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향미
한 세상 살라치면 가질 것 볼 것 만질 것이
많기도 많아 욕심은 끝이 없어 담아 채우는데
일생을 소비하며 가야 하니
참으로 고행이다.
어떻게든 삶의 기본인 의식주만 해결해도
감사한 것일 진데 눈높이가 늘 올려다만 보는데
길 들여져 있어 늘 차지 않고 부족하니
걷고 뛰다 엎어지고 넘어지고 일어서며 가야한다.
작아도 내 몸 뉘일 편안한 집하나 있으면
이 얼마나 다행인가 작으면 작다고 대궐 같은
집을 꿈꾸고 그 대궐을 짓기 위해 등허리
땀나게 얼마쯤 또 뛰어야 할까.
몸에 맞는 깨끗한 옷이면 수수하고 좋은데
로열티 비행기 삯 세금까지 지불하는 명품 옷
입어주고 가방 빽 들어 줘야 폼이 난다나 뭐라나
자그마한 자동차 굴러가는 것은 같은데
월세를 살아도 자동차는 기본이요 큰 차 외제차를
타 줘야 인격이 보장되고 차가 곧 인격이라고 하니
세상 참 우습다 웃기는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
황새도 뱁새도 너도 나도 빗나간 허영심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배짱 참으로 부끄럽네.
허세가 가져온 힘들게 사는 세상 어찌할까나
허영과 허세가 사람 잡는구나 허리가 휘는구나.
대궐 같은 집에 안살아도 크게 불편하지 않잖소.
고급식당 안가도 맛난 음식 지천이요
비싼 옷 안입어도 수수하고 아름다워
큰 차 안타도 어디든지 쌩쌩 철리 길도 잘도 가는데.
재물이 적으면 적은 대로 많으면 많은 대로
가방 끈이 길면 긴대로 짧으면 짧은 대로
조바심 내지 말고 가진 만큼 만족하고
내려 보며 느끼면서 욕심 없이 사는 것도 사는 동안
힘 덜 들이고 살아가는 것일 테지.
올려다보는 마음에는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했던가.
남의 것이 크다 한들 무슨 소용 있겠는가.
남에 것이 크다 하여 부러워하지 말고
올려다보지 말고 내려 보면 올려다보았던
그 모습도 별거 아니라네.
탐하고 부러워한들 마음만 괴로우니 비우고 살아가세
작아도 모자라도 열심히 살다보면 그 안에 싹트는 삶
행복으로 안길 테니 웃음꽃도 피울 테니
화려한 불빛 속에 고급양주 못 마신들 그것이 뭐 그리 부럽겠나.
내 것이 아닌 것을.
수수한 대포 집에서 곡주 한잔 앞에 놓고 신 김치 한 접시에
안주삼아 마시어도 이 얼마나 즐겁고 정겨운 모습인가
마음 맞는 벗과 함께 주거니 받거니 마음위로 해가면서
마주한 그 술맛 양주보다 더 맛 좋아 작은 것에도 행복은
얼마든지 열렸다네.
저길 보소(여의도 큰 집)
이 얼마나 부끄러운 모습인가 저기 저 높은 곳에
가진 거 움켜쥐고 힘자랑 뽐내면서 네가 그리면 졸작
내가 그리면 명작이라며 ( 내가 보기엔 모두가 졸작인데)
아옹다옹 한 짓들 눈꼴셔 못 보겠네.
가진 것은 태산이요 힘은 장사인데 무엇이 그리 아쉬워
저리들 싸움 인고 불쌍타 한심타 가진 거 많아 본들
우리보다 나을 것이 하나도 없네 그려
살아가는 것이 왜 이리도 어지럽고 답답한지
주위를 살펴보니 어느 한 곳 바람 잘 날 없네 그려
정치면 정치. 민생고. 젊은이들의 취업.
노동자의 생활안정. 물가.불량식품.
쉬 떠오른 몇 가지만 나열해도 열 받고
혈압 올라 앞이 캄캄해 지네 그려
허허 사는게 무엇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