가 다르더군요. KBO리그 타자들이 코엘로의 커브에 좀 당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혁 넥센 투수코치는 “실전에서 던져봐야 정확한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 같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제구, 변화구 구사능력, 팀에 동화하려는 적극적인 자세, 한국야구를 존중하는 태도 등을 종합하면 구단에서 좋은 투수를 뽑아준 것 같다”고 말했는데요. “선수 본인도 제구와 변화구엔 큰 자신감을 나타내는 만큼 KBO리그 타자들의 성향을 빠르게 파악한다면 팀 선발진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렇다면 염 감독은 코엘로에게 어떤 기대를 걸고 있을까요? 염 감독은 “올 시즌 1선발을 누구로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코엘로”라고 답했습니다. 어느 정도 기대하고 있는지 눈치 채셨겠지요.
애리조나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도 시간은 간다(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넥센은 타자와 달리 투수는 육성으로 재미를 못 보고 있는데요. 이지풍 트레이너 코치의 육성법이 투수한테는 적합하지 않은 걸까요? 아니면 단지 운이 없던 걸까요? - tttk**** -
넥센에서 가능성이 풍부한 젊은 타자들이 빠르게 ‘스타’로 성장하는 건 이제 더는 놀랄 일이 아닙니다. 최근엔 유격수 김하성이 그랬지요. 원체 젊은 타자들의 성장세가 눈에 띄다 보니까 ‘투수 육성’에선 다소 박한 점수를 주신 듯한데요.
하지만, 넥센 젊은 투수들의 육성 결과가 나쁘다곤 볼 수 없습니다. 되레 한현희, 조상우, 김택형만 봐도 꽤 괜찮은 결과를 얻었다고 볼 수 있지요.
‘투수 육성’과 ‘이지풍 코치의 육성법’과는 큰 연관이 없을 듯합니다. 투수 육성은 주로 2군에서 하는 것이고, 이 코치는 선수들의 트레이닝 파트만 책임지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코치의 육성법은 몸을 키우는 것뿐만 아니라 유연성도 강조한다는 측면에서 꽤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더 깊숙하게 들어가면 그의 최대 장점은 ‘선수 보호’에 있어 자기만의 철학이 확실하다는 것입니다.
오른쪽 타석에서 배팅훈련 중인 서건창(동영상=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주장 자리가 이택근에서 서건창으로 넘어갔습니다. 이로 인해 팀 분위기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궁금합니다. ? 감웅 -
올 시즌 넥센 주장은 말씀하신 것처럼 서건창입니다. 염 감독은 주장 교체와 관련해 이렇게 이야기하더군요.
“유한준, 박병호, 강정호 등이 빠지면서 베테랑 이택근의 바로 밑이 윤석민이 돼버렸습니다. 베테랑과 젊은 선수 사이에 큰 공백이 생겼고, 팀도 전체적으로 젊어졌어요. 그렇다면 젊은 선수들과 더 잘 호흡할 수 있는 연령대 선수가 주장을 맡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간 팀을 위해 헌신해준 이택근의 부담을 덜어주자는 측면에서도 새 주장을 뽑는 게 낫다고 판단했죠. 그게 바로 서건창이었습니다.”
이택근은 제가 본 프로야구 캡틴 가운데 이호준(NC), 박용택(LG) 등과 함께 ‘최고의 캡틴’이었습니다. 구단과 선수, 코칭스태프와 선수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상당히 잘 수행해줬습니다. 출중한 리더십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그런 이택근이 주장 자릴 서건창에게 넘겨주면서 ‘혹여 팀 분위기가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팬들이 계실 수 있을 텐데요. 하지만, 그런 걱정은 날아가는 새에게 던지시길 권합니다.
사실입니다. 캠프 현장에서 취재한 넥센 팀 분위기는 예년과 비교해 달라진 게 없습니다. 늘 그렇듯 매우 밝으면서도 프로다운 자세를 유지하고 있지요. 되레 주요 선수들의 공백을 ‘기회’로 삼으려는 선수들이 많아진 까닭인지 주전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진 느낌입니다.
어린 선수들이 대거 캠프에 합류하면서 팀도 더 젊어진 거 같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서건창은 훈련에 매진하면서도 선수들을 잘 리드하고 있습니다. 자기가 먼저 야간훈련을 자청하는 솔선수범을 보이는 건 덤입니다.
휴식일엔 선수나 코칭스태프가 뭐하면서 시간을 보내나요? 이날은 개인 훈련도 금지인가요? 잠만 자는 건지 아니면 쇼핑이나 수영 같이 놀면서 휴식도 할 수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 cthoon1020 -
넥센 전지훈련이 진행 중인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는 한국으로 친다면 ‘교외’ 지역입니다. 도심과 ‘뚝’ 떨어져 있지요. 그래선지 휴식일에도 마땅히 갈만한 곳이 없습니다. 일본 오키나와라면 숙소에서 나와 도로 혹은 택시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겠지만, 여기는 차가 없으면 어디든 이동하기 힘든 곳입니다. 택시도 잘 안 잡히지요.
따라서 휴식일엔 선수 대부분이 침대에 누워 밀린 잠을 자거나 조용히 방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휴식을 취하곤 합니다. 아, 빨래를 하거나 숙소 안 ‘스파’에 모여 삼삼오오 이야기꽃을 피울 때도 있습니다. 노트북으로 영화, 드라마를 보는 선수도 꽤 많지요.
구단은 ‘혈기왕성하나 휴식일엔 거의 할 게 없는 선수들’을 위해 버스를 준비해 세도나로 짧은 관광을 떠나거나 대형 쇼핑센터에 가는 등 여러 배려를 하곤 합니다.
개인훈련이 금지된 건 아닙니다. 그러나 ‘3일 훈련-하루 휴식’ 혹은 ‘4일 훈련-하루 휴식’이라는 빡빡한 스케줄 속에서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몸이 버틸 수 없기에 대부분의 선수는 휴식일엔 휴식에만 전념하는 편입니다. 코칭스태프들은 한국에선 비싸서 못 갔던 골프장을 찾아 ‘운동과 여가’를 동시에 즐기기도 하는데요. 대부분은 선수들처럼 숙소에서 잠을 청하거나 가족과 통화, 쇼핑, 스마트폰 인터넷 검색, 지인 만남 등으로 휴식일을 보냅니다.
염경엽 감독(사진 오른쪽부터)이 박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넥센 마무리투수 김세현인가요? 아니면 다른 후보가 있나요? - hsh6**** -
현재 스프링캠프 초반입니다만, 넥센의 올 시즌 마무리는 김세현입니다. 염경엽 감독은 “한현희가 건강하게 불펜진에 포함돼 있었다면 ‘김택형-한현희-조상우’ 라인을 가동할 수 있었겠지만, 수술로 한현희의 올 시즌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조상우를 마무리로 썼을 때 세이브 기회가 얼마나 찾아올지’ 고민했다”며 “마무리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바엔 조상우를 선발로 돌리고, 구위와 경험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김세현을 마무리로 쓰는 게 올 시즌 팀 성적이나 구단 미래를 봤을 때 더 나은 결정이라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까지 다른 마무리 후보는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참고로 조상우의 선발 기용엔 구단 측의 적극적 권유도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넥센 1차 지명 선수였던 최원태는 왜 애리조나 캠프에 오지 못한 건가요? 언제쯤 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 noh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