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속은, 이렇게 성대한 것이어서 송탄 송북시장 오일장이 활짝 폈다 좀처럼 길을 비켜주기 싫은 동장군은 어김없이 길목을 지키고 서서 사람들의 모습을 노려보는데 평생, 붕어빵을 굽다 주인이 숨을 거둔 그 가게에도 잊은 듯 봄은 오는가 예전같이 줄을 서서 코를 훌쩍이며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말린 호박 말린 가지 말린 아주까리 잎사귀 말린 다래순 말린 취나물 말린 나물 일색이던 장터에 푸르디 푸른 냉이랑 달래랑 상치며 들깻잎이 때 이르게 낯을 씻고 얼굴을 들이밀고 빠질세라 햇김도 참기름 팩을 하고 미끈하게 들어서는데 그것뿐이랴. 이국의 색채만 짙고 별 향기도 없는 것들도 한 자리 보란듯이 차지하고 어깨를 으쓱댄다 산다는 게 이렇게 신나는 것이어서 둥근 달. 배처럼 희망적인 것이어서 아. 희망은 추위쯤이야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데우지 않는가 이 땅을 지켜온 오곡인데 우리의 몸이야 어찌 보호해주지 않겠는가 저 오곡밥 눈빛까지 찬란하게 빛나지 않는가 잡귀를 물리치는 부럼의 소리여 꾸짖어라. 한 시도 멈출 수 없는 이 거리의 팽팽한 긴장을 풍속이여. 묵은 달을 태우고 새로운 달을 맞이하는 이 성스러운 날 저 활활 타오르는 뜨거운 불속에 묵은 동전을 뜯어 넣어 태워버리던 것처럼 우리의 쾌쾌 묵은 괸습도 태우자 태워버리자 언제나 희망은 실망 위에 뜨는 것 보라. 둥근 달 하나 둥실 떠오르지 않는가 보름이여 정월 대보름이여
첫댓글 작은 설이라고하는 대보름,,,가장 생각나는게 지불놀이이지요 깡통 구멍뚫어 나무등걸 넣고 불붙여 돌리면
정말 멋진데 그 풍속이 사라진듯합니다 좋은장터 풍경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