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스승의 날, 선생님인 동생이 쉬는 날이라고 하여 함께 덕수궁 나들이를 했다.
연초부터 전시 계획을 선전하던 '까르띠에 소장품전' 보석 전시회다.
동생 말이 "서울로 보석 전시회 구경간다니까 희영이가 -보석 사오겠군- 하던데 ㅋㅋ.
그래서 이번 보석은 우리집 다 팔아도 한 개도 못산다! " 했다지.
'까르띠에'가 유럽의 여러 왕실에 납품한 것들, 세계적으로 이름난 배우들이 주문한 작품,
까르띠에 공방의 창작물 등등 진품 보석을 보는 눈의 호사가 더할 나위없다.
예쁜 티아라(여성용 작은 왕관이나 머리 장식)들은 우리도 얼마전 까지 결혼식때 신부들이 쓰기도 했다.
비록 모조 보석 제품이긴 하지만.
'새장 속의 새' 라는 브로치는 전쟁 때 프랑스가 당한 처지를 상징한 것으로
프랑스의 국기 깃발처럼 삼색의 보석으로 만들었다. 전쟁이 끝난 후 만든
'새장 밖의 새'는 똑같은 색과 디자인으로 새가 밖에 붙어있다. 자유를 찾은 프랑스를 상징한다나.
보기에도 어머어머한 규모의 악어두마리 목걸이는 파충류 좋아하던 여배우가 주문한 것,
착용한 사진을 보니 주면(?) 갖고 싶었다.ㅋㅋㅋ.
오히려 인도의 왕이 착용한 앞가슴을 온통 덮는 예식용 큰 목걸이는 줘도 못할것 같았다. ㅎㅎㅎ
'미스테리 시계'는 분침과 시침이 공중에 떠있는 형태로 만든것인데
수정 시계판 앞 뒤에 바늘을 각각 붙여 판이 움직여 시간을 알리고 있다.
설명을 듣지 않으면 바늘의 움직임을 이해 할 수 없는 시계다.
만드는데 칠년 걸렸다는 청금석과 터키석을 상감한 답배갑도 있고 보석을 통짜로 세공한
각종 동물들의 정교함은 조명을 받아 현실을 잊게한다. 움직여지는 부품들의 조합은 더 매력적이다.
스프링 장치로 날개를 떠는 잠자리, 중앙부를 떼어내어 펜던트로도 쓸 수 있는 대형 목걸이.
예술원 기념으로 스스로 디자인한 장 콕또의 검 들을 보며 생각이 담겨야 명품이 된다는 사실을 다시 느꼈다.
모든 예술품과 공예품은 손이 있기 전에 먼저 머리가 필요하다.
한가람 미술관에서는 '티파니 전'을 한다. 대중들에게는 뉴욕 티파니가 더 많이 알려졌지만
그런 것과 상관없이 돌과 금속을 사용한 아름다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즐거웠다.
황금으로 도배를 한 고대 유물들이나 중세 기독교 성물들이 어마어마한 원석을 붙이고 있지만
그 와 달리 근대의 세공 기술로 특히 백금을 사용하여 차갑고도 반짝이는, 새로운 도시적이고
현대적인 선을 살린 아르데코 양식의 보물들을 제작해 낸 까르띠에의 장신구들은
값어치와 사용자의 편의와 관계없이 장인의 기술을 넘어 예술품에 가깝다.
보석의 이름과 색을 구별할 수 있으면 보는 즐거움이 더 크다. 여기서도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지.
검은색의 오닉스, 월석이나 장미석, 수정과 다이아들을 구별할 수 있어야 더 즐거워진다.
보면서 "저 건 재료가 뭔가 읽어 봐"(어두워 글씨가 잘 안 보이는 엄마) 하며,
읽어 드리면 아는 보석이니 함께 보며 더 재미있게 수다가 나온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소중하다
내 집 대문 밖의 청산도 내가 보고 즐기면 내 것인듯 하고
진열장 안에 있는 보석이라도 보고 즐기면 그 순간은 나도 주인 못지 않다.
첫댓글 간송 전시장에서 우연히 만난 어느 회원님과의 반가움을 생각하며 감사의 말씀 대신 글을 올립니다. 늘 편안하시기 바랍니다.
셈을 만났던 그분을 어제만났는데요....그분도 반가워서 다음에 소주한잔 했으면 한다던데요.
오랫만에 들어오셨네요? 반갑습니다.
우리 종친회 해야되는데...
늘 활기차게 지내시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언제 한번 만나 곡차 한잔 하시지요. 유월에.
유월에 꼭 날 잡겠습니다 . 혹시 용한 무당 아시는데있으면 정보좀 주세요.
제가 예쁜 방울 한다발 들고 가겠습니다. 춤 출 줄 아는이 다 들고 흔들어 볼까요 ㅎㅎㅎ